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가끔 수영할 때 다리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

오랜만이어서 그러나? 별 대수롭잖게 생각했는데

지난 목요일은 도가 넘쳤다

첨엔 발목 부분에 쥐가 나더니 나중에는

장딴지 부분이굳어지면서 앞 사람들과 점점 속도 차이가 나서

이러다 민폐끼치겠다싶어 되돌아 갔다.

여차저차 수영코치에서 설명했더니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수면 부족’일 수도 있단다.

오호…수면부족?

머리가 바닥에 닿기만 해도 잠을 잘 자는 편인데

근 한달간 주중이긴 해도 밤잠을 설친 게 화근일까?

오늘은 자유 수영이라살살 하고 와서 잠깐 시장에서

장거리만 보고 계속 침대에서 책도 안보고 딩굴다

저녁따베 ‘술 한 잔 하자’ 소리에 깨었다

신은 공평한지 미모는 안주셨지만눈도 이도좋은 편이다

아직 돋보기 안쓰고 바느질하고 임플란트 하나도 없는데

아침 먹을 때어금니 오른쪽크라운 부분이 몰뚝잖았다

크라운 벗겨내면 일이 크질텐데…?

남편은 얼른 병원부터 가보란다

토요일 단골 약방 다니 약사님 일찍 퇴근하더라며…

아니나 다를까 부랴부랴 달려갔는데

약방 불은 꺼져있고 퇴근 하려고 폼 잡던친절한 우리동네 약사님

날 보더니 급해보였는지 열쇠부터 꺼낸다- 여튼 눈치도 빠르셔라…

‘크라운 부분이 예사롭지않다’

‘장딴지 근육이 뭉쳤는지 수영해도 풀리지 않는다’그랬더니

‘몸이 반란’을 시작하는가 보다고. . .

백 번 동의하고싶다

무수리꽈라 무리를 좀 해도

무쒹하게 잠 잘 자고 밥 잘먹으면 암 탈 없었는데

드디어. . .

나도 몸을 좀 아껴야 할 시기가 온 것같다

병자랑은 하라 해서 올리고 보니

유월 첫 날이 자꾸 걸린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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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는 언제필까

나들목 한쪽 벽, 온통 장관을 연출하는데

능소화가 시작하는 그 장소에서깊히 잠든 노숙자를 만났다

그래도 자전거에 옷가지도 실려있고

노숙 초보일까

그냥 지나치다 뒷모습 괜히 담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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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패.경.옥 계단엔 하늘하늘 꽃도 피어있었는데

세상에나~~ 오늘은 또 누가 이발을…;;

아무래도 한강공원 본부에서 청소 차원으로 그러는 것같다

만나기만 하면 제발 그냥 두라 하고싶은데. . .

재들 또 곧 피겠지

아무리 꺾어봐라 매롱 이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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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장미들은 만났지만 아직 연핑크 찔레를 못만났다

한 며칠 내가 생각했던 장소에 없어서

오늘은 성수대교 쪽으로 진로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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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지날 무렵 장일범씨는 ‘플로렌스의 추억’ 하필 2악장을 들려줬다

남편들 흉 서로 보다 술 잔뜩 취해도 플로렌스의 추억 2악장 다 듣고

2층(살림집)으로 올라온다는 경춘선 마담 남편 생각도 좀 했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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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을나와 코스모슨 줄 착각한 패랭이 군단도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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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가민가 하던 내리막에서

드디어 연한 핑크 찔레꽃 피는 장소 찾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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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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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색이 다 달아나버린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다?

예전에 봤던 거 한 번 찾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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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4

기어이 찾아 봤다 . . .하릴없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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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고 말고….

바로 아래 포스팅, 개 한 마리가 시야에 들왔는데

곧 개 주인이 나타나 걔를 꼬옥 안아 담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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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에서 . . . 다른 산책 코스로 다리 아래에서

. . . . . . .

낮잠을 잤더니 쉬이 잠이 올것같지않아 이러고 있다

씰데없는 짓으로 유월 초하루를 보낼까

내일은 교회도 가지말고 푸욱 쉬라했는데. . .;;

Richter plays Tchaikovsky The Seasons, June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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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반란을 시작한 6월 초하루

그래도 참 이쁜 작은 장미도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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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보라색 클로버도 만났으니

6월도 리히테르 연주처럼 유유하길 바라며. . .

