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에 집을 나서면 전철 타기 전 모니터엔 비상사태시범 보이는장면이 뜨고 있을 때가 많다 그러면 괜히 무섬증이 왈칵 든다
그 시간 띠엄띠엄 좌석이 빈 전철안 사람들 대부분은 모자란 잠을 청하거나 가끔은 뭘 먹는 사람들도 보게 된다 호일에 싼 김밥 까먹는 여자를 본 적도 있고 어느 날은 바로 맞은 편에 손가락 굵기 김밥을 손가락으로짚어 먹는모습 자주 눈이 가서 안보는 척 모자 푸욱 누르고 살피기도 했지만 정작 그 처자는 주위 사람들 시선에 신경쓰는 것 같진 않았다. 이상하게 뭘 먹는 사람 대부분은 여자들이었다
나도 그 이후엔 몇 번 더 그 비슷한 장면 목격해도 신경 끄고 잠이나 청하려면 생각나는 그림 한 장. . .
얼마 전에 다녀온 ‘국박’ 미국 미술 300년전 작가도 제목도 모르고, 좌석 방향까지 달라도 서민들 표정은 닮은 듯 해서… 오래 전 미국 지하철 풍경이라는 것만 기억나지만
십중 팔 구 아기보러 오가는 날 지하철에선 모자 눌러쓰고 자버린다 손전화에다 내리는 정거장 3분 전 알람 기능은 해 두고 러시 아워 아니어서 앉을 자리는 꼭 있어서 잠이라도 잘 수 있으니 고마워하기도 한다.
아들네 집에 가려면 복잡한 환승역에서 내려 지선을 타고 딱 한 구역 지나 내려야 한다 제법 기다려야 할 때는 겨우 한 구역 때문에… 좀 억울해 하기도 하면서. . .
그 지선 모니터에는 요즘뮤지컬 광고들을 많이 하더라 살짜기 옵서예, 아이다, 레베카 등등 격앙된 톤으로 레베카 출연진 유준상~~ 염혜영~~~
(무무 님이 언제 뮤지컬 스타가(?) 되었나? 나 혼자 실실 웃기도 하며 음. . .운동 선수 부인이 대부분 미인이지 그래~~ 일부러 찾아보니 임혜영이었다. 동명 이인이면 스토리 하나생기는건데. . .)
아들 아파트 도착하면 두 남자는잠에 빠져 있을 때가 많고 며느리는 모유 수유후 출근 준비로 나도 냉장고 열어서 이것 저것, 간단한 요깃거리 만드느라 두 여자들은 바쁘다 식탁에 늘어놓으면 급히 먹거나 아니면 비닐 봉지에 싸들고 나간다.
더 바쁠 때는 차 한 잔 마실 시간도 없어 종이 컵에 담아 ‘어머니 다녀오겠습… 니다아~~’는 문 밖으로 나갈 때도 더러 있고
아들까지 좀 있다 나가고 나면 나는 새로 산 극세사 수면바지 갈아 입고 하루종일 아기랑 위서현 장일범 조팽 유정유 카이 신성원 정만섭 정세진(요즘은 최정은?) 정은아랑 친구하며 논다
해 있는 동안은 어쨋거나 행복하기도 힘들기도 정신없기도 하며지나가버린다.
해 질 녘… 아기가 잠이라도 든 후 창가에 앉으면 딴 생각이 많이난다. . . .이 시간에 나는 왜 이고데 있나
. . . . . . .
어머니, 저기, 늙어, 오신다
바람결 끝 풀어져, 끊어버린 방패연에 어느새 이끼
情人 떠난 모진 길, 저기 탯줄처럼 풀어져
길을 내 속으로, 당기고 당겨, 묻는데
빛 없는 빛, 산수유꽃
저기, 어머니, 봄 안쪽에다 불을 켜신다 – 산수유 이문재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
없었을 엄마는 왜 또 생각이 났을까
아들네 아파트 창 양쪽은 모두 천변이다
봄이면 꽃들이 많이 핀다 했다
엄마 주제가는 둘이었다
고향생각과 애니 로리. . .
맥칸의 애니 로리는 안찾아진다. . .
Reginald Marsh – Third Avenue El,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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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Paris, 1898-1954)
Painting, Egg tempera, watercolor, and ink on paper
backed by canvas and masonite (61.00 x 91.60 cm)
>
왜 L을 이용하지 않나요? (Why Not use the ‘L’?, 1930)
큰 그림<–좌석 뒤 노란색 광고 아래 카피(그림 제목) 확인하시고오~~
L(or El)은 (고속 전동차)
김진아
26/02/2013 at 16:18
정신없이 아이들 자고 일어나서 움직이다 보면..
시간은 속절없이 저 혼자 가버려서요. ㅎㅎ
아침부터…바쁘시죠?
고단함은..아주 난중에 찾아들고요.
몸살 나지 않도록 조심조심하셔요.
바람이…감기 몰고올 바람이여요.
참나무.
26/02/2013 at 20:27
바람이 얼마나 부나…베란다 나가보나
어제 못 본 달이 성수대교 쪽으로 한~참 내려가 화안하게 절 보네요
진아씨 일과에 비하면 저야 조족지혈…^^
커피가 아직 반 잔이나 남았네요.
