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리움! 아니쉬 카푸어 기획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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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 옥외 명물이던 부르주아 할머니의 ‘마망’이 없어졌단다

작지도 않은거미 엄마와 아기는 어디로 갔을까.

아니쉬 카푸어가 이번 리움 기획전에는 직접 설치를 했을까

2008년도 국제 갤러리에서는 조수들이 설치했다는데-물론 카푸어 지시 하에

어쩌면’극비(?)를 큐레이터랑 얘기하다 알게되어. . .

다른 때랑은 달리 언덕을 올랐다- 야외 데크 후문으로 들어가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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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왼편으로 하늘 거울이 보인다

가까이 다가서도 내 모습은 보이지 않고 좀 떨어져서 보면

데크 후문 곁의 집 모습이 위에 약간 보일 뿐 – 무슨 의미일까?

음성 해설로 듣기도 했고 큰 작품은 뉴욕에도 있는 건 알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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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나무와 눈 작가가 애독하던 릴케의 시집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에서

영감을받아 제작되었다는데 수십개의 스틸 공 어디가 시적이란 말인지?

이 자리에 거미가 있었는데 작품 주위는

신세계(회현)옥상 트리니티 가든 처럼 빙 둘러 물이 채워져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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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증, 2012, 스테인리스 스틸, 220 × 500 × 90cm 작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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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오후 3시 4m 거리를 유지하지 않으면 오목 거울의 집열효과로

의복 변색, 화상, 심한 경우엔 시력 상실의 위험까지 있단다.

작품 곁에는 보초들이 서 있다.

토요일이어서 관객들 많으리라 예상 했지만 붐비지는 않았다- 리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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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입구를 통하여 그라운드 관을 내려가니 노란 작품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어? 도슨트 설명 시간 1시, 3시라는데?

나는 손열음 베토벤 9번 들으며 ‘아 정말 연주 잘하네’

피아노로 불가능한 편곡은 없다 -교향곡이라 할지라도. . .

했던리스트는 후배 연주자들에게 정말이지 대단한 업적을 남겼구나. . .

차 안에서 연주 들으며 도슨트해설은 못듣겠네~했는데

가방 멘 모습이리움도슨트는 아니고? 낯도 익고?

설명 조금 들어도 예사롭지않아 귀를 기우렸다

노랑, 1999, 섬유유리와 안료, 600×600×300cm, 작가와 리슨갤러리 소장

바넷 뉴먼의 모노크롬같은 노랑(yellow)은 실제로 벽이 함몰되어빨려들어가는 듯 했다

건축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의 관습까지 허문 작품이란 설명을 들으니 뭔가 쉽게 다가온다.

함몰된 부분을 설치하려고 리움 측에서는 가상의 벽을 하나 더 만들었단다.

설명을 열심히 듣고 다음 작품으로 건너 갈 즈음 살짜기 질문을 했다

-저…혹시 감각의 미술관, 이지은씨…? / 네 전데요

책에서 본 저자의모습보다 훨씬 젊고

적당한 체격에다 지적인 미인이다

이 무슨 복이람 일단 따라다니기로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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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작품 앞에서서 이지은씨는 사진을 아무리 잘 찍어도

직접 보지않으면 절대로 느끼지 못할 것이라며 왼쪽 은바닥을 1.3m깊이란다

리움 건축가가 누군가 감히 렘 쿨하스 작품에다? 작가가 원하는 깊이는 2m

이 작품들은 직접 안으로 들어가 손도 넣어보고 감각으로 느껴보는 게

좋겠다 했지만 위험해서인지 금지구역 줄이 처져 있었다.

오른쪽 작품 역시 가늘고 깊게 벽을 뚫은 작품,

제목을 보니 도마의 치유 – 아하! 퍼떡 떠오르는 작품이 있다

The Doubting of St. Thomas

의심하는 도마 (The Doubting of St. Thomas)

카라바지오 (1573-1610 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

Oil on canvas ( 107 x 146cm- 1602-1603년 제작

산수치, 포츠탐_Sanssouci, Potsdam 소장

-요한복음 20:27 :

도마에게 이르시되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라 그리하고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

도마는 예수의 열두제자 중 한 사람이다. 예수께서 부활하신 후 그의 제자들에게 나타났을 때,

예수님인 것을 믿지 않았다. 그는 증거를 대라고 했고, 예수께서는 십자가에 못박히시기 전

로마 병사들의 창에 찔린 상처를 보여주시며고 손가락을 넣어 보라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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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 거대한 와인색 왁스 앞에 섰다

커다란 망치가 아주 조금씩 움직이며 왁스를 밀어내고 있다

한 바퀴 도는 데 한 시간 걸린다던가

제작은 작가가 했지만 스스로 움직이는 생명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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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붉은 모국, 2003, 왁스, 유성 물감, 철구조물과 모터, D1200cm, 작가와 리슨갤러리 소장

지하 다큐멘터리 필름 보고 다시 올라 오니 헤머는 앞쪽 반대쪽에 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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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머가 도는 시간 동안 작가랑 야외 데크에 다시 나가 제대로 설명을 들으니

