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폐쇄 못하고 무슨 일 생기면?

1.

아침마다죽을 끓인다

요즘은 콩죽을 자주 끓인다

남편이 집에 있는 날은 무조건 점심 매뉴가 콩국수여서

서리태나 청태에다 견과류도 적당히 넣어 갈아

냉장고에 넣어도 2일 이상은 위험하니 무조건 콩죽이다.

팥죽 녹두죽 콩나물죽, 겨울엔 김치국밥

냉동실에넣어 둔앙금이 없을 때는 그냥 흰죽이나

오늘 아침처럼 누룽지 죽을 끓일 때도 있다.

자주 다니는 두부집에 누룽지를 팩에 담은 게 있어서

딱 한 번 사와봤지만 이상하게 희마리가 없고 맹탕이어서

이후엔 꼭 집에서 남은 밥으로 미리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둔다

그러니 보온 밥솥 냄새나는 밥 먹을 일이 없어서 좋다.

누구는 죽 끓이기 힘들다 하지만

나는 간단한 걸 좋아해서 어렵게 끓이지않는다

팥이나 녹두 경우 미리 삶아 믹서에 드르륵 갈은 후

한 번 먹을 양만큼 팩에 담아 얼려두고

쌀 씻어 퍼질 무렵 앙금 넣어 저어주기만 하면 된다

많이 더운 날은 남은 밥을 끓이다 앙금 넣어도 되고

– 요건 쌀을 끓이는 것보다 하찔인 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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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 . . . .)

―각 악기는 어떤 역할을 맡는가.

"제1바이올린은 음악을 리드하고, 제2바이올린과 비올라는 멜로디를 떠받치고 속을 채우는 ‘내성(內聲)’을 만들고

밸런스를 조절한다. ‘내성’의 에너지가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앙상블의 실력이 결정된다."(이승원)

"제2바이올린은 소리의 중심이다. 다른 악기들의 소리를 융합시키는 역할을 한다."(김영욱)

"첼로는 기둥이다. 4년 전엔 대들보라고 답했는데, 모두 똑같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문웅휘)

노부스 콰르텟은 8일 바흐가 남긴 최후의 걸작 ‘푸가의 기법’ 연주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 현악사중주로 선보이는 첫 ‘푸가의 기법’ 전곡 연주다.


▷노부스 콰르텟 ‘푸가의 기법’, 8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02)6303-1977


	지난 1일 대관령음악제가 열리고 있는 평창 알펜시아홀 연습실에서 만난 노부스 콰르텟.

지난 1일 대관령음악제가 열리고 있는 평창 알펜시아홀 연습실에서 만난 노부스 콰르텟.

왼쪽부터 김재영·김영욱(이상 바이올린) 이승원(비올라) 문웅휘(첼로). /대관령국제음악제 제공

사실은 오늘도 4중주 이야기하러 창을 열다

욕먹을까봐 2번으로 내렸다

조간에서 대관령 축제, 노부스 퀄텟, 김기철 기자의 기사<–를 읽었다

금호아트홀에서 8월 8일 푸가의 기법 연주회 소식과 함께…

혹시주말이면? 하고 사이트 가봤더니

아나콩콩~~ 8일 8시 하필 금요일이다

문웅휘 청년 둬 번 연주 들은 좋은 느낌이 있어서

가고 싶었는데…그래도 뭐 괜찮다

그보다 더한 것도 포기하고사는데…까짓거…

금호아트홀까지 래틀 경 광고가 떴더라

제일 싼 티켓 혹시 주말이면 하고 예전에 알아봤지만

모두 월 화…안타깝기도 하고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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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난 사건 사고 뉴스는 잘 안본다

안본다 치더라고 곳곳에서 떠들어 댈 게 분명하니

요즘은 차모 조모씨 얘기가 도대체 몇 편이나 올라오는지
블로그 않으면 모를까 제목으로 만나는 건
피할 수가 없다 요상한 제목들 비슷비슷한 답글들,
솔직히 짜증이 날 때도 있다만 그렇다고 모두 내맘같을까

남의 제사 배놔라 감놔라 하는 거 난 별로더라

다른이의 취향 낸들 어카겠냐만…

조고각하(照顧脚下) – 돌날라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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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기 없으니 음악도 자알 들린다

아침이 이렇게 편안할 수가 없네

아기 곱고 귀여운 건 귀여운거고

내 할 일 온전히 내맘대로

편히 할 수 있는 주말이 있어서 참 좋다

며느리가 그동안 휴가였다 (오늘 월요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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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연주 열심히 듣고있는 의사샘과 직원들

5.

