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금숙 개인전 ‘스미다 번지다’ 전시장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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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후 일상으로 돌아올 때는 인사동 바람을

한 번이라도쐬어야 말문이 열리곤 했다.

오늘 행선지는 가회동이지만서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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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은 안국역 2번 출구 (헌법재판소) 로 나와

*돈미약국 바로 뒤 한옥갤러리 가회동에서 북촌 올라가는 초입

(*가회동 비공식 이정표? – 인사동 사거리 수도약국처럼)

맞은편은 그 유명한 대장장이 피자집

살짝 다녀오려했는데 closed가 ?

너무 일찍 나서서였나…예상치 못한 일이라

할 수없이 전화를 했다- 혹 나쁜일이 생겼나 싶어

비단 님은 전시회를 앞두고 교통사고로

입,퇴원을 거듭한 상태란 걸 알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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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라며 조금만 기다리라 했고. . .

곧 환히 웃으며

‘수요일은 큐레이터 쉬는 날’이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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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소개는 푸나무 님까지 최두식 시인의

완벽한 서문으로 대신한 판국이니

내가 나설 군번은 못되고오~~

못오시는 분들을 위하여 전시장 내부풍경이나 올리기도 한다.

작품들은 겸허하고 순한 주인 닮아 튀지않고

혼자 있어도 또 다른 어떤 것들과 섞여 있어도 어울리도록

적당 적소에 걸려있거나 세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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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내실에서? – 담을 땐 몰랐는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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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 편 찻집에서 난생 처음 모카 커피를. . .

비단 님은 몇 번 일어서느라 따끈한 커피는 결국 못마시고. . .

( 딸네집있을 때 어부지리로 바리스타가되었지만

단 한 번도 제 때 금방 내린 따끈한 커피 못마시던 산호맘 생각니…ㅠ.ㅜ)

운영자 블로그 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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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금숙 | 소녀 A Maiden | 2009

2013년 5월 3일 (금) – 5월 13일 (월) 

+ 갤러리 한옥 (Gallery HANOK)

주소 :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30-10번지

Gahoe-dong, Jongro-ku, Seoul, Republic of Korea

전화 : 02-367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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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금숙 | 달항아리 Ode On the Chosun Urn-Moon Pot /

A thing of beauty is a joy for ever | 2013

 2000년 현대백화점 현대아트갤러리에서 개인전을 끝으로 13년만에 개인전을 합니다

나드리겸 들러주시면 인사 드리고 차 한잔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래봅니다.

 – 윤금숙 드림

 블로그 ‘비단님의 게으른구름’ <–바로가기

비단님의 개인전 ‘스미다번지다’ <–소개 바로가기

BGM은 비단 님의 주제곡

Arvo Part – Spiegel Im Spiegel (아르보 페르트 – 거울속의 거울)

P.S 

스미고 번지는 여백

-최두석(시인) 한신대학교 교수

 십 년 전에 『시의 샘터에서』라는 책이 나온 적이 있다. 당대의 명편 시편들에 그림과 짤막한 에세이를 부친 책인데 그림은 윤금숙씨가 맡고 시를 골라 에세이를 부치는 일은 내가 맡았다. 그때 화가 윤금숙의 그림을 처음 보게 되었는데 일차적인 느낌은 ‘시에 잘 어울리는 그림이구나’였다. 삽화로서의 용도를 의식하지 않고 평소에 그려오던 그림인데도 함께 실린 시에 부담을 주지 않고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그 이유가 시처럼 윤금숙의 그림도 여백을 잘 활용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피상적 상념도 스쳐지나갔다. 이번 전시회에 부치는 글 청탁을 받고 윤금숙의 작업실에 들러 그림들을 보면서 예전의 피상적 상념에 대해 좀더 숙고하게 되었다. 

