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거실 바닥이 미지근 해서
-보일러 넣었나요 / 응 썰렁해서…
새벽에 나보다 헐씬 먼저 일어나니 그렇기도…
– 좀 도와주세요/ ?
신문지에 멸치 한웅큼 꺼내어 내장 좀 빼 달라 그랬다.
-까만 거만 떼어내요 씁쓰름 하니까/ 머리도 넣치마라 /그러시든지
다시마랑 표고 두어 개 넣고 멸치 다시 끓인 후
-이럴 줄 알았으면 엊저녁에 미리 담궈두면 더 좋았을걸
요즘은 매운 거 싫어해서 김치는 양념 털어내고 슬쩍 물에 행궈
반 정도는 멸치 다싯물에 같이 넣어 우려낸 후 채에 받쳐 버리고
말간다시 물에 반 정도만쫑쫑썰어 찬밥에 같이 넣어 끓인다
오늘은 어제 산 1+1 행사 굴도 있어서
불에서 내리기 직전에 넣어오동통해질 때 상에 올린다
석쇠에구운 김잘게 부쉰 다음 따로 담아두고
그릇에 퍼서 먹을 때마다 솔솔 뿌리면 된다.
진주지방 토속음식 중에 김칫국밥이란 게 있는데 겨울철 별미다.
김장김치쫑쫑 썰고 멸치 다시에 찬밥넣고 끊이는 거다
-일부러 생쌀로 끊이면 더 맛나다
3남 3녀 시댁 식구 중에 사위 둘은 경상도지만
막내 사위는 서울 토박이였다.
– 시부모 모시고 대가족일 때결혼 전에도 자주 놀러왔다.
어느 날은 이상한 개죽 같은 걸 먹어라 하는데 참 난감했노라고
그 후 막내 시누이 부부는 미국에서 신혼 시절을 보냈는데
그 개죽(김치국밥) 참 맛나더라며자주 해 먹는다 했다
경상도 남자들 치고 김치국밥 싫어하는 이는 없지 싶다
은근히 중독성도 있고 아침 해장용으로도 썩 괜찮다.
아참 떡국
오늘은 떡국 사리가 없어서 냉동실에 있는 절편을 그대로 넣었다
냉동 풀어진 후 나무 주걱 위에 올려 4등분 하니 다이아몬드가 되더라
지가 맛이 없을 리가 있나
냄비 그대로 올린 거 따로 대접에담고 김가루 솔솔뿌리며
훌훌 소리내고 먹는 모습이 아주 대만족한 표정이었다
이런 날은 괜히면죄부를 받는 기분.
남편 보기에 시월 한달에지간히 쫄쫄거리고 다닌 형국이었나보다.
그저깨 시장 갈 시간이 없어 냉동실에 손질해 둔 게가 생각나
호박 대신 무우 삐져넣고 대강 끓였더니
냉동이라 맛이 없다는둥
게 찌개엔 호박이 들어가야된다는 둥 …
오만 불평 불만을 늘어놓길래
음식 앞에 두고 잔소리 좀 그만 하라했더니발끈 화를 내며
"나 만큼 잔소리 안하는 남편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꾸지람이다
김성현 기자 특강 있던 날,
저녁상 차려두고 나가는 나랑 딱 아다리가 되었을 때
표정이께꼬롬 했지만 아트북스 담당자랑 이미 약속된 일이라
그대로 강행했더니꼬옹~~ 하고 있었나보다
나도할 말 없는 거 아닌데…
‘하고싶은 거 겨우 하고 사는데…’숫자로따지면 1/7정도?
천하의 호천과…가고싶고 보고싶은 곳천지 삐까리지만
밤외출 않으려고 음악회도 못가는데- 정확한 표현으론 안가는데
탁 깨놓고 남편이 고용주에서 고용자가 바뀐 이후 결심했거든
아무리 비싸도 다른 데 아끼고 좀 무리하면 그까이꺼 예매 할 수도있지만
남편 혼자 내팽겨두고 나 혼자 좋으면 되겠는지
세상 만사 으뜸이 ‘조화’ 아니겠는지
남편에게 월급봉투 한 번 건낸 적 없는 무능한 여편네 주제에
오늘 아침 같은 날은 맘이 편해진다
살방궂지도못한 사람이라
이제 추워지니좋아하는 굴 넣고 떡국도 자주 끓여야겠다
– 근데 요즘 굴은 예전 진주 지방 ‘석화’처럼 향이 없어 별로더라
우리 어릴 때는 꼭굴을石花라 했다.
