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욱경展, 미공개 드로잉이 많았던

111.jpg

지금은 미국으로 가버렸지만 퀼트 한 번 시작하면

목욕도 않고 완성되어야 일상으로 돌아오는 이가 있었다

딸이 사는 미국 가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날

사용하던 천이랑 도구같은 걸 몽땅내게 주고 떠나버렸다

목욕이 아니라 밥까지 굶으며 작품에 몰입했다는

최욱경 전 둘러보면서 그녀 생각을 잠깐 했다

107.jpg

108.jpg

총 전시 작품 140여점 중 100점이 드로잉이었다.

30년간 남동생이 간직하다 처음으로 공개,

지난 전시지만그녀의 열정, 조금이라도

닮을수 있을까 싶어서. . .

110.jpg

"추위가 갑자기 내게, 이른 봄 잔디 위에 놓인 죽은 물고기를 상기시켰다.갑자기 빛이 사라지고

어둠이 모든 곳을 뒤덮었다. 서로의 눈을 보지 못하면서, 홀로, 추위와 함께."


실연당한 것일까. 영어로 문장을 휘갈겨놓고 여인이 슬피 운다. 어둠 속 여인의 뒤편에 남자의

발이 나타났다. 1966년 2월 5일, 화가 최욱경(1940~1985)이 남긴 드로잉이다.

곽아람 기자의 기사 읽을 때부터

어떤 드로잉일까 궁금했는데

나는 콜비츠가 먼저 생각났다.

109.jpg

113.jpg

115.jpg

116.jpg

117.jpg

118.jpg

120.jpg

119.jpg

121.jpg

122.jpg

123.jpg

125.jpg

126.jpg

127.jpg

128.jpg

129.jpg

130.jpg

131.jpg

132.jpg

136.jpg

133.jpg

"누이는 친절하고 자상했지만 그림을 그릴 때는 한 치의 양보 없이 이틀이고 사흘이고

무섭게 몰두해, 어머니가 밥그릇 들고 쫓아다녀야 했다"고 회고했다

한번 연필을 잡으면 사흘을 굶었던 여인<–기사 전문

114.jpg

135.jpg

137.jpg

139.jpg

140.jpg

141.jpg

서울대 서양화과 졸업 후인 1965년 미국 유학을 떠난 최욱경은 조지아 오키프,

빌럼 데 쿠닝 등 미국 추상표현주의 작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화려한 색채, 대범한 필치의 최욱경 그림은 단색화가 지배했던 70년대 한국 화단에선 환영받지

못했다. 여성 작가란 얌전한 그림을 그리는 ‘규수 화가’여야 했던 시절, 최욱경은 이단아였다.

덕성여대 교수로 재직하던 1985년 7월 그는 여의도 작업실에서 심장마비로 숨진다.

대중에게 잊혔던 그가 다시 주목받은 것은 2011년 한상률 전(前) 국세청장 그림 로비 사건에

그림 ‘학동마을’이 등장하면서다.

142.jpg

144.jpg

145.jpg

146.jpg

147.jpg

P.S:문제의 학동 마을

10 Comments

  1. 벤조

    14/10/2013 at 17:31

    구경 잘 하고…
    여기 학동 마을에 와서 쉽니다.
    왜 저 그림이 문제가 되었는지요?
    가로 지른 파란 금이 쬐금 끊겨서요?
       

  2. 참나무.

    14/10/2013 at 22:35

    남해(거제?) 에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라는데 저는 아직 못가봐서 잘 모르고요…

    오래 전 국세청장 그림 로비사건에 연루되어 세인들에게 관심을 받게된 작품이랍니다
    38×45.5㎝ .아크릴로 그린 작은 작품이지만 사건 이후 그림값이 올랐다지요

    전 색체화는 많이 봤는데 드로잉은 처음이라 사진을 좀 많이 담았답니다
    지금 식은 커피 마시고있어요 …^^

       

  3. 산성

    15/10/2013 at 00:00

    이제사 아차! 합니다.
    달력보니 표시까지 해뒀건만…
    올려두신 분위기로 그저 짐작합니다.
    최욱경,참 매력적인 분이지요?
    원래 선각자는 외로운 법이니까 도리없이.

       

  4. 참나무.

    15/10/2013 at 00:23

    운 좋았으면 마주쳤을지도- 제발 그란 날 오시길~~~

    콜비츠 생각나던 저 그림 정말 슬펐어요
    한평생 독신으로 ….얼마나 외로웠을까 싶어
    아 아니네요 그에게 위대한 예술이 있었으니…
    그녀 전시회는 놓치지않고 꼭 다녔네요

       

  5. summer moon

    15/10/2013 at 20:36

    오래 전 겨울에 한국에 갔다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최욱경의 작품 앞에서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던 날이 기억납니다
    추위와 열기가 동시에 느껴지는 것만 같았던 시간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셨어요
    좋은 작품들 더 많이 하실 수 있으셨을 텐데….ㅠ

    이렇게 소중한 전시를 직접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네요.ㅠㅠ

    가나에서 화집을 만들면 정말 좋을텐데…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잘 봤어요
    Thank You sooooo much!^^   

  6. 참나무.

    15/10/2013 at 23:45

    화집발간을 했는지 기억이 없어서…알아볼게요

    한참 지난 전시횐데 …좀 부지런 했으면 귀한
    귀한 드로잉들 단 한 분이라도 보셨으면 좋았겠네 합니다

    일요일 배병우 사진화집이라 포스터 시리즈는 많았는데…
    그래도 국립 현대미술관에서 재대로 감상해서 다행이네요

    서울은 요즘 가을맞이 좋은 전시회들 굉장히 많아 골라가며다녀야할 정도랍니다   

  7. 지해범

    16/10/2013 at 06:17

    이미 끝났네요.
    아쉽습니다.   

  8. 참나무.

    16/10/2013 at 07:49

    오래전이지만 조선일보 미술관에서도 열렸었지요
    그 땐 드로잉을 본 기억이 없어서?

    그나저나 리히텐슈타인, 눈물처럼 세인들의 관심을 끌려면
    로비사건이 터져야되나봅니다…^^
       

  9. miracle

    29/10/2013 at 10:24

    참나무님 열정에 감탄합니다…

    며칠 전, 이 포스트 보고 친구 언닌데 한 줄 쓸까 하다 그냥 갔고
    다시 오니 까마득^^하게 아래로 밀렸네요.
    최욱경 전혜린.. 친구 언니들, 왜 천재들은 그렇게 빨리 떠나는지…?!
       

  10. 참나무.

    29/10/2013 at 12:28

    미라클 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 글 잘쓰시는 분들이 포스팅 자주 하사면 좋으련만…

    최욱경화백… 친구 언니시면 사적인 에피소드들 많으실텐데
    언제 포스팅 한 번 해 주셨으면…
    개인의 에피소드들도 세월지나면 역사가되잖아요…^^

    이 전시회 사진들도 다녀오고 한참 후에 올린거랍니다
    아무도 안올려주셔서…
    정말 귀한 드로잉들 많아서 이리라도 보관해두려구요

    정말 반가워요 미라클 님…^^

       

Leave a Reply

응답 취소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