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과 미련함 때문에

全畵佰,

당신 얼굴에는

웃니만 하나 남고

당신 부인께서는

胃壁이 하루하루 헐리고 있었지만

Cobalt blue,

이승의 더없이 살찐

여름 하늘이

당신네 지붕 위에 있었네.

全爀林 畵佰 에게 金春洙

8순 화백을 만난 후 김춘수 시인은 이런 시를 쓰고

전 화백은 하면 떠오르는 동명의 그림을 그린다

김춘수 시인의 시 '꽃'을 위해 그린 전혁림 화백 작품.

(. . . )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 . . .)

통영에는 유난히 예술가들이 많고 그들은 또 친구로 친하게 지냈단다.

코발트 블루 하면 떠오르는 전혁림 화백, 미술관을 오래 전에 다녀온 적이 있다

다녀 본 곳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로 기억된다

하얀 타일에 새파란 코발트 블루라니.

이후 삼청동 골목 화랑에서

그를 많이 존경하는 주인 덕분에자주푸른 그림을 접하기도 했다

간송_013.jpg

세상에서 제일 많은 色이름을 가졌다는 블루

예당에서 푸른 그림 ‘여름 밤’ 앞에 서서

블루는 우울한 색이기도 하지만 희망적인 색이기도 하다는

도슨트의 설명을 처음 들으며 내 머리속에는 수많은 블루들이 오갔다

세계인들의 공식 블루, 이브 클라인 블루, 김환기 블루, 전혁림 블루

( 언제부터코발트 블루는 전혁림 블루로 ‘나혼자’ 우기기도 했거든…;;

우리집 식탁 위 델프트 블루 접시는 베르메르 블루라 할까 그리트 블루라 할까

나 혼자 고민ㅡ 이건 넘 오버라고 흉 보일 일이지만…;; )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모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승달이 시리다.

바다와 나비- 김기림

수심을 몰라 날개를 적신 철없는 나비 이야기를

아침에 라지오로 들었다.

구성 작가는 그림을 보고 시를 쓰는 시인은 많지만

시에다 그림 그린 화가는 드문 경우라며

돌아가실 때까지 현역으로 계신 화백 이야기가 주제였다

(음…방송작가는’시의날 11월 1일에 서림화랑을 안가봤구먼

잘 아는 사람이면 알려주고 싶은데- 이런 잡생각도물론, 쯧…;;)

간송_015.jpg

왕 건망증에다 미련하기까지 해서 덕을 본 경우가 생겼다

메가박스에서 유정우씨가 단 하루만 해설을 하는 이벤트

안드레아 세니에 – 브레겐츠 페스티벌 실황 소식듣자마자

1월1일 신년음악회에서 예고편을본

그 어머어마한 사람들이 모~두 다 예매하겠다싶어

앞 뒤 생각없이벌벌떨며 예매부터 했었다

그날 저녁 곰곰 생각하니 같은 날

아들 첫아기 백날 잔치랑 겹치는 것이었다.

‘첫손잔데…’ 남편은 당장 내 약속은 취소하라 그랬다.

나도 동의했다

아무리 ‘나사빠진 노는 날라리’ 라 해도…

아~~아까워…같이 가기로 약속까지한 사람도 있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아직 열흘정도 시간 있으니

잔치를 일찍 하고 얼른 헤어지자 말 해볼까

미련스럽게내내 고민하며 아무짓도 않았다.

정 못갈 경우면 지인들께 양보하면 얼마나 좋아할까상상도 하며…

총명한 사람이었다면 벌써 예약 취소했을지도모른다

그런데 어제 주일 예배 후 집에 오자마자

반가운 소식을 듣게된다

아들 부부전화 내용인 즉슨

’31일이 목요일이어서 앞당겨 주일인’

27일에 백날 잔치…’ 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

아이구 쌍수를 들고 대 환영 !!!

014.JPG

맹세한다

어제 주일도 가족들과 주위 아픈 사람들 위해 기도했지

브레겐츠 페스티벌 실황 편안하게 보게 해 주시란 기도는 절대 안했다.

( 기도 말미 ‘주님의 뜻대로…’ 는 한 것도 같네? )

어제 오후 나 혼자 신이 나서 불쑥 답글로 쏟아냈더니

‘좋은 일이 뭔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얼른 자수한다 – 내 맘 편하려고
죽을 때까지 철 안 들 사람이다.

나는.

10 Comments

  1. 산성

    21/01/2013 at 03:57

    축하디려요…그렇다고 맹세까지야…^^
    전 어제 용평 발왕산 꼭대기 화장실 보며 사진 찍어 왔는데요.
    제일 맘에 드는 화장실이라 해가미
    예전부터 치자꽃 향내나는 그 단정함이 참 좋았거든요.
    천천히 보여 드릴께요.
    아마 맘에 드실겝니다.전혁림 블루…도 기억납니다.
    우찌 월요일에 이런 대화를…^^

       

  2. 참나무.

    21/01/2013 at 04:04

    우짠 일인지 그 댁에글이 안올라갑디다?
    답글 제로일 때 처음 읽었는데…?

    (이 추운 날 월정사엘- 청춘이십니다… @ @
    전 오늘 감기 기운 있어서 …
    꽃게 탕 하나 끓여먹고 게으름 피우고 있네요
    어젠 생생했는데…늙긴 늙었네…)

    이런 말도 한 것같은데 ‘찾을 수 없는 영역이라데요???
       

  3. 벤조

    21/01/2013 at 04:44

    갑자기,
    한국어로는 몇가지 ‘블루’가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블루는 무섭고 슬픈색이예요. 왠지…
       

  4. 도토리

    21/01/2013 at 06:19

    ㅋㅋㅋ.
    저도 겔름 부리다가 덕 본 일 있습니다. 어제…

    좌우지당간에 박수!!!!!
    두번쨰로 기뻐할 사람이 접니다.하핫!!!!^^*   

  5. 참나무.

    21/01/2013 at 06:26

    오늘 기어이 3시타임 운동도 땡땡이 치고 지금 열공중입니다
    서울 색공부…좀만 지둘리셔요 허러럭!!   

  6. 참나무.

    21/01/2013 at 07:03

    벤조님 때문에 꽁꽁 숨어있던 애들 거풍 했습니다
    서울색 이란 게 있더랍니다…^^*    

  7. 해 연

    21/01/2013 at 07:55

    내마음의 불루도 있어요.ㅎㅎㅎ

    나도 철이 좀 덜 들었거던요.ㅎㅎ   

  8. 참나무.

    21/01/2013 at 08:08

    그대 안의 블루로 읽었어요
    우리 철없는 그룹 하나 만들까요
    철 들면 탈퇴시키는…^^

    역시 해연 님은 낭만적입니다- 예전에 초원의 집 버젼으로..
       

  9. 조르바

    22/01/2013 at 14:59

    엄청 좋으셨겠어요~ 야호~~
    저도 날라리라 너무 공감가요~~ㅋㅋㅋ

    제 안에도 못말리는 블루 있는데요.. ㅎㅎㅎ

       

  10. 참나무.

    23/01/2013 at 01:41

    못말리는 블루…캡입니다 조르바 님…^^

    풍월당 박종호씨가 지금 흐르는 묵주소나타를 배경으로 이 오페라 직접 보고 찍은 사진들, 그의 저서에 다 못실은 것까지 보여줄 때도 서울서 실황을 직접 보리란 꿈도 못꿨답니다. 시간나면 조르바 님도 예매 도전해보셔요…’아직’ 은 좌석있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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