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봉산장

035.JPG

010.jpg

섹소폰 소리가 멀리서 부터 들렸다

그 옛날 그 아저씨일까

얼굴 모습 확인하지도 않았다

아침 산행한 분들 내려오는 시간에

예정없이오르기 시작했다

012.jpg

김수영 시비는 한 참 후 세워졌지. . .

014.jpg

아이들 유치원 보낸 후 거의 매일 오르던. . .

내 발자국 무수히 많은 곳곳

013.jpg

장기 두는 두 아저씨…언제부터 저러고 계셨을까

016.jpg

천축사 까지는 오르질 못했다.

예전엔 만월암에 지독한 애연가 여 스님 한 분 계셨는데

022.jpg

낯익은 풍경 소리는 예전과 같은데 실내는 컴컴했다

사진이 안나와 모두 역광 +200해도 이 모냥이다

019.jpg

저 낡은 커피 밀 커피가는 소리 얼마만일까

난 기억조차 없는데 – 남편과 같이 왔을 때를 기억하시며

서양아이 같던 눈 큰 내 아들 소식까지 물으신다

곧아빠 된다 했고

아버님 꼭 닮아미남인 이 댁 아드님 안부 물으니

예전처럼 주말에만 와서 카페 일 돕는다고. . .

조인옥 여사- 혼자 되신지 한참이다

024.jpg

참 오랜만의 산장 커피

내 커피 생활은 이 곳에서 시작되었다.

025.jpg

살아선 자연사랑 죽어선 인간사랑

시신까지 기부한 유용서 산장 주인이

꺽쇠로 이리 저리 엮어 만든 의자도 그대로고

026.jpg

이번 가을 한 번 이상 와 보고싶었노라며

오래 전 개미가 의자 탁자 곳곳을 파먹던

드나든 지 오래된 사람들만 아는 얘기도 나누었다

028.jpg

029.jpg

벽난로 위 오디오…전기도 들어오기 전

밧데리로 음악을 들었는데

음악 부탁한다 소릴 못했다

유선생이 아니어서. . .

027.jpg

저눈 신발만은 제대로 찍고 싶어 불을 잠깐 켜 달라 청했다

023.jpg

내부에서 외부로. . .

033.JPG

040.jpg

031.jpg

천축사 무문관….이번 가을에 다시 오를 수 있을까

039.jpg 041.jpg

시월부터다시 시작한 명상 수련 후

집으로 오기전갑자기 생각을 바꾸고 오른 도봉산

가파르기 시작하는 초입에서스틱 생각이 간절했는데

마침 요런 지팡이가 보여 의지하고 올랐다

나처럼 또 유익하게쓸 분들을 위해

잘 보이는 데 놔 두고. . .

042.jpg

저기 어디 쯤 탁족도 하며 아이들과 밥도 먹고 하던 곳

요즘은 취사 금지지만

045.jpg

해거름에 저 스님은 왜 저잣거리로 내려가실까

002.jpg

오를 때도 내려올 때도

모든 사람이나를 앞질렀다

예전엔 나도 날라다녔지…

오죽하면 도봉산장 유선생도 날 따라잡질 못했는데

내가 내려가는 거 보고 금방 뒤따랐는데도

내가 보이지 않더라고…

그 다음 날 내게 그러셨다

무슨 걸음이 그리 빠르냐고

다 옛날 이야기. . .

Yehudi Menuhin & David Oistrakh – Bach Double Violin Concerto in D

– 음악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정만섭씨는 자주 이런 질문을 받으면 할 말이 없어

이 음악을 대신 들려주고프다 했다

가장 좋아하는 단 한 곡 꼽으라면 이 곡이라고

명바이올리니스트의 명장면

마지막 순서로 보여 준 영상이다

Yehudi Menuhin and David Oistrakh play Bach Double Concerto for Violins

천재는 단명한다는데 드물게 우울증에도 안걸리고

오래 산귀족 메뉴인에게

중립적 연주자 오이스트라프 아니면

누가 어울리겠냐면서

그간3년 정도 해 오던풍월당 특강

지난 주 토요일이 마지막 강의라 했다

17 Comments

  1. 딱따구리

    21/10/2012 at 23:31

    음악이 무엇이냐에 대한 이 대답..
    이 분은 이런 식이군요..무한의 정답이 따라올..
    풍월당..말로만 듣고 가끔 전화로 씨디주문 한 곳.
    다양한 강의도 많은 가본데..그랬으면 없는 지식 많이 생겼을텐데 싶네요.
    그치만 참나무님 방이 있어서 요렇게 동냥하니
    감사합니다..   