13 Comments

  1. 술래

    01/06/2013 at 15:02

    저는 쥐가 잘 나는데 특히 운전할때 쥐가 나면 너무 당황스러워요.
    돋보기도 안 쓰시고 특히 숙면하시는 거 제가 많이 부러워한답니다.

    제가 사는 곳에는 능소화 피기 시작했어요.

    블랙베리 꽃이 핑크 찔레처럼 분홍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하얗게 색갈이 변하더군요.
    생김새도 아주 비슷하게 생겼네요.
    크기만 다를 뿐…

    아참~~~
    차이코프스키 플로렌스의 추억은
    차이코프스키가 다른곳을 플로렌스로 착각한거 같다고 하지요?
    최근에 줏어 들은 정보랍니다^^*   

  2. 참나무.

    01/06/2013 at 22:26

    같은 수영회원 중에도 쥐가 자주 나서 검사결과 허리 디스크 판명이 나서
    얼마 전에 수술했다는 말을 듣고 제가 잔뜩 겁먹고 있답니다.
    2년마다 보험회사에서 해 주는 검사도 아직이라 이번에 대대적인 검사 한 번 해 보려구요
    술래님도 혹시 모르니 검사 한 번 해보셔요
    오래 서 있을 때 많으시니 …검사 결과 알 때까진 겁먹진 마시고- 아직 젊으시니…^^

    요즘 많이 보이는 클로버(토끼풀이라고도 하지요)
    어젠 특이하게 보라색을 만나 한참 머물렀답니다

    음 플로렌스의 추억이 다른곳을 착각한 거 같다고요
    이거 빅 뉴스인데…
    악장별로 수많은 이탈리아 골목골목을 표현한 거
    폰 메크 부인에게 보내는 편지까지 인용하면서 …음악 평론가들이 쏟아 낸
    그 수많은 비평들은 다 어쩐데요ㅎㅎ

    곡 형식이 현악 6중주라 브람스 현악6중주랑도 비교되는 아름다운 운운…
    하던 사람들 말이지요

    저도 좀 더 알아보고 우선 경춘선의 로멘트스트 남편께도 알려야겠는데요..^^
    소중한 정보 알려주셔서 더 고맙구요 술래 님…^^

       

  3. 해군

    02/06/2013 at 12:53

    자전거 타시나요?
    제가 아직 이 동네에 계신 분들을 잘 몰라서요
    그러면 한강변에서 지나칠 수도 있겠네요

    잠자리가 제법 크네요^^   

  4. 참나무.

    02/06/2013 at 14:23

    자전거를 올림픽 공원 자전거 동호회에서 배워놓고도 씽씽 타질 못한답니다
    같이 배운 회원이 자전거 타다 넘어져 아주 심하게 다친 현장을 목격한 이후 겁이나서
    – 작은 네발 바퀴 달고 타 볼까 하면서…ㅎㅎ

    라스베거스를 떠나며…넘 슬프게 본 영화라 답글도 못남겼네요
    ‘비포 미드나잇’ 보셨나요?
    전편에 비해 넘 현실적이어서 보고 난 후에 많이 우울해져설랑…;;
       

  5. 무무

    02/06/2013 at 23:43

    몸의 반란 증상은, 무조건 쉬라는 경고입니다

    설마 이러다 말겠지….하고 말면 안되지요
    그냥 좀 쉬어 보세요 주말이라도요    

  6. 참나무.

    03/06/2013 at 00:37

    그래야하는데…

    아들 부부 오늘 아침엔 육개장 야무지게 먹고
    차 마실 시간은 없어 종이컵에 담아 급히 출근시키고…

    아기는 방금 재우고…
    시장 좀 다녀와야해요
    충고 고맙구요…책은 잘 받으셨나요?
       

  7. 술래

    04/06/2013 at 16:08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전기학자들이 차이코프스키의 발자취를 조사해본 결과, 그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동안에 피렌체에 들른 적은 없는 것 같다는 결론이다. 여행에 흥분한 차이코프스키가 이탙리아의 여러 도시들에 취했던지, 아마도 다른 도시들을 방문하고서 피렌체에 간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플로렌스의 추억>이라는 이 곡의 제목부터가 아이러니이다.

