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이고, 복숭아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이고, 한여름에 외가 익으면 한 번 모이고, 초가을 서늘할 때 서지(西池)에서 연꽃 구경을 위해 한 번 모이고, 국화가 피면 한 번 모이고, 겨울철 큰눈이 내리면 한 번 모이고, 세모(歲暮)에 분매(盆梅)가 피면 한 번 모이되, 모임 때마다 술ㆍ안주ㆍ붓ㆍ벼루 등을 설비하여 술 마시며 시 읊는 데에 이바지한다. 모임은 나이 적은 사람부터 먼저 모임을 마련하여 나이 많은 사람에 이르되, 한 차례 돌면 다시 그렇게 한다. 아들을 낳은 사람이 있으면 모임을 마련하고, 수령으로 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마련하고, 품계가 승진된 사람이 있으면 마련하고, 자제 중에 과거에 급제한 사람이 있으면 마련한다”
<죽란 시모임 문집 서문(竹欄詩社帖序)> –정약용(丁若鏞, 1762~1836)
‘청담(淸談), 시인과의 만남'(이후 청담)
어제가 마지막 시간이었지요
인용한 구절을 읽으며 김사인 시인께서도
청담을 정말 아끼셨구나…했는데
어제 0시에 온 안부게시판 비밀글을 보고 다시 실감했습니다
그간 일년에 4번씩 공지를 올리고
참가하신분들은만남 이후
여운을 남기곤했는데…
청담’도 ‘사카’도 문을 닫습니다-여러 사정으로
정확하게는 이번 주 금요일까지
그간 알 만한 사람들은 알았지만-영업비밀도 있고 해서
‘언제…조만간…
사카에 한 번 가봐야지…’
이런 생각 가지신 분 계실까봐
오늘 목, 늦어도 내일 (금 오전) 까지 가보시라고
ㅡ제 노파심 때문에…
어젠 저도 참석을 못했습니다
‘하고싶은 일’ 대신
‘해야할 일’이 있어 뿌리치고 돌아와
아기의 짝짜쿵 하는 모습에 감동받으니
“이 어찌 유쾌한 일이 아니겠는가!”
시인이 보내오신 한 줄 글로위안을 삼기보다는
시인의 지극정성에 보답 못해드려
많이 아쉬운 날이었다…가 솔직한 심경…
다른 건 몰라도 그간 ‘청담’에 참석하신 시인들은
‘청담’을 참 많이 좋아하신 것 만은 장담할 수 있었는데
김사인 시인께서 ‘청담 정신’ 이란 말씀도 하셨다니…
. . . . . . .
0시에 안게 비글로 온 소식
2013.06.27 00:00:14
모임 잘 마쳤습니다
시인께서 청담 마지막 시모임임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 내용이더라고요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지난1월 사석에서 정현종시인 뵈었는데 청담 칭찬을 많이 하시더라는 말씀도 전하시며
청담이 이름처럼 맑고 좋았다고….”청담정신”이란 말씀까지….
담에 뵙고 자세히 말씀드릴께요~
(…중략…. )
급한대로 모임소식 짧게 전해드려요~~~^^
참석하신 분들의 詩詩하고 談談한
또 소소한 후임담들 기다리며. . .
푸나무
27/06/2013 at 00:01
아 , 그렇구나…..
만나자 이별이라더니
제겐 딱 그거네요.
서운한 소식이예요
douky
27/06/2013 at 07:08
생각하지 못하고 있던 것들을
비로소 호명해 주기. 그래서 ‘있게’해 주기…
그것이 글이요 시라고…
‘글’에 얼마나 섬세하고 미묘하고 유쾌한 일상이 담겨 있던지요…
그것을 느낄 수 있고, 응답할 줄 아는 것이 ‘청담’이었다…
시인은 그리 느끼신 것 같았습니다.
‘청담 정신’…같은 맥락에서
열심히 들으신 청담 멤버들의 후기에 또 오르겠지요.
모두의 아쉬움을 잘 아울러 훌륭히 마무리해주신 시인께
감사했답니다….