작가의 의도랑감각의 미술관에 서술된 오감으로 느끼는현대미술도

들춰보면 예전의 예술들과 별반 다른 게 없다는 작가의 설명까지

와닿는 것이었다 – 괴기스럽게 보이던 작품들까지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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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랑 다시 야외 데크로 나와 현기증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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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 볼록 거울앞을 작가처럼 혼자 지나가 보라며 먼저 시범을 보인다

캣츠 워킹까지는 아니어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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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순서대로 줄을 서서 오목 볼록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걷는 순간

비로소작가의 의도대로 ‘비 -오브제’란 단어가 쏘옥 들어오는 경험을 했다

처음 혼자서 볼 때완 판이하게 어찌 공부않고 현대미술을보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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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팀에서도 단체로 관람하여 사진촬영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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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나무와 눈, 2009, 스테인리스 스틸, 15x5x5metres, 삼성미술관 Leeum 소장

궁금증 두 개도 완전히 해소되었다- 다이랙트로 질문을 했다궁금한 건 못참으니…^^

마망은 뒷쪽 창고에 보관되어 있고 이 작품 큰 나무와 눈은리움에서 구입해서

이번 기획전 끝나도 그대로 있을거고 카푸어가 직접 설치까지 했단다 -역시 리움

작가는 외국에서 이런 전시를 했다면 비행기 타고 날아 갈 정도의 전시라는데

나는 경로 할증으로 단돈 오천원으로 볼 수 있었으니 리움, 참 고맙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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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공 하나 하나에 주위 경관도 보이고 자기들 공 모습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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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after 이렇게 다르다니!

책에 있는 해설과 음성 해설아무리 읽고 들어봐도 와 닿지않던 부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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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도 잔잔하고 곱던 멋진 작가는 시카고와 뉴욕에 있는공공작품

구름 대문하늘 거울이 시민들에게얼마나 큰 위안을 주는 지

짧게설명하며개인적으로 그의 대표작이라 꼽고 싶다 했다.

가까이다가서면 아무 것도 안보이고 아름다운 하늘만 보일 거라며

우리나라 아름다운 하늘도이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이유란다

우리를 향해 아주 복 많은 사람들이라 했다- 나도 백 번 공감했고.

처음부터 보관소에다 가방은 물론 두터운 겉옷까지 모두맡겨두고

홀가분하게 작은 목가방에 달랑 디카만 담고 올인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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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이 하늘 거울에서 계속 보이던… 데크 후문 앞, 누구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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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에 내려가 작가와 차 한 잔 시간을 가졌다

가는 도중 또 하나 안 정보; 엘리베이터 안이 갑자기 빨갛게 변했다

왠일이지? 모두 의아해 했는데 이것 역시 작품이란다

입구의 바닥 숫자는 초기 부터 작품인 줄 알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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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원도 아니어서 도둑 설명만 열심히 경청하며

커피는 사양하고 살짝 나와 다큐멘터리가 상영중인 부스에서

쌍꺼풀 굵어 설명없어도 꼭 인도사람 같은 거장의 설명도 듣고

그라운드, 블랙박스 한 번 더 돌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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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던 때랑 반대로 데크까지 천천히,

캄캄했던 안목이 좀은 진화하길 바라며. . .

제일 많이 한 말- 역시 리움!


2012.10.25~2013.01.27

16 Comments

  1. summer moon

    25/11/2012 at 03:23

    제가 아니쉬 카푸어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2002년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있었던 Installation 관련 기사들을 접하면서였어요.
    그동안 엄청 더 유명해진거 같네요.^^

    저는 만약에 선택을 하라면 카라바지오 쪽으로 기울 사람이어서…ㅎ

    이지은씨 책을 구해서 읽으면 많은 공부가 될 거 같네요
    현대미술과 더 친해질 수 있을거 같구요.

    대상이 무엇이든지 간에 이젠 가능하면 제대로 즐기고 향유하는 쪽으로
    관심을 기울이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쉽게 다가오지 않는 작품들은 기다리게 하고
    끌리는 작품들에 가까이 가면서…^^

    보는 사람, 관객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이나 다른 반영체들이 작품으로 되었을 때
    너무 쉬운 유혹이나 꾀임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곤해요
    그러면서 저도 다가가서 비춰진, 굴곡진 제 모습을 찾아보구요.ㅎㅎ

    아주 감사한 마음으로 감상하고 갑니다 !!!!!!^^
       

  2. decimare

    25/11/2012 at 03:53

    "리움"에 대해…어떤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리움,.,,의미가 뭘까요?

    혹시… Lee-um…인가요?
    삼성가의 이씨(Lee)와 박물관(Museum)의 합성어?

    아시는 분…알려 주세요.
    (지금 바쁜 일이 생겨… 나가봐야 합니다.ㅎㅎ)

       

  3. 참나무.

