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마지막 날, 낙엽은 지는데

세월 빨리 보내고 싶은지

남편은 음력적힌 큰 달력과

비슷한 크기의 다른 달력 두 장 부욱 찢어

접고 접고 접어 자른 후 메모지에 보태고 출근했네요

아직 시월 다 안갔는데…;;

이런 것도 습관처럼 닮나봐요

예전에 시부께서 언제나 그러시더니…

1.JPG

시월은 시제 참석이 가을여행을 겸하게 되더라구요

고속도로 휴게실 관광버스들은 어찌나 많은지…

시부모님 산소에 심어둔 백일홍은 키가 제법 많이 자랐고

남자들은 숨겨둔 장소에서 낫과 호미로 대강 손질하고

여자들은 향을 피우고 가져간 과일 떡 포를 담고

반짝이 자리 펴고 절을 합니다

올해는 마지막에 손자가 손자를 낳았다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부탁 하는 걸로 끝을 맺고…

12.JPG

큰댁으로 가서 개묘( 가묘-家廟 겡상도식 ^^)에

다른 친척들과 대대적인 제사를 다시 지내지요

사촌만 36명이니 다 모이면 굉장합니다.

2.JPG

시댁 들어가는 입구 감곳이라 하지않아도 금방 아시겠지요

3.JPG

큰 댁 지키는 분은 대문곁에 저렇게 감을 쌓아둬서 우리는 사오곤 하지요

대봉이라 항아리에 넣어 두고 오래오래 먹습니다- 사돈댁에도 보내고

4.JPG

올해는 디카를 깜빡 해서 부담없이 자알 즐길 수 있었네요

대신 큰 카메라로 담은 친척이 보낸 사진입니다

블로그 특성상 줄이니까 원본보다 감이 떨어져서

보내주신 분껜 죄송하지만…

5.JPG

사진 보내준 친척 안사람-나보다계보가 낮아서. . .

8.JPG

9.JPG

13.JPG

사진찍은 분은 사위인지 파일 명이 ‘외가’

올해 처음으로 참석했는지 곳곳을 많이 찍었더라구요

14.JPG

아직 도착하지않은 분들 기다리며 남편 사촌 형(80몇?)이 집안 내력을 설명중

KBS 명가에도 소개되었다고…아마 사위나 며느리들께 시댁 자랑질^^

7.JPG

연기나는 우물가… 제 아이들도 이곳에서 등목하던…

안에는 풀들이 자라 무성합디다

예전에는 한 여름에 수박 담궈먹었을텐데

안채 부엌엔 수돗물이니오니 그냥 허드레로 사용하거든요

page.jpg

행사 다 끝나고 올라오기 직전 단체 사진

찍사가 전문가인지 비슷비슷한 사진을 넉 장이나 보냈네요

아마 개개인 잘 나온 걸 택해라 그랬는지

제가 어디쯤 있을까요- 아마 힘드실겁니다…^^

시월 간다고 라지오에선 마치맞게

Barry Manilow의 When October Goes ~~

저도 사진 올린 후 실어볼까요

조영남- 낙엽은 지는데

15 Comments

  1. 김진아

    31/10/2012 at 00:36

    혹?? 흐린 사진 부분의 모자 쓰신..연한 잎 색의 스카프를 두르시고..참나무님 아니실까요? *^^*

    가을..시월의 끝 날

    조용한 오전입니다. 아주 오랜만에요…

    대가족의 모습…그 안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깨알같이 전해져 오는듯 합니다.   

  2. 참나무.

    31/10/2012 at 00:57

    하이고오~~자리까셔야되겠다…^^

    긴 이야기 하려다 그냥 생략하니 포스팅이 김이 빠진 것 같지요
    홀랑 날려 다시 쓸 기력이 없어서리 그냥 사진 몇 장만 다시 올린겁니다
    눈치도 빠르셔라…대가족들 만나면 옛날 이야기들이 천지삐가리지요 ^^

    그나저나
    감국이 얼마나 생명력이 강한지… 담궜던 컵에 물이 하낫도 없는 거있지요 오우!
    시제 시간이 급하야 감국 딸 시간도 없어서…
    그래도 걔들 버릴 순 없지요
    방금 증기에 살짝 찐 후 베란다에 내다 놓고 왔답니다 -감국 그대로는 독성이 있다지요

    울집 현재스코어 국화향 진동 …^^*
       

  3. 벤조

    31/10/2012 at 02:34

    긴 이야기, 긴긴 밤에 곳감 빼먹듯 하나.. 둘…
    저 집에는 아무도 안 사나요?
    명가 며느리 한번 해봤으면…ㅋ
       

  4. 도토리

    31/10/2012 at 02:48

    지키며 보존하기 얼마나 힘들었을까…하지만 더한 보물이 없을 듯 싶습니다.
    한번씩 다녀오면 자긍심이 새로워지고
    세상 더 올곧게 열심히 살아질 것 같습니다.   

  5. 마이란

    31/10/2012 at 05:58

    저도 딱, 보고 참나무님 이신줄 알았는데, 에이… 한 발 늦었네요.^^
    얼굴이 흐릿해도 참나무표 스타일이 있으시잖아요.
    아, 이젠 ‘블러그 스타일’ 이시라구요? ㅎㅎㅎ
    (전, 그 제목 읽으면서 누가 시비 건줄 알고 괜히 콩닥콩닥… ^^)

    때맞춰(?) 새 손 보셔서 제사 분위기 더욱 넉넉하고 좋았을 것 같아요.
    전에도 한 번 본 것 같은데,
    집안의 고택, 따사로와 보입니다.