여백의 처리에 대한 화가의 더욱 깊어진 관심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윤금숙은 표현할 것이 너무 많아 화폭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는 자기 과잉의 예술가와는 전혀 다른 길을 밟아 왔고 가고 있다. 근래에 한지에 먹을 섞어 그리는 동양화적 화풍에 깊이 경도된 것도 좀더 자연스럽게 여백을 두고 여운을 남기려는 화가의 자세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윤금숙이 즐겨 그리는 소재로 그릇과 항아리가 있다. 비어 있는 것이 그릇이나 항아리의 본디 모습이라 할 때 그것은 여백의 추구와 다르지 않다. 그런데 과연 무엇이 담길 그릇이며 항아리일까. 물어보니 사랑하는 가족들과 수많은 손님들을 먹일 음식을 준비하던 할머니의 풍요로운 부엌을 염두에 두고 그린 거란다. 그녀의 그림에서 풍기는 따스하고 평온한 기운은 할머니의 풍요로운 부엌에 연원을 두고 있다고 짐작하게 하는 말이다. 보는 이를 배려하고 마음의 여유를 주는 공간이 여백이라면 그것은 기본적으로 다른 이의 취향이나 식성을 배려하는 마음과도 연결될 것이다.

그릇이 무엇인가 담길 가능성을 품고 비어 있듯이 윤금숙의 그림 속의 여백 또한 그러하다. 비어 있지만 그냥 비워두지 않고 묘하게 있는(眞空妙有) 상태를 추구한다고나 할까. 윤금숙의 그릇 그림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천캔버스에 아크릭 물감으로 그린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지에 먹을 섞은 동양화 물감으로 그린 것이다. 전자가 예전의 그림이라면 후자는 최근의 그림인데 그것이 화가 나름의 여백에 대한 새로운 탐구와 깊이 관련되는 듯하다. 

여백에 스미고 번지는 효과와 그로 인한 담백한 느낌의 여운은 후자에서 더욱 잘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금숙의 그림에서 보이는 스밈과 번짐은 통상적인 수묵화에서와는 많이 다르다. 과도하게 번지는 것을 자제하면서 스민다고나 할까. 화가로서의 품성이 번지는 것을 무책임하게 방치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그리하여 짙고 옅음(濃淡)의 현격한 대비도 나타나지 않는다. 강렬하게 자극적인 색상으로 시선을 끌지도 않는다. 눈이 내리거나 신록의 자작나무숲을 연상하게 하는 「나무의 숨결」 연작에서 그 점이 잘 드러난다. 화폭의 여백에 나무의 숨결 같은 것이 스미고 번지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그녀의 스밈과 번짐은 사물들을 부드럽게 껴안는 방식이면서 보는 이와 따스하게 소통하는 방식인 것 같다. 

사물에 대한 부드럽고 따스한 시선은 꽃과 새를 소재로 삼은 그림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 평화롭게 꽃의 향내를 맡고 있는 듯한 새의 영상은 그림을 보고 난 뒤 한참이 지나도 꿈결처럼 시야에서 어른거린다. 환한 감자꽃 아래의 집에서는 웃음소리와 함께 정겨운 이야기꽃이 피어나고 있을 것만 같다. 꽃과 새의 형상을 드러내는 곡선은 부드러운 게 일품이고 색상 또한 시선을 자극하지 않고 따스하고 깊게 스며든다. 화가가 얼마나 사물들을 부드럽게 껴안으며 세상 사람들과 선의로 곡진하게 소통하려 하는가가 드러난다.

윤금숙의 화가로서의 근원적 자세는 예술가적 자의식을 앞세우거나 치열성을 내세우지 않고 겸허하다. 그러한 마음으로 형상을 빚고 색상을 스미게 하였기에 여백과 여운이 남고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시와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세필로 섬세하게 그린 한복 치마저고리의 소녀상이 주목된다. 과거로 회귀해서 찾은 인물이라기보다 화가의 내면에 살고 있는 소녀를 그린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굳이 자화상이라 부를 필요는 없지만 세상을 청순하게 선한 의지로 응시하는 소녀의 눈빛에서 화가 윤금숙의 시선을 감지해도 좋으리라.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예술가의 운명일 것이다. 하지만 지상에 계속 새로운 것은 없고 금방 낡아버린다는 것이 현대성을 추구하는 예술가의 비극일 것이다. 그 비극을 제대로 자각하지 못한 채 현대성에만 골몰하다가는 기괴한 괴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는 이와 곡진하게 소통하려는 화가의 본원적 자리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으니 윤금숙의 그림은 그에 대한 답변처럼 보인다. 마치 오래된 미래를 찾아나선 이처럼 스미고 번지는 미학으로 정겹게 그릇과 나무와 꽃과 새와 소녀의 형상을 빚고 그 형상으로 보는 이의 마음에 여운을 남긴다. 

