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결혼전야

제사 지낸 다음 날은아무 짓도 않고

하루종일 음악이나 듣고 집에서 딩굴고 싶었지만

돌 지난 아기 있는 집에서 쉴 순 없는 노릇

평소대로 한강 산책 후 수영까지 마치고

영화 한 편 보면서 잠 오면 잠도 자고좀 쉬고싶어

수영장에서 두 정거장 더 가면 되는 동네 영화관으로 향했다

전철역 승강장에서 비둘기 한 마리를 보게된다

혹시 나갈 때 유리창에 부딪치지나않을까 걱정하며

브로컨 서클 영화 한 장면과 어쩌면 상반된 오 헨리 ‘마지막 잎새’를 비교했다

영화에선 유리창에머릴 박아

‘떨어져’ 죽는 비둘기 한 마리를 안고 슬피 우는 장면으로

불치병을 앓는어린 소녀의 죽음을 예감하게 했고

오 헨리 ‘마지막 잎새’는 반대로 잎 하나가

‘떨어지지않아’ 희망을 암시하지 않았나 해서. . .

027.jpg

담요까지 있는 우리동네 예술 전용 영화관 KU시네

단골이 되어 매표소 청년은 좀 늦게 영화 시작 후에 가도

내 손잡고 조심조심내 지정석까지 안내해주는 사이까지 되얐고

시니어 카드 내밀지 않아도 된다

더구나이 영화관은 광고도 예고편도 않고

본 영화 시작 전까지 클래식 기타 연주곡 들려주고 팝콘 냄새도 안난다.

관객은 많아봐야 예닐곱, 어떤 날은 나까지 2명이 본 적도 있었다.

그래서 가능하면 난 우리동네에서 벗어나기 싫어한다.

어제 볼 영화는 잉투기,

올해 독립영화계가 거둔 중요한 성과 중 하나라는

‘언영’ 이동진씨 평을 듣고 꼭 보고싶은 영화라 찜해두었다.

그런데 그날, 매표소엔 아무도 없고 상영관 문은 열렸는데

“상영중” 팻말이 걸려있었다- 이 무슨 조화속일까

두리번 거리다 매표소 곁의 일주일간 상영표를 보고서야

아차차…덜렁이 성격이 빚어낸 사단인 걸 알게된다

영화 시작 시간 5분 전에 도착한 내가 볼 영화는 금요일이었다

어제 그 시간엔 ‘8월의 크리스마스‘ 였고 또 ’2시 10분’에 시작하니

매표소엔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잠깐 망설였다

1.그냥 집으로 갈까

2.이미 본 ‘8월의 크리스마스’ 한 번 더 볼까

3. 정보하낫도 없는 근처 롯데시네마 건너가 아무 영화나 보고 잠이나 잘까….

결론은 3번. 10분 남짓 걸리는 롯데시네마로 향했다

제일 빠른 시간대 영화를 알아보니 ‘결혼전야’ 어제가 개봉 첫날이란다

티켓 끊으니 20여 분 시간이 남는다

근처 VIP라운지가 있어서 VIP는 아니지만 내 폼을 보더니 허락해 준다

컴도 있길래 제삿날이라 못쓴 답글

급히 (오타작렬 각오하미)몇 개 달고 3관으로 향했다.

아…요즘 한국영화나 내가 몇 번 본 T.V드라마

왜 그리 유치찬란하고 환타지 소설 같을까

지난 번 예당에서 열렸던 전시장에서 만난 모 시인이

T.V 드라마 ‘상속자 ‘주제가 작사했다 해서

‘재밌나요 볼까요’ 물었더니

‘보지마세요, 환타지라 재미없어요‘ 이랬다.

난 그 말 확인하려 집에 돌아와 1편 보는데

배경이 헐리웃…그 멋진 드라이브 코스에다

윈드 서핑하는 이민우(?)도 나오고…

다시 보기로 본격적으로 빠져서 몇 편 더 보게되었다

고등학생들이 주인공인줄도 모르고 재밌어서

유료전까지 띄엄띄엄 시간 날 때마다

“ 왜 안하던 짓하냐‘ 는 남편 눈치 봐가미(1.2 배속으로)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건 중독이 되더라는거지

말이 되든 안되든 화면 화려하고 젊은 배우들 멋지고…

편을 거듭할 때마다 자꾸 다음 편이 궁금해지더라니까

그 작가 이런 걸 노린걸까

시청률도 김수현 무슨 드라마보다 높다던가?

( 시간되면 김수현 드라마도 이 참에 함 봐?)

아이고~~어제 본 영화얘기하려고

드라마까지 등장시키다니 제작자나 감독들께 미안하게시리

결혼전야 참 직설적이고 낯뜨겁게 유치했지만

깨알 재미도 있어서 개콘 수준으로 실컷 웃기도 했다

변영주 감독, 안나 카레니나 씨네마 토크 시간

나도쉬면서 잠자러 간다 했고 졸았으면된거지뭐. . .

영화에 기대 많이 하지말라했지…막 이러며…

어제 롯데시네마 건대점 3관,

첫날인데도 거의 만석이었다.

광고 많았고 팝콘냄새 심하게 났다.

