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글판이 바뀌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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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첫 기적 – 반칠환

2012 12.2저녁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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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 전 오늘2시가 요즘 제가 다니는 교회 생일이라네요

그 때를 기념하는 음악회가 같은 시간 2시에 있었답니다

처음 교회에 들어갔을 때

깜짝 놀랠 정도로 내부 장식이 멋졌습니다

예배 도중 한눈을 팔 정도로

길게 늘어뜨린 줄 4개에 달린 방울들

비율에 자꾸 눈이 가더란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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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 첫째 주일이라 예배 중엔 촛불 다섯개 중 오른쪽 한 곳만 맑히고

성찬식까지 있었네요 – 윗사진은 음악회 끝날 즈음이라 . . .

이 교회는 이름 말하면 다 아는 분들도 많답니다

점심 식사 시간 바로 제 앞의 분은

배식 담당자들께 접시를 내밀면서

‘샐러드는 많이, 밥은 조금, 쑥떡만 둘’

-절편이 흰색과 쑥색 두 가지색인데 얼핏보기에도 쑥떡은 흰떡보다 적은데…

쑥떡만 두개를 달라 그러더군요?

셀러드도 오늘은 별식인지 밤까지 들었던데…

저렇게 자기 주장이 확실하니까 당신 이름도 확실하게얻으셨나?

저는 주는대로 쑥떡 한 개 흰떡 한 개 받았는데

나중에 받는 분들은 틀림없이 흰떡만 둘 받을건데?

뭐떡맛이 거기서 거길테지만 – 아이구 사람도 쪼잔하긴

자격지심에 괜히 토를 달고 그러나봅니다…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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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낮인데 해질녘 분위기?- 남산 서울 타워만 보면 반가워서…

그리고 오늘 목적지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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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언덕~’ 정류장 안내 멘트 들리면

아이쿠 ‘윤동주 문학관’ 숙제는 언제하나 한답니다

오늘도 갈길이 바빠 내리지 못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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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니는 언제쯤 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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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곳은 차로 가면 그냥 스쳐 지나가버리는 곳이지요

. . .

작년 루돌프가 여름 내내 서 있더니결국 12월까지

현관입구에 버티고 있는사진은 지웁니다

가고싶지않는 국수집- 아무리 이름을 앞세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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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방앗간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서니새로운 집이 짜안 나타납니다

‘소소한 풍경’ – 제목 때문에라도 한 번은 가봐야지 하면서…

서설내린 3월 어느 날환기_00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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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 목적지까지 당도했습니다

이 창 앞에 서 보기가 오늘 목표

어느 분이 곧 마감이라 환기시켜주셔서…^^

올해 담근 정윈의 모과는 내년 봄 쯤 맛볼 수 있을라나요

요즘은 매실차- 올 봄에도 청매 만나려고 서너 번은 다녔지 싶은데…

http://whankimuseum.org/new_html/03_exhibition/preview.php?no=139

그리고 우연히 좋은 사람과 딱 마주칩니다

하필 그 시간에. . .

환기 미술관 2층 올라가는계단도오른쪽 왼쪽 두 곳

정현종 시인의 시집 ‘한 꽃송이’에 몰두하다 내릴 정거장을 두 개나 더 가서 되돌아 온 것도

윤동주 문학관 들리지않은 것도

클럽 에스프레소에서 커피 한 잔 안 마시고 온 이유도

어쩌면?

…이 줄은 세상인데 이세상 아무곳에다 작은 바늘 하나를 세우고

하늘에서 아주 작은 밀씨 하나를 뿌렸을때 그게 바늘에 꽂일 확률…

그 계산도 안되는 확률로 만나는게 인연이다.

‘번지점프를 하다’ 이벙헌이 국어선생이 되어 교단에서 하던 대사와

쇼스타코비치 월츠도 당연히. . .조용히 떠올리기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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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연유로 만난 좋은 사람은 다음 편에. . .