       

  6. 해 연

    31/10/2012 at 07:10

    시댁 입구
    늙은 감나무, 돌담!
    그 근처에서 어슬렁 거리고 싶습니다.ㅎ   

  7. 참나무.

    31/10/2012 at 09:10

    아… 벤조님 눈썰미 굉장하시다…^^

    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도에서 관리하고 학생들 현장 체험하기도 해서
    집 뒤엔 수세식 화장실 소방시설까지 되어있답니다
    방에서 잠은 못자도 시제지낼 때나 행사 때 부엌이나 찬방은 사용할 수 있지요

    시부모님도 몇 년간 살기도 해서 애들 방학 때 다녀오곤 했는데
    요즘은 본가 뒤에 관리하는 친척분이 따로 계신답니다

    시제 지낼 때는 대청 마루에서 밥도 먹고- 사진 자세히 보면 상이 보일겁니다
    우리 제사 지낼 때 사진을 찍었나봐요…^^    

  8. 참나무.

    31/10/2012 at 09:13

    한식 성묘땐 가묘 앞에 석류나무랑 꽃무릇도 굉장히 예쁜데…
    봄 가을 놀이삼아 한 번씩 다녀올만하지요…

    도토리 님은 약방에 계서도 제주도 풍광이 아른아른 하시지요
    언제 성산포 가게될지…꿈이나 꿔봅니다…^^

       

  9. 산성

    31/10/2012 at 09:16

    이 사진들,집안 역사로 남게 되겠습니다.
    오래된 사진들도 많으실텐데 언제 한번 구경시켜 주시지요.
    잘 보존되어 있어 우리까지 구경할 수 있네요.

    아드님,큰 선물 한거 맞습니다.아가야^^

    시월의 마지막날…잘 보내시고
    새 달 새 마음으로…

       

  10. 참나무.

    31/10/2012 at 09:20

    아침엔 Barry-Manilow 시월간다는 노래 들었고
    오늘도 인사동 삼청동 한 바퀴하고 오면서 기어이 이용의 시월의 마지막 밤을 듣게됩디다
    손전화 라지오 손도 안댔는데 – 호주머니에 있거든요 진짜 저절로…^^

    오늘은 영화 함 편 봤습니다- 사실은 두 편-사랑의 침묵 앞부분 못 본게 자꾸 걸려서
    한 20분 보고 나온 뒤 다음 영화 ‘서칭 포 슈가 맨(Searching for Sugar Man)’
    이거 그댁 아이들꼬 꼭!!! 보라고 부러 영어 스팰링까지…

    제 블로그 역사 6년동안 봄 가을 두차례씩이나..안올렸을 리 만무하지요…^^

       

  11. 참나무.

    31/10/2012 at 09:25

    앗 산성님이 고 사이 낑겨드셨네…^^

    사실은 KBS 방영된 거 CD로 구웠다고 좀 있으면 보내올겁니다
    자손들께 남기라고 …연설하시는 남편 종형께서 그런 말도 했거든요

    오늘 국제 갤러리 K2 ‘최재은’ 개인전 1층은 글쎄 칠흙처럼 어둡게 해 두고
    작가가 독일 어느 마을 밤하늘을 8시간동안 찍은 장면이
    모니터 3개에 나누어 비치다군요…삼청동 나들이 하실 때 꼭 가보셔요
    달 별…이러면 곡 생각나는 산성 님…^^
       

  12. 참나무.

    31/10/2012 at 09:28

    네 정겨운 돌담길 손이 없어 감들은 거의 못따고
    지나가다 입 벌리고 있으면 딱 떨어질 것들도 많더라구요…^^

    우리집도 지금 감 부자랍니다
    장독에 넣으면 빨리 물러진다고 박스채 보관하라는 엄명이 떨어졌답니다
    짚을 골고루 깔았다고…

    아 소개해주신 소래 포구도 더 추워지기 전에 한 번 가고싶은데…
       

  13. 참나무.

    31/10/2012 at 10:48

    산성 님 정말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 고가 풍경 몇 편 되는데요
    아쉽게도 어떤 포스팅은 거의 배꼽이지만

    그래도 봄 선산행 때 가묘 앞의 꽃무릇이 그대로 있어서
    한가한 시간에 찾아보셔요

    http://blog.chosun.com/blog.log.view.screen?blogId=11009&logId=3405617

    ‘ 가묘 ‘ 로 검색해도 된답니다…;;

    아참 BGM 도 바꿨어요 – 시월의 마지막 밤은 오늘 들어서…^^

       

  14. summer moon

    31/10/2012 at 23:26

    이런 아름다운 곳에 살면서
    서울이나 다른 큰 도시에서 사는 친구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상상을 해봐요, 느린 걸음으로 마중나가는….^^

    언젠가 아드님 커플 데리고 같이 가셨을 때 찍어서 보여주신 사진들 보면서
    정이 듬뿍 들었더랬어요, 폐가가 되어가는 제 조부모님 집 생각이 겹쳐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구요.ㅠ

    저도 진아님과 같은 생각-스카프 & 모자의여인?!^^   

  15. 참나무.

    31/10/2012 at 23:52

    더 나이 들어 고향가서 살아도 되겠다…하다가
    전시회 못다녀서 어쩌나..이럴 때도 있답니다..ㅎㅎ

    오늘은 왕십리 공중전화- 무인 도서관이 궁금해서 좀 일찍 나갑니다
    다녀와서 아들의 아들도 보러가야하구요- 자꾸 눈에 삼삼 거려서 원

    가 봐도 유리창으로 잠깐 볼 뿐이지만
    얼른 산후 조리원 2주가 흘렀으면 한답니다

    오늘도 최고로 좋은 날~~~^^*   

Leave a Reply

응답 취소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