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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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짙은 선글라스에 민소매 검정 원피스 차림의

외국 여인을 보고 ‘아 참 멋지다!’

이러며 자세히다시 살피다

아래를 보고 깜짝 놀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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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고무신.

코가 있는 여자 고무신도 아니고

편편한 남자 고무신.

그 외국 여성, 그냥 편하게 신은 하얀 남자고무신이

검정 원피스랑 그렇게 잘 어울린다는 걸 처음 알고

아는 것이 때로는 방해가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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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수리 나무와 도토리 나무가 나란히 서 있었다.

이 글은 잘못된 글이지요

*상수리 나무에 열리는 열매가 도토린데 말이지요

두 나무는 모두 참나무과에 속하지요

그 외 굴참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도모두 참나무에 속한다아~~~

여기까지 대부분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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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처음 안 *상수리 나무 열매 도토리가

흉년일 때 임금님 수라상 앞(수리)에 올라서

그 이후부터 도토리 나무를 상수리 나무라 했답니다

도토리가 풍년이면 그 해 농사는 흉년이란 얘기랑

‘참’과 ‘개’에 관한 설명도알아서흘려 들으며

잠자리에 누운 채예측을 합니다

어쩌면 다음 선곡은 ‘참나무 아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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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뒤이어 흐르는 곡은 ‘참나무 아래서’ 였어요

이 노랜 어떤 분들이 몇 번 저에게 소개도 한 곡이라

둬 번 포스팅에 올린 걸로 기억하고

오늘 배경음악은

J.B. Clement// Le temps des cerises 체리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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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자 마자 비몽사몽간에처음 들은

나무십자가 소년 합창단의 연주는

마치 천상에서 들려오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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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숲 ‘보리수’ 한 알 처음 맛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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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달개비 (or 자주달개비)

1. 2 모두 아침 방송으로 들은 얘기

생각나는 대로 옮겨본겁니다

유치원 시절에 내가 아는 거 다 배웠다는 말도 있지만

저는 이 나이 까지 라디오에서 참 많은 걸 배웁니다

파리 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이 한 곡 찾으러 여러 버젼 다 들어봤네요

찾은 거 아까워 몇 곡만 남겨둡니다

Le temps des cerises 체리의 계절

Quand nous en serons au temps des cerises
Et gai rossignol et merle moqueur
Seront tous en fête
Les belles auront la folie en tête
Et les amoureux du soleil au cœur
Quand nous chanterons le temps des cerises
Sifflera bien mieux le merle moqueur

버찌가 익을 무렵이면
쾌활한 나이팅게일과 개똥지빠귀는
신이나 흥겨워지고,
아름다운 아가씨들의 가슴은 터질듯 부풀고
연인들의 가슴은 뜨거워진다
버찌가 익을 무렵이면
개똥지빠귀의 지저귐은 더 한층 높아만 간다

Mais il est bien court le temps des cerises
Où l’on s’en va deux cueillir en rêvant
Des pendants d’oreilles
Cerises d’amour aux robes pareilles
Tombant sous la feuille en gouttes de sang
Mais il est bien court le temps des cerises
Pendants de corail qu’on cueille en rêvant

하지만, 버찌의 시기는 짧고
둘이 함께 꿈꾸며
귀걸이를 따러가는 계절은
꼭같은 옷을 입은 사랑의 버찌가
핏방울처럼 나뭇잎 그늘에 떨어진다
허나, 버찌가 익을 무렵은 짧다
꿈꾸며 산호색 귀걸이를 따는 계절은.

Quand vous en serez au temps des cerises
Si vous avez peur des chagrins d’amour
Evitez les belles
Moi qui ne crains pas les peines cruelles
Je ne vivrai pas sans souffrir un jour
Quand vous en serez au temps des cerises
Vous aurez aussi des chagrins d’amour

사랑의 상처가 두렵다면
아름다운 아가씨를 피하고
비참한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는 나는
매일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버찌가 익을 무렵엔 당신도 역시
사랑의 괴로움에 빠지겠지

J’aimerai toujours le temps des cerises
C’est de ce temps-là que je garde au cœur
Une plaie ouverte
Et Dame Fortune, en m’étant offerte
Ne saura jamais calmer ma douleur
J’aimerai toujours le temps des cerises
Et le souvenir que je garde au cœur

난 언제까지나 버찌가 익을 무렵을 사랑한다
그 때부터 내 마음 속엔
아물지 않는 상처가 있다
행운의 여신이 나에게 온다 하더라도
이 상처를 고칠 수는 없겠지
언제까지나 버찌가 익을 무렵을 사랑한다
마음 속의 그 추억과 함께

12 Comments

  1. 도토리

    08/06/2012 at 06:00

    지금 도토리가 필요합니다.
    약으로 써야해요….   

