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그늘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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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녹음- 마리아 주앙 피레스 서른 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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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레스의 연주는 ‘음예’를 연상시킨다.

같은 라틴 계열의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뜨거운 햇살처럼 타올랐다면

세 살 아래의 피레스는 "서늘한 그늘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건반을 질주하는 듯한 아르헤리치의호방한 연주에 비하자면,

피래스는 은은한 달빛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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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레스가 제자에게 렛슨하는 모습이 독특하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자신의 내면과 대화하는 것" " 순수하고 명상적인 연주" 같은 것들이다.

젊은 음악가들이 상업적인 의도에 휘둘리는 것 콩쿠르에 ‘출전’하는 것 등에 대해서는 반대의 견해를 피력해왔다

출처 :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 문학수 著 ‘어느 인문주의자의 클레식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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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음? 거꾸로하면 음예

이 간판 지나칠 때 피레스가 떠올랐지요

12:00 시작하는 ‘블루 재스민’ 보기 전 약간의 시간이 남길래. . .

사진=프레인글로벌

Schubert – 4 Impromptus, D. 899 / Op. 90 (Maria João Pires)

P.S

일본작가 ‘다니자키 준이치로'(1886~1965)는 사회에서 동떨어진 개인을 그려내는 데 몰두했고 퇴폐적일만큼

낭만적인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작가라는데 ‘음예 미학’ 이라는 산문집을 썼다는 걸 처음 알게되었다

문학수.’아다지오…’ 덕분에 알게 되었지만 그는 이 책 ‘그늘에 대하여'(음예 미학)에다
"그늘인 듯한데 그늘도 아니고 그림자인 듯한데 그림자도 아닌 거무스름한 것"을

음예(陰X) 라 했는데 한자가 제 컴으로는 표현이 아니되어 언제나 못쓰고 있지요

그 ‘음예’는 " 안채에서 떨어져 신록의 냄새나 이끼가 나는 정원의 나무와 수풀뒤에 마련돼 있는"것.

준이치로는 음예야 말로 일본풍의 독특한 아름다움이라 말하면서,

재래식 화장실과 다다미방, 그림을 걸거나 꽃꽂이를 하기 위한 ‘도코노마’ 라는 표현도 했답니다.

참고로 준이치로는 1958년 노밸문학상 수상자로 추천된 이래, 심장마비로 사망한 1965년까지

해마다 후보로 거론됐던 일본문학의 거봉이랍니다.

음예, 한자 찾았어요…

포토삽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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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Comments

  1. 士雄

    04/10/2013 at 22:11

    삼일로창고극장 오랫만에 봅니다.^^   

  2. summer moon

    05/10/2013 at 05:13

    피레스에 관한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이것 저것 찾아지는 것 마다 보고 읽으면서 지내고 있는데
    점점 더 그녀가 좋아져요,
    그녀의 연주야 말할 필요도 없고…..   

  3. 참나무.

    05/10/2013 at 05:37

    그래요 우리 …
    썸머문도 이 달빛같은 여인 이야기 새로운 거 있으면 모두 들려주셔요

    오늘 아침엔 겨울나그네를 쓴 고 최인호 작가 이야기 들으며 한강변을 걸었네요
    그가 음악에 심취하게된 계기같은 거…저랑 비슷한 세대라 할 말많은데
    잠수시간 동안 타계해서 입도 벙끗 못했네요
    언제 시간되면 늘어놔볼까…하며…
       

  4. 산성

    06/10/2013 at 23:57

    지난번에 말씀 드렸던가요
    예술의 전당,연주회에서 그녀가 보여주었던
    독특한 분위기,특별한 무대 인사,
    수수한 무대 의상만큼이나 마음에 쏙 들어서던 여인.

    어제 강변 북로를 달려 이정표 서울숲을 확인하며 돌아왔어요.
    그 가까이에 누구 내려 드리느라고.
    서울 숲은 잘 있습니까?

       

  5. 참나무.

    07/10/2013 at 02:41

    고운기 시인의 번역으로 일본작가 ‘다니자키 준이치로’ – 그늘에 대하여…
    읽으신 전 있나요…원재는 ‘음예예찬’에서 나왔다지요
    ‘음예’ 한마디로 잘 설명도 안되어서..
    산성님은 일본느낌 잘 아시니 한마디로 ‘도코노마’ 비슷한 뭐 그런…?

    아무래도 이런 표현 모자라서 본문직타해서 올려드려야할 듯…

    그리고 기억해요 저도 …
    연주자 아닌 여인으로서도 뭇 남자들 선망의 대상이었던 피레스…
    별… 달 사랑 산성님도 연상된다 했을텐데요…ㅎㅎ

    서울 숲 매일 잘 다니고있고요
    10월1일 부로 마지막 부안 연꽃도 만나고요
    사진이 시원찮아 못올리고있지만…^^    

  6. 참나무.

    07/10/2013 at 03:12

    산성님 때문에 뭘 좀 더 추가했어요
    준이치로 ‘그늘에 애하여’ 혹시 구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마이란은 또 비공개네요..나원참…
    보리님 사슴님 처럼 될것같은 예감이라더니…쯧…;;    

  7. 참나무.

    07/10/2013 at 03:40

    와우~~음예 한자 찾았어요…!
    책도 주문하렵니다…^^*
    찾던 음반 자켓도…!!!   

  8. 산성

    07/10/2013 at 04:13

    음예(陰翳)…하늘이 구름에 덮여 어두움. 또는 침침한 그늘.
    무슨 말인지 잘 몰라서 찾아 봤어요.
    일본문학 하신 분이 계시면 좀 설명해 주시련만…
    하여간에 호기심 천국이십니다.
    현진이는 어디로?
    야구하고 있지요 하시면 곤난해요^^

       

  9. 참나무.

    07/10/2013 at 04:58

    옴마야~~또 들통 나나봅니다
    제가 쉬운 걸 못한다는 생활 장애자라는 거..;;
    그냥 한자 전환하는 칸만 찾았거든요…
    여튼 고맙습니다

    ‘도꼬노마’ 울집에도 자주 그림 바꿔다는 코너가 있어서
    더어욱 ‘음예’에 관심이 많이가더랍니다…

    울 현진이 다시 재웠어요 얼마나 이쁜짓 마이 하는지…^^*
    감성이 풍부하려는지 T.V에서 우는 장면 나오면 따라 울고
    음악 나오면 박수치고 몸 흔들고…
    다른 애도 다 하는 건데 요래 난리를 피웁니다
    쫒겨날라 이만~~~

    사진이 말도 못하게 밀렸는데 올릴 시간이 없습니다
    어제 강남 한복판 K-pop공연할 때 하필 그 앞을 지나느라
    두 구역을 걸었다는 거 아닙니까…
       

  10. 지해범

    07/10/2013 at 08:39

    음예(陰翳)의 翳란 한자는 저도 처음 보는 글자입니다.
    한자사전과 중국어 사전 등을 보니 ‘나뭇잎의 그늘, 가리다, 흐리다’ 등의 뜻이 있네요.
    하나 배웠습니다.   

  11. 참나무.

    07/10/2013 at 21:26

    오호~ 지해범 기자님이 처음 보는 한자라면?

    ‘나뭇잎의 그늘, 가리다 흐리다’…머리가 끄덕여집니다
    알려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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