조심 조심 할게요…
지나가시는 분 들 오늘 하루도 최고로 좋은 날~~~^^
벤조
26/02/2013 at 21:37
아~~~노래 좋다!
여기도 흐리고 바람 불어요.
창 밖은…아…내가 이렇게 경치 좋은 집에 살다니!
볼륨 크게하고
물을 끓이며, 러뷰우~
무무
27/02/2013 at 01:42
오늘 아침 안개가 자욱했더랬습니다
진양호가 가까워서이기도 하지만 오늘 날씨가 완전
봄날씨라네요
저랑 이름이 같은 사람이 또 있나봐여
소아과 의사선생님이 계시던데 뮤지컬 배우까지?ㅎㅎ
흔한성이 아닌데 말이죠 ㅎㅎ
summer moon
27/02/2013 at 06:45
댓글 쓰는 대신에 제 블로그에다 참나무님께 짧은 편지 썼습니다.
제가 있는 곳은 밤이 깊어가는 때…
조금 바쁘게 보낸 하루의 끝에 잠깐 인사를 드리면서….
士雄
27/02/2013 at 08:01
ㅎㅎ 웃다가 갑니다.
산성
27/02/2013 at 10:09
바람결 끝 풀어져
어머니,저기,늙어,오신다
늙은 어머니가 오시는게 아니고
어머니,저기,늙어,오신다…
나물 다듬다가도,국냄비에 가스불 켜다가도
밤에 자려 불을 끄다가도
오늘처럼 바람결이 보드라워지면
수시로 어머니랑 동행하게 되지요?
오늘 좀 그랬어요
봄내음이 지척이라…
이제 우리도 천천히 그 어머니 품새로…
많이 고단하시겠습니다.그래도 기쁨?!
푸나무
27/02/2013 at 13:03
저시….
산수유가….꽃에 가려 그러지
유별나게 거칠고 늙어보이기도 하고 그래요.
이천 산수유는 특히….
목피가…..
늙은 어머니…
늙어오시는 어머니
그런데도 어머니라
봄 안쪽에 불을 켜시고
아이들 같은 산수유 꽃이 피면
꽃만 보이고
어머니는
나무는 사라져버리지요.
어쩌면 저렇게 잘 읊을꼬…..
summer moon
27/02/2013 at 17:15
어제는 제가 좀 바쁜날을 보내서 인사도 제대로 못드리고…
위에 올리신 그림에 대해 말씀드리고 간다는 것을 깜빡했네요.
화가는 프랑스에서 태어난 미국인 ‘레지널드 마쉬’Reginald Marsh(1898-1954)
작품 제목은 ‘Third Avenue El’ 일거에요.
(1930년대에 그려진 걸로 알고 있는데 정확한 연도는 기억나지 않네요.)
에드워드 호퍼 Edward Hopper(1882-1967)의 그림들과 비교하면서 봤던 기억이나요.
참나무.
28/02/2013 at 03:34
다녀가신 분들 답글은 나중에 드릴게요- 죄송천만입니다
특히 제맘 깊은곳까지 짚어주신 분들껜 애정을 보내며…^^
http://ephemeralnewyork.files.wordpress.com/2010/03/whynotusetheelmarsh.jpg
잠깐 짬이나서 큰 그림으로 다시 찾아봤어요
지하철 좌석 위의 광고 카피가 보여야겠어서…^^
김진아
28/02/2013 at 07:29
돌아보면서…참나무님이 여기만치 즈음에서 보셨을까?
생각했죠…
특히 지하철 그림…그 곳 옆에 작게 설명되어 있는 곳엔 ( 3번가 고가 철도)라고
한글로 설명되어 있었어요. 눈이 아프고, 볼펜으로 옮겨 적으려니 뒤에 보는 사람들에게
미안해서요. 사진기가 제 눈 대신해서 많이도 담아왔는데 ㅎㅎ
흔들려고, 촛점이 빗나가고..그래도 참 즐거웠고 행복했어요. ^^
참나무.
28/02/2013 at 08:54
용산 다녀오셨군요 제가 괜히 부담 드린 건 아닌지요…
후기 올릴 짬이 날까요…한가할 때 천천히 천천히…^^
참나무.
28/02/2013 at 08:58
바람결…이 나와 산성님이 건드려 주실 줄 알았지요
몇해 전 선산 다녀오면서 이문재 시인의 저 시를 올렸더랬지요
이성복 시인도 그렇고…청담에 아직 못 보신 시인들 참 많지요…쯧…;;
아침에 잠깐 읽다… 답글 창 없어서 유감 천만- 마이란 닮아가십니다그려..ㅎㅎ
참나무.
28/02/2013 at 09:01
엄마처럼 늙어가는 제 모습 기타 등등 착찹한 심경이었지요…
채송화 어머님과 장 담그셨다구요…글이 어찌나 집지든지!
참나무.
28/02/2013 at 09:03
영화 ‘라벤다 연인’의 -콘웰인지 콘월인지(발음이 항상 헷갈려서) 둬 번 올렸지요
코르넷도 좋고 연주자도 워낙 출중해서요…^^
참나무.
28/02/2013 at 09:26
무무님…염혜영… 제가 이름 올리면
읽는 사람들이 기도 한 번이라도 하시지 않을까…그래서요…^^
뮤지컬 스타 이름은 임혜영이라지만 뭐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