  2. 참나무.

    08/06/2012 at 06:03

    도토리는 어디에 좋은가요 도토리 선생님

    참나무 잎들은 냉장고 탈취에도 좋다지요
    대왕참나무 많은 서울숲 지나치며
    혹시 떨어진 잎 있나 눈여겨본답니다   

  3. 반달기사

    08/06/2012 at 10:17

    체리를 버찌 ? ( 맞는지 모르겠지만 벚나무 열매니까 벚지라고 해야 하나요?) 라 하던데 꽃이 아름다워서 열매도 예쁘죠, 생긴대로 맛도 상큼 달콤하고, 그런데 비싼게 흠이죠. 상수리 도토리 논쟁보다 체리가 익는다는 타이틀에 더 호감이 갑니다. 푸른 계절을 담담하게 느끼게 해주는 글이라서 생각나는 고사성어 한 구절 – 綠陰芳草勝花時 !   

  4. 반달기사

    08/06/2012 at 10:28

    아 참, 그리고 참나무 하니까 생각나는 詩가 있네요.

    젊거나 늙거나
    참나무 같은
    삶을 가지라.

    싱싱한 황금빛으로
    봄에 빛나는

    여름에 무성하지만
    가을이 찾아오면
    더 맑은
    금빛이로다.

    마침내 나무잎이
    다 떨어진 그 때
    보라, 체목과 같이
    옷 벗은
    힘이 섰구나.

    ‘참나무’ (Oak tree) – 테니슨 (A , tennyson)    

  5. 푸른

    08/06/2012 at 10:37

    목소리들이 모두 아름답습니다.
    늦봄도 여름도 아직은 아닌것만같은 유월에 체리를 보니 왠지 어릴적 생각이납니다.
    콜롬비아레코드와…빅터의 그라마폰을 하루종일 들여다보던 강아지도 벽장에 얹어놓았던 소형전축도…클레멘타인을 무릎에앉히고 가르쳐주시던 아버지도 생각 납니다.
    참, 오래전 일입니다.^^~
    제가이런 이야기들을 아이들에게 잘 말해주는데요 오늘은 우연인지
    김원숙 화가<그림일기>…양화진 문화원 목요강좌들으며 그래요그래요,맞아요!!!하면서 들었습니다. 참나무님도 꼭 보시길 바랍니다. 강추!!! 정겨운 유월의 저녁을…^^*~
    [동영상 강좌] 김원숙 화가 <그림일기>http://www.yanghwajin.re.kr/    

  6. 도토리

    08/06/2012 at 10:46

    떫은 맛의 수렴 효과를 기대하는 약으로 씁니다.
    오므라들어야 할 때…^^*
       

  7. 참나무.

    08/06/2012 at 22:56

    수렴효과라…얼른 이해가 잘 안되지만
    여튼 곁에 계셔서 얼마나 든든한지요…

    올 봄에 민들레도 덕분에 많이 먹었답니다…^^

       

  8. 참나무.

    08/06/2012 at 22:58

    봄도 짧은 데 체리 익은 순간은 얼마나 더 짧을까요
    고풍스러운 서정이 중독성까지 있어서 어제는 짬나는 대로 여러 버젼을 찾아듣곤 했지요

    김원숙 화가 달 그림을 좋아해요…감사합니다 푸른 님…^^
       

  9. 참나무.

    08/06/2012 at 23:00

    예전에 장영희 교수님의 영시 시리즈, 읽은 기억이 나는군요

    버찌가 맞을겁니다- 반달기사 님.    

  10. summer moon

    09/06/2012 at 03:40

    저도 한번 해보고 싶네요
    민소매 검정 원피스 + 하얀 남자 고무신 !^^

    얼마 전 부터 수퍼마켓에 가면 체리가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아직은 가격이 그리 착하지 않은거 같은데
    조금만 더 기다리면 체리를 마음껏 사서 먹을 수 있을거에요.^^   

  11. 참나무.

    09/06/2012 at 05:00

    저는 비 오는 날 신고다니려고 예전에 한켤레 준비해 둔거 있답니다
    찰방찰방 재미져서

    언제 한 번 시도해보자 했거든요 저도
    여튼 우린 철없는 클럽 맴버 맞습니다
    단 철 들면 자격상실…^^

    체리는 아무데서나 다 비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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