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 충족한 하루

지나님 엮인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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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사는 친구가 새로운 작품 2개완성해서 걸어뒀다고

소식을 전해와서 8월 어느 토요일 방문을 했지요- 바로 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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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저 세상으로 보내고 아들 딸 출가 후라 시간도 널럴하고

배우는 거 좋아해서 ‘그린 인테리어’도 배워 별난 식물들도 많이 키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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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가에 조롱조롱 붙어있는 게 떨어지면 금방 번식한다는데 이름을 깜빡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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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박쥐란이라했나- 제 건망증 구제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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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으니 민생고는 외식으로 해결하자 했지만

집에 있는 장아찌랑 간단히 먹자며 부엌으로 먼저 들어갑디다

우리가 작품들 구경하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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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잘 못나왔지만 이런 아플리케 기법은 고도의 기술을 요하지요

지금은 해외로 뿔뿔이 헤어져 7명만 남은 회원 중손바느질이 최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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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의 모시발도 예사롭지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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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남새밭에서 금방 딴 깻닢으로 만든 조림과 쌈

각종 장아찌 잡채 굴비… 심심하게 끓인 된장국이랑

채식파들이라 닭날개조림은 거의 남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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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릴 위해서 선물도 준비해뒀더군요

토손레스를 가장자리에 손바느질로만든 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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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터들이라 식탁에서도 염색이야기로…예전엔 같이 모여 염색도 자주 했거든요

요즘은 쪽이랑 꼭두서니 치자 등 자연 염색도 편리하게 분말로 만들어 배달까지 된답니다

쪽이랑 치자를 적당히 섞으면 그린색도 만들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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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도 작품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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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언 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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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조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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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퀼트천으로 만든집 패턴 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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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처에 손자 손녀 사진이 있어 정겹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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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절 감동시킨 건 뭐니뭐니해도 몬드리안식 모시 조각보

저는 리움 칼더 전에서 산 에코컵을 선물로 준비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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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벌레 텀블러랑 케이스는 다른 분께 선물받았어요

넵 자랑질입니다 – 뒤에 보이는 납작한 사각 백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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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헤어질 즈음 우크렐레로 어메이징 그레이스 연주도 청해서 들었지요

우린 허밍으로 따라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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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로 난리통 같은 우리집 대신

잘 정리된 내부 공간 대리만족한 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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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의 화초들도 별났지만

바깥의 노랑 상사화도 처음 본 날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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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목 계단 곁에는 복숭아랑 배도 익어가고 있었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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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하콘도 있어서 말 그대로 오감을 충족한 하루였네요

이런 날도 있어서 어려운 많은 날들 견뎌내는 건 아닐까요…

*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정만섭 ‘명연’에 잠이 깨어 급조하고있습니다

새벽 2~4 ‘재방’이 있거든요- 하필 슈베르트 그레이트여서. . .

Franz Schubert – Symphony No. 9 in C major (‘The Great’), D. 944: Andante-Allegro ma non troppo 1/2

16 Comments

  1. summer moon

    19/09/2013 at 23:36

    우와, 참나무님 친구분들 모두 이렇게 아티스트들만 계십니까?!^^
    첫번째 사진 속의 작품 정말 아름다워요!

    초대장만 만들면 집안에 걸린 작품들 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전시를 하실 수 있겠어요
    다른 작품들도 마음에 들지만 저는 특히 모시 조각보가 마음에 쏘옥 듭니다.

    ‘박쥐란’ 이라 부르시는거 –
    제가 사는 곳에서 ‘Staghorn Fern’ 이라 부르는 것과 같은게 아닌가 해요.    

  2. 참나무.

    20/09/2013 at 00:54

    서울 오면 이곳도 같이가봐요
    혼자 살아서 에브리타임 웰컴이거든요

    안그래도 ‘행복이 기득한 집’에 소개되는 다른 집들보다
    훨씬 더 멋지다 그러지요 우리끼리는 …
    아침 먹고 잠깐 쉬었네요 잠이 안와 다시 블로그 열어봅니다…^^
       

  3. 벤조

    20/09/2013 at 00:57

    엥? 혼자사는 집이요?
    이렇게 분위기 있는 집에서 혼자만 산다구요?
    누가 봐줘야 해요, 누가!
       

  4. 참나무.

    20/09/2013 at 01:04

    그러게 말입니다
    그래서 에브리데이 에니 타임 웰컴이랍니다
    좀 많이 외로워 보여도 조용히 견뎌내며 잘 살고 있지요

    이집은 커피까지 어찌나 맛난지 ..
    우리나라는 얼마 전부터 캡슐커피가 또 유행이더랍니다
    이런 집 정도면 카페를 차려도 좋을텐데… 그지요?

