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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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사발을 만들어야지’

‘묵사발 됐네’

이런 말에 익숙해선지 묵사발이 음식점 메뉴판에

버젓이 올라 있는 건 처음이라 막 웃었더니

남편은 이리저리 설명을 해 주고 그랬다.

자기는 여름이면 친구들이랑

‘가부시끼'(아이고오 나쁜말 우야꼬) 해서

보신탕도 먹으러 다니는데

난 입에도 안대고 식성이 생선 위주라

여름에는 보양식을 먹어야 된다며

앞장서서 따라오라 했던 장어구이집에서였다

어제 그제ㅡ그니까 노을 예뻤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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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연화사는 추억이 많은 곳이다

우리집 남자는 그 연화사 유치원엘 다녔고

그 유치원 교사였던 막내고모의 소개로

지금 한 집사는 남자를 만나게 된 것이다

할머닌그절 신도회장이어서

우리는 어릴 때부터 불교적인 분위기에서 자랐고

시집 가더라도 개고기는 입에 대지마라 당부하셨는데

시댁은 개고기를 엄청 좋아하던 집안…;;

어느 해 초파일 (그 때는 도선사) 절에 다녀온 날

성남 모란 시장에서 사온 개고기가

널브러져 있어서 기암을 했던 적이 있다.

해마다 여름에 한 번 이상은 집에서

큰 잔치를 하는 것이었다 – 나 6남매 맏며느리

( 지금은 그 많은 가족들 뉴욕, L.A, 등지에 뿔뿔이 헤어져 있고,

서울살이 하는 팀은 3가족 뿐이어서 제사 지낼 때도 썰렁하지만)

다행히개장국 끓이는건 모두 시어머님이 손수 하셨다

며느리 셋이 모두 개고기 안먹고 싫어하니까

야채 다듬고 설겆이나 할정도

나는 설겆이 하면서도 독특한 개 냄새까지 싫었다

시부모님 살아 생전엔 귀힌 손자도 잘 먹는다고 기특해 하셨다.

산호맘 어릴 때는 ‘송아지고기’라 속이고 잘도 먹었는데 . . .

큰 후론 안먹더라

아들 고3 때 딱 한 번 직접 내 손으로 끓인 적 있다 ㅡ자슥이 뭔지

요즘 아들은 잘 먹나 모르겠네, 함 물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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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 .

우리집 남자는 해마다 밖에서 해결하게된 것이다.

개장국 좋아하는 분들은 예찬을 어지간히 해댄다

입 안에 들어가기만 하며 절대 탈이 안나는 음식이며

입병 자주 날 때 개 물 머금고 있으면 금방 낫느니 어쩌느니

돌아가신 김수환 추기경잘 다니는 명동 어디어디에서

여름이면 자주 만난다는 이야기까지해댔다.

자기 좋아하면 그만이지 존경하는 추기경님까지 왜 끌어들이는지ㅡ나원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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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선꽈라지만 장어는 느끼해서 몇 점 먹지도 않으니

내 앞접시에 억지로라도 먹어라며 기어이 놔 주고 해쌌더라만

아~ 본론은 장어는 싫고

묵사발과 들깨 수재비나 한 번 먹으러 다시 오자~였다

그 집 맘에 드는 건 바닥에 온통 자갈을 깔아 여름 피서지 느낌 주는 것과

같이 나오는 밑반찬들이었다.

특히 묵은지는 맛나서 *요리법까지 물었다

친절하게 알려줘서 함 해볼참이다ㅡ아직 김장김치 있어서

양념 털어내고 짠기는 우려낸 후 들기름으로 볶는단다

설탕 약간 넣으면 신맛도 감해지고. . .

결국 장어구이는 남아서 싸주길래,

난’묵은지도 같이 좀~~’ 할 때 눈치마구 주더니

어제 아침 누룽지죽 먹을 때 난 또 깜빡 잊고 있었는데

‘. . .어제 그거(묵은지) . . .’ 찾더만

가끔 메인요리까지 깜빡할 때도 많은 마누라 건망증

하 유명하여 요즘은 뭐 잊은 거 없냐 ~찾는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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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늦잠잤더니 새복잠 없는 남편은 나가고 없다

혼자 시리얼과 바나나 먹고 나간 모냥이다

참 편해자빠졌네. . .

