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사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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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근 9시간 걸려 모유가 잘 안나온다는

며느리 위하여 남대문 시장 딱 한 군데 있는

민물고기 파는데서 가물치 사다 고우면서

"울 어머니 세이레 되는 날은 꼭정화수에 수수 팥떡올리고

‘소처럼 개처럼’ 자라라고, 삼신할머니께 빌었는데. . ."

나보고도 그렇게 할 수 있냐 묻습디다

-부끄러 못해요…;;

( 높으신 분께 기도하면되는데…나원참 )

예수님 싫어하는 남편과

예수님 마니 사랑하는 딸 사이에 낑겨

저는 어려울 때가 이런 경우도 되겠네 합니다

세이레 무사히 보낸 어제

‘며느리에게 가물지 고아주는 시아버지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농담하며 전화하던 중 …글쎄…

세이레 하루 전날 응급실에 갔단 얘길 하는겁니다

놀래자빠져서 사연을 물으니 사레가 걸려

아기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119 타고 . . .

(. . . . . . . )

가물치도 알맞게 고아져서 야무지게 포장한 후 달려갔지요

아들네 집에 들어가기 무섭게 안사돈은

내 손을 잡고 눈물부터 보이며 펑펑 우는겁니다

자초지종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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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가 작아 우유먹던 중에 일어난 사고였다네요

사건을 종합해 본 결과 우윳병 꼭지가 너무 크게 뚫린데다

배고픈 아기가 급히 빨다 일어난 사고라는겁니다

초보 엄마 초보 외할머님의 실수라며

그날 이후 당장 다시 꼭지 바꿨다며…

형님께 물어 알았다는겁니다

(아기 넷 키운 산호맘 육아 박사 아니겠는지요)

안사돈은 한 일주일 보내면서

벌써 오른쪽 손목엔 압박 붕대를 하고 있고

그 때 놀랐던 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뛴다며

다른 모든 궂은 일은 다 할테니

아가 키우는 건 절더러 맡아달라는 겁니다

이 건망증쟁이 난들 아기 키운 지 오랜데 뭘 알겠냐고…

늘 기도 하고 아기 인중도 길어 명은 길꺼니까

다신 이런 일 없을거라 농담겸 위로나 할 밖에요

세이레 만에 처음 안아 본 내 아들의 아들

품에 안고 있으니 감사의 기도가 절로 나옵니다

곁에서 안사돈은 짝잃은 양말 한 짝설명을 합니다

예뻐서 샀는데 응급실 간 날 잃어버린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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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도 혼비백산,

정신차려보니 잠옷바람이었다고…

이 세상이 다 무너지는 것 같더랍니다.

그래 아기 키우며 부모님 생각 다시 하게 될꺼다

여자는 세 번 태어나는 거라는 다 아는 얘기는 참았습니다만

어제 아침 방송으로 들은 라흐마니노프와 정신과 의사 얘기나 해 주며

늘 기도 하고 ‘. . .될 것이다’ 최면 걸며 가물치도 잘 먹어라…

이런 말 밖에 저는 할 게 없어서…

울 남편은 혹 비려서 잘 안먹을 지 모른다고 걱정 했거든요

구수~~한 게 사골 국물 마시는 기분이라며 고맙게 먹더라니까

아~주 만족하며 또 고아줘야겠네…이럽디다.

재밌는 일은 가물치 파는 아저씨가 옛날 갓날

저에게 해줄려고갔던 바로 그 집 그할아버지였다네요

이게 이야기꺼리 라며 며느리 안사돈께도

한바탕 떠들고 . . .다녀왔답니다.

아기 발가락이 꼭 아들 닮았던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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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주일 되던 날산후조리원에서 할아버지랑 첫 대면…^^*

현제 스코어 새벽 운동마치고

소월 시비 내다 보이는 던킨 도너츠에서

소망이던 브런치까지 하고 와서 콕콕거립니다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 노천탕 한탕 하려다,

막살하고. . .요즘도 하려나 확인차…^^

그러면 오늘 조조 못 볼 것같아 총총 집으로 왔습니다

오늘은 영화두 편 볼 예정입니다.

이제 앞으로 이런 시간도

많지 않을 것 같은 조바심에…

어제 씨네 큡 들렀는데 타이밍이 어중간하여

영화 대신 그리트 느긋하게 만나고 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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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큡 가시면 3층에도 올라가셔서 황금 DNA

어떻게 생겼나 구경도 해 보셨으면~해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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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미술 연속 기획전

첫번째 이야기-김정욱, 배준성 展-12월30일까지

모니터로 친절한 설명도 해 주고

멀리 삼청동 갤러리 인 못가신 분들께 시간 절약도 되겠습디다

사진 촬영 아니되지만 특별히 부탁해서

몇 컷 찍었는데 나중에 올리겠습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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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Comments

  1. 푸나무

    14/11/2012 at 01:55

    아…아무리 봐도 잘생긴 아들….
    세상에..잠옷이요? 얼마나 황망햇을까??
    멋지고 세련된 시어머니 참나무님…
    라흐마니노프이야기를 며느리에게하시는,
    참 다행이에요.