내 뒷자리 노부부 중 남편은 아내에계 영화 내용 설명까지 도란도란…;;

(티켓팅 할 때 바로 내 앞에서 제일 재밌는 거 추천해달라한 그 부부다)

영화 다 보고 나오는데 내 앞을 걷는 처자 둘 중 한 명은

“아 영화 참 실감나네…난 좀 울었어” 이러는 거다…@.@

도대체 내가 비정상일까…알 수가 없다.

근데 우리나라 요즘 결혼 풍속도가

결혼전야’랑 비슷한 지 어떤지 나는 정말 잘 모르겠더라

다른 분들 제발 이 영화 보시고 후기 좀 올려주셨으면~~해서…

어제 금요일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한 번 나갔고

울 현지니 지네 집에갈 때 배웅 한 번 했고

하루 온종일 음악 듣고 바느질 좀 했다

당연히 아기 돌보고 남는 시간에. . .

배경음악은 처음 듣는 기타 연주

그리고 굉장히 우울한 ‘겨울나그네’ 온전히 다 들었다

아들 부부가 마침 일찍 가주어서… 콕콕

그래도 영화 제목 올렸는데시높시스 안내라도

시놉시스

1. 과거남녀 태규&주영

한번 이별을 경험한 후 다시 만난 전직 야구선수 태규(김강우)와 비뇨기과

의사 주영(김효진)! 결혼식 일주일 전, 서로의 충격적인 과거를 알게 되다?!

2.권태남녀 원철&소미

연애 7년차, 스타 쉐프 원철(옥택연)과 네일 아티스트 소미(이연희)!

우리가 결혼하는 이유? 오래 사귀었으니까!

3. 국제남녀 건호&비카

순수한 꽃집 노총각 건호(마동석)와 우크라이나에서 온 절세미녀

비카(구잘) 국경과 나이도 초월한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은?

건호의 몸에 찾아온 이상징후!

4. 충돌남녀 대복&이라

만남에서부터 결혼까지 LTE급으로 신속하게 결정하게 된,

‘파파걸’ 이라(고준희)와 ‘마마보이’ 대복(이희준)! 결혼은 현실!

혼수준비, 신혼여행, 종교, 집안문제까지 달라도 너무 다르다!

5. 흔들남녀 경수&소미

여행사 실수로 부녀회여행에 합류한 소미(이연희)와

티격태격하는 제주도 여행가이드 경수(주지훈)

결혼식 일주일 전, 운명적인 사랑에 이끌리다!

과연 7일 후, 이들은 메리지 블루를 극복하고 무사히 결혼에 골인할 수 있을까?

감독:홍지영

출연:김강우, 김효진, 주지훈

등급:15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2013.11.21

기본정보:로맨스 | 한국 | 117분

홈페이지:www.marriageblue.co.kr

6 Comments

  1. 벤조

    22/11/2013 at 16:37

    참나무님 결혼전야에는 어떠셨는데요?
    영화는 못 보겠지만, 그러니 실화라도…ㅎㅎㅎ
       

  2. summer moon

    22/11/2013 at 21:48

    책이든 영화이든 아주 가까운 사이 아니고서는 (-어떤 때는 가까운 사이끼리도)
    추천하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거듭 깨닫게 됩니다
    추천과 함께 ‘놀라움’으로 드러나는 저의 설명키 힘든 복잡한 취향 때문에…ㅎㅎ

    우리나라 연속극은 아는게 거의 없지만 영화들은 늦게서라도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보기도 하는데 다른건 상관치 않는다해도 등장인물들이 너무 욕을 해대지만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럴 상황이 아닌데도, 싸우는 것도 아닌데도
    마구 욕을 해대는 경우가 많은거 같아서요.

    담요까지 준비해 놓은 극장이라면
    재미없는 영화를 보게 되어도 별 상관치 않고 잘 잘 수 있을거 같은데….^^   

  3. 해군

    23/11/2013 at 13:21

    그래서 그 영화관에서 그 영화를 보셨군요

    팝콘 바스락거리는 사람들,
    소근대는 사람들,
    휴대폰 통화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 정말 쥐어박고 싶어요ㅎ   

  4. 참나무.

    23/11/2013 at 22:30

    독신 고집하다…유학 포기하고 억지 안주한 결혼이라 별로 기대하지않았어요

    만약 그랬으면
    산호일당들과 울 현지니는 태어나지않았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결혼은 미친짓’이 아니기도하네요…;;    

  5. 참나무.

    23/11/2013 at 22:34

    제가 한국영화 싫어하는 이유
    그 첫번째가 원색적인 욕을 마구 해대는 거-아 정말 싫어요

    우리나라 영화 중 오래된 만추(이만희감독- 문정숙 주연)정도
    엔딩…아직도 기억하고있어요…국수 먹는 장면…

    이후 김혜자 만추나 최근작 (현진,탕웨이) 본 이유도
    그 국수먹는 장면 혹시? 기대했지만 역사나였고요

    담요를 가져갈 마음은 전혀 없고 -그 정도로 춥지도 않지만 …
    ‘그 마음’이 참 따듯하지요…
    조용히 쉬고싶을 때… 그만한 장소도 없답니다

       

  6. 참나무.

    23/11/2013 at 22:37

    맞아요…휴대폰이 빠졌네요
    태연하게 전화받는 사람들 간이 얼마나 큰 사람일까요…^^

    요즘은 어떤 영화들 보시나요 해군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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