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잠자리에 드니 일찍 눈이 뜨진다 오늘 아기 오는 날 면 블라우스 입어야겠네…꺼내놓고 아들 좋아하는 육개장에 파 좀 더 넣어 다시 끓여야하고 부엌에 들어가 이것 저것 대강 준비하고 나오는데 이상하게 좀 더워 온다 목도 갑갑해 오고…
세상에나~~
왜 검정 목폴라를 입고 있는 것이야?
내 방에 들어가 보니 미싱 의자에
내가 갈아입으려고 꺼내논 블라우스가 얌전히 걸쳐져있네?
내가 입은 건 겨울옷 정리 칸에 넣으려 한 옷이다
옷이라도 자주 사 입는 사람이면
영화 ‘파리는 안개에 젖어’ 페이 더너웨이처럼
사온 옷과 꼭 같은 게 이미 옷장에 걸려있는 일이
많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지난 월요일엔 아들 식탁에 앉혀 국대접까지 놓고
밥솥을 열어보니 밥이 없는 것이었다.
간혹 쌀만 넣고 버튼 안누른 적은 몇 번 있었는데
밥솥에 밥 한 톨도 없다니
가만 생각하니 그 전 날아침은 새 밥 다시 해야겠네…
남은 밥 누룽지 만든 게 그제사 생각나는 것이었다
하루에 카드 든 지갑 없어져서 깜빡깜빡 놀래는 건
이야기 축에 끼지도 못하고, 다이아반지 없어 다행이다
점점 이해력도 부족하고 대사가 많은 영화도 싫어지고
비포 미드나잇-이건 전 편 두 편의감성과비교 되어 그렇다치고
아무리 그래도
같은 배우 같은 감독이 9년간 같은흐름의 영화를 만든다는 건
아주 귀한 일이니 무조건 봐야한다에 한 표.
그나저나 내 머리가 도대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가 없다
점점 치매에 대한 공포도 엄습해 와서 하던 일도 대폭 줄였다
어제 주일 경우도 다른 때 같으면 덕수궁 메모해 둔 전시회 갔을텐데
몸 사리느라 겨우 영화 한 편만 보고. . .
여행가기 직전 문닫혔던 대한극장 하늘공원
어제는 활짝 열려 장미가 만발한 건 반가운 일이었다
감동없이 그냥담은 디카 사진들 맘에 찰 리도 없고…
그래도 꼭 그냥 못지나가는 꽃들이 있어서…
예를 들면 패랭이꽃은 아무리 많아도 담는다
천박하게 많이 피는 온갖 종류의 철쭉은 딱 질색
내 다카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신경쓰이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점점 싫어저 안만나듯
세 가지 고집이 있다
*어그부츠 안신기
*트윗 않기
*sns, 카톡따위도. . .
전철이나 사람 앉혀놓고 아이폰 딜다보는 사람 뵈기싫어
아예 손전화도 없애버렸으면 좋겠다 할 때도 더러있다
그건 아무래도 내 이기심 같아 참기로 하고…
점점 시대와의 불화를 느끼는 요즈음이다.
나 이리 살아가도 될까몰라. . .
揖按
03/06/2013 at 03:33
허허.. 복잡한 이야기를 조리있게 정리하여 잘도 쓰시면서, 왠 엄살이신지…
치매 걱정하는 사람이 이 정도면, 치매란 겁낼 필요조차 없는 아무것도 아닌거네요….
이것, 저것 모두에 너무 애살이 많으심입니다.
만약 벗어나고 싶으심 한 두가지만이라도 그냥 무심덤덤하시면 되는데,
글쎄올시다, 그게 잘 되실런지.
게다가
우리 경상도 사람들이 가장 잘 못하는 것 – 빈말 …
부부간에 빈말이라도 듣기 좋게 사랑한다, 당신 오늘 참 예쁘다 해 줄 수 있음 서로에게 좋으련만,
안 밖이 서로 맘에 있는 말도 못하니 빈말이야 말해 무삼하리오……
업으로 생각해야지요.
이런.. 지금 이거 내 이야기가 아닌지…
아카시아향
03/06/2013 at 07:41
이번 3편도 또 ‘한 대사’ 하겠지요?ㅎㅎ
지난번 2편 보면서 너무도 심히 환경운동가들 일장 연설 같은 대사가 많아서
로맨스고 뭐고…ㅠㅠ 였는데, 다른 분들은 모다다 좋다고들 하셨어요;;;
요번 3편 예고편 보면서는 뭔가 feeling이 다른게 썩 괜찮겠다 싶어
지금 기다리고 있어요. 여긴 아직 개봉 안했거든요.
여전히… 두 사람은 말이 많겠지만요.ㅎㅎ
아래 청담 소식이 약간 서운하면서도… 새론 기대를 갖게 하네요.
지난 번 제가 나갔을 때 낭송회 날 갔으면
김사인 시인을 뵙는거였는데.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참나무.