  2. 서준

    22/10/2012 at 00:29

    비 내리는 아침, 빗소리와 넘 잘 어울리는 음악도 들으면서
    함께 도봉산 산행을 참나무님의 추억과 함께하고 갑니다. ^^
    오늘도 행복하세요. ^^*    

  3. 딱따구리

    22/10/2012 at 01:20

    동냥 받는다는 것을 무식하다보니 고만..   

  4. 마이란

    22/10/2012 at 02:10

    혼자 추억여행 다녀오셨구나… ^^

    언젠가 얼핏 들려주셨던 도봉산장 얘기네요.
    좋으네요.
    음악도 좋구요
    사진마다 붙여주시는 짧은 글들,
    점점 더 참나무님만의 독특한 여운으로 남습니다.

    바뀐 대문 사진보니 제 속이 다 시원.. ㅎㅎ
    사진의 낙엽 한 장 보다
    문득 떠오르는 최승자 시인의 詩.

    ….

    세월만 가라, 가라,그랬죠.
    그런데 세월이 내게로 왔습디다
    내 문간에 낙엽 한 잎 떨어뜨립니다.

    가을입디다.

    그리고 일진광풍처럼 몰아칩디다
    오래 사모했던 그대 이름
    오늘 내 문간에 기어이 휘몰아칩디다

       

  5. 士雄

    22/10/2012 at 03:25

    도봉산 자락에 사시나봐요.
    세월에 장사 없다고 했습니다.
    받아들이며 사는 거지요.ㅎㅎ   

  6. 바위

    22/10/2012 at 05:16

    오랜만에 뵙습니다, 참나무 님.

    제가 좋아하는 메누힌에다가 오이스트라흐가 연주하는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너무 고맙습니다.

    특히 2악장이 좋은데, 그 꿈꾸듯 가슴을 적시는 바이올린의 흐느낌-.
    아쉽네요, 2악장이 없어서요.

    늘 아름다운 감흥 젖어서 갑니다.
    건강하세요.    

  7. 바위

    22/10/2012 at 06:00

    실수했습니다.
    다시 들어오니 2악장이 나오네요.

    미안합니다.    

  8. 참나무.

    22/10/2012 at 06:03

    4.정만섭의 명바이얼린 명장면들, 이 포슽에 올리려고 아껴뒀는데 …;;

    할 수없이 미리 올려야겠네요
    특별히 바위 님 위해서…^^
       

  9. 참나무.

    22/10/2012 at 06:10

    전 영화 ‘사랑의 침묵’ 앞부분 10분 놓쳐서 한 번 더 보려구요..서준 님.^^
       

  10. 참나무.

    22/10/2012 at 06:16

    요즘 풍월당 까페’로젠 까발리에’ 영업않거든요
    그래서 풍월당 고객들은 오히려 편히 쉴 수 있답니다
    언제 한가하시면 한 번 들러보셔도 절대 손해는 아닐겁니다
       

  11. 참나무.

    22/10/2012 at 06:37

    네에 한 20년 전에는 도봉산 자락 근처에서 살았지요
    아이디 옆에 시인을 붙이시는 사웅 님…고맙습니다.    

  12. 참나무.

    22/10/2012 at 06:39

    내 속에 드갔다 나왔지요 마이란~~
    연중 행사로 티솟의 10월 (검정 드레스 여인)아니면
    고흐 싸이프러스랑 최승자 시인의 가을 올리곤 했잖아요

    대문에 올리려다 참았는데 다시올려둘까요
       

  13. 참나무.

    22/10/2012 at 07:43

    y-tube 화면 아래쪽 광고는 오른쪽 작은 x 클릭하면 없으지는 건 아시지요…^^
       

  14. 해 연

    22/10/2012 at 14:15

    격조 높은 음악 잘 감상했습니다.

    참 오랜만에요.^^   

  15. summer moon

    22/10/2012 at 20:07

    잊고 있던 기억까지 담아서 만들어 주는 커피-
    세상 그 어떤 커피맛과도 비교할 수 없을 거 같아요.
    서양아이 눈 닮은 아빠의 아기하고
    다시 찾아가서
    커피 마시셨다는 이야기-
    벌써 부터 기다리고 있어요.^^

       

  16. 참나무.

    23/10/2012 at 11:54

    다행입니다 해연님 참 품위있는 연주지요
    튀지않으면서 조화롭게…   

  17. 참나무.

    23/10/2012 at 11:58

    산호맘 어릴 때 포데기 둘러 업고 설악산 비룡폭포까지 오른 적 있었는데
    한 번 업고 가볼까요 도봉산장까지…
    아니면 지아빠 어깨에 메고 온가족 다 같이?
    산장 안주인이 많이 반가워하겠지요…제발 그런 날 왔으면…^^   

Leave a Reply

응답 취소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