날씨 쌀쌀한 오늘 김치국밥 끓이고 말도 많네
왕십리 부루스-약속은 칼
어젠 맘 먹고 일찍 나섰다.
운동 후엔 사람도 많고 나도 바쁘고
무인 도서관으로 변한 공중전화박스 좀 자세히 살펴보려고…
문도 열어보고…완전히 파악했다
책 뜨락으로 아이디어 낸 분
이런 사람이 참으로 대단하다
다른 동네에도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왕십리 역에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오면 오른쪽 책뜨락 빨간 도서관이 보인다
뒤로 E마트
이른 시간인데도…
책 뜨락 곁엔 이런 벽화가…
여름엔 분수도?
맞은 편엔 소월 시비 공원
조만간 아이맥스에서 영화도 봐야지
검고싶은 거리 뒷 건물이 노천탕도 있는 왕십리 포시즌 워터파크
왕십리 지하철 부근에는 다른 공원도 있다
그리 해도 아직 10시 전
*
산후 조리원 입구에 이런 조개껍질- 괜히 안심이 되는. . .
손만 씻고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아직 안아보지도 못하고…
summer moon
02/11/2012 at 01:54
어디를 가나 남편들은 같은 확신(ㅋ)을 하며 사는거 같아요,
‘나와 보라고 해’ 이러면 길이 꽉차도록 남편들이 쏟아져나올 거 같거든요.ㅎㅎ
‘참나무님 같은 아내 또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이러면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못나간다는거…..아시죠?ㅎㅎㅎ
김치국밥 언제고 한번은 꼬옥 먹어보고 싶네요
읽어내려오면서 침을 목이 아프도록 삼켰다니까요.ㅠㅠㅠ
‘책뜨락’—-정말 감사합니다 !!!^^
아주 마음에 들어요,
저 사는 근쳐에 이런거 있다면 제 책들을 가져다 주고 싶을 정도로….
주위 풍경도 아주 마음에 들구요.
그리고…아가 !
우와, 어쩌면 표정이 이리도 다양한지!!!
그냥 보고만 있어도 절로 행복해져요 !!!^^
마이란
02/11/2012 at 02:18
어머머~ 하하하~
뭔 햇아가의 표정이 저리 다양하고 암팡지대요?
더구나 부처님같은 미소.. ㅎㅎ
그 미소 보는 순간 너무 기분이 좋아서
사진 돌아가는 거 세 번이나 연달아 들여다 봤어요. ^^
갱상도 김치국밥,
좋아하는 경상도 남자, 저도 몇 명 알아요.
제가 전에 끓인 밥 먹는다니까 김치 넣고 끓여보라고 가르쳐 준 분도 있고
저랑 가장 친한 친구가 무척 좋아하는 음식이예요.
저야말로 처음엔 개죽…ㅋㅋ 같아.. 그랬지만. ^^
음식중엔 맛도 맛이지만 마음을 풀어주는 음식이 있잖아요.
김치국밥도 그런 음식중 하나지 싶어요.
士雄
02/11/2012 at 03:53
왕십리가 많이 좋아 졌습니다.
지해범
02/11/2012 at 09:13
경상도에서는 그 김칫국을 ‘갱시기’라고 하지요.
겨울철 먹을 거 없을 때 김이 무럭무럭나는 갱시기 한그릇이면 끝내주지요.
벌써 침 넘어갑니다. ㅎㅎㅎ
참나무.
02/11/2012 at 10:16
제가 귀여운 여인은 못된답니다…;;
음식못해도 배처럼 사근사근한 여자들은 남자들은 좋아한다지요…;;
책뜨락 문에 그려진 ‘어린 왕자’ 볼 때부터 기분 좋았는데
내용은 약간 부실 했지만 어느 날 읽을만한 책들이 많리 기부되었으면…
저도 썸머문 대신 책 정리할 때 몇 권이라도 넣어야지 합니다
신생아들은 일주일 지나면 좀 빠지거든요 어제가 딱 8일째
이제 찌기 시작해서 2주일 지나 산후조리원 나갈 때는 살이 오르겠지요…^^
무무
02/11/2012 at 10:17
저만 개죽같다고 생각한게 아니었군요? ㅋㅋㅋ
전 지금도 개죽같아 먹기 싫은데 남편은 김치국밥 해주면
옛날에 말야~로 시작하는 어릴적 이야길 꼭 끄집어냅니다 ㅎㅎ
유명한 프랜차이즈 죽집에도 이 메뉴가 있던데요?