최근에 건강검진 결과 좀 안좋은 게 있어서 더럭 겁이났었지만
지금은 맘 편히 가지고 스트레스받을 일 줄이니 괜찮아졌다
만약의 경우 내 몸과 맘을 내 의지대로 할 수 없을 때
괴발개발 잡기만 너절한 이 블로그
폐쇄못할 경우를 생각하니 열이 화악 솟구쳤다.

비번을 내 아이들께 알려둬야하나…

변변한 유산도 못남길꺼면서

여기까지 비약을 한 것이다.

그렇거나 말거나 마지막 편지 하나 정도는 ‘

미리 써둬야하는 건 아닐지

언제였더라?

유서 미리 써두기 뭐 그런 캠페인을 본 것도 같은데?

나는 첫구절에

" 이 편지를 읽기 전에 내 블로그 폐쇄 먼저 하길 부탁한다…비번은 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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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린 사진은 얼마 전 병원갔을 때 막간 음악회 장면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 합창 공연…

의사샘이나 휠체어 탄 환자…보호자까지열심히 들어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오가며 잠시 멈추기도 했고

허락 받아 인물사진 정면으로 담아봤다.

애들 부모들이 활짝 나에게 웃음도 보냈다

남의 나라에서, 애환인들 없었겠는지. . .

19 Comments

  1. 도토리

    05/08/2013 at 01:50

    8월8일은 목욜이옵니다..

    ㅋㅋ. 완존 4중주에 꽂히셨습니다…^^   

  2. 참나무.

    05/08/2013 at 02:20

    주말 아니면 목요일이나 금요일이나 모두 나갈 수 없는 날…;;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분당선 타고있었을텐데
    같이 가기로 한 분이 더 급한 일이 생겨서…요담으로 미루고…
    오늘은 맘먹고 ‘무정도시’ 찾아 보려했는데 완젼 제 취향 아니어서
    단 한 편도 못보고 꺼버렸어요…무슨 선전은 그리도 많이 하는지…

    ‘나인’은 어디서 하고 ‘꽃보다 할배’는 어디서 하는지
    올레 T.V찾다 실패…전 아무리해도 라지오꽈인지…^^
       

  3. 벤조

    05/08/2013 at 03:59

    사중주단 멤버들 참 잘생겼습니다.
       

  4. 참나무.

    05/08/2013 at 04:39

    아고 벤조 님…방금 오타 수정하다 노부스 음원까지 날리고…;;

    다른 거 심었어요…^^   

  5. trio

    05/08/2013 at 04:50

    언젠가 제가 미국의 유언에 대해서 포스팅한 적이 있어요.
    이곳에서는 유언과 비슷한 것인데 Living Trust라는 것을 작성해 놓으면
    사후에 유족들이 모든 것을 쉽게 처리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 변호사가 여러가지 인적, 경제적 사항들을 기입하게 하는데
    그 중에 온라인의 구좌에 대해서도 기재하는 칸이 있어서 놀랐어요.
    은행이나 보험 구좌야 당연히 적어야 하지만 이메일, 페이스북, 블로그, 등등
    온라인의 어카운트도 비밀번호 등을 적어 내라고 해서 딸하고 웃었어요.
    그러나 생각해 보니 그래야지 가족이나 다른사람이 온라인을 정리할 수 있겠다 싶대요.
    참 세상이 변하다 보니…ㅋㅋ
       

  6. 참나무.

