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이지만, 사적이지만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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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행보11.

빛과 사진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배병우씨

사진의 사진 말고 원작을 ‘제대로’ 보고싶었고

돌아오는 길에 간송 뜨락 좀 둘러보다

성북구립미술관 ‘위대한 유산’ 전 최순우 고택까지 계획했다.

아쉽게도 디카를 챙기지 않았지만

오히려 더 편할 지도 모를 일, 애통해하진 않았다.

사진 한 방이면 끝날일인데

좀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일요일 행보 동선 그대로 올려본다

1. 윤동주 문학관.

다시 그 우물 디려다 보고 건물 사이로 보이는 사각하늘과 풀들

그리고 가차이선 안 보이는 길 건너 담쟁이랑

옥상의 강아지풀에잠시 시선을 빼앗긴다

환기 미술관은 참기로 하고

평창동 언덕, 가나아트갤러리로 향했다

직경 1cm도 아니되는 노란 산국,

해마다 시제 때 선산에서 꺾어오던 생각이 나서

몇 가지 꺾어 매는 가방에 넣었다

많이 피었으니까~~로 합리화시키며…

-얼마나 잘한일인지 하루종일 국향에 취했다

2.가나아트 평창동WINDSCAPE<–

기대이상이었다.

쓰러지는 풀앞에 서 보니 바람이 내 가슴으로 들어왔고

산그늘 안개는 흘러 흘러내 시야를 흐리게했다

아…바다 시리즈

바위 위에 붙어있는 삿갓조개(이름이 뭐더라 )

그보다 더 작은 다닥다닥 붙은 조개딱지들은 또 어떻고..

사진의 사진으로는 절대로 보이지않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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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 1층

장욱진 화백 덕소 시절 회벽을 그대로 떼어왔던 식탁 그림은 없어서 섭섭했다

지난 번 최욱경 전 볼 때 처음 알았다

지금은 외국작가의 도자 작품이 낯설게 걸려있다.

가나아트 1층

여자화장실 아니가면 가나아트 본 것도 아니다

다행이 최욱경 전 때 찍은 사진이 있어서

3.KiMi Art & cafe <–

1층 갤러리 2층은 전망좋은 카페다

평창동 경관 내려다 보며 쉬었다 와야한다

유명해져서 자리 차지하기 어렵지만 평일엔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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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신을 만나는 계단

세줄 갤러리를 오른쪽으로 둔 높은 계단

‘사적’으로 이름 붙인 곳이다

혼자 가면 좀무서운 곳이다

쇼킹한 현대미술을 자주 만나기 때문.

어젠 들리지 않았다 갈 길이 구만리라…ㅎㅎ

오가는 길담벼락엔 ‘개ㄸ 치우라’는 광고

영어와 한글로 붙어있어 심심하지않다

디카 있었으면 담았을텐데…싱끗 웃으미…

다시 가나아트 건너 예전 임옥상씨집 있던 곳

자작나무 가지에 걸려있는 아이들 옷 파는 갤러리?

이곳은 자주 바뀐다 -평창동 주민들을 겨냥한 듯?

언제는 아프리카 조각들만 모여있었는데

길 건너 가나아트 윗쪽 토탈 미술관

울긋불긋 칠 벗겨진 붉은 담조차 추상화 분위기다

5.토탈 미술관

나사형 철계단 돌돌 올라선 2층,

이승택 작가 노트 한 구절 맘에 들어 외웠는데

지금 외울 수가 없어 유감천만.

어떤 좋은 분이 必히 담아주셨으면 하고…

( 첨으로 디카 소지 안한 거안타까워 했음 )

김종영 미술관 가는 길 참 아름다운 산책로다

평창동 갈 때는 차는 두고천천히 걸어가길 권한다

평창동 주택가의 작품같은 담쟁이랑

치례로 달려있는 등불- 절대로 따지않을익어가는 감

실컷 눈요기하며 가다보면

자작나무 보이는 김종영미술관에 도달한다

6.김종영미술관

상설전은 몇 번 봐서 사미루에 잠시 머물러

눈앞에서 보이는 인왕산을 마주하고

인왕제색도 그려보는 것도 금상첨화

찻값은 좀 비싼 대신 경관이 좋으니 용서가 된다

예전엔1,000원으로 차 마실 수 있었는데

( 인왕제색도 혹시 만날 수 있을까…예감 했고

예감대로 ‘위대한 유산’으로 봤음

나 ‘신끼'(神기)있는 여자 분명함.

보원요 김기철씨께 두 번 이상 들었음을 고백함 )

예전에 자주 다녔던 카페 In My Memory 자리

힐끔거리며 내려오다 보면언젠간꼭 한 번 가볼

‘둘레길 가는 길’ 이정표가보인다

평창동 뒤로하고 터널 지나면 국경이아니라

국민대가 보이고- 사실은 국민대 학생들이 먼저

몇 구역 더 지나면 4호선 전철역

전철역 안에서 아전인수식 상상 잠깐

간송 10월전첫날 주일이지만

혹시 폭풍의 눈처럼 쉽게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신끼 있는 여잔데?- 나 예수쟁이 맞나…;;

7.간송미술관

한성대(삼선교) 6번 출구로 나와 성북초등학교 근처…

오모나 ~~언제나처럼 bus-stop에 긴 줄이 안보이는 거디었다

세상에나 오늘

간송전까지 볼 수 있을래나?