    색동요가 너무 이쁩니다.
    아이가 아주 밝겠습니다.
    저런 요 위에서 자면….

    시네큐브….
    하시니 비지터 이야기나 올려야겠다.
    아주 잼있는 만남이 있었어요.    

  2. 士雄

    14/11/2012 at 02:36

    무럭무럭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랍니다.ㅎㅎ   

  3. 무무

    14/11/2012 at 04:38

    제 아들 생후 7개월 되었을때 탈장수술했어요
    수술실 들여보냈는데 침대에서 일어 나려고
    뒤집는 통에 자꾸 꼬꾸라지던거 그래서 엄마인 저보고
    들어와서 마취할때까지 안고있으라 했는데
    울다가 마취 되니까 붕어마냥 뻐끔거리던 입술이
    지금도 선명히 기억납니다
    수술후 나올때까지 울면서 기다렸습니다
    그때 다짐했지요 무슨일이 있던 널 지켜줄 것이다….   

  4. douky

    14/11/2012 at 04:59

    잠자는 모습이 더 없이 평화스럽네요.
    편안한 느낌의 이쁜 아가…

    그 모습에선 도저히 응급실 출동상황이 상상이 안가는데,
    아기가 우유먹다 그랬다니…
    엄마와 외할머니께서 얼마나 놀라셨을지… 짐작이 됩니다.

    응급실까지 다녀오고… 삼칠일 잘 넘겼으니…
    내내 건강하고 튼튼할 거예요.

       

  5. 슈카

    14/11/2012 at 05:19

    와~!!! 너무너무 예쁘고 잘 생겼어요!!!
    머리카락도 까맣고 눈코입도 오밀조밀 뚜렷하고 예뻐요!!!
    백만년만에 들어왔다가 이렇게 기쁜 소식 접하고 전화드렸다가…ㅎㅎㅎ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곱하기 천만배루요~!!   

  6. 김진아

    14/11/2012 at 06:47

    초보 엄마와 외할머님을 기절초풍하게 만들었군요.

    건강하게 잘 자랄거예요.

    그나저나, 아가가 듬직하게 잘 생겼습니다. ㅎ

    *^^*   

  7. 도토리

    14/11/2012 at 08:34

    완전 천사예요.
    이젠 무럭무럭 자알 자라겠네요…!!   

  8. 참나무.

    14/11/2012 at 09:09

    어제 비지터 보려다 시간이 안맞아 포기한 대신 느긋한 시간 보냈네요
    시높시스 읽어보니 아주 흥미롭던데요…
    오늘은 ‘우리도 사랑일까…봤답니다

    푸나무 님 리뷰…보증수표지요…기다릴게요…^^
       

  9. 참나무.

    14/11/2012 at 09:10

    고맙습니다아~축원…^^
       

  10. 참나무.

    14/11/2012 at 09:14

    오…그런일이…
    아이들 아프면 대신 아프고 싶지요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머리도 먼저 밀어버린 아드님
    이젠 그 아드님 따님 효도 받을 순번이신가봐요 무무 님

    요즘 남편이 몰두하고 있는 허영만 식객 볼 때마다 무무 님 생각해요
    언제였나 …배영만씨랑 동행하여 진주 맛집 기행하시던…^^

    이젠   

  11. 참나무.

    14/11/2012 at 09:23

    광화문 스폰지 하우스에서 ‘스시 장인, 지로의 꿈’ 보면서
    미각은 타고나야 한다는 말 할 때 종준이가 떠오르데요
    음악 선곡도 탁월했지요…그 열정도 부러웠고…

    아기가 눈 뜨기 기다리도 계속 자더라구요
    부러 발오 만져보고 그랬는데도…^^
    금.토.일.월…아들네 집에 가기로 했답니다
    ‘응급실 사건’ 으로 놀랜 외할머님 대신…

    덕희 님 후기 읽고 꼭 봐야지 했거든요
    오늘은 조선일보 기자분들 한 분도 안보이데요…^^
       

  12. 참나무.

    14/11/2012 at 09:52

    주위에 육아 전문가들이 많아 든든하답니다 진아씨까지…

    아들이라 그런지 기운이 쎄더랍니다 벌써부터…^^   

  13. 참나무.

    14/11/2012 at 09:53

    씨네 큐브에서 조조 관람 후 스폰지 하우스 다음 영화 볼 시간이
    10분도 안남아 마침 전화 통화 하고 허둥대다 손전화를 진동으로 안돌렸나봐요…

    저 포함 관객 모두 5명 아주 조용한 객석에서 제 손전화가 …ㅋㅋ
    마침 끝날 즈음이라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음악회 엿으면? 진땀이 났더랬어요 …ㅎㅎ
       

  14. 참나무.

    14/11/2012 at 09:54

    아가 얼굴 보고 있으면 세상의 시름 다 잊어버리겠던걸요
    며느리가 해산 전부터 ‘이명’ 때문에 걱정이었는데 아직이랍니다.