    하지만 사실이야 어찌되었든 <플로렌스의 추억>은 그동안 많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피렌체와 이탈리아의 낭만적인 정서를 그린 추억의 곡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니 이 곡은 언제까지나 그대로 <플로렌스의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박종호저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8. 참나무.

    04/06/2013 at 22:03

    올려주신 정보 원어로 된 음악 전문 책인줄 알고 제목 물으려다 참았는데…

    세상에나 저도 가지고 있는 박종호샘 책이군요..자금 곁에 책 펴들고 앉았네요
    2004년도 출간 소식 알자마자 곧바로 산 책<여행이 주는 그리움> 쳅터
    27페이지 글 일부군요…분.명.히. 읽었을텐데도 북마크가 그 페이지엔 안꽂혀있네요

    어쨋건 본론은 박종호샘까지 ‘ 언제까지나 그대로 <플로렌스의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했으니 저는 앞으로도 플로렌스의 추억으로 입력해두겠습니다…ㅎㅎ

    26페이지엔 피렌체를 선호하고 동경하는 영국인들의 번역이 제일 먼저 들어와서…
    이 곡은 "플로렌스의 추억"이 더 어울린다 서술했네요
    전 그 부분만 제 나쁜 머리에 입력이 되었는지…

    피렌체 여행을 앞두고 이곳 저곳 사전 공부중아산가봐요
    덕분에 저도 꼼꼼하게 다시 읽어봤습니다.

    제가 많이 고마워하는 거 아시지요…^^*   

  9. 참나무.

    04/06/2013 at 22:40

    상관없는 얘기지만
    어제 한강변 같은 자리에서 같은 노숙자를 또 만났답니다
    아마 그 자리를 본부로 정했는지…마침 짐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작은 사이즈의 앨범으로 사진들을 펼쳐보며…ㅠ.ㅜ
       

  10. 술래

    05/06/2013 at 04:02

    전 기억 장애자라 여행 정보도 공부 안해요.
    남편 정보력과 기억력에 의존하지요.
    같은 책을 읽었는데 전 전혀 기억 안나는데
    남편한테 쥿어들었어요.
    제 개인 관광 안내자 랍니다.
       

  11. 참나무.

    05/06/2013 at 04:26

    지하철 엘리베이터 입구에 쓰인 글 ‘임산부나 장애자 용입니다’ 앞에서
    저 때문에 같이 엘리베이터 탄 지인에게 ‘우리는 마음 장애자’라 했더니
    아는 이 남편은 스스로 ‘생활장애자’라 그런데요

    저는 둘 다라고 했지요 ‘기억 장애’에다 ‘생활장애’도 제법 있는 편이라…^
    든든한 가이드가 바로곁에 계신 술래 님은 조금도 걱정마시라고 ..ㅎㅎ

    이젠 얼마 안남았네요- 사진 많이 담으셔서 올려주셔요
    피렌체 여행할 땐 더 재밌으시겠다…^^*

    서울은 많이 덥답니다…   

  12. 비풍초

    08/06/2013 at 08:54

    쥐 잘난다고요.. 이제서요? ㅎㅎ 전 뭐 십년전부터 그럽니다만.. ㅋ
    고양이 델구 다니면 된다는 이야기… 는 잡소리고요..

    이미 50대초반에 자유형한다고 발장구 치면 100 미터못가서 발에 쥐나요.. 그래서 겁나서 발장구보다는 팔힘으로만 수영하곤 했다는… ㅎㅎㅎ
    어떻게 하면 발장구 적게 하고 팔로만 수영할까 뭐 그런거 연구했다는..

       

  13. 참나무.

    08/06/2013 at 09:47

    어제 본 영화…한 친구는 시한부 환자…
    초강력혈액순환제를 먹던데
    제가 요즘 혈액강화제를 먹고있어서 은근 겁먹고 있거든요…;;

    참 위로도 비풍초님 답게 하십니다..ㅎㅎ
    사진 전문가가 오셔서 흉보일까봐 사진 몇 개 사이즈 줄이고 내려왔지요
    키크고 자알 생신 아드님은 요즘 휴가 자주나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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