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못 올렸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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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첫날 아들의 아들 보고 올 때

KBS 1.F.M 4시 ‘노래의 날개 위에’ (이하’노날’)

에선 오프닝으로 내가 잘 모르는 시를 들려주었다

이어 폰으로 들었다.

너도 아니고 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간다 지나간다. 환한 햇빛 속을 손을 흔들며…….

집에 돌아와 한가한 시간에 전문을 찾아봤다.

이럴 때 인터넷 고마움을 느낀다

그날 들었던 연주는 또 어떻고

유씨 비올링 사랑의 인사- 아 눈물겨웠고

자주 올려 더 못올리겠는 마리아 칼라스의 카스타 디바 하며

그래도 오늘 BGM은 아무것도 아닌 달이어서 ‘노벰버’라니

무언가를 심기로 한다.

올해가타계 몇 주년이라고 많은 연주를 들려주던 글렌 굴드는 넘 빠르고…

자클린 뒤프레는안전 모드라 소스 펌 금지

바렌보임을 할까 리히터를 할까…

에밀 길랠스까지 다 들어봤다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온통 풀냄새를 널어놓고 복사꽃을 울려놓고 복사꽃을 울려만 놓고,
환한 햇빛 속을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서풍부(西風賦) – 김춘수

시집; 구름과 장미(薔薇) 행문사, 1948

11월 1일 방송된 건 윗부분 까지였다.- 다시듣기로 확인했다

정세진 아나는 지난간 10월이 아무 것도 아니지 않는달이란 역설로

강한 부정을 한 것이란 설명이었다.

– 엄격하게는 노날 윤석미 작가의 생각일 테지만…

그러고 보면 인디언 원주민들의 달력이 더 맞겠다는 생각이다

‘다 사라진 것은 아닌달’ 11월…

법정 스님 살아 생전의 수필은 왜 또 생각이 아니 났겠는지…

쉬프가 마침 찾아진다

탬포가 좀 더 느렸으면 좋겠지만 들어본 중엔 제일 맘에 든다

원래 피아노지만…가을이니까…

현악기가 좀 섞여도 좋을 듯 하야…

다 사라지지않는 달 11월이니까

더 찾는 건 정말 시간 낭비

이렇게 맨날 쓸데없는 짓거리로 세월을 낭비한다

시간 낭비한 죄 얼마나 클까

지옥가면 빠삐옹주인공 (스티브 멕퀸이 분한 이름이 뭐더라)처럼

벌받겠다 – 그것도 단단히…

11월을 설명한 방송작가 처럼

헛되게 보낸 지난 날도 결코 아무것도 아니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난 정말로 청도 운문사 악착보살처럼 악착같이 살아내지를 못했다

만사를 놀멘놀멘…

그나저나 김춘수 시인의 저 시집 발행연도가 1948년

이 시집 가지고 계신 분정확한 行 좀 알려주셨으면

자주 이용하는 시인 백과에선 산문시처럼 다닥다닥 붙어있었고

마침표가 6개…

난 홀수좋아하니 7개 行도 내맘대로

– 김사인 시인이라면 잡혀갈텐데…

유씨 비올링-사랑의 인사…ㅠ.ㅜ

오늘 아침에도 김치국밥을 끓여먹었다

내리 사흘짼데 둘 다싫증도 안내고

간을 보지 않아도 선수가 되어 딱 맞다.