    집안에 이비인후과 의사가 있어서 물어보니 치료방법도 약도 없다면서요?
    그냥 신경쓰지 말고 지내라는데 아기가 밤낮이 바뀌어
    우는 소리 못들을까봐 신경을 많이 쓰더라구요…;;
       

  15. cecilia

    14/11/2012 at 10:13

    아기 얼굴, 너무 이뻐요.

    길가다가 유모차에서 잠자고 있는 아기들 보면 꼭 멈추어서서 한참 바라봅니다.

    하지만 아기를 기르는 일은 엄청난 수고를 해야하겠죠?

    그런 점에서 대가족을 거느리고 계시는 참나무님은 아마도 인내심이

    아주 많고 좋은 분이실거에요.

    프랑스 독신자들은 대부분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많다는 것,

    결국 아느게 너무 많아서 부정적이 되는 것같아요.   

  16. 참나무.

    14/11/2012 at 10:42

    ㅎㅎ 클났습니다
    눈도 안 뜬 얼굴 예쁘다 그러셔서
    생후 일주일 된 슬라이드 눈 뜬 사진 겨우 찾아 올립니다
    씨잘데기 없는 잡문이 많아

    제가 올리고도 못찾아서 한참 헤매다가…^^    

  17. 조르바

    14/11/2012 at 11:06

    ^^
    마음을 충분히 짐작하며… 뭉클해서 갑니다.
    하루가 또 가고…
    아가는 쑤욱쑤욱 자라고… 화이팅~!!!   

  18. 아카시아향

    14/11/2012 at 20:14

    덩달아 깜짝 놀랐습니다.

    첫 애 낳고서
    저도 얼마나 허둥댔었는지…
    지금은 그것도 다 소중한 추억거리가 되었답니다.

    아가가 태열 같은 것도 없나봐요.
    피부미남인가요?^^
    (사내 아이 티가 납니다~~)

       

  19. 딱따구리

    15/11/2012 at 00:42

    아니, 벌써 저렇게 호탕한 미소?
    저런 신생아실 같은 곳에 아기 돌보는 간호사가 나였으면~~   

  20. 참나무.

    15/11/2012 at 00:44

    그러게요 신생아 돌보는 일들 표정이 왜그리 밝고 환하고
    또 이쁜지요..우리랑 아기 사이엔
    유리창이 막고 있었던 날이었네요 딱따구리 님..^^   

  21. 참나무.

    15/11/2012 at 00:49

    헌 사람도 예전에 새사람이었다
    어제 본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한국제목 ;Take This Waltz 이런 제목이 어이하야 )
    목욕탕에서 젊은 여인들깨 해 주던
    할머니들 대사가 명언이네 했더랍니다
    공항 환승하기 어려움 보다 환승하기 어렵다 생각하는 그 자체가 무섭다 하던 그녀
    에리한 감독의 깊은 마음을 잘 연기하더람요- 향님만 보면 영화이야기 하고싶어서…^^

    우리 모두 예전엔 모두 초보 엄마였지요…
       

  22. 참나무.

    15/11/2012 at 00:50

    조르바 님 고마워요
    진심어린 축원…
    고대~~로 전해집니다아…007은 온재볼까나…^^*
       

  23. summer moon

    15/11/2012 at 02:26

    ‘며느리에게 가물지 고아주는 시아버지’
    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도
    나올 사람이 별로 없을거 같아요.ㅎ

    아가 자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요!   

  24. 운정(芸庭)

    15/11/2012 at 03:32

    우선 손주 보신것 축하합니다.
    그저 무럭무럭 잘 자라기를 기도 합니다…

    가물치는 산모에게 앚 좋은 식품이며, 경동시장에도 팔아요.
    예전에 2마리나 먹어 보았고, 산모에게 갈때는 가물치가 선물이었어요…   

  25. 마이란

    15/11/2012 at 05:51

    제목만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휴…
    정말 다행이예요.
    세이레 요란하게 넘어섰으니 앞으로는 건강하게 잘 자라겠네요. ^^

    이목구비가 두런두런 시원해서
    사진만 봐도 뿌듯하니
    참나무님은 어련하실까 싶어요. ^^

    며느님 많이 놀랐겠네…
    고아주신 가물치 먹고 젖이 잘 나와서
    모유 수유만으로 충분하면 좋겠어요.

       

  26. shlee

    15/11/2012 at 11:14

    발가락이 닮았네가 아니라
    발가락도 닮았네요~
       

  27. 산성

    15/11/2012 at 11:33

    보석같은 아기!
    들여다보는 재미,무럭무럭 건강하게…

    예리하신 쉬리님^^
       

  28. 술래

    16/11/2012 at 16:15

    글을 읽는 제가 혼비백산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놀랬을까? 휴우~~~

    아기 모습에서 저는 넘버 4가 보이는거 같기도 하고…ㅎㅎ
    아기 바라보시면 을매낙 행복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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