    25/11/2012 at 06:23

    국제 갤러리에서 2003년도에 처음으로 소개되었다네요- 전 그 때는 몰랐지만
    일취월장 거장이 되었답니다 최신작들도 많다네요

    네~예리한 답글…스토리가 금방 보이는 고전주의 그림들 저도 좋아해요
    어느 시대이건 새로운 건 누구에게나 낯설지요- 인상주의까지 그랬다니…^^

    맞아요 이지은씨 딱 맘에 들어서 질문 많이 했답니다 움직이는 시간에
    이성자씨 책 내면서 남불까지 다녀온 이야기 하며
    리움에서 가장 성곡적이었던 (대중적으로도) -서도호 기획이었고

    그리고 가장 궁금했던 ‘모마’의 설치작 자넷 카디프(Janet Cardiff- The Forty Part Motet)
    작품 보면서 운 이유도 수긍이 가게 살명을 들었답니다
    우리나라 서울 구청사 전시장 에서 열렸던 거 안타깝게 못봤다 했더니
    음향 시스템에 모마랑 틀려 실망한 이야기까지…모마에선 40개 스피커
    하나 하나 음향이 얼마나 크고 대단했는지 눈물을 안흘릴 수 없었답니다.

    거울에 대한 의견도 수긍이갑니다
    저같은 사람에겐 다리 역활 같은거다 했거든요…^^

    어쨋거나 독특한 작가임엔 틀림없지만 고전주의나
    마술적 사실주의에 더 이끌린답니다
    공부하기 귀찮아서…그래도 직접 전문가의 설명을 곁드리니 한결 공부가 되던걸요

       

  4. 참나무.

    25/11/2012 at 06:25

    질문이 정답인 것 같은데요
    – 마레 님이 누굽니까…

    인기없는 포스팅 답글 주셔서 감사…^^*   

  5. decimare

    25/11/2012 at 06:38

    참나무님…

    리움에 대해…하나 썼습니다.

    (말도 안되는 말을 했지요. ㅎㅎㅎ)
       

  6. 야옹야옹이

    25/11/2012 at 07:35

    사람 궁금점은 비슷한가 봅니다. 거미가 어디로 갔는지 궁금했구요… 큰 작품들은 누가 설치했나 궁금해 물어보니 작가랑 어시스턴트들이 함께 직접 설치 했다더군요. 시카고 밀레니엄 공원의 작품도 궁금했고.. 참, 미술관 옆 집이 누구네냐고 보안담당 직원에게 물었죠. ㅋ 회장님 아드님 댁일겁니다.. 라 말해주더군요.    

  7. 참나무.

    25/11/2012 at 07:40

    ㅎㅎ 저처럼 호기심 천국꽈군요…
    누구 집…예사롭진 않아 혹시? 했는데 역시 삼성가…
    고마워요 이젠 궁금한 거 거의 다 해결됐네요…^^*
       

  8. 노란부엉이

    25/11/2012 at 08:00

    아! 다녀오셨군요~

    5년전인가…그 집을 찍었더니 경호원이 나와 사진을
    지워달라고 요구하더군요…좀 기분이…길가에서
    찍은걸 가지고…
    삼성가라고 짐작했는데 그후에 이건희 회장의 일상이
    나오는데 보니까 집무실이 바로 그집이더군요.

    전시에 관한 자세한 설명…잘봤습니다~^^
       

  9. 士雄

    25/11/2012 at 10:30

    예술이라는 게 통상적 평균적인 거는
    기본이고 누구나 다할 줄 아니까.. .
       

  10. 조르바

    25/11/2012 at 12:36

    뭐가뭔지 잘 모르겠고
    번쩍번쩍 정신없어요..ㅎ
    그래도 친절하셔서 잘 봤습니다.^^   

  11. 참나무.

    25/11/2012 at 21:08

    네에 ~~노랑부엉이 님 덕분이지요
    집앞의 소나무도 예사롭지않더니…

    으음…집무실이었군요
    저도 집사진 지워야하는 건 아닌지요…^^
       

  12. 참나무.

    25/11/2012 at 21:10

    그러시구나…
       

  13. 참나무.

    25/11/2012 at 21:45

    조르바 님이 정상입니다
    사진만 볼 때 저도 그랬습니다
    번쩍번쩍 때문에 크게 웃습니다…ㅎㅎ

    반가운 일은 다녀온 이후 다시 들어보는 음성서비스는 쏙쏙 들어오더란말이지요…^^
    근데 전시장 다니는 일도 습관인가봐요…그쵸?
       

  14. 푸나무

    25/11/2012 at 22:27

    사실 제주도 이야기나쓸까…했는데
    참나무님 포스팅을 보니
    급 쓰고 싶어지는 거에요.
    쓰다보니 너무 길어서…..
    원래 실력없는 사람들이 길이만 길다고 하던데…..

    참나무님 궁금한것…저두 궁금햇어요.
    정말 저랑 비슷한것 많으세요. ㅎㅎ
    호기심 천국….
    오늘 눈오신다던데……
    좋은 날 되셔요.
       

  15. 참나무.

    25/11/2012 at 23:45

    초치기 명수 맞지요 -저도 쫌…^^

    첫눈 오시나 ( 나에게 ) 베란다 나가봐도
    지금은 비까지 그쳤네요(아깐 분명히…)
    한강 물살 빠른 거 보니 바람만 부는지…
       

  16. 김진아

    26/11/2012 at 09:09

    ,역시 리움!

    역시 참나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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