남은 시간 씰데없는 짓이나 하고 앉았으니 진짜 나원참~~이다

포레 음악만 불쑥 올릴 수 없어서. . .

오늘은 어떤 버젼이 찾아질래나아~~

그나저나 인증샷을 올려 말어. . .

. . . . . . .

아이구 참 이왕 버린 몸 나두 모르겠다.

보관 : 식초: 설탕: 오일=1.5 :1 : 3
샐러드 드레싱 중에서 가장 기본이 오일 드레싱.

지은경씨는 “식초, 설탕, 식용유(올리브오일 등) 비율을

한국인 입에 가장 잘 맞는 오일 드레싱의 황금비율이 된다”고 알려줬다.

여기에 식초나 설탕을 더 넣거나 줄여서 자기 입맛에 맞게 만들면 된다.

“다진 양파, 허브 등을 더해주면 보다 고급스런 풍미의 드레싱이 되지요."

/7월26일자 주말매거진 ‘샐러드’ 기사. 출처; 구름에

Stjepan Hauser – Apres un Reve (Faure)

19 Comments

  1. 데레사

    25/07/2012 at 22:50

    아직 아침 식전인데 음식들에 온통 신경이 다 가네요. ㅎㅎ
    장어구이도 먹고싶고 저 묵은지에 쌈도 싸먹고 싶고
    묵사발도 먹고싶고요.

    덥습니다. 건강하세요.   

  2. 참나무.

    25/07/2012 at 22:55

    아이쿠 겁나게 빠르십니다
    정말 부지런하시네요.

    죄송해요 아침부터 먹는걸 올려서… ^^
    데레사 님은 묵사발 잘 아시나봐요
    전 아직이어서…

    아침부터 매미가 심하게 울어댑니다…^^
       

  3. 김진아

    26/07/2012 at 00:44

    묵사발 ㅎㅎ 남편 친구 별명이 한사발이라서 ㅋ

    저희 시어머니께서도 개장국 끓이시죠. 결혼 후 첫 해 시댁에서 함께 살 때,
    솥에서 펄펄 끓어 넘치는 것이 뭔가 뚜껑 열어보곤 기절초풍 했거든요 ㅎㅎ

    전, 못 먹어요. 만지는 것도 보는 것도..싫습니다.
    가리는게 워낙 많아서, 머리로 생각하고 느껴버리면 절대 못 먹게되는 것들요.^^

    남편은 어쩌다 친구들 만나서 먹더니, 요즈음은 잘 안먹게 되는지 이야길 안해요.
    석찬인 코가 예민한지, 속이고 먹이려다 난리 났었죠.

    묵은지, 남았는데..저도 오늘 조금 볶아야겠네요. ^^

    더위 조심하시구요.   

  4. 참나무.

    26/07/2012 at 00:55

    제가 입병(베쳇氏 병) 이 잘 났답니다
    개고기 국물이 입병에 그리 좋다고
    입에 머금고 있다 뱃어내라고 하고 부탁을 하셔서
    딱 한 번 머금은 적 있었지만 이후는 절대…^^

    옛날분들 집에서 키운 ‘메리’나 ‘워리’
    가끔은 도꾸(아마도 dog) 잡아먹고 그랬나봐요..;;

    밥 하기 싫은 날 잡아 언제 묵사발과 들깨 수제비 한 번~~한답니다
    수제비 하니까 옥천 도토리수제비 생각나네요- 참 맛났는데
    서울 어디서 먹을 수 있나 함 알아볼까도 싶지만…?

    묵은지 해보셔요 꼭.

       

  5. 주피터

    26/07/2012 at 01:15

    이 곡이 아마 포레의 ‘꿈길 따라서’지요.
    젊은 날 되지도 않은 목소리로 부른다고 땀 깨나 쏟았는데-.