– 출처: http://blog.naver.com/galleryhanok/70166903355 갤러리 한옥 (Gallery HANOK)

8 Comments

  1. 푸나무

    09/05/2013 at 00:41

    야아….
    참나무님….
    갤러리 사진
    세상에…넘 좋다요.
    이음악은 완전 루시아님 윤쌤 같아요……..
    그래도 언젠가 내 글에도 한번 넣어야지…. ㅎㅎ

    전시회 이름도 너무 멋져요.
    스미다 번지다.
    할머니의 부엌도 보이고

    참나무님 세상에 단하나인 명품가방도 보이고…ㅎ    

  2. 쉬리

    09/05/2013 at 03:50

    푸나무님의 스미다 번지다 글을 보며
    비단님의 이미지가 느껴졌습니다.
    한동안 닫힌 비단님 블에 가보니
    문은 열리고 동백 꽃 이야기가 있는데
    댓글에 전시회 내용이 알았습니다.
    전시잘 글을 보니 정말 좋으네요.

    명품 가방이란
    빨강 노랑 파랑 가방을 말씀하시나요.
    몬드리안 풍의 느낌이네요.   

  3. 참나무.

    09/05/2013 at 07:15

    무엇보다 푸나무 님이 맨 처음 소개도 해주시고
    또 조블 운영자께도 건의까지 하시고…이번에 좋은 일 많이 하셨네요

    멀리 있어 참석 못하는 분들께 이리라도 보여드리고 싶어 시작한 일인데
    누가되진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참 좋았지요 스미다 번지다…^^

    .   

  4. 참나무.

    09/05/2013 at 07:21

    저도 일찍부터 5월에 전시회 있다는 건 알았는데 이렇게 초순인 줄 몰랐답니다
    한달 여간 여행중이어서…

    쉬리님 답글 보고 최두식 교수님 글 좋아서 방금 추가해서 올렸습니다
    루시아 님과 작품을 이보다 더 표현할 순 없는 글이네요

    그리고
    푸나무 님이 명품이라 하신 바람에 또 챙피를 당합니다
    저 혼자 제 졸작 제목을 ‘오마주 몬드리안’ 이라 지었거든요…;;

    쉬리 님은 어떤 분이실까
    차차 답방드리겠습니다…답글 감사드리며…
       

  5. cecilia

    09/05/2013 at 08:14

    비단님, 참 멋있는 분이네요.

    그분 블로그에서 전통적 한국 음식 보고 반했는데

    그렇게 살려면 무척 부지런해야 할거에요. 그렇죠? 참나무님!   

  6. 비바

    09/05/2013 at 08:29

    우와~ 감사합니다.
    시간이 영 쪼개지질 않을 모양인데
    이래보니 반갑군요~   

  7. 참나무.

    09/05/2013 at 13:28

    그럼요 세실리아 님
    부지런하지 않곤 이뤄낼 수 없는 일이지요
    하루아침에 될 일도 아니구요…
    블로그에 올린 음식들 책으로 나왔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 아이들께도 남겨줄 수 있도록…

       

  8. 참나무.

    09/05/2013 at 13:38

    많이 바쁘신가봐요
    비바 님 같은 분을 위하여 용기를 낸거랍니다
    요즘 얼마나 정신없는지 그저께는 수영장 셔틀 버스에 지갑을 두고 내린 사건이…;;

    카드 지갑이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이러면서도 아쉬웠는지
    자다가도 혹시 하고 수영가방 뒤집어 보고 했는데
    글쎄 오늘 지갑 주운 사람이 저에게 전하는겁니다- 점심이나 쏘라면서…ㅎㅎ

    세상이 하 수상하여 잃어버린 현금 든 지갑 찾은 일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포스팅 하나깜인데 잠이 와서 시작하려던 여행 후기도 못올리고 자야할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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