낙지 몇 모타리 넣어서 업그레이드하긴 했지만요 ㅎㅎ
김진아
02/11/2012 at 10:19
김치국밥 맛있죠…맞아요 은근 중독성이 강하답니다. ㅎㅎ
오늘 같이 바람 불고 추운 날..아! 얼른 집에 가고 싶어요. ^^
아가 얼굴을 보고 또 보고..
모니터가 닳게 생겼어요. ㅎㅎㅎ
참나무.
02/11/2012 at 10:21
햇 아가란 말 마이란 특허내셔요…^^*
잠깐 만남인데 저런 표정을 짓더군요 디카 담을 땐 그냥 눌렀는데
저도 올리면서 어? 아눔봐라~ 했답니다
요즘은 손주자랑하면서 2만원 내면
‘그걸로 택시타고 나가라~한답니다..ㅎㅎ
음 마이란도 개죽을 아는구나~~
음…마음 풀어주는 음식…머리 끄덕끄덕…^^
참나무.
02/11/2012 at 10:22
넵! 요즘 왕십리… 조해일의 그 왕십리는 아니랍니다아~~
참나무.
02/11/2012 at 10:24
지기자 님 경상도셔요
말씀하시던 억양..생각이 안나네요?
소개해주시는 ‘타이난’ 패키지 상품 있나 알아보려구요…^^
참나무.
02/11/2012 at 10:27
서울냥반들은 아무래도 첫인상이 좀 그럴겁니다..
본죽..그런데요?
근데 낙지 몇마리…왠지 옛날 먹던 그런 맛 안날 것같네요
어떤 겡상도 사람들이 아마 원을 했나봅니다
저도 기회되면 한 번 맛봐야겠네요…^^
참나무.
02/11/2012 at 10:39
아직 퇴근 전이군요
아이들 기다리겠다…그나저나 진아씨도 참 음식들 많이 알아서 신나요..^^
…마우스로 얼굴 쓰다듬는 거 들켰네…^^
비단
02/11/2012 at 11:23
저도 겨울에 밥맛이 없을때 자주 끓여먹던건데 ^^ 저만 아는줄 알았거든요
콩나물도 조금 넣을 때도 있어요
이렇게 김치국밥으로 온 동네가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참 좋아 보인답니다
따뜻한 풍경이 그려지는 참나무님 방은 매일아침 뜰에 치자꽃 만지고 들어오는
일과처럼 웃으며 다녀갑니다.
참나무.
02/11/2012 at 12:31
어머나 루시아 님도 김칫국밥을 아시다니…
맞아요 콩나물 넣으면 더 시원하지요
이젠 경상도 음식이라 우기지도 못하겠는걸요
오늘 잊지않고 떡국 사리 사와서 낼 아침엔 정식으로 끓일려구요
루시아 님 답글 받아 신납니다아~~^^*
레오
02/11/2012 at 16:35
아기가 넘 이뻐요
똘망똘망해 보이구요~
decimare
02/11/2012 at 22:04
저요~! 저요~~!
나와 보라고 하셔서…나왔습니다. ㅎㅎ
푸나무
03/11/2012 at 00:07
아빠 눈이 엄청 크더니….
아이고 갓난아이가 엄청 에쁘군요. 그기다 미소까지…..
보이네요. 참나무님
이제 갤러리 대신 아기하고……조블은 걱정이고……^^*
전라도에서는 아에 김치죽이라 불렀는데요.
저두 좋아햇구요.
참나무.
03/11/2012 at 00:40
레오 님도 부추기셔요 고품격 DNA 널리 널리 퍼지게…^^
참나무.
03/11/2012 at 00:42
마레 님 정말요?
마레 님 오시면 토요일이지요..^^
참나무.
03/11/2012 at 00:46
김치죽이 어쩌면 정확할지도…^^
오늘 아침에는 정식으로 끓였어요
굴은 빠졌지만..