그래도 반찬을 안 놓을 순 없는 일이고

얼마 전에 산 자잘한 새우 젓- 자하 젓(?)이라던가

얼마나 자잘한지 어린아이 손톱 깎은 것 만하다

젓갈 즐길 군번 아니어서 물을 약간 탄 후 쳥양고추 등 갖은 양념해서

김치국밥 대여섯 술 뜬 후 괜히 한 마리 정도 반찬이랍시고 먹는다

김사인 시인 1박 2일 깡술 마시면서 안주 권하면

귀찮아서 김치 양념 무우 쬐금 입에 대듯…

– 청담 시낭독회 뒷풀이 참석한 사람들만 아는 이야기

모르는 분들은 그냥 음악이나 들어 보시고

11월 첫날…올릴까 하다 피곤해서 그냥 자버렸다

마침 András Schiff 가 찾아지길래…

8 Comments

  1. summer moon

    04/11/2012 at 03:14

    아주 오랫만에 밖에서 막일을 했어요,
    꽤 힘든 일을 서너시간 거의 멈추지 않고 했더니 집에 들어와서
    신발 벗는일 조차 힘겹던걸요.ㅎㅎ

    주위 눈치보지 않고 즐기면서 노는 일-쉬운게 아닌거 같아요
    저는 걱정될 정도로 잘하는거…^^

    참나무님 하시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세월 낭비, 시간 낭비라니요 !

    앙리 ‘빠삐용’ 샤리에르- 였던거 같은데…

    Judge in dream: I accuse you of a wasted life !
    Papillion: Guilty….guilty….guilty   

  2. 산성

    04/11/2012 at 09:49

    그저 중얼거림같은 저 詩,참 좋지요?
    저도 아껴둔(?) 시^^

    지금 창 밖…요란한 바람,
    나뭇잎들 성글어지면 금새 추위타령 하게 되겠지요.

    서울 숲 평상 주변에 내려앉은 계절.
    벌써 저렇게나…?

    햇아가는 잘 있습니까.아가야 안부 묻는 재미…^^

       

  3. 참나무.

    04/11/2012 at 10:29

    아…혼자 중얼거려도 이럻게 친절한 답을…잊지않겠어요
    바깥일도 온 힘을 다 하여 했겠지요- 아주 열심히
    안봐도 그려집니다…

    빠삐용 저 문구 보관해야겠다.
    가끔 실데없는 짓거리 할 때마다 나에게 하는 말 같아서…

    잘 다녀왔는데 이상하게 오른쪽 어깨가 아파-마치 오십견처럼?
    답들도 살살 올리는 중입니다 어깨에 무리 안가도록…^^
       

  4. 참나무.

    04/11/2012 at 10:31

    저는 이 시 몰랐어요
    산성님인 아시리 했는데- 혹 시집도 가지고 계신지요- 그러면 부탁드려요

    아가는 엄마 젖 잘 먹고 잘 자고 한다네요
    오늘은 어깨아파 못갔답니다…
    아가 안부 고맙기도 하지…^^
       

  5. 참나무.

    04/11/2012 at 10:45

    근데 ‘젓갈’이 맞나요 ‘젖갈’이 맞나요…;;

    아이구 쯧 ‘산성님은 아시리…오타…;;   

  6. 참나무.

    04/11/2012 at 11:01

    아참 서울 숲 평상은 작년 김사인 시인 만난 후 ‘조용한 일’ 올리며 담은 겁니다
    지금 보니 11월 26일- 참 눈도 매우셔라…^^
    선물입니다 리바이블이지만 이 칸에 있어도 나쁘지 않겠어서…
    *
    조용한 일 – 김사인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 가만히 좋아하는 창비시선 262 김사인 시집 P.38

    그 칸에도 무언가네요…피아노 솔로지만…    

  7. 산성

    05/11/2012 at 07:36

    눈이 매웠던 것은 아니옵고 벌써 저렇게나 하고 놀랏을 뿐입니다
    저리 되기전에 함 가봐야지…하는 마음

    젓갈이 맞겠지요 뭐.

    김사인 시인의 시처럼 조용하게….가만히 있기.

       

  8. 참나무.

    05/11/2012 at 08:14

    말로만 하시지 말고 함 오셔요 버선발로 맞이하리다…^^

    레오님도 좋아하던걸요- 어디 사진이 있을텐데
    어제 디카 잃어버렸을 때 사진들도 제때 제때 옮겨놔야겠네…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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