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낙엽 하트랑 가을 이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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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요일 버스 안:

젊은 엄마가 간난 아기를 안고 두세살(?)된 여자아기 손을 잡고

버스에 올라오자 바로 내 앞에 앉아있던 아주머니가 벌떡 일어서서 자릴 양보했다

앞으로 안은 아기는 마침 잠이 들어 조용한데 여자 아기는 자리에 앉아마자 계속 보채었다.

젊은 엄마는 달래려고 지갑을 꺼내줘서 얼마간은 조용하더니

갑자기 지갑을 뺏었다 지갑 안에 있는 카드를 마구 꺼내는 모냥이다

재밌는 장난감 하날 빼앗기자아이는 울기시작했다.

뒤지기 선수 울 현지니랑 1+3 연년생 키운 산호맘때문에 찌잉~~

내 가방 안에 마침 들앉아 있는귤 하나 얼른 꺼내어 건냈다

애기엄마는 활짝 웃으며 고마워 했고

여자 아기도 귤을 먹는지 조용하다 곧 내렸다.

한양대 Bus-stop.

여자 아이 앉았던 자리엔 다른 아저씨가 앉았고

둬 사람 뒤에 보라색 점퍼입은 청년이 버스에 올랐다.

허리가 노인처럼 90도가까이 꺾인 지체부자유한 청년이었다.

내 앞자리 아저씨가 또 벌떡 일어나 자릴 양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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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토요일 ‘펠릭스 헬’ 음악회 좋은 자리 앉으려고 좀 일찍 갔다.

혹시 운 좋으면 리허설 장면이라도 볼 수 있을까 하고

근데 너무 일찍가서 교회 문도 열려있지않고 캄캄했다.

( 혹시 관객이 차질않아 연주자 힘빠지면 우짜지? 조선걱정 다 했는데 노파심이었다. )

교회 도서관도 캄캄하고 친교실은 지하라가기 싫고

잠깐 주위를 어슬렁거리다

어떤 식당 앞에서 저 광고를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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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늘 목사님 설교 시작 전에이번 주로 가을도 끝이고

다음 주일은 12월 1일, 겨울 시작이라 하실 때

그래…맞다… 가을 이별식

이왕이면 남산, 낙엽 하트랑 함께, 그도 괜찮지. . .

( 낙엽 하트 만드는 아저씨 혹시 만나면 드릴 커피랑 빵, 귤, 담아오길 잘 했네그랴…^^)

현지니도 없는 일요일아침둘이서 감 하나랑커피 마시고

아침은 느긋하게 도미대가리 곰탁곰탁 뜯어 먹었더니

교회 점심 생각도 없어서 충무아트홀 김동리 전시회 부터 보기로 했다.

아차 …전시장 앞에는 모 대학 졸업작품전 화환들이 늘어서 있다

기회가 늘 있는 건 아니다

맘 먹으면 제까닥 해야하는데…

김동리 전시회장에서혹시 알아?

서영은씨라도왔다면 지난 번 예당, 한가람 전시장

이현 개인전 오프닝 얘기도 나누고

후기라도 엮어올렸으면 좋았을걸ㅡ 물건너가벼렸다.

그래도졸업작품전이라 건듯 건듯 보고

연두색 02번 버스타고 해오름 극장 지날 때

두리번 두리번세로 플래카드 살폈다.

묵향,카르멘,단테 신곡..

달 보기 좋은 장소라했는데

왜 한 번도 못갔을까 보고싶은 공연이 없었나?

앗! 나윤선 재즈 공연이걸려있네?

한 번 알아보기로한다 그 날 달도보면 더 좋고

4.

N서울타워 종점에서 내려 남산도서관쪽으로 내려갔다

내 걸음도 빠른 편인데 날 앞지르는 사람들…

뒷태를 보니 한국인은 아니다

우스며 나누는 대화들,..

히프가유난히 큰러스케 3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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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뭐가 바스락 한다

다람쥐도 청설모도 아닌 시커먼 게 나무 위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도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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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많이 흐린 날 디카 사진들 내가 찍고도

뭘 찍었는지 모를 정도로 모두캄캄이다

어떤 건 역광 보정 200까지 해야 뭔지 알아볼 지경이다.