03/06/2013 at 08:26
그런데요 요즘은 블로깅도 언제까지 하게될 지 의문이랍니다
단어들이 도통 생각나지않을 때가 더 많아서…;;
고혈압 약을 일요일에 7봉투꺼내어두는데
어떤 주일은 두 봉지가 남고 어떤 주일은 모자라기도 하고…^^
약을 복용했는지 안했는지 그 자체를 잊어버리니 문제아닌가요
오늘도 시장에다 뭘 두고 와서 두 번 나가질 않아…ㅎㅎ
요즘 덕수궁에 제가 꼭 가보고싶은 ‘야나기 무네요시展’이 열리고 있답니다
특히 조선조 가구들을 끔찍히 사랑했던 분이라 그의 저서도 몇 권있고해서…
이런 말 하니 은근히 일요일 못보고 온 게 후회막급이네요..ㅎㅎ
앞으론 호기심을 줄여합니다-제 나이답게…^^
같은 겡상도시라 통해서 좋으네요
그래도 요즘은 아기때문에 대화가 상당히 늘었답니다…^^
치매 아니라 하셔서 위안도 되고요 ~~
참나무.
03/06/2013 at 08:38
예측대로 수다에서 시작하여 수다로 끝납디다
몸이 안좋은 상태여서…그래도 재미는 있었지만
기억나는 대사 중엔 오븐에 얼굴박고 죽은 실비아 프레스
오븐을 잊었는지 토스터로 찯각하고…그 때문에 또 싸우고..ㅎㅎ
여튼 얼른 보시고 리뷰나 올려주셔요~~
청담…지난 번 방문 하실 때 귀한 기회 놓치셨구나~~
김사인 시인에 관해서는 사적인 자리에서 해드릴 얘기가 ‘아주’ 많답니다
그럴 기회 언젠간 잇으리라 믿고…
청담 모임은 특히 뒷풀이가 진짠데…늦은 관게로 모두들 빨리 일어서서
그 재밌는 시간들은 못가지는 게 언제나 안타까웠지요…
푸나무
03/06/2013 at 09:46
저두 단어 생각 안나서 검색하다가
지난글 찾아보다가
언니한테 카톡하다가….
맨날 그러는걸요.
저렇게 이븐 꽃 잘 담으시는데
무슨 치매요.
근데 어그부츠 엄청 편하고 따뜻하다고 하던데
왜요,
뭐가 그리 바쁜지 요즈음 마실 다닐 틈도 없습니다.ㅎㅎ
참나무.
03/06/2013 at 13:45
펑퍼짐…둔한 어그부츠… 그게 날씬한 사람들이라야…그래서 전 아니지요…;;
푸나무 님이 ‘미드나잇..’ 보시면 어떤 얘기들려주실까
사랑의 실체에 관한…뭐 그런 얘기들이 쏟아질 것같은 예감
이 영화 혹 4편…황혼 무렵까지 나올까요?
3편은 중년이니 …^^
푸나무
03/06/2013 at 13:58
참나무님… 자리 까셔야…ㅎㅎ
오늘 그 영화 보고
ㅋㅋ
어떻게 쓰나….생각하고 있는데요.
좋았어요
참나무.
03/06/2013 at 22:05
…신경숙이 울고가겠네 했지요
저는 아기랑 자는 시간에 누에 명주실 뽑듯- 요담에도 졸라야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살짝 졸기까지 했음을 고백합니다
늙는 게 7대 죄악 중 하나 맞다 싶었지요…ㅠ.ㅜ
summer moon
03/06/2013 at 22:15
아직 영화는 못봤지만 두 배우랑 감독이 인터뷰하는건 봤거든요
다음에 만드는 영화는 ‘아무르’ 스타일이 아니겠느냐 하면서
울고 웃는 표정을 짓더군요.^^
영화 두편 보는 세월동안 배우들이랑 같이 나이든것만 같아서
정이 많이 가요.ㅎ
저도 만나서 전화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은 무조건 미워할거 같은….ㅎ
이제야 다시 돌아왔습니다….
보고 싶었어요 !!!!^^
참나무.
03/06/2013 at 23:41
상큼한 단발머리…보고와서
이제 안심하고…
산책, 수영하고 다시 한가롭게 들려 영화얘기 좀 더 할게요오~~^^*
해군
07/06/2013 at 03:27
이 영화 다음주에 보려고 합니다
상큼발랄하던 두 사람의 대화가 어떻게 변했을지…
4편을 만들면 제목을 비포 뭐라고 할지…
궁금합니다
이렇게 블로깅하시는 분이 치매라고 하시면
정말 치매인 분들이 화내시지 않을까요?^^
참나무.
08/06/2013 at 08:03
저도 비슷한 걱정을 했더랍니다
이 감독과 배우들 꼭 4편도 만들것같지요…
위안 받고싶어 어리광부린 격인가요 그러면
조블에서 한 분야만 전문적인 블러거시라
이번에 어떤영화? 늘 기다리게하시지요
최근 영화는 아직 안볼리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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