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이라 느긋하게 늦잠을 잤다. 부엌에 들어가니 남편은 흰죽을 다 끓여놨다. 얼마 전에 흰죽 끓이는 법 알렸는데 호로록~~농도 적당히, 나보다 더 잘 끓였다.
쌀 보다 8배 정도의 물을 붓고
처음엔 센불로 끓기 시작하면 중불,
지키고 서서 약불로…
포인트는 훗물을 붓지말것
– 그러면 쌀알이 갈라지고 맛이 없다고
( 반대로 팥죽 끓일 땐 ‘깜짝물’을 자주 자주 부어야 팥알이 잘 퍼진다는 예를 들면서 )
만약의 경우 혼자 남을 경우를 위하여
요즘은 반찬 하는 것 등등을 나도 모르게 알리는 게 습관이 되었다.
‘과부는 깨가 서말, 홀아비는 이가 서말’ 이란 옛말도 있듯
혼자 살이…
접시에 음식 담기도 싫어 프라스틱 밀폐용기 그대로
주루룩 놓고 식사 후 뚜껑 착착 덮어 냉장고에 넣는 장면 그려보면 쓸쓸하다
남대문 시장 먹자 골목을 지나치면서
가스 불 위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갈치조림에 눈이 가서
처음으로 혼자 끄떡끄떡 들어가봤다
한산한 식당이라용기가 난 거다
– 갈치 조림 하나만…
ㅡ손님 갈치는 2인분 이상인데요
차림표에 적혀있는델 손으로 가리키며
주루룩 흝어보다 맨맨한 청국장 하나 시키니
ㅡ잘 하셨어요 다른 식당은 일본사람들 칠색팔색해서 모두 다 없앴거든요
-아 네…집에서 끓여도 냄새가 잘 안빠지긴 하지요
읽을 꺼리라도 있기 망정이지…
혼자 우두커니 밥 나오길 기다리는 시간…
참 이일없고 싫다.
갈치조림 좋아하는 남편이 혼자 들어와
보이콧 당했을 때를 상상해봤거든
매 번 주일, 남편은 점심걱정말라 그런다
모밀국수 끓여먹으면 된다고
맛없는 일식집 모밀국수 보다 훨~ 낫다며
꼭 농심을 우긴다
가끔 품절될 때도 있더라며 많이 사두라고. . .
하여, 오늘도 편안한 주일 나들이 되겠다
이젠 나도 예배실에서 곧바로 식당가는 지름길도 파악했다
C字로 구불어진좁은 계단을 난간 잡고 걸을 때가 좋다.
‘쿼바디스’나 ‘십계’ 등 성경을 테마로 한 영화장면이 떠오르기도 해서
동굴 비밀 교회처럼 컴컴하지만센서 등이 있어 별로 불편하진 않거든.
P.S
예정대로 지정석에서 빨강 커피잔과 마주했다
어느 날 아침처럼 모락모락김 나는 커피잔은못찍었다
날씨가 많이 풀린 탓일까?
충무아트 홀까지 걸었다
빙판길이 아니어서 걸을만 했다
揖按
13/01/2013 at 07:29
혼자 남는 연습이요 ? 뭐 그런것도 있나요 ?
교회는 왜 혼자만 가세요 ?
그리고 점심은 약속하셔서 밖에서 같이 드시면 더 좋을 것 같은데….
평소 안 가 보시던 뒷골목도 기웃거리시고….
암튼.. 참나무 님이 이상하신가.. 내가 이상한가요….
참나무.
13/01/2013 at 07:45
예수쟁이 싫어하거든요
제가 다니는 거 말리지 않는것만으로 저는 고마워한답니다…^^
제 딸아이 기도 1순위, 아직 주님의 부름이 없어서라면서
남편은 일요일 집에서 쉬는 걸 더 좋아해요
평일은 아직 직장 다니니까
남대문 시장은 저 혼자다녔구요.
…
딸기 사온 거 내었더니
‘내 신세가 옛날 임금보다 훨 났네, 한 겨울에 이리 맛난 딸기라니’…
이러며 T.V 보다 지금은 소파에서 늘어지게 잠들어버렸네요…^^
T.V 끄면 아마 일어날겁니다…^^
근데 …장기까지 나누신 분들이라
한 날 한 시에 약속처럼 딴세상도 같이 가실 수 있나요…ㅎㅎ
하자스라
13/01/2013 at 16:20
좋아요~
summer moon
13/01/2013 at 19:56
‘혼자 남는 연습’은 자신이 없어서…ㅠㅠ
저는 ‘같이 있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제가 워낙 혼자 보내는 시간들이 많다보니까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들이 무진장 남아있는게 아니라는걸 곧잘 잊고 살아서…ㅠ
커피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 커피 만드는거 가르쳐줬어요
커피 마시고 싶을 때 마다 만나려고.ㅋ
참나무.
13/01/2013 at 20:14
스크랩할 만한 포스팅은 아닌데…
그냥 동감이다…정도로 생각하겠습니다.
참나무.
13/01/2013 at 20:21
…그 보세요 아무리 않는다 해도
커피 만드는 거 가르치잖아요…은연 중에 ^^
…새벽잠 없는 남편, 시키지 않았는데도 요즘은 빨래까지 개어두네요…
수건 개는 방식이 저랑 틀려서 요즘은 제가 맞춘답니다
근데 재밌는 건 당신 옷과 수건만 갠다는 거…
솔직히 제 속옷만지는 건 제가 거시기해서 싫은데… 어쩜 내 맘을 아는지…ㅋㅋ
바위
14/01/2013 at 14:36
주일이라 느긋하시다니 참 좋겠습니다.
우리집은 주일날이 젤 바쁩니다.
새벽기도 갔다와야지요. 아내는 김포서 오는 아들내외 아침밥 준비한다고 바쁘고-.
혈압이 있다고 하셨나요?
저는 며칠 전 병원 갔더니 혈압이 120에 60이라 의사가 깜짝 놀라더니 달마다 지어주는 약의 절반 정도 함량 처방을 해주더라고요.
참나무님의 건강과 건필을 위해 기도드릴께요.
늘 건강하세요.
산성
14/01/2013 at 23:27
청국장 좋아 하시는 분들,참 많으셔요.
늘 미안한 마음^^
붉은 색 넘치네요.갈치조림 안내판까지.
열대지방에서는 수퍼마켓 갈치가 아주 싼값이었던 기억.
그런데 맛도 덜 하더군요.
혼자 식당 밥먹기,아직은 굶는 쪽이 편해요^^
참나무.
15/01/2013 at 00:39
네 한 두달 혈압약 일부러 끊어봤는데
이번엔 꽤 높더군요
혈압약 멈추면 식이요법을 겸해야하는데…게을러서…;;
기도까지 해 주신다고 고맙습니다
건필은 저에겐 어울리지않는 단어에요
모~두 잡글 뿐이라 미안할 뿐입니다
참나무.
15/01/2013 at 00:42
죄송해요 오늘 요리까지 빨강접시여서..ㅎㅎ
수입 갈치 맛없어 조림이 낫고
자잘해도 제주갈치 무랑 호박넣고 뽀닷하게 끓이면 국물 기차지요
음 산성 님 청국잘 싫어하시구나
근데 제대로 잘 발효시킨 청국장은 냄새가 많이 안난답니다
단 우리나라 한옥에서 먹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