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오는 곳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
있는 건 오로지
새날
풋기운

운명은 혹시
저녁이나 밤에
무거운 걸음으로
다가올지 모르겠으나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

아침 정현종

008.jpg청년 박재철-스님 세속 이름

풋기운 이란 어감이 좋아서

꿈결처럼 들리던 시로 월요일 아침 창을 엽니다

아침은 운명같은 거 무시하고

가볍게 시작하라는 노시인의 말씀 좋지않습니까

어제 아침 7시 전까지만 해도

저는 성북동 길상사까지 갈 생각은 못했습니다

혹시 방송작가도 법정스님을 좋아하는 분일까

오프닝 맨트로 저도 잘 아는 글귀가 흘러나오더란 말이지요

014.jpg

어느 해 봄날, "눈부신 봄날입니다’ 로 시작한 말씀은

…언젠가는 내가 이 자리를 비우게 되라라는 것을

예상하게 됩니다. . .

. . . . . . .

"다못한 이야기는 밖에 만발한 꽃들에게서 들으세요"

로 끝나던. . . . . .

리고~~

법정스님 3주기 추모 음악회 소식 잠결에 듣는 순간

어제 행보는 정해졌습니다

KBS1 F.M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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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인지 어제 예배 내용이 오래 전부터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조슈아 벨 뉴욕 어느 지하철 로비에서

억 하는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로 공연 40여분 동안

깡통에는 32센트 모였다든가? – 여튼 숫자는 기억 못하지만

주제는그를 못알아 본 뉴욕 시민을 비난하기 보다는

‘제자리 지키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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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자리로 이어집니다

사진의 이 자리가 오래 전 방석 요정 정치로 유명했던

대원각 – 방석은 어제도 많았습니다만

요즘 롤러코스터 같은 날씨라던가요

반팔 차림으로 ‘덥다’ 란 말을 여러 번 듣던 그저깨랑 달리

어제 서울 날씨는 강풍까지 불어

음악회 장소는 실내 설법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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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회 제목 바람이 불어오는 곳

김광석 좋아하는 분이라면 금방 눈치채셨겠지만

프로그램이 거의 김광석 노래였어요

김광석과 김창완 목소리랑 비슷한

대구출신 박창근 그룹- 환경운동도 많이 한답니다

편안한 분위기여서 우리는 같이 따라부르기도 했습니다

중간 중간 ‘앞으로 앞으로’ 서너 번 자릴옮길 정도로

설법전은 꽉 찼습니다

사회자는 법정스님 ‘기리는’ 이 아니고 ‘그리는’ 음악회라 강조했습니다

1부; 영상

– 법정스님 행장& 말씀 with 김광석의 부치치 않은 편지

2부;

김광석 다시 부르기

3부

박창근의 생명이야기

첫곡은 ‘맑고 향기롭게’ 노영심 작사 작곡

저는 길상음악회 단골 노영심? 했는데

레파토리는 전부 좋았어요

바람이 불어오는 곳/ 거리에서 / 이등병 편지 / 서른 즈음…

제일 크게 따라 부른 곡은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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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 작사 작곡 해금반주의 목련’

– 한 번 찾아볼 일입니다

‘앵콜은 필수’ 란 진행자재치로 객석은 웃음바다가 되고

신중현 ‘님은 먼곳에’ . . .

역시 해금 전주부터 그냥 그냥. . .

스크린엔 김수환 추기경, 이해인 수녀님…

또 법정 스님이 명동 성당 법문 하신 모습도 비춰지고…

제 가방 안에는 하필 교회 소식지도 들어있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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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1.

사적인 . . .

오후 2시에 시작된 음악회 후

저는 또 갈 데가 있었지요

좀 바뀐 것 같아 어리버리했지만

5월 즈음 필 은방울꽃 올해도 필까 싶어

멀리서 혹 복수초? 했는데 아니더군요

괭이눈이라던가요?

