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복, 3막 3장 <– 2013 아르코미술관 대표작가전: 먼저읽으셨으면 plz~~
따라지의 향연
1층 끝쪽 진열장엔 무대의상 에스키스랑
파리 유학 당시의 간단한 드로잉과 원고지 몇 장
벽에는 드로잉 작품들이 걸려있었다
2층 전시실은 한 마디로 음산했다
도슨트의 설명으론 엄마 따라온 아이들이
무서워서 우는 경우도 있었다고…
그도 그럴 것이 진열된 무대의상 작품들 소재는
마랑 한지- 국산만 고집하셨단다
대형 스크린엔 무대의상 작업 과정이 연속으로 흐르고
설명없이 스르륵 거리는 소리만 들렸는데
한지 구겨지는효과음이라 했다
한쪽 벽엔 저승 사자랑 삼신할머니가 나란히 걸려있었고
죽음 냄새가 나는 무대 분위기였다.
이병복 선생은 살아오는 동안 임종을 수도없이 겪어서
삶과 죽음은 일직선이라 하신단다.
어머니의 숲
제일 먼저 눈에 띄이는 이 무대가 대표작 ‘피의 결혼’
진열된 작품들은 모두 어머니들의 모습이라 했다
.
무대 바닥엔 연극 대사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 .
뒷켠 무대 밖에 또 엎드려 기도하는
한 여인…바로 당신. . .
44살 큰 아드님을폐암(?)으로 잃은 후
바로 제작한 작품이다.
손이 유난히 큰 이유도 있었다
그녀가 강조하는 무대의상은
배우들이 입고 벗기 편해야 하고
격조랑 품위를 잃지말아야 한다 했다..
심지어 무대에선
거지옷도품위를 지켜야한다고…
연극 평론가 구히서씨 인터뷰에선 모든 면에서
대강 대강이 없고 만사에 최선을 다 하는 성격이며
체질화 습관화 생활화된 부지런함으로
예술적 성취를 이룬 큰 작품들을 양산했다고. . .
해외 연극 사조와 최신작을 소개 했고
특히 한국적 어법의연극을 창조한 예술가라 강조했다
연출가 김정옥씨는이병복씨의 무대 예술은
서구적 사실 주의가 아닌
새로운 무대 미술의 창시자라 했다.
또다른 작품들
초심
무대미술가 이병복씨가 108명 동자승의 108가지 표정을 보여주는 작품‘초심’옆에 앉았다.
동자승에는 먼저 보낸 아들의 얼굴이 들어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출처<–
어섧은
스스로는 뒷광대라 칭하며 ‘어섧은’ 사람이라했지만
당신의 무대의상은 배우라 했다
무대의상 햄릿.
기계적인 걸 배제하고 손작업을 좋아해서 손을 형상화 한 . . .
손작업의 연보까지
라디오랑낯익은 바늘쌈지 반가웠다.
완자 호동은 연출까지 직접- 무의자 전시장에서
남편(故권옥연화백)과 모든 걸 쏟아 만든
무의자(권옥연 화백의 호) 전시장을
아직 못가봐서 언젠간 가봐야지 맘 먹었다.
P.S
공연신고서와 영업정지 명령서
우리나라에 일제의 잔재로 임석 경관이 극장을 지키던 시절
카페 떼아뜨르는 식품 위생법과 공연법 위반에 걸려
유치장까지 다녀온 이병복씨를 모르는 이들이많아
무리하여 피날레퍼포먼스 공연까지 다녀왔다
검정 베레모의 김수용 감독
공연 중인 박정자씨
80세 이상만 의자에 앉고 전시장 바닥에 앉은 수많은 관객들
끝으로 무대 한가운데 모시자
아무 말씀없이 그냥 눈물만 . . .
내 손도 떨려서. . .죄송하여
내가 놀란 건 이런 전시를 예감하신 듯
곱게 모아둔 자료들이었다.
