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산은

134.jpg

청담모임에서 장석남 시인모시는 날

먼 여행 중이었나 남편 차 접촉 사고났을때였나

하필 불참하게 되어‘장석남’ 활자만 봐도

시인의 반달 눈웃음이 생각나고는 한다

6월 들어 광화문쪽으로는 처음 나간 날이었나
교보 빌딩 광고판에서 또 시인을 만나게 된다.

137.jpg

분수에서 물장난 하는 아이들을 보면 궁금증이 하나 생긴다

부러 날 잡아 여벌의 옷을 챙기고 나갔을까

그냥 즉석에서 동심을 말릴지 못했을까

아니면 근처 동네 사람들일까

가끔 어른들도 아기를 안고

분수 사이 좁은 길을 들락거리기도 한다.

시 전문을 찾아보지 않을 수 없어서. . .

092.jpg

내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장마 큰물이 덮었다가 이내 지쳐서는 다시 내보여주는,
은근히 세운 무릎 상부같이 드러나는
검은 징검돌 같은 걸로 하고 싶어

지금은,
불어난 물길을 먹먹히 바라보듯
섭섭함의 시간이지만
내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꽃처럼 옮겨가는 목숨들의
발밑의 묵묵한 목숨
과도한 성냄이나 기쁨이 마셨더라도
이내 일고여덟 형제들 새까만 정수리처럼 솟아나와
모두들 건네주고 건네주는
징검돌의 은은한 부동(不動)
나의 유산은

장석남 나의 유산은

045.jpg

055.jpg

046.jpg 044.jpg

025.jpg

054.jpg

027.jpg

026.jpg

그 날 팥빙수는 그림도 걸려있고 아무도 없는 조용한 2층

경복궁 담장도 보이는 작은 카페에서 였다.

121.jpg 123.jpg

영추문아치도보이고. . .

122.jpg

125.jpg

늘 혼자라 못들어가 본 비를 긋다

카페 제목만 보고 지나다녔던. . .

가끔 창문을 내다 보면 청와대 가는 관광버스도보였다

둘 뿐이어서 편안하게 충분히 쉬다가

우리가 먹은 팥빙수 그릇 들고 좁은 계단을 내려와 건냈다

조용히 웃는데도 많이 고마워하는 표정이 담백한 여주인은

집에서 삶은 통팥과 올리고 당을 사용한다 했다

올 여름서촌 나들이 때 다시 맛보기로 결정.

031.jpg

아침 신문에서 만나는 가슴으로읽는 시 <–

해설이 시 보다 더 와닿을 때가 많다.

. . . . . . .

북유럽 가구 전,

류가헌 다녀온 얘기도 올려야하는데

또 삼천포로 빠지다니

136.jpg

나의 유산은?

나는 과연 내 아이들께 어떤 유산을 남길 수 있을까

깊히 생각해 보는 아침이다

거칠데 없이 나아가긴 하지만 혼자는 서지도 못하는

담쟁이 같은 걸 남길 수는 없잖은가 말이지. . .

Daekun Jang & Javier Somoza : A. Vivaldi -Concerto for Two Guitars, Mov.2

11 Comments

  1. 산성

    18/06/2012 at 01:37

    감꽃을 무명빛으로 읽어내던 시인.
    벌써 2년이나 지났네요. 6월이라면 작년엔 김기택 시인 하다보니…
    울 집에 가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맥주를 참 시원하게도 들이키시던 양반.
    참나무님 못오신 날이었구나…합니다.

    혼자는 서지도 못하는 담쟁이
    우리 인생이 그렇잖아요.
    누군가를 붙잡고,붙들고,내침 당할까 두려워 가만히 숨 죽이고
    그러다 세상의 하루들이 저물어 가는 것.

    ‘비를 긋다’
    비를 긋고 싶어지는 바짝 마른 날들입니다.

       

  2. 벤조

    18/06/2012 at 02:44

    "내 유산으로는
    (양재천)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이러면 안되나요? 시를 빌려서…ㅎㅎ
    집 근처에 무슨 개천이 있나요?
       