정말 자리깔아도 될 여자, 아니 할머니…ㅋㅋ

신윤복 이 그림, 딱 2주 공개<–

그러나 아니었다

글로리아 수녀원 돌아 올라가니

그 때부터 줄이 보이는 거디었다

그 정도 줄이면 1시간 반~ 두시간은 족히 될

줄서기는 포기하고 씩씩하게 걸어 올라갔다

마치 간송미술관 관계자처럼

집 나설 때 예정대로 그냥 시월 뜨락만 보기로

시월 간송 뜨락 시월.

황동규 시인의 시월과 같이 해야한다

근데 이게 무슨 조화속?

하필 ‘노날’ 진행자가

계속 황동규 10월 싯귀를 읽어주는 거디었다

아늬,
石燈 곁에
밤 물소리

역시 다시 신끼있는 여자로 복귀…

간송 뜨락, 간이 화장실 때문에 다시 갈지 의문이다

은행나무 곁방살이하는 일본 목련이란 말은

절대 할 수 없을 정도로 웃자라 버렸지만

에코 백이 주렁주렁,복사화파는 가건물도 맘에 들지않았다

예전의 고색창연한 보화각 전시장은 아니었다

자연 친화적인 냄새 약간 나는 편이 더 나을 뻔…;;

최근에 오는 젊은이들에겐 붐벼서

정신없느 곳으로 인식되지않을까

조선걱정이 또 발동…;;

6시 3분전 간송 선생 동상 주변엔 사진 찍는 이들로 인산인해…

그래도 석등은 멀리서 보고

파초 너울대던 곳까지 휘돌다 패내끼 돌아나왔다

8. 수연산방

역시 휴일- 특히 간송전 겹치는 시월에갈 곳은 못되었다.

앉을 자리가 없어서 토란잎 성글게 보이는 우물 내려다 보며

다시 윤동주 시인 자화상이나 주절거리며…

9. 성북구립미술관 -위대한 유산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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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 전시장엔 들어가 보지도 못했는데

이곳에서 간송 선생의 글과 그림

인왕제색도까지 예감대로 만난다

말 그대로 위대한 유산

10.푸른 초장 ‘쉴만한 물가

긴 행보,…

마감은 덕수교회에서 운영하는 카페

성북동 주위 시끌시끌한 카페보다조용해서 좋았다

마티스 그림도 걸려 있고. . .

애플 파이 & 아포카토 합이 4천원이던가?

무엇보다 친절한 교회 카페– shlee님이 떠올랐다

11. 최순우 고택-불발

올 시월 아무래도

간송다시 가지않을것 같은이유 또 하나 더 있다

늘 묶어서 다니는

최순우고택 12월 중순까지 수리중 -입장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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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이 정보 올리려고 이리긴 행보를 . . .

사진들은 모두 집에 온 이후담았다.

배병우씨 포스터 아주 맘에들어

내방 도꼬노마에 오랫동안 걸려있을 것 같은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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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평창동 언덕에서 꺾은 산국 톡톡히 한 몫했다- 아직까지 싱싱하다

Tip:

간송미술관 본 전시회 줄 서기 싫은 분들은

간송 뜨락만 구경하고 – 아 간이화장실이 또 걸리지만

성북구립미술관 느긋하게감상하기 권하고싶다

몇 몇 학생들과 젊은이들 방해안 될 정도로 전시장에서 만났고

영상실은 나 혼자 공부하는 시간

– 슈만(쇼팡이었나? 여튼)과 함께여서더 좋았다

P.S

간송…그래도 섭섭하여

몇해 전 시월에 다녀온 풍경으로 마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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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황동규

1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던 슬픈 여정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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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하리.
두견이 우는 숲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빛 속에
울리던 木琴소리 목금소리 목금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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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며칠내 바람이 싸늘히 불고
오늘은 안개 속에 찬 비가 뿌렸다
가을비 소리에 온 마음 끌림은
잊고 싶은 약속을 못다한 탓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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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늬,
石燈 곁에
밤 물소리

누이야 무엇하나
달이 지는데
밀물지는 고물에서
눈을 감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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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사면에서 빈 가지를
하나 남은 사랑처럼 흔들고 있다.

아늬,
石燈 곁에
밤 물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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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낡은 丹靑 밖으로 바람이 이는 가을날, 잔잔히 다가오는 저녁 어스름.