이후 우리는 같이가나아트 갤러리로 향합니다

베토벤 피아노 트리오 op.11B b Major (오늘 연주회 마지막 레파토리*조 트리오 연주)

*조 트리오ㅡ조영방(피아노) 조영미 (바이올린) 조영창(첼로)

조 트리오로 검색하면 자꾸 김동률 for you 만 찾아져서

장소가 비슷한 거같아 다른 연주로 올리긴 하는데 박수소리가 좀 요란하네요

10 Comments

  1. 산성

    02/12/2012 at 23:12

    조트리오란 이름만 얼른 눈에 들어 와서
    아니 조영창 모습이…했다는 것 아닙니까^^
    요즘 더러 그런 일이 있네요.
    바쁜 마음 탓인지 행간을 뛰어 넘는 재주(?) 탓인지…

    한날한시 앉은 채로 도착하는 바위처럼
    가만 앉아있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지도 않는 그 바늘 끝에 내려 앉을 확률,
    밀씨,밀알 하나의 인연이라
    오 놀라워라~

       

  2. 푸나무

    02/12/2012 at 23:56

    반…저 냥반은 정말
    포착하는데….
    시의 지점
    절묘해요.

    저두 오늘 낼 광화문에 나가는데요.    

  3. 참나무.

    03/12/2012 at 00:05

    조트리오 (조규천,조규만,조규찬)도 있는 줄 첨알았네요…^^
    참 오랜만의 만난이었어요
    이 교회 다니는 덕을 제가 톡톡히 본답니다
    Sop. 김영미 씨 트럼팻 안희찬 씨 바리톤 이정록씨 연주도 있었지요
    이정럭씨는 성가대 지휘자로 매주 보지만…

    약속없이 우연히 만나는 일 드물고 드물지않던가요
    어제 그런 일이 있었답니다…

    바위…밑줄치실 줄 알았어요
    정현종 시인은 이번에 어떤 시에 관한 얘길 해 주실 지
    옮기도 싶은 시들 있지만 어느 한 귀절 때문에 주주 주춤- 이 소심증 어이하리…;;

    긋모닝 산성 님…^^
       

  4. 참나무.

    03/12/2012 at 00:14

    연말에 큰 숙제를 만난 듯
    어떤 기사엔 ‘반칭환’ 이라 떠돌아다닙디다
    저처럼 오타쟁이인지- 나원참^

    푸나무 님도 광화문 자주 나가시네요
    올해 처음 구세군 냄비 길에서 만났네요
    어제 저녁엔 두 번이나…   

  5. 03/12/2012 at 11:57

    어제 저걸 보면서 ‘아니 알이 어떻게 뛰어? 황새의 알은 발이 달렸나?..’ 그랬어요.
    "말"이었군요.. ㅎㅎ    

  6. 참나무.

    03/12/2012 at 12:14

    알로 오해할 수도 있겠더라구요
    이 시를 읽기 전까진…^^
    나같으면 각지게 다시 수정하라 하겠구마는…ㅎㅎ   

  7. 도토리

    03/12/2012 at 14:43

    ‘창-마감’이란 말씀에 깜딱!….
    왜요? 왜 저토록 아름다운 창에 ‘마감’이란 단어가 붙는답니까…?   

  8. summer moon

    03/12/2012 at 21:37

    광화문 글판-사진을 보면서 ‘말’을 ‘알’로 읽고 잠깐 고개를 갸우뚱 거렸어요.ㅎ

    마치 참나무님 뒤를 즐겁게 따라다닌 기분입니다
    교회에서 저는 흰색 절편을 더 좋아한다고 묻지도 않은 말에 대답도 하고
    산토리니 문도 구경하고(^^)
    ‘환기 미술관’ 일정을 ‘환기'(^^)시켜준 사람 상상도 해보고….

    멋진 데이트를 한거 같아요,
    Thank You!^^
       

  9. 참나무.

    04/12/2012 at 00:42

    죄송합니다 필력때문에 오해가 있었네요
    빛이 들어오는 그 창이 없어지면 큰일이지요

    이번 전시 ‘김환기의 한국의 미, 점 선 면’ 전시회가 곧 마감이라는 말씀….;;

       

  10. 참나무.

    04/12/2012 at 00:43

    제가 관계자께 전화라도 해야지…합니다
    여러 사람들이 알로 착각한다고.

    안그러면 이 할머니가 직접 사다리 타고 올라가겠노라하면 설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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