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오후

. . . . . . .

셔츠 다림질이 7개나 밀렸다

다리미판 내려다놓는데 눈오신단다.

마침 라지오에선 윤용하 고독이 흐르고. . .

. . .김효근 눈은 아직 안어울릴 것 같아. . .

그대 동네에도 눈 오시는지.

윤동주 시인의 편지가 떠오르는

오후 2시 경. . .

P.S:

둬 번 리바이블…죄송… 사진 찍질 못하야. . .

눈 오는 지도 윤동주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처럼 窓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우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 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안에까지 눈이 내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前에 일러둘 말이 있든 것을 편지로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고만 발자욱을 눈이 자꼬 내려 덮여 따라 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사이로 발자욱을 찾어 나서면
일년 열 두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내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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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윤동주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 줌 옇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누나 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 온다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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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윤동주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7 Comments

  1. 아카시아향

    27/11/2013 at 07:54

    눈 소식이 있군요.
    창 밖 하늘을 내다보니 여기도 혹시? 하는 기대를 갖게 하네요.

    깍두기 담아야 하는데…
    일 하기 싫게 만들어요;;
       

  2. 참나무.

    27/11/2013 at 08:19

    오늘 약속 하날 깨고…
    아직 현관 뮨 밖으로 한 번도 안나간 날…
    ‘사상이 능금처럼’ 익어가는 오후…
    독일 소식을 듣는군요

    김장은 않으실거고…깍두기는 담궈드시는군요…^^
       

  3. summer moon

    27/11/2013 at 22:40

    詩들이 한 줄 한 줄 가슴에 쌓이듯이 읽혀집니다
    너무나 좋다는 말밖에 달리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네요!

    시도 때도 없이
    그리움의 모습으로
    제 가슴에도 눈이 일년 내내 내린다는 거….

    (고백- 저 다림질 정말 못해요, 얼마나 못했으면 셔츠 다리는 것 때문에
    다림질 해주는 사람을 고용해야 할 정도였다는…ㅠ

    이젠 다림질과는 거리가 먼, 지나치게 편한 옷차림으로 마구 살고 있구요.^^)   

  4. 참나무.

    27/11/2013 at 23:16

    시어들이 어려울 필요가없지요
    정말이지 윤동주 시인만 생각하면 가슴부터 먼저 애려오니…이도 병린듯싶어요…;;

    지금은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무곡이 흐르는 시간
    오늘 하루 썸머문 경쾌하고 가벼운 하루 되실 빌면서…
    커피 한 잔~~

    저도 다림질 귀찮아서 한꺼번에 모아서 음악 크게 틀어놓고 해치운답니다…^^

    맞이요 여행할 때처럼… 워시&웨어가 최고지요
    자도 점점 그래갑니다…특별한 날 외엔…^^
       

  5. trio

    28/11/2013 at 22:39

    윤동주 좋네요. 벌써 눈이 왔나요?
    다림질까지 하세요? 정말 못말려! ㅎㅎ
    존경스러워요. 여기는 추수감사절… 터키 익기를 기다리는 중…   

  6. 참나무.

    29/11/2013 at 00:15

    추수감사절…터키…이곳하곤 별개의 풍경이지만
    전 방금 우리집 크리스마스 장식 거의 끝냈고요- 아기가 있어서
    오너먼트들 늘어놓기만 하면 되거든요…

    외국 생활 할 때 제일 좋은 거 다림질 안해도 되는 거
    걔네들은 양말까지 다림질하데요
    매이드 시험볼 때 최종 코스가 다림질이래나 뭐래나..ㅎㅎ

    이걸 아까 쓰다가 아기 때문에 중단하고…이제사 엔터…^^

    음악과 사진 그리고 정성껏 편집한 포스팅들
    매번 블로그 뉴스에서 잘 보고있어요- 번번이 로긴 못한채로…^^*
       

  7. Pingback: 눈 맞고 온 후… -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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