며칠내 며칠내 낙엽이 내리고 혹 싸늘히 비가 뿌려와서… ….절 뒷울

안에 서서 마음을내려다 보면 낙엽지는 느릅나무며 우물이며 초가집이

그리고 방금 켜지기 시작하는등불들이어스름 속에서 알 수 없는 어느

하나에로 합쳐짐을나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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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창 밖에 가득히 낙엽이 내리는 저녁

나는 끊임없이 불빛이 그리웠다.
바람은조금도 불지를 않고 등불들은 다만 그 숱한 향수와같은 것에 싸여 가고 주위는 자꾸 어두워 갔다.
이제 나도 한 잎의 낙엽으로 좀 더 낮은 곳으로, 내리고 싶다.

– 황동규 시선 [ 三南에 내리는 눈 ] 1부( 1957~1964 ) / 민음사

10 Comments

  1. 산성

    14/10/2013 at 23:47

    올해는 왜 아니 올리시나 했더니 바로 올리셨네요.
    황동규 시인의 시월.

    아늬,
    石燈 곁에
    밤 물소리

    누이야 무엇하나
    달이 지는데

    저는 아래 두 줄까지 꼭 이어서 생각해요.뭔 사연인지 ㅉ
    지금은 빗소리라도 좀 듣고 싶습니다만 그마저도.
    간송에 줄 서기 싫어하는 사람? 접니다.
    봐도 잘 모르는 것들이라 더더욱.
    그 긴 줄 서서 들어간다고 산뜻하게 볼 수도 없지 않습니까?
    남의 어깨에 치여서 그 사이로?에고.
    드릴 말씀 많은데
    답장,좀 더 길게 이어갈까요?
    아무래도 위험하겠지요?^^

       

  2. 참나무.

    15/10/2013 at 00:17

    본문에도 올렸지만 간송 시월전…그리 권하고싶지않네요
    가건물 전까지만 기억하기로!
    최순우고택도 입장불가고 말이지요

    대신 ‘위대한 유산’ 보시고
    초장이 잠시 쉬었다가시 강추합니다아

    블로그 몇 년하다보니 연례행사 몇 꼭지 왜 못버리는지…;;
    근데 올개 유월 계집애는 빠지고…대신 시월은 더 있지요

    낙엽색 떨어질 즈음 최승자 시인과 고흐 사이프러스 조합
    아니면 마로니에 떨어지는 숲길로 가는 티소의 검정옷 여인…ㅎㅎ

    요즘엔 살찐 반달이지요
    어제 늦게 자더니 울 현진이 5시 반 쯤 우유 먹고 아직까지 자네요
    오늘 한강변 바람 좀 불겠지요

    바톤 터치하고 나가기 직전

       

  3. 도토리

    15/10/2013 at 06:17

    ㅎㅎ.. 정말 올해엔 쥐똥나무 유월계집애 없이 유월을 보냈어요…^^*   

  4. 참나무.

    15/10/2013 at 06:43

    …레몬향 나는 쥐똥나무 곁을 지나다니며 사진들은 담았는데
    더러 해걸리도 해야지요..ㅎㅎ

    오늘 한강변 어떤낚시꾼이 마른 가지들을 태우고 있더라구요
    멀리서 나는 연기냄새 문득 고향생각이 나더랍니다
       

  5. 김진아

    15/10/2013 at 11:53

    10월이면..간송이 떠올랐어요,

    느낌이..분위기가 ..변화가 있었나봐요.

    아쉬운 부분들이 자꾸 눈에 들어와서 전에 있던 곱디고운 부분들이

    가리워질까봐..저도 조금 걱정이 되네요.   

  6. 김진아

    15/10/2013 at 11:54

    29일부터..덕수궁 미술관에서 전시하는..그 주간은 둘째랑 약속 잡아서 하루 학교 쉬기로 하고 날을 잡아 두었죠. ^^   

  7. 참나무.

    16/10/2013 at 00:25

    어쩌면 다시 못볼 풍경들이라…
    오래 전 모습 담아두는건지도 모르겠네요

    아이들이랑 같이 할 전시회들도 많지요

    예당에선 피카소재단설릴 25주년 기념 특별 순회전도
    11월 24일까지 시간도 널럴하구요…    

  8. 해군

    18/10/2013 at 15:24

    며칠전 간송미술관 가을전시에 다녀왔습니다
    부지런을 떨었더니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았고
    간송 그분에 대한 칭송을 계속 했지요ㅎ

    수연산방에서 우아하게 구기자국화차도 한잔 마시고…   

  9. 참나무.

    18/10/2013 at 15:39

    간송미술관은 이제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지요
    사적인 생각은 처음 계획대로 보성고등학교 자리에 새 미술관은 따로 짓고
    성북동 현제의 간송미술관은 처음처럼 가건물과 화장실 따위 없애고
    그대로 유지되었으면 좋겠는데…

    글쎄요 세 아드님도 관여한 프로젝트니까
    어련히 알아서하겠습니까만…;;

       

  10. 참나무.

    18/10/2013 at 15:41

    수연산방까지…성북동은 갈 데가 참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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