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차 얻어타는 바람에 오늘은 1부
8시 반 예배 시간도 30분이나 남아돈다
예배실에서 다른 책 보기도 그렇고-또 좀 어두워
친교실(식당과 겸한)로 향했다
들고 온 시집이나 좀 볼까 하고…
부지런한 봉사자들 덕분에
500원짜리 커피 한 잔까지 곁에 두고
‘자서’
짧은 몇 줄로도 시인이 어떤 분인지 전해온다
출가,구도, 성자, 설악산하면 금방 떠오르는…
30여분 동안 강원도 정선 너와집에서부터
봉정암 백담사 미시령 불영사 운문사. . .
어디 국내 뿐이랴
티벳에서 히말라야까지 다녀오게된다
제일 무서운 오타 그보다 더 무서운직타 대신
대강대강 디카에 담아가며- 전시장 벽의 글씨까지 요즘은
예배 끝나고울랄라~~
울집 남자 저녁까지 먹고온다해서
횡단보도만건너면 되는 7212
아무리 기다려도 오질 않고
이상하게 2014 울동네 버스가 두 대나 지나간다?
다른 버스 같은번호는 여러 대 지나가도록
기다리는 부암동 가는 버스는 오질 않는거다
남산 N 타워가 보이는 길가 벤치에앉아
버스 오는곳을계속 째려봐가며. . .
시집 뒷부분 해설까지 다 읽도록…
해설을 한 분은 행복에 이러는 길을
두 종류로 나눈다면 채움과 비움인데
시인은 단연 비움 쪽이라 했다.
난 뭘 채우려 부암동엘 가려고
오지않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까
티벳 소녀 눈동자에 목욕한 시인에겐 3번이나 다녀왔고
죽음을 앞에 둔 인도 스님께도 두 번 다녀오고
. . . . . .
<나 세상에 왔다
돌아갔다는 소리
아무에게도 전하지말라>
그는 눈을 감았다
꽃잎 지듯 흩어졌다 – 꽃잎을 쓸며 부분
요 부분 세 번째 읽을 때 버스가 오긴 왔다.
반갑게 올라타는데 버스 앞자리가 텅 텅 비어있고
운전기사님은
‘이 버스 종로 안갑니다’
– 저 부암동 가는데요?
내가 종로 갈사람으로 보였나? 왜그러지?
뒷자리에 등산복 차림의 부부 대화를 듣고서야 이유를 알게된다
종로 광화문쪽에 17일 (일) 마라톤 경기때문이라는걸
( 오라…그래서 2014도 2대나 보였구나)
동대문 운동장 지나 종로 6가~1가,
경복궁 경유해서 부암동가는 노선인데
노선을 이탈한 버스는 서울신문사 옆을 지나 덕수궁
서대문 홍난파 생가 이정표 보이는 곳으로 지나가는 것이었다.
궤도이탈이란 단어를떠올리며
난 왠지모를 자유를 느끼고 있었다.
머릿속은 자전거 타고 달을 지나던 E.T랑
아나스타샤로 분한 잉글릿 버그만도 스치듯 지나가고 …
(중간에 뒷자리 부부도 내려버려
나 혼자 버스 전세 낸 기분이어선지
저녁밥 해방되어서 그랬는지 여튼… )
운전기사님도 신이나 보였다- 내 느낌인진 몰라도
통인동으로 진입하고부터 사람들도 타기 시작했다.
오늘 나처럼 궤도이탈한 버스 보신분 혹 안계실까
며칠 전부터 버스 정류장에 써붙였다는데
나 혼자 몰랐을까?
원래 생활에 꼭 필요한 뉴스에 어둡다
‘열정적 소수자’ 편애하는 김갑수씨도
국.영.수.처럼정치. 경제.가 먼저지 문화는 항상 뒷꽁무니라 했다
오늘 6~8시 kBS F.M 초대손님으로 나왔거든
두 귀를 쫑긋 세우고 다 들었다
그가 추천하는 음반 굉장히 궁금해서
Leoš Janáček : String Quartet No.2 "Intimate Letters"
담주도 나온단다.
아끼는 음반 이야기 어찌나 재미진지…
야나책과 제자 까밀라와의 연애담 ( 은교처럼 외사랑이 맞겠다만)
비밀편지 혹시 들으신 분? – 하이 파이브 하고싶어서
그리고 무자식 상팔자 끝나서 쏙이 다 후련하다
재밌게 보긴 했지만 아고~~ 볼 책이 수두룩 밀려있는데
T.V 앞에 우두커니메이기 싫어서. . .
그제 파파로티 보고 왔을 땐
거실 네 개짜리 등이 훤하게 켜져있었고
어제 링컨보다 더 링컨같은 DDL링컨 보고 들왔을 땐
김치냉장고 문이 수직으로 열려있었다
오늘 오후엔깍뚜기 담글려고
믹서에 마늘 생강넣고까나리 액젓 부었는데
칼날과 몸통이열린 줄도 모르고 줄줄 다 흘리고말았다.
부엌대청소 하느라 이제사 엔터를 친다.
trio
17/03/2013 at 16:27
너무 부지런하셔서 퍼펙션이스트…가 아닌가 했는데
눈에 환히 정경이 펼쳐지는 마지막 문단 ㅋㅋ 을 보고 인간적인,
지극히 인간적인…느낌입니다. ㅎㅎ
참나무.
17/03/2013 at 16:52
…트리오 님과는 야나첵 이야길 해야하는데…^^
제가요 한덜렁이랍니다 늘 구박받아요 그래서…ㅎㅎ
사진 정리할 게 많아 엄한 이야기나 하고말았네요
도토리
18/03/2013 at 03:17
ㅋㅋ. 저도 어제 감갑수씨 이야기 들었어요.
통 넓은 바지 아무렇게나 쓱쓱.. 잘라 손바느질해가면서 들었지요.ㅎㅎ^^*
참나무.
18/03/2013 at 07:39
와아 그러셨구나
야나체크랑 닮은 부분 많아서 좋아한다고
참 솔직해서 더 좋았지요
38세 연하 카밀라를 51세 때 휴양지에서 처음 만나 죽을 때까지 사랑하며
700여통의 ‘은밀한 편지’를 보냈다네요
이 현악 4중주도 그녀에 대한 애모의 정을표현했다는 설명
‘아다지오 소스테누토’…야냐쳌 부터 먼저 읽었답니다
쏙쏙 좋아하는 작곡가들 골라 읽는 맛도 좋으네요..^^
이 책 강추!
해 연
18/03/2013 at 14:12
읽어 내려오는데
숨이 다 참니다. 헉! 헉!
하루동안 웬일을 그렇게 많이 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