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월 첫날
제목 올리니 더럭 겁이 난다
신년 계획 세울 때가 엊그제 같은데…
추석 다음 날인 오늘. . .집에 가만 있으면 더 처질 것 같아
숙제처럼 미뤄뒀던 ‘피에타’ 보러 버스타러 나갔는데 시야에 버스가 안보였다
맞은 편 e마트도 오픈 전이라 여늬 때처럼 북적거리는 사람들도 안보이고
시간을 보니 9신데. . .첫 프로여서 9시 10분
처음부터 제대로 보고싶어 택시를 탔다.
건대 입구 롯데 시네마 하니 늙수그레한 기사아저씨가 말을 건다
-혼자 영화를 보러 갑니까 / 뭘 봅니까 / 광해 재밌던데요
네 늘 …/ 피에타/ 봤는데요.
당신도 휴일엔 부부동반으로 영화 보는 게 취미라며. . .
추석 전에 피에타 보면 맘이 무거울 것 같아 지금 간다 그랬더니
연이어 쏟아낸 질문들이다
더 하면 끝도 한도 없을 것 같아
그냥 라지오 이어 폰 꽂고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렇허고 달려가도 매표소엔 거리에 안 보이던 사람이 다 모인 듯
꽤 긴 줄이 보이고피에타 ‘매진’, 그 다음 시간은 오후 6시…
그냥 되돌아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오다 택시까지 탄 게 억울하여
‘간첩 안보면 간첩’이라는 ‘간첩’을 캄캄해진 극장 안으로 들어가
제법 헤매다 무리 속에 섞여생계형 간첩역 김명민이
아들에게 야구 시범보이는 장면부터 봤다
앞부분 얼마나 흘렀는지…
무게 있는 역을 많이 한 김명민이
심한 욕을 해대니 쾌감들을 느끼는 건지
영화 끝나고 다음 장소 이동하려는데
가방 뒤적이다 카드가 없어진 걸 알게된다
할 수없이 집에 와 혹시 한 번 더 찾아봤지만
없었다. . .
결국 분실신고 후 피에타 상영관 찾아보니
마침 대한극장 오후 2시. . .시간 넉넉하게 갔는데도
또 매진- 나원참, 오늘 머피의 법칙. . .칙칙 제대로~~
평소에 김기덕 감독 영화 봐 내기 힘들 것 같아 딱 한 작품만 봤는데(4계)
나랑 연대가 안맞나? 다시 비슷한 시간대 찾으니
2시 10분. 19금 영화다 – 이건 또 얼마나 잔혹한지
테이큰 2.- 테이큰 1도 있었나?
딸 납치범을 찾아 처절하게 복수하는 액션물이다
해피 엔딩이라 규정 지르려니 개운하지 않은 부분이 살짝 있다.
나쁜 나라 처부수느라 너무나큰 희생(?)을 치른 것 같다
관객들은 역시 대리만족을 느끼는 듯 빈 자리가 하낫도 없었다
추석 연휴를 이렇게 영화 관람으로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 알게된다
영화관 나올 때 매표소 줄이 얼마나 긴지. . .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 영화들이
개콘 수준으로 흐르는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랫만에ㅡ 역시 남는 시간 때문에 본’아내의 모든 것’
왠지 봐야할 것같던 ‘도둑들’. . .광해 . . .오늘 본 ‘간첩’까지. . .
양쪽 상영관에서 얼핏 본 카피들도
10월, 무섭게 웃겨주마 / 잼쟁이들
웃기는 사람이 미인을 얻는다 / 강철 대오
웃어야 오래 산다는데. . .
여튼 웃는 게 제일인 건 나도 인정한다
이면에는 현대인들은 생활 자체가 복잡하니
영화보는 시간 만이라도 그냥 머리 비우고
스트레스 한 방(?)에 날리는 그런 영화를 선호해서 일까.
사이 열풍만 해도 그렇다
빌보드 1위를 석권하길 나도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다
이번 추석 아들까지 싸이 말춤 추며 날 웃기기도 했지만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우리나라 속담처럼
어쨋거나 큰 성공은 했지만 뭔가 정공법이 아닌,
개콘 수준으로 흐르는 한국 영화를 보고난 후의 찜찜함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ㅡ 돌날라 오겠네. . .
서울숲에 딱 한 송이 핀 꽃무릇. . .오래 오래 디려다 본다
지금은 2일 아침…
어제 올리려다 피곤해서 이제사 올린다
이문세, ‘비밥바 룰라’도 켜 놓은 건 기억하는데
거의 못보고 소파에서 잠들어버렸다
2,3,4, 짬내어 다시보기로 모두 봤지만
1편 남아공보다 훨~재미없었다 (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
*
난 시대를 역류하는 사람이다
최근엔 텃치 안되는 텃치 폰 대신 폴립 손전화로 바꿨다.
( 전번 다 날라갔다 ㅡ전번 복원하려면 수리비 2십여만원 든다 해서 처분해버렸다
혹 저랑 관계 맺고싶은 분들은 전화나 문자 한 통 Plz~~ 이웃 그룹도 다 날라가버리고. . .)
…양심 선언하자면 난 ‘개콘 철학’잘 모른다
일단 봐야 면장을 할텐데 남편 야구광이긴 하지만
T.V 2대라 안방에서 보면 되지만 이상하게 안봐진다
그 시간대 라지오들으며 다른 일 한다.
요즘 개콘 안보면 대화에 끼질 못하는데
분위기만 대강 알고 이러는 거 반칙아닐지. . .
엔디 윌리엄스 그도 84세로 한 생애를 마쳤단다
‘해변의 길손’ 테너 색스폰으로 잘 부르던
그 남자도 어디서 나처럼 늙어가고 있을지. . .
잎사귀
02/10/2012 at 03:22
참나무님은 피에타 보시고 무슨 말씀을 하실까 궁굼해요.
전 그 영화 지레 무서워 못보는데요.
어떤 영화 한가지 보다가 기겁을 하고 이름을 보았더니 김기덕감독이더군요.
그 후로 그 이름은 골라내고 봅니다.
피에타도 큰 상 받았다고 다 좋은영화 아니다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참나무.
02/10/2012 at 08:33
기어이 보고야 말았습니다
첫 장면부터 간 떨어지는 줄 알고…후회막급
다신 김기덕 영환 보지말자…했다니까요
리뷰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반전도 있어서…
도대체 외국사람들이 한국 실정을 어떻게 이해했을지…의문도 들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