요건 새집을 찍은거구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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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소월 시비 지나 남산 도서관 앞

드디어 다람쥐 문고 보이고…낙엽 하트는 안보인다

어쩌나…어딜 가야하나 – 산성님께전활해봐?

할수없이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봤다.

어디 질문할 데도 없네…

아테네 학당이나괜히 담고 다시 나와

주차관리하는 아저씨께많이 망설이다물어봤다

( 낙엽 하트 알기나 할까? 괜히 정신없는 사람이라흉보알라 )

– …저…아저씨 혹시 낙엽 하트… 보려면 어딜가야하나요

".아 낙엽 하트…지금은 볼 수 없는데요…지난 주 끝나버려서…"

( 아니 낙엽하트 만드는 청소부 아저씨가있다는데…관리하는 데가 따로 있다는 얘기? )

주차관리 아저씨는 계속 차들이 오가니 다시 물어볼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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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선생 동상이나 담고ㅡ 아참 고대박물관도 함 가봐야하는데

노을 빛 치마폭에 그린 매화…직접 보러 간다 간다 해놓고는

도대체 몇 해가 지나간거야…노을빛 다 바래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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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현지니 하라부지낼 도시락 준비하라해서

제사에 쓰고 남은 우엉, 연근 조림하며 기다리는 시간이다.

현지니 하라부진 소파에 널브러져 있고

T.V는 이상한 정치뉴스들…

듣기싫어어찌어찌 돌려보니 김수현 드라마

처음으로 보다가짜증나서 더 볼 수가 없다

다른데..위로 아래로…

야호 요들쏭…

‘걸어서 세계속으로’티롤 축제 장면

반주하는 악기 처음보네

그 참 희안해서 한 번 찾아보려고 급히 담아둔다.

7.

오늘 긴 하루…

지금 배추 절궈서 뒤적거려 놓고 동치미 무 간해놨다.

요즘은 절인 배추가 추세라는데

꼭 개미핥기가 핥아놓은 거 같은

푸른 잎사구 하나없는 배추 언뜻 사지지않아서리…

10포기도 안되는 거 소금 좋은 게 있어서 고마 간해버렸다.

절궈파는 배추…난 소금이 미심쩍더라…;;

박대성 화백은 불편이 좌우명이라는데

요즘 사람들 지나치게 편한 거 좋아하는 거 아닐까- 돌날라올라…^^

아참 낙엽 하트

낙엽 하트길과 다람쥐 문고는남산을 관리하는 서울시 중부푸른도시 사업소가

작년부터 시민들에게볼거리로 제공하는 것이다. 다람쥐 문고는 남산 도서관 입구에 있고

낙엽 하트 길은 남산도서관 옆회현 자락,야외식물원, 팔각광장,장충 자락 등 4곳에서 볼 수 있다

ㅡ 이곳 저곳 검색해본 거 간단히…

참 착하고아름다운 우리나라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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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낙엽 하트길 꼭확인해야지. . .

15 Comments

  1. 초록정원

    25/11/2013 at 02:53

    쓸기도 바쁠텐데 하트 모양까지~~

    김장 하시는군요.
    절임 배추 사서 해보니 김치가 쓰더라며 힘들어도 손수 절여서 하는 분 봤어요.
    간수 빼서 써야지요..

    맛있게 담그셔요..
    저희집은 이번 주말에 김장하는데,
    지금은 어머님 대장내시경 예약 해놔서 입원 시키러 가려는 중이네요.
    마음의 여유가 아직은 없어서 차분하게 자판 두드리지를 못하겠어요.
       

  2. 참나무.

    25/11/2013 at 02:59

    아버님 4먼 나라로 소풍 보내드리고
    이젠 어머님이 또…
    어쩌나 초정 님 글 그리운데…

    김치는 잘 씻어 물빼는 중이고
    배추쌈으로 아점 먹고 생강차 한 잔 하는 중이네요
    소금주머니 어께에 매고…

    급한 일 치루고 언제 서울 함 오셔요…좋은 데 모시리다…^^
       

  3. 揖按

    25/11/2013 at 05:38

    오늘도 먼길 다녀오셨는데도, 집에 오시니 또 정확하게 제 자리로 돌아가셨네요..
    따뜻한 이야기 많이 읽고 갑니다.   