  3. 지해범

    18/06/2012 at 05:30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매일 지나다녀도 싯구절인줄도 모르고…
    비오는날 비 피하러 ‘비를 긋다’에 가야겠는데요.   

  4. 도토리

    18/06/2012 at 05:47

    팥빙수 땡깁니다…
    팥좀 삶아야겠어요…^^*   

  5. 참나무.

    18/06/2012 at 06:29

    ‘옥양목 같은 서늘함이 내 영혼속으로 들어왔다…하시던 격외옹 생각도
    무명색 하시니…

    ‘세운 무릎 상부같은 검은 징검돌…’

    과도하게 성 났을 때도 묵묵한 부동의 징검돌 생각하고 참아야겠다 ~~
    반성까지 하게 하던…

    담쟁이 보면 그냥 못지나지는 이 버릇도 혼자는 서지못하는
    못난 자신을 이입시키는 심사는 아닌가… 할 때도 있지요    

  6. 김진아

    18/06/2012 at 06:34

    더운 오늘…팥빙수 먹고 싶습니다. ㅎ

    바로 앞 하나로에 가서 그냥 포장빙수를 사와 말아? 속으로 이러고 있어요. ㅋ

    곤지암 ..아파트 담으로 손바닥 만한 담쟁이 잎 사귀가 바람에 너울너울..찬 바람은 그 안에서 놀다 나오나봐요…더위 조심하시구요.   

  7. 참나무.

    18/06/2012 at 06:36

    저야말로 오늘 아침 지기지 님 기사 읽기 전
    항주 여행할 때 봤던 ‘변검 쇼’ 먼첨 생각한 사람입니다…^^

    비를 긋다 그 길로 주욱 청와대 쪽으로 올라가셔서
    ‘류가헌’ 이라는 사진 전문 한옥 갤러리도 한 번 가보셔요
    아마 맘에 드실겁니다..^^
       

  8. 참나무.

    18/06/2012 at 06:37

    애들이 없어서 빙수 기계도 처분해 버리고…
    그래서 여름 외출시엔 팥빙수 꼭 사먹지요- 커피 대신…^^

    바쁜 일 좀 지나가셨나요…^^
       

  9. 참나무.

    18/06/2012 at 06:46

    우리집이 참 시원한 집인데 오늘은 바람이 별론데요
    그 곳 매장은 어떠신지…

    그나저나 석찬이가 신문을 꼭 챙겨 읽는다니
    그 습관 오래오래 지속되길 바래요

    우리동네 P.B 포장 팥빙수 정말 맛없던데…그곳은 맛난가봐요..^^
       

  10. 참나무.

    18/06/2012 at 06:51

    ( 오, 벤죠 님 답글 엔터를 안치다니…ㅎㅎ)

    우리 동네도 중량천이 있긴해요
    물질은 없으니까 지금부터라도 연구 좀 해볼까요…

    요래 올린 것 같은데?    

  11. 揖按

    22/06/2012 at 23:49

    재주 많은 엄마의 흔적이 – 이미 공룡 발자국처럼 너무 뚜렸한데,
    뭘 또 더 남기시려구요….
    굳이 하시겠다면 …. 나중에 늙고 병들어 죽지도 살지도 못하거덜랑,

    코마 상태에 빠지거든 산소 호흡기 떼어 버리게하고,
    음식 못삼켜서 옆구리에 구멍내려하면 못하게막아 고생 덜하고 죽게 하는 것입니다.

    유서남기고 공증 받아 ( 한국은 그걸 허용하는지 모르겠음. )
    일찍 죽으면 고생도 덜 하고, 병 간호하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쓸데없이 고통속에서 병원비로 돈 다 주지 않고 차라리 아이에게 나눠 주는것이

    훌륭한 유산이 될 것입니다.
    우린 미국에서 이미 그렇게 다 해 두었지요…
       

Leave a Reply

응답 취소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