어느 분이 정확하게- 요리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 치고…
올려달랬는데 정말이지 개죽같아 사진빨이 여엉 아니올시다 여서 막살하고
대신 ‘서칭포… 올렸어요…
아카시아향
03/11/2012 at 01:46
손주/손녀(?) 얻으셨군요!!
아가 눈이 똘망똘망한게…
표정도 다양하구요.^^
축하 드립니다~
참나무.
03/11/2012 at 03:17
넵 아들의 아들 축하 고마워요 먼 독일에서- 한국엔 언제 오시나요
인중이 길어 명도 길겠네…이리 주책을 부린답니다..^^
도토리
03/11/2012 at 04:51
햇아가가 미남입니다.
갓난아기가 이렇게 잘 생긴건 처음 봅니다.. 정말루…ㅎㅎ^^*
해 연
03/11/2012 at 13:00
요즘 아이들은 다 영그러 나와요.
이 포슽 읽느라고 숨막히는 줄 알았어요.
우쩨 글을 요렇게 달달달 써요? ㅎㅎㅎ
shlee
03/11/2012 at 13:33
왕십리 김소월 시비 보러 가야겠네요.
특히 비오는 날~
참~
아기 이름 지었나요?
이만원 준비하세요~^^
참나무.
04/11/2012 at 01:26
답글은 해연님이 하셨네요 도토리 님…^^
언제나 넉두리만 합니다 저는
해연님 처럼
낙엽이 누구에겐 낭만, 누구에겐 추억 또 누구에겐 일…
이렇게 탁! 끌어내는 능력이 있으면 좋으련만…^^*
참나무.
04/11/2012 at 01:26
소월시인은 벌새를 보았을까요
전 봤거든요… 야외 수영장에서.
…
비 오시는 날 왕십리 함 와보셔요 – 2만원 쏠게요…^^*
해 연
04/11/2012 at 08:25
왕십리역에서는 한번도 내려본 적이없어요.
3정거장인데…
우리 아들네는 청구역
참나무.
04/11/2012 at 10:36
한 번은 오실만 하답니다
‘구통 수제비’라고…사장님이 나무 절구에 직접 쳐서 반죽한 수제비
두어 번 먹어봤는데 괜찮던데요- 몇 년 전통이라던가-숫자는 금방 잊는답니다
세련된 집은 아니어도 그냥 정이가는 오래된 집 알려드리고 싶네요 해연 님 위해서…^^
근데 수제비 좋아하시나요
– 청구역 금요일도 지나쳤는데 6호선 타고 약수동 갈 일이 있어서
이젠 해연님 사시는 곳 기억하며 지나치겠는데요…^^
조르바
04/11/2012 at 12:11
맛있는 글~ 알찬내용 잘 읽고 가요. 츄쳔~!!!
항상 정성을 다해 삶을 만들어 가시는 거 같아요… 존경합니다. ^^
참나무.
05/11/2012 at 00:14
아 조르바 님 오셨네요
마이란이 하도 칭찬해서…
떡도 잘 만드시고…
이젠 아는척 하며 지내겠습니다아…^^*
초록정원
05/11/2012 at 05:51
어쩜~ 갓난 야가인데도
아빠랑 많이 닮은 거 보여요..
서글서글 따뜻한 눈매.. 심기 곧아보이는 입매.. ^^
하늘나라에서 막 내려온
천사얼굴을 보니 가슴이 뜁니다.. ^^
축하드려요.. ♥♥
초록정원
05/11/2012 at 05:56
요즘은 아가들이 하도 귀해서
마트나 병원에서 만나는 애엄마들이나 임산부들
만나면 어찌나 이쁜지요..
모두들 슈퍼우먼 같고..
대견스런 며느님께도 마음의 꽃다발 한아름~~ ^^
참나무.
05/11/2012 at 08:20
그댁 청년들은 소식없나요- 꼭 소식주세요
저도 달려가서 복수할 날 얼른 오길!!!
참 고마운 일이고 말고요
산모가 아직 젖이 잘 돌지않고 아이가 2시간 간격으로 깬다고
어젠 속상해서 울었다고 전화가 왔더랍니다.
우짜든지 조리원에서 퇴소하면
모유 많이나오는 음식 열심히 해먹여야겠네~~ 한답니다
진심으로 축하해주셔서 많이 고마워요
그나저나 병원생활 힘들어서 어쩐데요…
손풍금님도 여여한지요 요즘은 전화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