곁에는 키를 낯줘야 담을 수 있는

냉이도 보였어요

조금 비켜서서 내려다 보이는 곳

음악회를 장식하던 수선화 담고싶었지만

용기가 안났는데 작은 화분이 보여서

부러 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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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2 인연이란 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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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대 6번 출구로 나와 혹시 하고 bus-stop 윗쪽을 보니

길상사 신도들의 줄이 보입디다

– 행사 있는 날은 버스 운행을 하거든요

그러나 기다린 지 제법 되었는데도 버스가 안온다는 거에요

제가 제의를 했지요. 택시 같이 타고 올라가자고…

산불난 주민들 등응 떠밀 듯 불더라던 그 바람 영향인지

솔찬히 추운 날 우두커니 서 있는 시간 보다

길상사 주위 풍경이나 보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

초면의 3인 아주머님 들 제 의견에 대 찬성

제 걸음 행진 수준이라 먼저 올라가서 좋은 자리찾아 앉아

오랜만에 받은 책자’맑고 향기롭게 3월호 펼쳐

‘다시 보는 산방한담’ 읽고 있는데

– 또만났군요

바로 옆자리에서 누가 인사를 합디다?

– 어머나…이게 왠일이래요

이 넓은 자리에서 또 만나다니요!

세 분 아주머니는 친구들이라 같이 왔다고

통성명 대신 사는 동네 이름이나 대며 나란히 앉았지요

음악회 끝나고급히 나와 은방울꽃 피는 곳에서 디카질 하고 있는데세상에나!

" 일부러 우리가 졸졸 따라다닌 것 같네요!"

이런 말이 들립디다

ㅡ…@.@ 요다음 또 만나면 정말로 진짜 인연일까요

돌아와 스크린으로 보이던 낯익은 풍경들

혹시 찾아보니 오래된 포스팅에 사진들도 찾아집니다

블로그 참 오래도 하고있네요

초파일 성북동 길상사 산사음악회에서 ‘마음이 마음에게’ 를 낭독하시는

(이해인수녀님)<–클릭해보니

유명을 달리한 이웃의 답글도 보여서. . .;;

hb.jpg남은 얘기는 사진들로 대신합니다

이런 짓이 김승희 시인 말씀대로

쓸데 없는 짓거리- 줄여야 할 일이겠지만서도

jb.png

cb.png gsa.png

장익 주교님 길상화 김영한 보살

4 Comments

  1. 푸나무

    11/03/2013 at 12:00

    정현종 시인의 시도 좋고
    수선화도 좋고
    괭이눈도 좋고
    여기저기 다니시는 참나무님 바라보는 일도 즐거워요.    

  2. 산성

    11/03/2013 at 13:28

    법정 스님의 청년 박재철 시절을 유심히 바라봅니다.
    어여쁜 해인 수녀님도…
    2005년 글까지 읽다보니 한참 걸렸습니다.
    사연들이 참 많으네요.
    돌아가신 분은 또 누구실까…

    법정스님… 하시길래
    바하 무반주 첼로를 기대했어요.

       

  3. 참나무.

    12/03/2013 at 00:14

    혼자 자알 노시는 푸나무 님 덕분에 남쪽나라 일출
    아…그리고 그믐달 까지 볼 수 있어서 더 좋고…^^   

  4. 참나무.

    12/03/2013 at 00:18

    …’첼로’ 라는 분이 있었어요
    아직 블로그 열려있는지 확인은 안해봤네요…
    블로그 오래하다보니 더러 유명을 달리 하는 분도 있어서
    아이디 만나면 기분이 좀…;;

    ..사실은 아침의 노래랑 정현종 시인의 저 시를 흘려주었는데
    저 청년 …모든 사연들이 그냥 슬퍼서 띄워주고 싶더랍니다
    대학로에서 김광석 스토리 뮤지컬도 한다는데 그까지 갈 순 없어서…;;

    님은 멀리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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