    집 사람은 부산 사람이라 가끔 처가에 가면 꼭 개를 한 마리 키웠다가 잡곤 했는데…
    한 번은 작은 송아지 만한 갠데 돌아가신 큰동서(나보다 20여 세 많았음)가 개를 잡다가 머리를 잘 못 쳐서 개가 줄을 끊고 도주한 일까지 있었지요.

    저는 처가 갈 때마다 보신탕 주는 게 고역이었고(위에 동서 두 분과 손 위 처남까지 있었으니 전혀 발언권이 없었음) 부산에선 흔한 생선회를 주기만 기다렸지요.

    장모님이 돌아가신 후 처가 갈 일이 별로 없어 섭섭합니다.
    광안대교 건너다 보며 한 잔 하고 싶은데-
    아, 해운대의 ‘금수복국’도 유명하지요.    

  6. 무무

    26/07/2012 at 01:20

    맛난 장어구이가 생각만으로만 먹고싶습니다 ㅎㅎ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상상만하는거죠
    막상 앞에 놓으면 두번이나 집어 먹을까?
    항암후유증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입맛이 똑 떨어지고 속이 더부룩하고~
    뭣이 들어가면 속이 좀편해지려나…
    며칠 이러다 말겠죠 ㅎㅎ   

  7. 참나무.

    26/07/2012 at 04:48

    주로 소프라노들이 많이 부르던데
    이거 올릴 때 엘리 아멜링, 카리 테 카나와, 르네 플레밍… 듣다 그냥 통과했는데
    성악곡도 하나 쁨 올려둘까요…

    그나저나 이런 곡을 직접 부르시다니… 예사롭지않은 실력인가봐요

    개잡는 일화는 상상만으로도 ‘으악’입니다…;;    

  8. 푸나무

    26/07/2012 at 10:56

    우리집 묵은 김치는 그냥 가볍게 씻어서 먹어도
    좋던데요.
    완전히 배추에 배인 김치맛….
    신맛도 씻으면 좀 감해지더라구요.

    들기름에 볶아도 맛잇겟네요.
    한번 해봐야지.
    아참 저두 장어 안먹어요.
    배암 같아서……ㅋㅋ 지송,.    

  9. 술래

    26/07/2012 at 14:57

    묵사발이라는 음식이 있나보군요. ㅎㅎ

    덥다 더워 하는 한 여름에
    묵은 김치를 먹을수 있는 세상
    좋은 세상?^^

    땅에 묻은 김장독에서 꺼낸 고추가루 넣지 않은
    샛노랗게 익은 봄김치 생각이 납니다.
    찬지름에 무쳐 주실때도 맛있었는데요.   

  10. 참나무.

    27/07/2012 at 11:06

    저도 설탕은 안넣고 볶았어요
    들기름도 아주 조금만 넣고 참지름으로 맛을냈어요…^^
    저희 식구들은 들기름은 옛날에 장판 땜질 할 때나 하는거라 싫어했거든요
    들깨갈아넣는 토란탕은 아주 좋아하는데

    장어를 아예 안드시는군요…
    건강을 위하여 권해싸면 장어스시도 하나 이상은 안넘어가데요…^^
       

  11. 참나무.

    27/07/2012 at 11:18

    오늘 서촌 나들이 할 때 묵사발도 만나고
    애기똥풀도 원없이 본 거있지요- 이런 억지를 또 댄답니다

    술래 님도 모르셨다니 괜히 안심이 쬐끔됩니다..^^

    대관령…실황 듣는 중
    좀 있으면 아마 침대에서…
    책읽다… 마다… 자버릴겁니다…^^    

  12. 술래

    28/07/2012 at 16:55

    참나무님은 제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요인이
    너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부러운거
    잠을 잘 주무신다는거예요^^

    저는 어려서부터 수면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
    잠만 잘 자면 피부가 쉬이 안 늙을텐데…
    고것을 걱정합니다. ㅎㅎ

    진주는 참지름이라 합니까?
    전주에서는 찬지름이라 하는데요.

    저희 친정엄니는
    김은 꼭 들지름으로 발라야 된다 그러셨어요.   

  13. 술래

    28/07/2012 at 16:58

    아참~~~
    묵사발이 뭔지 드뎌 어제
    최불암씨의 한국인의 밥상이라는 프로를 보고 알았다는
    얘기 드리려고 왔다가 엉뚱한 얘기만해서 참나무님
    블로그 어지럽히네요.