참나무.
27/06/2013 at 09:24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법
담담하게 생각키로한답니다
아무리 그래도 서운한 맘은 어쩔 수 없지요
‘서로’ 그리우면 만나면 될테고요…
참나무.
27/06/2013 at 09:34
시인의 ‘청담 정신’ 우리 청담에 대한 최고의 찬사라 생각해요
제가 기억하는 시인의 목소리로 저런 말씀을 해 주셨군요
<죽란 시모임 문집 서문> 제가 인용한 저 부분 옮기면서
저런식으로 만나면 유쾌한 일이 아니겠냐…
권유하는 마음아니셨을까… 했지요
한가한 시간 덕희님의 잘 정리된 후기와
산성님의 시시한 후기도 기다려봅니다…^^
모래바람
27/06/2013 at 13:42
아, 그렇게 되었군요…….
안녕하세요? 참나무님~~~
저는 아랍국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 샤카모임을 늘 눈팅만 하다가
작년에 한국에 간 김에 시간이 맞아
최영미시인을 초대했을 때 가 본 적이 있읍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 에워싸여 혼자 앉아 있다가
블로그에서 많이 본 리사님과 이야기를 하게 되곤 자리를 함께 하기도 했지요.
제가 조용한 성격은 못되서
첨본 금방 리사님과도 화통하게 이야기가 되었고
그외의 많은 분들도 만났는데 다 기억은 안나고 몇분은 납니다.
아마도 참나무님도 뵌 것 같기도 한 기억입니다만
제 기억력이 신통치 않아서요. ㅋㅋㅋ
언제 다시 이런 모임이 부활할 기회도 없는건가요?
참으로 아쉽군요….
감사합니다.
김진아
27/06/2013 at 14:06
…아쉬워요….많이 많이…
summer moon
27/06/2013 at 23:06
아주 오래도록 계속되기를
그래서 우리 문학계에 소중한 부분으로 존재하고
시를 사랑하는 이들에겐 꼭 이어가고 싶은 모임이 되기를 바랬는데
정말 안타깝네요.ㅠ
참나무.
28/06/2013 at 00:13
모임에 참가할 형편이 못되어도
늘 관심가지고 계시는 분들- 특히 해외분들
무턱대고 사카 방문한 날 없어진 거 알면
얼마나 난감할까싶은 노파심에서요…
… ….
무무
28/06/2013 at 02:31
그렇게 되었군요..
부러움과 약간의 질투 섞인 마음(참석못해서)으로 청담을
응원했는데 아쉽고 서운하네요
사카도 청담도 다시 마날 수는 없는건가요?
참나무.
28/06/2013 at 22:27
사카엔 한 번도 못오셔도 청담에 늘 애정과 관심 가진 분들이 몇 분 계셨지요
덕분에 참석자들은 진주 ‘연리’의 연밥도 맛보고…^^
일단 장소가 없어져버려 사카에선 못만나도 정약용 시모임 서문처럼
핑게 만들어 모이기로했답니다…그저께처럼
무무님 완쾌 소식 들리면 번개 한 번 치셔요
손주 탄생 기념…이런 식으로…^^
산성
28/06/2013 at 23:02
잠시 접는(!) 청담 마지막 모임에 김사인 시인을 모신 것은
큰 행운으로 느껴졌어요.마치 특별한 부탁이나 한 것처럼
그도저도 아닌데 어쩜 그리…
들으면서도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참 순박하신 분이라
이 다음에 다시 번개를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기억력도 비상하셨습니다.
참나무.
28/06/2013 at 23:11
아직 못 모신 시인들도 많은데
재미삼아 앵콜 투표 결과 문태준 시인과 막상막하셨지요
저는 장석남 시인 때 여행중이어서 참석못 한것도 억울하답니다
또 청담 계속한다치고
다음 시인 누구? 게임 함 해보지요뭐…^^
산성님은 틀림없이 이성복 나희덕…
아 최승자 시인도 겨울비 님이 여러차례 애썼지만 병중에 계셔서…;;
김명인,조용미 시인 모두 모시지못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