    총기사건…따님들 무사하시지요?
    얼른 달려가볼게요 벤조님 사시는 모습 부럽던데요…^^   

  5. 八月花

    20/09/2013 at 04:18

    집 꾸밈이 정갈합니다.
    재주많는 분들도 어찌 이리 많으신지..

    참나무님은 또 주무시다 깨서 이런 주옥같은 포스팅을..
    감사합니다.
    저도 저댁에 한 번 델고 가 주세요…   

  6. 아카시아향

    20/09/2013 at 04:44

    저도 팔월화님 말씀에 동감.
    재주 많은 신 분들!

    퀼트 세계에 잠시 푸욱 빠졌습니다~^^   

  7. nancy

    20/09/2013 at 14:13

    참나무님 덕분에 잠자던 저의 감각이 잠에서 슬며시 깨어나려고 합니다.
    도전받고, 처박아둔 모시와 헝겁조각들을 꺼내보기라도 해야겠어요.

    그냥저냥 왔다갔다하며 지냅니다. 제꺼 꺼 버릴까요? 말까요? 고민중.   

  8. 참나무.

    20/09/2013 at 22:10

    집어지르는 애들이 없어서 더 그렇지요
    그래도 가끔은 손자 손녀들이 다녀간답니다

    저 집…가고싶으면 요요 붙어라하고 번개함 칠까요..ㅎㅎ
    일본 문화기행 잘 봤습니다…^^   

  9. 참나무.

    20/09/2013 at 22:14

    향님 안보이던 슬라이드 다시가니 잘 보이데요
    포스팅하실때 ‘비공개’ 상태로 슬라이드 올리면 안나오던데…혹시?

    -궁금해하실까봐 말씀드립니다…
    독일소식들 고밥게 잘 보고있어요
    미개봉 영화들도 향님처럼만 올려주시면야…^^

       

  10. 참나무.

    20/09/2013 at 22:21

    아…낸시님 반가워라^^
    안그레도 요즘 클라리넷에 빠져지내는데
    자비네 마이어 비싼 티켓 저에게 선물하신 거 기억하고있지여
    안타깝게 무산된 연주회였지만…^^

    블로그 꺼다니요…네버 네버…;;
    쌍둥이 소식도 많이 궁금한데… 많이 자랐지요
    바느질 하신 것 또 며느님 연주회 소식도 알려주시고하셔야지요..^^

    추석은 어디서쇠셨나요?    

  11. 푸나무

    20/09/2013 at 22:47

    그 번개하시면
    저두 붙을께요. ㅎㅎ
    근데 혼자사시는 집을 저렇게 꾸며놓고….
    가줘야 될것 같은 느낌이 파박…

    정말 오감이 충족된 날이셨네요.

    전 여기저기 마실도 요즈음 힘들어요. ㅎ
    추석은 잘지내셨죠??    

  12. 士雄

    21/09/2013 at 03:11

    요즈음은 왠만하면 취미를 프로같이 하시는 분들이
    많이 눈에 들어 옵니다.
    1등2등3등하는 사람이 아니면 엇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같이 번개하자는 소리는 못하겠네요.ㅋㅋ   

  13. 순이

    21/09/2013 at 04:17

    집이 그냥 겔러리네요.

    내집을 휘 둘러보니. ….
    손자를 위한 어린이집이 되어 있네요.
    제자리에 있는건 텔레비전 하나뿐
       

  14. 보미

    21/09/2013 at 12:33

    무슨 퀼트 전시회 다녀온 기분이 납니다
    솜씨가 워낙에 뛰어난 분이신가 봐요
    친구분 이신 참나무님 솜씨도 대단 하시니
    워낙 손재주 없는 사람 보는 것으로 대리 만족하고 물러 갑니다

    행복하신 주일 되셔요^^*   

  15. 좋은날

    23/09/2013 at 01:15

    참 정갈한 집안 분위기입니다.

    저렇게 집안정리를 하려면
    그 수고스러움도 대단할 것일진데..

    무슨 겔러리에 온 느낌입니다.

    저런 분위기에 젖어 서책을 한다면
    정말로 행복한 책읽기가 될 듯한 이 감성.

    저만의 감상이겠지요. ㅎ

    장엄 차분한 클레식으로 월요일 아침을 열어갑니다.

       

  16. trio

    23/09/2013 at 12:02

    친구집…예술이네요.
    꼭 참나무님을 닮은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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