    춘천지방에서 많이 먹는 음식이더군요.
    한 그릇 먹어보고 싶더랍니다.
    맛있는 냉면 먹기 정말 힘든 미국인지라
    시원한 냉면 아니면 매콤한 냉면 생각도 많이 나고요.   

  14. 참나무.

    28/07/2012 at 19:39

    저는 찬지름 하셔서 오타내신 줄 알았는데…

    음 그러시구나…저는 정말이지 잠은 잘 잡니다
    그래도 미인은 아닌데…ㅎㅎㅎ

    묵사발이 춘천지방…처음 알았네요
    ‘한국인의 밥상’ 그거 좋은 프로인데 한 번 찾아볼게요
    고맙습니다

    언젠간 꼭 맛보고 알려드릴게요…^^

    좀 전에 리히터 연주로 슈베르트 소나타 재방 들었네요
    자는 시간인데…어제 다른일로 못들은 거 어찌 알고
    박태환 결승 보느라- 이럴 때 또 우연이라 우기지요 저는…^^

    앞으로도 자주 어지럽혀주셔요
    이거 대단히 좋을 일이잖아요…^^*   

  15. 揖按

    30/07/2012 at 04:54

    내가 묵사발 정말 오리지널로 잘 하는 곳 소개 할까요 ?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길음시장 쪽에서 정릉천을 따라 올라가다가 아리랑 고갯길로 좌 회전하면 북악스카이웨어 올라가는 길 전에 우회전하는 좁은 골목길이 나오는데, 그게 정능으로 가는 길 입니다.
    골목 양쪽에 작은 가게들이 다닥 다닥 붙어 있습니다. 조금 올라가면 삼거리가 나와서
    왼쪽은 정능 입구로 가고 오른 쪽 길 입구에 보면 :봉화 묵집" 이 나옵니다.
    봉화에서 오신 할머니가 정성스레 하고 계셔서 경상도 손님들은 물론, 등산객들도 많이 들어옵니다. 늦게가면 없을 수도.. 메밀묵이 정말 오리지널 입니다…

    아.. 당연히 콩가루 넣은 오리지널 안동국시도 일품인데, 가격이 매우 저렴합니다.    

  16. 참나무.

    30/07/2012 at 13:03

    정능 하시니 청수장 근처 박경리 선생님댁 생각이 먼저나네요

    기억해 두겠습니다
    봉화 묵집. 전 묵사발을 한 번도 안먹어봐서
    날 잡아 안동국시도 맛보고싶네요…   

  17. 09/08/2012 at 02:27

    묵사발..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또 이렇게요 ^^
    이태원 (이전한 용산구청 신청사 옆) 캐피털호텔 맞은편에 ‘유진막국수’ 라는 가게가 있는데요. 거기 묵사발이 맛있거든요. 막국수도 맛있고, 고정반찬으로 나오는 된장고추범벅도 맛있고요..
    네.. 저는 "밥"이에요. 먹는 얘기하면 이렇게 좀 정신이 오락가락 저혼자 신나서 어쩔줄을 모릅니다 ㅎㅎ 안가보셨으면 한번 들러보셔요~ ^^   

  18. 참나무.

    09/08/2012 at 04:26

    오…이런…날씨 선선해 지면 꼭 가 보겠습니다.
    유진 막국수 묵사발 …많이 궁금합니다.
    된장고추범벅도 궁금한데요 – 된장을 워낙 좋아해서…^^

    고맙습니다 밥 님…^^*   

  19. 블로그 관리자

    27/12/2015 at 21:06

    생강채가 수북하니 하안~~ 접시나 나오니 얼마나 느끼하면 그렇겠는지요
    저도 한 두점 정도- 저 날은 좀 억지로 더 먹었습니다만

    지난 번 레오 님도 후유증 때문에 고생많던데
    조금만 견디셔요 더구나 여름이어서 입맛 잃으면 안될텐데…
    아무쪼록 맛난거 연구해서 많이드셔요

    ( 따님 전화 기다리는데 아직 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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