아직 못다올린 사진들은 차차 올리기로하고. . .
지난 주말나름 추억 여행 마무리는 남편과 공갈빵으로 . . .
summer moon
02/07/2013 at 22:53
정말 부끄럽게도 저도 이병복님에 대해 아는게 하나도 없어요.ㅠ
원고지에 적힌 글들, 스케치들 보면서 ‘너무 좋다!’를 연발하다가
올려주신 다른 작품들 보면서 고개가 숙여지는 것 같아서…
이런 아티스트를, 이런 어른을 왜 모르고 지낸건지?!ㅠㅠ
이렇게 알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이분에 대한 책들이 나와있는지 궁금하네요.
summer moon
02/07/2013 at 23:03
아르코미술관 사이트에 가서 보고, 읽고 왔습니다
이병복님의 ‘손’이 두 눈을 가득 채우고 다가오던…!!
많이 알고 싶어졌어요, 이분에 대해서.
참나무.
02/07/2013 at 23:38
권옥연 화백과는 부부사이지만 작업실을 서로 찾지않았다지요
각자 개성 존중 차원이지만 서로 바빠서 그랬다고…
파리 유학 당시 재밌는 스케치가 많은데
곱게 자란 권화백과 시어머님과 그늘에서 사이좋게 아이스크림 먹으며 쉬고 있고
당신은 이삿짐 리어카를 뒤에서 밀고 있는 스켓치도 있답니다
무대미술 30년 책이 출간 될 때 그렇게 많이 우시더라고 주윗분들의 말도 있었고요
한국연극계에서 이 분을 거론하지않으면 안되지요…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요
할아버진 또 유모차 끌고 산책나가서 답글 쓸 시간을 주네요
‘대머리 여가수’ 원작가 이오네스코 내한했을 때
작품을 보고 칭찬을 정말 많이 하더랍니다
그녀의 거미같은 손 눈물겹더라구요…
아직 에피소드 더 있는데 나중에
도토리
03/07/2013 at 02:25
진작에 알았으면 나들이 한번 할껄 그랬다… 싶어요.
..
에피소드 ..재미진 이야기 기다릴께요…^^*
summer moon
03/07/2013 at 02:37
인터넷에서 찾아 읽을 수 있는 것들을 읽어봤어요,
이분에 대한 글이 훨씬 많을거라고 생각했는데(당연히 그래야 하는데..)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은거 같았어요. ㅠ
‘무대미술 30년’ 이란 책은 절판이라고 그러네요.
그래도 친구에게 부탁을 해서 한번 찾아봐 달라고 부탁하려구요.
정말 존경스런, 멋진 아티스트세요, 이병복님 !!!!!!
참나무.
03/07/2013 at 07:13
같은 시절을 지낸 분이라…
진작 알았으면 정말 좋은 기회였는데
잘은 몰라도 일생 일대 마지막 전시회 아니었나 싶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울음을 참지못하시고…
참나무.
03/07/2013 at 07:17
그렇다니까요…업적에 비하여 모르는 분들이 훨씬 많아
이런 포스팅 했답니다
‘무대미술 30년’ 두꺼운 책들이 비치되어 있어서
저도 전시장 내에서 열심히 보느라
토요일 3시간 넘게 일요일도 근 3시간을 보냈답니다
정말 귀한 전시였거든요…
근데 대부분 사람들도 문화 관련 포스팅은 잘 안읽더라구요…;;
참나무.
04/07/2013 at 00:18
강수진 박지성 발처럼
지문없는 이 분 손도 좀 소개되었으면 했답니다…
대한민국에서유일한 예술원 부부지요
저 혼자 지어낸 환기 블루…권옥연 그레이 등등
제 포스팅에 ‘이병복’ 검색해 보면 꽤나 많이 있을겁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블로그 글 정독들을 잘 않지요…;;저부터도
몇 몇 편애하는 블로거들 빼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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