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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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
저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합니다

중국 가수 등려군이 불러 힛트시킨 이 노래는

영화삽입곡에도 많이 사용되어

우리나라에도 꽤 많이 불려지는 노래다

이 노래 들을때는 또 법정스님 짧은 법문이 생각나기도 한다

길상사 초기 때는 매달 한 번씩 법문이 있다가

세월 지나 사계절에 한 번씩 있었다

봄철 꽃 필 즈음엔

"…남은 얘기는 허드러지게 피는 봄꽃들에게 물어보라…" 하시든가

가을이면

"딩구는 낙엽들에게 나머지 마음을 전하니 들어보라…"

이런 식이어서 나는 법정스님 때문에 길상사 다니는 것 같다며

친구도 오라해서 같이 들은 적도 있고

9월 9일제사 못 모시는 분들한꺼번에 천도하는날은

동생까지 끌어들이기도 했다

그러다 횟수는 다시 줄어 초파일, 우란분절,

이런 큰 행사 때나 스님의 법문을 들을 수 있었다.

길상사 다니기 전 법연사에서도 스님의 법문은 가끔 들었고

그런 시간엔 수녀님들 모습도 자주 보이곤 했었다.

새삼스레 중국 가요나 법정스님 얘길 하는 이유는

이번 추석은 저 노래 제목의 달처럼

라디오가 내 맘을 알아주는 듯 해서다

어쩌면 흐르는 음악 따라

마음을 실었는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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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전 부치는 시간에 동생에게 전화가 왔었다.

동생은제부가 막내라 나처럼 맏며느리가 아니다

어제같은 날도 한가하여 제삿밥 못 얻어먹는엄마 생각나

길상사에 들렀다는 전화였다 – 동생은 천주교 신도

그 전화 받고 다시 전 뒤집는데 라지오에서 흐르는 곡이

" 해는 저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없어"

살아 생전 엄마는 현재명 고향 생각을 당신 주제가라 해서

청승스럽다는 지청구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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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부른 며느리 일하러 온다고 전화왔을 때

‘힘든데 그냥 쉬고 추석 아침에 일찍오라’ 했다

(오면 내가 더 귀찮다 사실은…)

남편과 둘이 앉아 전을 부치는데

이 노래 가삿말이 유독 와 닿는 것이었다

명절 준비로두 딸은 바쁠테고

혼자서 저런 노래나 부르고 있었을 엄마께

짜증이나 내지말았어야 했는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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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행사 그럭저럭 잘 마쳤다

양손가락 칼에 베이고 생선가시에 찔린 상처에다

양쪽 장딴지엔 알통까지 베겼지만서도. . .

어제오늘 양일간

음식물 쓰레기통 들고 휘영청 밝은 달을 보게된다

어제는 고향 생각 가사로 청승떨었지만

오늘은 저 중국 가요흥얼거리며

이번 추석 무사히 보낸 거 감사한 마음이었다.

시장 볼 때 물건 흘리고 오지않아

소매치기 당하지 않아,

허리 삐꺽하지 않아

며느리도 들깨 갈아 넣은 진주식 토랑탕 잘 먹어주어

잠시라도 한강윤슬 바라볼여유 있어서

손님들 일찍가서 나가수 2. 편안하게 보게 되어

행주 삶아 널고도 이렇게 잡기 올릴 시간 있어

‘옛 동산에 올라’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을 첼로로 들려주어

또. . . 차 안에서 듣던 윤디 리 실황, 쉽게 찾을 수 있어서

7 Comments

  1. 푸나무

    01/10/2012 at 01:25

    아직도 전두 지지시고…..
    힘안드세요?
    전 점점 일하기가 싫어져서 정말 큰일이에요.
    이러다 나중에 둘이 살면 밥도 사먹자고 할것 같으니…^^*
    그래도 음악이 있어서…
    저두 부억에서 일할 때는
    라지오는 내친구!!!! 예요.

    가을이 훌쩍 깊어져 갑니다.    

  2. 참나무.

    01/10/2012 at 03:20

    …아직도…하시니 도대체 내 일거린 언제 끝나나싶네요
    가늘 가늘 울 며느리, 내가 하는 일? 아무리 생각해도 못해낼 것 같아서…

    아침에 또 사고 한 건 치루고 살짝 비관하고 있는 중…

    부지런 뜨느라 숙제처럼 9시 10분 시작 ‘피에타’ 보려고 택시씩이나 타고 갔는데
    글쎄 ‘매진’ …돌아나오다 시간 아까워 할 수없이 같은 시간대 뭐가 있냐니까 ‘간첩’
    광해 볼 때 ‘추석 연휴 중 간첩안보면 간첩’이란 카피가 생각나
    10분이나 지난 거 결국 봤다는 거 아닙니까…

    나간 김에 최가커피도 좀 사오려 했는데 택시비 카드 결제 이후 카드가 안보이는 겁니다
    혹시 집에 있나 급히 와서 그 많은 가방 다 뒤져도 안나와서
    결국 귀찮은 ‘분실신고’ 했습니다- 보통은 분실신고 하면 나오는데…아직이네요

    이젠 카드도 절 거부하는지…점점 바보가되는 것같습니다
    또 어디서 피에타 하나 찾아보고 숙제 끝내려구요…ㅠ.ㅜ
    10월3일 까지라는데…
       

  3. 벤조

    02/10/2012 at 01:18

    피아노 소리가 나오기에
    아, 저게 월량대표아적심이구나…그걸 몰랐네, 했답니다. 으하하.
    제가 쇼팡은 알아도 등려군은 누군지 전혀 모르잖아요.
    그래서 저 피아노 소리가 내 마음을 알아주네 했지요.
    그러고 보니 야상곡에서 동양냄새가 좀 나는 것도 같지않아요?
       

  4. 참나무.

    02/10/2012 at 08:46

    좀 더 들어보겠습니다 동양냄새…그 경지까진 제가 미치질 못해서…

    랑랑과 윤디…전 윤디쪽입니다
    얼굴 모습도 하관이 빠른 게 꼭 쇼팡 닮지않았나요…^^

    요즘 윤디 리 일본 연주를 정치적인 이유로 중국 정부차원으로 보이콧을 해서
    예술은 정치랑 분리해야된다 어쩐다 라는 이슈로 부상한 모양이더라구요

    차 안에서 이어 폰으로 들은 녹턴 어찌나 감동적이었는지
    y-tube는 그 감동을 따르진 못해도 그냥 올려봤답니다

    ‘월량…’ 심어올릴게요…^^*
       

  5. 딱따구리

    04/10/2012 at 00:41

    중국의 실체를 알게 되고..사람들은 쉽게 망각하는데요..   

  6. 참나무.

    04/10/2012 at 00:59

    근데…국토 문제는 러시아 중국 우리나라까지 다 걸려있으니
    저는 일본이 문제라 생각해요

    어쨋거나 아시아권에선 선진국인데 강자가 약자를 누르는 건 비겁한 일같아서…
    그나저나 랑랑도 다음해 1월에 일본 연주 있다는데
    윤디처럼 무산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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