비스듬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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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어떻게 오는지

나는 잊었다

노동과 휴식을 바느질하듯 촘촘히 이어붙인 24시간을

내게 남겨진 하루하루를 건조한 직설법으로 살며

꿈꾸는 자의 은유를 사치라 여겼다.

고목에 매달린 늙은 매미의 마지막 울음도

생활에 바쁜 귀는 쓸어 담지 못했다 여름이 가도록

무심코 눈에 밟힌 신록이 얼마나 청청한지,

눈을 뜨고도 나는 보지 못했다.

유리병 안에서 허망하게 시드는 꽃들을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의식주에 충실한 짐승으로

노래를 잊고 낭만을 지우고

심심한 밤에도 일기를 쓰지 않았다

어느 날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나

비스듬히 쳐다볼 때까지

최영미 – 어느새도착하지 않은 삶 16p.-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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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이 참 빨리도 지나가네요. . .

청담 시 낭독회6.12(화) 최영미 시인 모십니다.

곧 자세한 공지 오를겁니다만

미리 스케쥴 조절하셨으면 해서요

6 Comments

  1. 주피터

    23/05/2012 at 16:28

    차이코프스키의 사계절 가운데 ‘베니스 콘돌라의 노래’ 너무 좋아합니다.
    자주 듣지 못하고 잊었던 노래였는데 참나무님의 블로그에서 만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건강하시지요? 제 블로그에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까지는 못했지만 앞으로는 제 지난 날들을 회상으면서 글을 써려고 합니다.
    응원해 주십시오.
    참고로, 지금 서울에 옛날 제가 주피터음악회 했을 때 참여했던 사람들이 엄청 많은데, 그냥 지나가고 있습니다. 때가 되면 만나겠지요.
    항상 예술에 다양한 달란트를 갖고 계신 참나무님의 건투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2. 참나무.

    23/05/2012 at 22:18

    네에 고맙습니다
    삶은 땅콩…진주에 나는 건데…하고 들러봤답니다
    같은 추억을 공유하는 일 반가운 일이지요

    차이콥스키 4계 중 ‘뱃노래’는 워낙 좋아해서 6월 아니어도 자주 올리곤 했지요

    ‘베니스 곤돌라의 노래’ 멘델스죤의 무언가
    저도 아주 좋아하는 곡이라 역시 몇 번 올렸을겁니다
    선율이 비슷하지요…^^   

  3. 주피터

    24/05/2012 at 03:58

    ‘뱃노래’를 착각했군요.
    즐겁고 건강한 하루되세요.    

  4. 揖按

    24/05/2012 at 04:35

    詩처럼 음악처럼… 제목 처럼 사신다면 아니 적어도 살려고 하신다면,
    참 아름다운 마음으로 살려고 아니 살고 계신거 같습니다…
    우리가 같은 시공에서 살고 있는 것은 맞지요 ?   

  5. 참나무.

    24/05/2012 at 05:14

    컴 볼륨은 줄이고 라지오로 리히터 하이든 피아노 콘체르토 듣고있어요 지금은
    나중에 멘델스죤의 피아노 6중주도,
    모짜르트 쥬피터도 들려준다네요   

  6. 참나무.

    24/05/2012 at 05: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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