    05/08/2013 at 05:09

    미국이 참 합리적인 나라임엔 틀림없군요…

    경제적 사항…이부분에서 전 그냥 힘이빠져버리니… 어쩌지요…^^
    부디 가족들에게까지 미치지 않게 제가 모두 정리한 후
    마감했으면 얼마나 좋을까싶네요
    언제나 제 기도 마지막 사항입니다만…

    요즘 트리오 님 사진 일취월장…
    무거운 거 들고다니신 보람 있으시겠다~~ 싶었고요
       

  7. 해 연

    05/08/2013 at 10:56

    ‘유랑의 무리’

    오랫만에 들어요.
    여전히 나를 흥분 시키네요.ㅎ

    며느리가 제 조블 비번을 알아요.
    우리 며느리는 비번 찍고 내 블로그에 직통으로 들어 옵니다.ㅎㅎ   

  8. shlee

    05/08/2013 at 14:28

    어디가 많이 아프신건가요?
    어떤 일이 일어난다고
    블로그를 닫아야 하나요?
    블로그는 블로그의 사명이 있는거 아닌가요?
    건강하게 오래 오래
    블로그질을 즐길 수 있기를….
    그래야만 한다!!!
       

  9. summer moon

    05/08/2013 at 20:52

    깜짝 놀라고…걱정도 마구 되고….ㅠ

    괜찮으신거죠?

    다른 생각이 일체 떠오르지 않아요..ㅠㅠ
       

  10. 참나무.

    05/08/2013 at 21:31

    넵 괜찮습니다…아직은
    블로그 질 열심히 할게요- 드러눕기전까진…ㅎㅎ

    제 블로그 오래되어 배꼽내밀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정리하는 것도
    시간 많이 걸려서 차라리 지울까 하다 답글 주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도 있고…
    제가 답글도 달 수 없는 지경까지 가면 블로그 폐쇄해얄 것 같아서요

    7월 초에 건강검진 1,2차 받고 의사 소견서랑 검사 기록 CD 들고
    3차 진료 가려했는데 안가도 될 것같아서요…

    유방에 오래전 부터 혹이 하나 있었는데 위치 크기 변동없으니 악성은 아닌 거 같고 …
    병원가면 또 다시 검사하고 어쩌고… 멀쩡한 사람도 환자가 된 기분이 들 같아
    가급적 안가려고요

    암이 제일 좋이하는 게 혹이라고 해서 조직검사하면서 떼어내는 게
    최선이라고는 하지만 건드려서 더 안좋은 사례도 보고해서 …

    사실은 내일(수) 예약은 해뒀는데… 확실한 검사하면 ‘안심’은 되겠지만
    제 결정 믿고 6개월 후에나 한 번 더 정밀검사할까합니다.

    사람이 아프면 벼라 별 생각 다 하잖아요
    걱정할까봐 샅샅이 다 밝혔네요…^^    

  11. summer moon

    05/08/2013 at 22:51

    웬만큼 힘든 일도 별 말씀없이 잘 도닥거리며
    오히려 다른 사람들 걱정해주시는거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씀해 주신거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항상 ‘기다리는 시간’들이 너무 힘든거 같아요
    검사 결과, 병원 예약& 테스트 날…

    어떤 기분이실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지요, 그럼요.

    정말 쉽지 않은 일이지만 발바닥 박수 쳐가면서 멋진 미소 던져대는
    꼬마 신사를 생각하셔서라도 아주 씩씩하게 지내시길요!!!

    아무일도 없이 모든게 오케이라고 그러실거라고 믿으면서
    참나무님 힘내시라고 응원도 하고
    그리고 기도도 들릴께요.   

  12. 참나무.

    05/08/2013 at 23:55

    아참 해연 님 유랑의 무리…이후 곰 세마리 동요도 들어보셨나요

    썸머문 발바닥 박수에 저 넘어갔습니다…ㅎㅎㅎ

    월요일 같은 화요일이네요 저에겐
    아들 며느리 아기 오는 날이라 조용하던 식탁도 시끌시끌…
    사람 사는 집 같아 저는 좋답니다…

    시간 없어 커피 타놓은 거 그대로 두고 달아나버렸네요…

    하라부지는 벌써 유모차 끌고 아침 산책 나갔고요
    저도 한강변으로 해서 물장난 좀 하고 올 시간입니다…

    다녀가시는 모든 분들 즐거운 하루 되시길~~~^^*
       

  13. 해 연

    06/08/2013 at 02:18

    들었지요.ㅎ   

  14. 초록정원

    06/08/2013 at 13:53

    아주 가끔 가신 님 블로그 들어가 봐요.
    닫지 않고 가는 것도 좋을 수도 있겟다.. 싶던걸요..
    누군가 기억하고 들러줄터이니. ^^

    비번 갈켜주지도 마시고
    그냥 두셔요.. ^^
       

  15. 초록정원

    06/08/2013 at 14:01

    저도 엄마, 언니, 유방암 가족력 있어서 정기 검사 꼬박 받잖아요~ ^^
    검사 받고 의사 선생님 만나면, 행복한 사람~ 이라고 불러 주신답니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 병에 걸리지 않은 것이 행복한 일이구나.. 하며 행복해 하지요..

