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천축사 무문관

아지랑이

나아갈 길이 없다 물러설 길도 없다
둘러봐야 사방은 허공 끝없는 낭떠러지
우습다
내 평생 헤매어 찾아온 곳이 절벽이라니

끝내 삶도 죽음도 내던져야 할 이 절벽에
마냥 어지러이 떠다니는 이 아지랑이들
우습다
내 평생 붙잡고 살아온 것이 아지랑이더란 말이냐

―조오현(1932~ )

문밖에 자물쇠를 채운 선방(禪房)을 본 적이 있다.

주위는 고요했고 마음은 서늘했다.

그들이 심심해서, 세상살이가 싫어서 그 방을 찾아간 것이겠는가.

그들의 용맹(勇猛)은 아름답고 그들의 자세는 모두에게 날카로운 경책(警策)이다.

유명 무명 설렁탕집이나 수소문하고 콩자반 타령이나 하는 우리네 일상인들,

진리는 사돈에 팔촌까지도 자취 없고 취업률 타령이나 떠들어대는

속되고 속된 상아탑들을 내려친다.

하나 아무도 아파하지 않는다.

거짓은 힘이 세다.

아주 세다.

지금보다 더 푸근한 안락의자를 차지해 앉겠다고 아귀다툼을 하는 인간이 있고

‘한 소식’을 위해 지금보다 더 가파른 깜깜절벽 끝을 찾아가는 인간이 있다.

나는 지금 아지랑이 위에 앉아 있다.

세상 모든 명령이 몸뚱이는 부를 수 있을지 모르나 마음은 얻지 못하는 아지랑이며,

대리석에 꽝꽝 새겨넣은 우스운 묘비명들도 모두 아지랑이다.

그 소식이다! – 시인 장석남

A: 강 스타일이야!
B:강 스타일이 맞아!

친절히 갈쳐주고 오지…

No.2 반 친구 둘이 싸이 강남스타일 가지고 말다툼을 하더란다

친절히 갈쳐주고 오지…는 딸이 둘째에게 한 말이다.

딸 페북에는 대만과 프랑스 사는 친구도오는데그 곳도 난리란다

알파만파 …참 빠르다

오늘 아침도 컴 열자마나 아픈 소식들은 여전히넘쳐나고

싸이의 성공 뒤에도 틀림없이울고있는 사람들 있을텐데

이 시간에도 조용히 저렇게 사시는 분들 생각이 더 난다

하여유난히 오늘아침 시는 더 깊게 쏙쏙 스며든다

… ….

도봉산 정상 근처에 있는 천축사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있나 모르겠는데 대웅전 마당을 가로질러 좀 떨어진 곳에

무문관(無門關)이라 써 붙인 스님들선방(禪房)이 있었다

큰딸 국민학교 작은 놈 유치원 보내놓고

거의 매일 도봉산장까지 오르던 30대~40대,

그 당시 김성동 소설 만다라에도 무문관이 나오기도 한 것같은 데 확실치가않다?

그 소설은 베스트셀러 반열에도 오르고 영화화 되기도 했다

도봉산장에서 한참 더급경사 산길을 올라야 천축사도 무문관도 있어서

그 곳엘 도봉산장처럼 매일 오르진못해도

꽤 오랫동안 천축사 신도증을 소지하고 있어서

도봉산 입구 국립공원 입장료는 면제받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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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회사 직원들과 야유회로

수락산 간다고 등산화 신고 일찍 집 떠났는데

오늘 아침 올린 시를 보니

갑자기 나도 도봉산에 오르고 싶다

지금은 없어진 무문관 주변도 한 번 서성거려보고

내아이들 얼굴도 기억하는 도봉산장 아주머님

아직 건재하고 계실 지 갑자기 궁금해지기도 해서. . .

정말 저질러 볼까 어디 한 번?

그나저나

도봉산 천축사 무문관 아시는 분 계실까 몰라. . .

무문관 인증샷 – – 불교신문2011년 10월 22일자

지난 5일 서울 천축사에서 열린 ‘무문관(無門關)’ 개원식 모습.

불퇴전의 수행을 상징하는 도량으로 근현대 여러 선지식이 두문불출하며 수행하던 천축사 무문관이 시민들을 위한 수행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선지식들이 수행하던 공간이던 무무관을 재가불자들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단장한 것이다.서울 천축사(주지 법우스님)는 지난 5일 경내에서 시민을 위한 수행공간인 ‘무문관(無門關)’ 재개원식을 가졌다. 과거 천축사 무문관은 6년간 일체 출입을 삼가고 오로지 깨달음을 위해 정진하는 전문 수행선원이었다. 부처님의 6년 설산고행을 본받기 위해 당시 천축사 주지였던 정영스님의 주도로 1964년 본격적으로 건립에 나섰다.

부처님 가르침을 따라 수행만 전문으로 할 수 있는 현대식 선원을 건립하자는 발원이었다.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천축사 무문관은 고(故) 육영수 여사의 보시를 비롯해 주변의 후원으로 1966년 3층 현대식 건물로 완공됐다. 음식조차 아래에서 위로 향해 난 통로를 통해 배식하는 등 불퇴전의 수행을 상징하는 도량으로명성을 떨쳤다. 철저하고 엄격한 수행규범으로 이름이 높아 지난 1965년, 1979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6년 결사에 100여 명이 넘는 수좌 스님들이 방부를 들였지만 정진기한을 채운 스님은 총 4명에 불과했다. 1차 결사 때 관응스님과 제선스님, 2차 결사 때 구암스님과 원공스님 등이 정진 기한을 마쳤다.

