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드시고 가세요/ 가래떡도 있어요/ 겉절이도 있고요…
-그냥가면 또 잘난척 한다할까봐 나도 오늘은 따라나섰다.
수영장 근처 편의점으로? 우루루 들어가 좌석 두 테이블을 점령한다 난 처음이라 이래도 되냐는 눈빛을 보냈지만 아랑곳 않고 의자 8개와 원탁 둘을 합쳐 금방 우리자릴 만든다 ( 오늘 전원 출석-원래 9명인데 1명은 캐나다 딸네집에 가버려서…)
앉자마자 각기 가져온 걸 주섬주섬 꺼낸다 호일에 싼 군고구마. 종류도 다양하다 물고구마 밤고구마 호박고구마
빨간 밀폐용기의 겉절이가 나오고 가래떡도 나오자 마자 젤로 젊은 회원이 자기집인양 편의점 렌지에 넣고 돌린다 건너편 테이블엔 사과 2개를 잘라 8개를만든다.
– 어이 사발면 시켜
70대가 하는 말 떨어지자마자 40대가 조르르 달려가 사발면에 물을 붓고. . . 퍼지는동안 열심히들 먹는다. 50대가 내 앞으로 사발면 뚜껑을 삼각으로 접어 준다
아 참 맛나다 ㅡ골백년만에 이리 맛난 라면 처음이에요
내 한마디에 모두들 왁짜 웃음… 먹는 속도도 어찌나 빠른지…
– 근데 연기로 구운 아프리카가 뭐에요?
아무도 모른단다? 그렇게 자주 다녔으면서도?? 아프리카하면 그냥 못지나가는 나는당장 일어서서 카운터 뒷벽에 걸린 그림보러다녀오니가위 바위 보를 하고 있네
이유를 묻자 금방 알게될거란다
고구마 먹을 때 거의 동이나버린 겉절이 바닥엔 무채 몇가닥 남았는데 그거 이긴 사람이 먹을거란다.
바로 내 곁에서 "당첨~~" 환호랑 함께 활짝 웃으며 그릇에 남은 무양념채싹싹~~ – 소금주머니 알려준 회원이다. 별명, 청담동 공주님
공주님게선 또 사탕과 아몬드가든 노랑망사백을 꺼낸다
눈 깜짝할 사이 다 없어진다 ㅡ아몬드 한알 집어먹고 디카질 하는 동안…
내가 혀를 내두르자 어디서 사탕 한 알이 내 손에 쥐어진다
고맙다아~~받아 까먹고… – 사탕 안먹어요~~ 거짓말이었다…^^
고구마도 가래떡도 사발면도 다 먹어치우고 편의점 직원이 컵에 더운 물을 담아온다 누군가 인스턴트 커피를 약간 타서 3잔 만들어 다시 종이컵에 조금씩 따뤄준다
내 옆 고구마 가지고 온 회원은 녹차 보온병을 꺼내고 나도 마침 루이보스티 타온 거 있어서 꺼내었다.
-아니 매일 나빼놓고 이러구 화려하게 노셨나요? ( 편의점에서 이러구 노는 줄몰랐어요…;;)
"맨날 바쁘다고 일찍가잖아…이젠 자주 합석하셔~ 70대 다른 회원
"형님 지갑 자주 잃어버렸으면 좋겠네요…ㅎㅎ" – 60대 초반.
( 난 올해 지갑을 두 번 잃어버렸고…거의 기적적으로 두 번 다 찾았다 – 참으로 착하고 선한 사람들 덕분에! 지난 토요일 월남쌈과 월남국수 한 턱 쐈다고… ‘고맙단 말도 개성있네…’ 그러구 또 까르르 까르르…ㅎㅎ) . . . . . . .
저녁따벤 현지니 하라부지 광어물회를 사왔다. 참치회 방어회 몇 번 사오더니 가격대비 괜찮다며…
연근조림 젓가락으로 찔러대는 현지니 안고 소주 참 맛나게도 마셔서 나도 반 잔 마시고 – 이러다 술늘겠네… 이카미…
물회 국물 남자 얼른 국수 좀 삶으란다 처음 먹어보는 건데 제법 먹을만했다 한 번씩 씹히는 배도 상큼하고… 요담에 또 사오겠다네…
현지니 우유 200 먹이고 둘이 골아 떨저져 자는 거 보고 내 방으로 건너와 콕콕…
연기로 구운 아프리카? 담배인 줄 오늘 처음 알았다.
블로그…벌써 몇 년차인지… 어느 순간부터 일과 쏟아내는 일기처럼 되버렸다 보이고 싶은 것만 보이면 좀 그렇치않을까 싶다.
…전기현씨는슈베르트 세레나데를 흘려주는실시간… 감사한 하루를 마감하며. . .
summer moon
27/11/2013 at 01:31
첫줄 읽으면서 누가 장사를 하면서 건네는 말인줄 알았어요.ㅎㅎ
아, 정이 넘치는 분들 모임이네요
저는 수영보다는 같이 ‘먹는일’에 더 끌려서 따라다닐 것만 같은…ㅋ
현지니가 있는 풍경은
언제나 따뜻하고 행복이 넘쳐나는 것만 같아요
잠 까지도 행복빛을 담고 있는 것만 같구요.
참나무.
27/11/2013 at 01:47
황지니 꿈길처럼 어긋났군요
방금… 손…베르메르… 대왕참나무가 어른거리는 멋진 포스팅 읽고왔는데…^^
현지니 오늘 아침 사고 하나 쳤네요- 접시랑 셋트인 컵 하나 깨어먹었답니다
손아귀 힘이 어찌나 쎈지…두 노인데가 못이겨서…^
버르장 머리 없이… 잘 자라고있네요
영화 ‘메트릭스’ 같은 긴 베스트 입고설랑…^^*
도토리
28/11/2013 at 08:30
기타 선율이 참말로 정감어립니다.
오늘 베토벤 만나러갑니다
오늘은 프로메테우스 창조물 서곡이랑
피협 3. 교향곡 7번입니다.
베토벤을 지극히 사랑하는 울언니는 여행중이라
동갑내기친구인 옆집여자랑 갑니다.
어젠 왠종일 베토벤을 들었어요.
근데 지금 이 순간은
기타가 산듯하고 편안하고…
.. 이러면 변도변씨한테 미안한 일인뎅….^^*
참나무.
02/12/2013 at 13:19
기타…작은 오케스트라라했지요 슈베르트선생께서…
소린 작아도 멀리까지 들리지요…
변도변…참 오랜만에 듣는…
열정적인 언닌 아직 여행중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