    내일 꼭 행복하실 거예요~~ ^^
       

  16. 참나무.

    06/08/2013 at 14:05

    해연님은 며느님께 미리 알려주셨다는데…

    저는 아들 며느리가 제 블로그 오는지 안오는지도 잘 모른답니다
    저도 얘기한 적 없고 걔들도 암 말없고…

    제 딸아이랑은 페이스 북으로… 지 혼자 일방통행이지만
    아참 어제는 진주가 지네 학교 콘서트 홀에서
    독창하는 동영상이 있길래 퍼다놨지만

    아무래도 제 딸아이나 산호에게 부탁하려합니다

    맞아요 조블에도 벌써 몇 분 타계하셨지요
    저도 한상우 선생님 블로그 안게판…가끔 보기도 하거든요
    – 그 땐 사진과 음악도 올릴 수 있어잖아요

    초정 님 우리 같이 있나봐요…^^
       

  17. 揖按

    08/08/2013 at 03:47

    내 안부 게시판에 있던 글은 혹시 싶어 미리 지웠는데, 여기 다시 나오는군요.
    내 생각은 3개월 쯤 뒤에 다시 검사 한번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어떤 놈은 생각보다 빨리 자라는것들이 있으니까요, 아니면 다행이고요…

    애써 정리하여 쓰신 블로그를 왜 지우려 하십니까.
    뭐든지 모아 놓으면 좋은 자료 되는데,
    아들, 딸, 손자 손녀 보셔도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프린트한 뒤 편집해서 책 서너권으로 카피 해 두시면 두고 두고 보시기 좋을 것입니다.

    다만 댓글/안부게시판 글들은 대부분 가벼운 이야기들이니, 지워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댓글/안부게시판 글들을 한꺼번에 지우는 것은 블로그 담당자에게 부탁해 보시지요.

    그들이 도와 준다면, 프로그래머가 한방에 깨끗이 다 지울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렇게 프로그램으로 지우는 것은 프로그래머에게은 아주 작은 일입니다.

    배꼽 나온 사진, 동영상이 일부 있다해도 없는 것 보다는 못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고요.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18. 참나무.

    08/08/2013 at 06:51

    네에 감사합니다…검사건…^^

    편집해서 책으로…?
    말씀은 감사하지만 괴발개발 잡글들이 많아서요…^^
    이웃분들 답글이 본문보다 좋아서 감히 지울 수가 없던걸요- 오늘 같은 정보처럼

    근데 초창기 안부게시판 글들 살펴봤는데
    아직 이미지랑 음악들 살아있는 게 많더라고요…^^

    아직은 건강하니 좀 더 견뎌볼게요
    공학도시라 제가 모르는 기술적인 부분은 언제나 많은 도움이 됩니다
    운영자에게 부탁하는 방법도 있었군요…
       

  19. 안지은

    15/01/2015 at 02:51

    노부스콰르텟 기사를 검색하다가 예전 노부스콰르텟 공연에 관해 글 올려주신것을 보았습니다.
    괜히 반갑고 기분이 좋네요~
    블로그를 보니 몸이 안좋으신것 같은데 괜찮아지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말씀드린것처럼 이번 2월 공연은 노부스의 완전체로 만날 수 있는 1년만의 공연으로 모든 곡이 멀티 콘체르토로 이루어져 많은 분들에게 귀한 시간으로 기억 되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경기가 어려워인지 아직 티켓이 여유가 많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저희는 노부스 소속사는 아니지만 그냥 노부스콰르텟의 홍보를 위해 이리저리 찾다가 노부스의 관련 글을 올려주셔서 반갑고 감사한 마음에 쪽지 보내드립니다.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S0007028
    응원부탁드립니다.

    혹시나 실례가 되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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