  4. 도토리

    25/11/2013 at 07:53

    아침결엔 비바람이 거세서 산행도 산보도 못하고 말았어요.
    그래도 출근 시간엔 만날 허러럭….^^*   

  5. 해 연

    25/11/2013 at 10:34

    나는 남산북측순환도로 걸어 볼려고 벼르다 벼르다…
    이젠 단풍 다 떨어졌겠지요.

    눈 펑펑 쏟아지는 날 올라가봐야겠어요.ㅎ   

  6. 술래

    25/11/2013 at 17:39

    산성님의 남산 낙엽 하트… 글 읽은 다음 날 출근길에
    수북이 쌓인 낙엽 보니 일 안가고 나도 하트 맹글고 싶은거
    참느라 혼났어요. ㅋㅋ
    누구 아이디어 인지 참 좋은데요
       

  7. 산성

    26/11/2013 at 00:29

    귀 간지러워서…
    결국 못보셨네요.하지만 역시나 검색의 달인이십니다.
    검색해본 거 간단히…에 놀라워 함.
    저렇게 이쁠때도 있었는데 저는 흐린 날 끝물을 본 셈.

    어제 비바람에 남은 나뭇잎들이 땅으로.
    오늘은 햇살입니다

       

  8. trio

    26/11/2013 at 13:47

    낙엽하트길…저 서울가면 데려가 주실래요? ㅎㅎ
    사진 4장 지우고 다시 올렸더니 잘 보인다네요.
    버스 안에서 풍경, 그리고 반계탕 사인…멋있어요.
    그런데 삼계탕이 아니고 반계탕이 뭐지요? 무식한 트리오…ㅋㅋㅋ

       

  9. 참나무.

    26/11/2013 at 14:57

    그럼요…단 가을에 오셔야합니다^^

    방금 온전한 포스팅 보구왔어요
    일본에서는 블로거들께 고료지불하기도 한다는데
    조블에서 몇 몇 블로그는 그냥 보기 아까을 때가 있답니다
    트리오 님도 그 몇 몇 분 중 한 분!
       

  10. 참나무.

    26/11/2013 at 14:59

    솜씨없는 며느리 군불이나 설겆이라도 해야지요
    내년엔 같이갑시다
    바로 아래 트리오 님도 가고싶다시니..^^   

  11. 참나무.

    26/11/2013 at 15:01

    아참 트리오 님 반계탕은 삼계탕 반그릇이랍니다
    저는 닭은 싫어해서 한 번도 안먹어봤지만…^^

    우리 동네 우동집엔 ‘반돈’도 있는데
    모밀이나 우동에 돈까스 하나는 많으니 반 만 주는건데
    아주 인기가 많답니다…^^
       

  12. 참나무.

    26/11/2013 at 15:02

    술래님도 가을에 오시면 좋을텐데…

    서울 오시면 제가 좋은 데 잘 모실게요…
    기고싶으신 데 말씀만 하시면…^^   

  13. 참나무.

    26/11/2013 at 15:04

    저는 우라동네 응봉산에서 남산가는 코스 꼭 한 번 가보려구요
    제가 길치 방향치라 ‘북측순환도로’ 는 어느쪽인지 잘 모른답니다

    요담 눈 펑펑오신 날 우리 만날까요 해연 님…^^
       

  14. 참나무.

    26/11/2013 at 15:08

    긴 잡글 늘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시간나시면 안동 본가 사진들 좀 올려주시면 안될까요.
    제사상도 같이…^^   

  15. 참나무.

    26/11/2013 at 15:13

    토리샘~~아까 ‘정다운 가곡’ 시간에 임준식씨 연주 젤 첨으로 나오데요
    김성록씨도 같은 시간대에 들었으면 좋겠다고…
    카페 가시는 날 꼭 좀 전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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