이와 함께 보문.현구.지효.경산.도천.관묵.천장.도영.석영.무불스님 등 당대의 선지식들이 무문관에서 용맹정진했다. 하지만 이후 건물의 노후와 난방 미비 등의 어려움으로 쇠락의 길을 걷다가 1979년 폐관됐다.

1979년 이후 한 때 시민선원으로 운영되면서 그 명맥을 유지하다가 그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닫게 됐다.

이후 전 천축사 주지였던 유방스님이 무문관 재개원 불사를 추진해오면서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으며, 지난 2010년 11월 법우스님이 천축사 주지로 부임한 이후 개보수를 마치고 수행에 목마른 시민들을 위해 무문관을 재개원하게 됐다.

천축사 주지 법우스님은 “무문관은 조계종의 첫 무무관인 동시에 1964년 이래 관응스님, 월하스님 등 수많은 고승을 배출한 유서 깊은 도량”이라며 “앞으로 무문관을 사부대중 모두의 수행처와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개장해 시민선방과 템플스테이 운영을 통해 선지식들의 수행정신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불교신문 2761호/ 10월22일자]

12 Comments

  1. 도토리

    10/10/2012 at 03:16

    음..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이런 글이 참 좋구요…^^*   

  2. 김진아

    10/10/2012 at 04:10

    102.7 채널에서도 강남스타일이 고스란히 흘러나오죠. 요즘 더욱 자주..깜짝 놀라곤 합니다.

    도봉산….한번도 제대로 올라가본 곳이…합천 해인사가 있는 산 봉우리들 밖엔 기억에 남질 않네요…

    오늘 날이..흐린 것이 아담하니 예뻐요.   

  3. 참나무.

    10/10/2012 at 05:48

    잡생각이 많아 큰일입니다…
    아직 포토웍과 씨름 중이신지요?   

  4. 참나무.

    10/10/2012 at 05:54

    아 오해하실라 올린 사진은 수종사- 여름이었어요 저 때는…

    도봉산장 사진도 어디 있을텐데 찾을 수가 없답니다
    오늘 도봉산엔 못갔어요
    컴이 말썽을 부려 오전 내내 원격조종 치료 받느라고…
    삼성 서비스 상담원 3사람 그친 후 로긴합니다…쯧

    비 안오고 흐린 날 도봉산 한 번 다녀와서 차분한 사진 올려보리다…

       

  5. 八月花

    10/10/2012 at 06:16

    저기 다실에
    비 오는 날 한 번 가고 싶었는데요….
    차가 뒤로 자꾸 밀려서 포기했었지요.   

  6. 참나무.

    10/10/2012 at 06:19

    아 안되요…수종사 급경사라 비오시는 날 위험합니다
    우리도 코란도 타고 올라가다 중간에 세워두고 걸어 올라갔거든요…^^

    한 번은 올라가봐야하는 곳!
    차는 공짜 대신 기부금 약간…^^
       

  7. summer moon

    10/10/2012 at 06:56

    손을 내밀면 구름을 만질 수 있는 것 같은 곳에 앉아서
    마셨던 커피맛이 갑자기 생각납니다
    일상의 소음이나 복잡함에서 멀리 떨어져
    혼자인것만 같았던 몇시간…

    ‘단체’로 하는 일들에 별로 적응을 못하는 탓에
    지금도 다들 알고 따르고 나누는 것들에서 늘 조금 떨어져 살아가는 것만 같아요-
    나홀로 스타일….^^
       

  8. 참나무.

    10/10/2012 at 08:23

    구름..하니 수유리 구름의 집도 가고싶고
    홀로족들 함 뭉쳐보면어떨까요…^^   

  9. 지해범

    10/10/2012 at 10:19

    無門關이라면서 왜 문은 만들어 닫아 걸었는지…
    높은 산에 있어도 산 아래 쌀을 가져다 먹어야 할텐데…
    전 그런게 궁금하네요   

  10. 참나무.

    10/10/2012 at 11:57

    ..산 아래 세인들의 쌀 축내어 도를 깨달은 큰 스님으로 거듭나셔서
    어리석은 대중들께 사자후를 토할 수도 있어서일까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 근 몇 년간(?) ‘장좌불와’하신 성철스님처럼…^^

    좀 전에 알았는데 천축사 무문관이 시민선방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네요
    본문에도 올렸습니다 – 무문관 인증삿으로…^^
       

  11. 해 연

    11/10/2012 at 06:15

    ‘천축사’ 라는 말에 귀가 번쩍!

    도봉산은 지척에 두고도 발목 사정이 안 좋아서 엄두를 못내고 있습니다.
    올 가을도 벼르고 있습니다.
    무문관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는데
    세상에 태어나 수학여행을 처음 갔던 절이라서요.ㅎㅎ   

  12. 揖按

    12/10/2012 at 04:00

    이 글을 읽고나니 문든 양수리에 있는 수종사와 그 곳에 있는 삼정헌 찻집이 생각 납니다.
    숨이 턱에 닿도록 헥헥대면서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면 좁다란 곳에 절이 있는데, 옛날 세조가 이곳을 지나다 종소리가 은은히 나서 보니 물방울이 떨어지던 소리였다나요.. 그래서 그곳에 절을 지어 줬다는데.. 이 수종사에는 무료로 차를 얻어 마실 수 있는 찻방이 있는데, 발 밑으로 북한강이 아련하게 보이는 것이 꼭 이곳과 같은 경치입니다.
    가 보셨나요 ? 절까지 올라가는 것이 고역인데 그래야 차 맛이 기가 막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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