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 Schumann Violin Concerto in D mi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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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김수근(1931~1986) 하면 많은 사람이 ‘로맨티시스트’라는 말을 떠올린다.

작고한 지 26년이 흐른 지금도 김수근이 얼마나 통 크고 멋지게 살았는지 알려주는 전설 같은 얘기들이 많다.

한번은 그가 창간한 잡지 ‘공간’ 직원들이 설악산에 야유회를 가기로 했다.

그런데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았다. 사정을 들은 김수근의 대답은 간단했다.

"가서 지프 팔아 와."

그는 자기 발이나 다름없던 지프를 처분해 직원 야유회 비용에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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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근은 일본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1959년 국회의사당 설계 공모에 당선돼 귀국했다.

나중에 그는 5·16 세력과 뜻이 맞아 대형 국토개발 프로젝트를 도맡았다.

경부고속도로 기본계획, 포항제철 입지 선정 같은 것들이었다.

1966년 어느 날 김수근이 100만원짜리 수표 두 장을 흔들고 사무실로 들어서며 말했다.

"JP에게 격려비로 받았어. 무조건 쓰라는 거야. 어떡하지?"

당시 200만원은 집을 몇 채 살 수 있는 돈이었다.

그는 한국 최초의 건축 전문 잡지를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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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라는 말 자체가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건축 관련 광고는 꿈도 꾸지 못했고 필진도 구하기 힘들었다.

건축 잡지를 월간으로 발행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무모한 일이었다.

하지만 김수근의 소신은 확고했다.

"한국에도 ‘건축’이 있었다는 걸 기록하고 체계적으로 소개한다"

"사람에게 인권이 있듯 건축물에도 건축가의 생명과 철학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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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적자였다. 그러나 김수근은 포기하지 않았다.

어느 해 그가 미국의 명문대 도서관에 갔더니 서가에 ‘공간’이 죽 꽂혀 있었다.

책갈피마다 학생들의 손때가 묻어 있고 메모 쪽지도 끼워져 있는 걸 보고 돌아와 김수근이 말했다.

"죽어도 ‘공간’만은 내야겠어."

출발은 건축이었지만 ‘공간’은 곧 미술·음악·무용·연극에도 문을 열었다.

백남준의 비디오아트를 처음 국내에 소개했고

병신춤의 공옥진을 비롯해 햇빛 못 보던 전통 예능 장인들을 세상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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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근은 내로라하는 함경도 부잣집에서 태어나 잘나가는 건축가로 일생을 보냈다.

그러나 그가 세상을 떴을 때 남은 재산은 거의 없었다.

창간 46년, 이달로 536호를 낸 ‘공간’의 운영이 어렵다는 얘기가 들린다.

돌아보면 ‘공간’이 어렵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공간’이 앞장서 건축을 보는 눈높이를 올려준 덕에 건축과 우리네 생활은 전에 없이 가까워졌다.

이젠 서점에도 건축 관련 책이 흔하다.

그런 마당에 정작 그 씨앗을 뿌린 잡지를 우리가 잘 키워가지 못한다면 지하의 김수근에게 죄스러운 일이다.

출처; [만물상] ‘공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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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김수근선생의 작품인 교회를 다니는 요즈음

오가는 길도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아침에 만난 ‘공간’ 소식, 기분이 좀 착잡해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서.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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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umann Violin Concerto in D minor 1-1, Henryk Szeryng

슈만 유일의 바협은 그가 타계한 이후 100년 쯤 지나 공개가 된 곡이다

이 곡을 작곡하고 얼마지나지 않아라인강에 투신한 슈만. . .

그래서 더더욱 애절하게 들리지싶다. . .

P.S.

가만~~오늘 월요일인데

좀 무거웠나 . . .

엄마 기다리던 셋째딸 선물.

넛트믹스 중에서 엄마가 좋아하는 호두만 한참을 골라내더라는 목격자의 증언.

자는 얼굴에 입술 붙이고 자야지! ^^ – 산호맘 페북에서 . . .

Joshua Bell – Schumann Violin Concerto in D minor – 2nd mvt.

Joshua Bell – Schumann Violin Concerto in D minor – 3rd mvt.


조진주 . . . 2012 Queen Elisabeth International Violin Competition

6 Comments

  1. 김진아

    16/07/2012 at 04:25

    사라지고 나면 늘 후회가 남는 일들이 많죠…지켜나가는 것이 참 힘들다는 것도 더불어 느끼면서요.

    비가..올려면 오던지..이러면서 출근했어요.ㅎ
    영…미지근한 날이 그렀습니다.   

  2. 참나무.

    16/07/2012 at 04:57

    그러게 말입니다
    저토록 힘들게 뿌린 씨앗 잘 지켜나갔으면 좋으련만…

    아까 나갈 때 비가 한 두방울 떨어졌지만
    다시 우산 가지러 올라가면 분명히 영화 놓칠 것 같아 비맞고 그냥 나갔는데
    결국 조조 10분 징크스에 걸렸답니다

    씨네큡은 사정하면 놓친 부분 살짝 보게하는데
    대한극장은 일언지하에 거절 당했네요- 하여 좀 찜찜해 하면서…

    우산 가져갔으면 또 잃어버릴 확률 70%- 다행이 비는 안오데요    

  3. 산성

    16/07/2012 at 12:53

    우리 집의 그 많은 공간지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김 사인 시인 흉내내며…

    언제 어렵지 않은 적 있겠습니까
    무언가 의미가 있고 뜻이 깊고 한 일들은 늘 어려운 것을요.

    후미에 상과 베르메르 이야기 하며 참나무님 생각했습니다^^

       

  4. 참나무.

    16/07/2012 at 13:08

    삼청동 자작나무집 요담에 저도 가볼까 했답니다

    비 오실 때라 가이드하시기 힘들진않았을까…하다
    오히려 시원해서 좋은 점도 있었겠다…했습니다
    옥천 갔을 때 덥지않고 좋았거든요.

    푸욱 쉬셔요 큰 일하셨습니다..^^
       

  5. 주피터

    19/07/2012 at 11:55

    슈만의 바이올린 협주곡 참 좋습니다.
    멘델스존 하고도 좀 닮은 것 같네요.
    멘델스존은 음악을 알 때부터 워낙 좋아해서… 사연도 많고요.
    거장들은(베토벤을 포함해서) 대개 바이올린곡을 한 곡씩 남겼지요.
    줄[絃]이 네 개(G, D, A, E) 뿐이라 피아노 만큼 많은 곡을 작곡하기는 어려웠겠지요.
    블로그 사진하며 늘 좋은 곡을 올려주시는 참나무님의 열정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저도 오늘 블로그를 공부하기 위해 ‘블로그+ 트위트+ 페이스북’이란 책을 신촌 홍익문고에서 샀습니다.
    독학을 해보려고요.
    늘 저에게 ‘도전정신’을 심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6. 참나무.

    19/07/2012 at 12:46

    네에 잘하셨어요-천천히 연습해보시면 재밌으실겁니다
    저도 혼자 독습한거라 아직 컴맹 수준입니다만…^^

    덕분에 오늘 다시 슈만 한 번 더 듣게되네요

    음악이란 게 개인적인 사연이 보태지면 누구에게나 남다른 감동이 있지요
    혹간에선 부유한 집안 출신이라 ‘그의 음악엔 아픔이 없다’ 평하는 사람도 있다지만
    64번은 정말 순수하게 아름다운 곡이지요- 3대 바협에 속할만큼…

    멘델스죤에 관한 사연과 음원을 언젠간 같이 소개하실 것 같은 예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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