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는 대로

오지호- 남향집

1.

지금 덕수궁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근현대 회화 100選

많이들 보고 리뷰들도 남기는데 오늘 읽은 김창완씨 리뷰처럼 와닿은 게 없다

그 이유가 미술 평론 전문가가 아니어서인지

우리들 이야기여서인지 그도 저도 아니면

그를 편애해서인진 나도 잘 모르겠다?

한가하면 그가 말 한 그림들 다 찾아올리면서

나도 ‘마음가는대로’ 잡글 하나 쓰고싶다만…
[김창완의 ‘마음 가는 대로’] 우리들 이야기..

안상철- 잔설(殘雪) 종이에 수묵 208×152cm 1958_개인 소장

2.

오늘 조간 ‘나에겐’ 볼거리가 많다

·.· 표정으로 잠적했다^.^ 이 표정으로 돌아왔다

어수웅 기자의 기사를 읽고 ‘기자들이란 참!’ 했다

어쩌면 이 기자 영화 *잉투기봤을지도 모르겠다

*온 라인으로 글줄이라도 올리는 사람이라면 봐도 괜찮을짠한 내용의. . .

나도 참 행망 궂기이럴 데 없는 할멈이다

바람 많이불고 비도 오시는 날… 그보단 김장하는 날

양념거리 사러 가면서 쥐도 새도 모르게 보고 온 영화다…;;

김기창, <아악의 리듬>,1967

김기창, <아악의 리듬>,1967

3.

말 거는 것들

집에 혼자 있으면요 세간살이가 부스럭거려요 입도 없는 것이 말 걸어와요 잠시도 진득하니 앉아 있을 수 없어요 어디선가 소리가 나요 옷장에서 쩍 나무 갈라지는 소리 부엌 수도꼭지에서 똑똑 물 떨어지는 소리 온갖 소리 다 들려요 가만히 있으면서 조용히 소란스러워요 선반 위 손때 묻은 주전자가 좀 봐 달라고 칭얼대요 집안에서 나는 소리는 눈길 잡아끄는 힘이 있어요 귀찮아 안 보려 해도 안 볼 수 없어요 다가가면 아무 소리도 안 보이는데 어디선가 소리가 나요 비틀어도 잠가도 새어나오는 소리 시계 소리처럼 내 귀를 갉아먹는 소리 어느 구석에서 또 보이지 않는 소리가 나요 혼자 있으면요 자꾸 말 걸어와요 ―박지영(1956~ )

가슴으로 읽는 시 일러스트

사물에게서 나는 소리든 사람의 소리든 작은 소리는, 작고 낮은 소리는 고요한 혼자의 시간 속에서만 들을 수 있다. 각 사물들의 제 타고난 소리, 순수한 목소리는 그때 비로소 들을 수 있다. 돌과 사과와 담장과 밥의 소리, 옷걸이의 소리. 생각해보면 소리가 없는 물건은 없다. 듣는 귀가 없을 뿐이다. 늦은 밤 부엌에 나가보면 못 보던 빛, 못 듣던 소리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포개진 아이 밥그릇 모서리의 빛, 그리고 국그릇에서 나는 소리. 숟가락 통에서는 또 어떤 소리들이 들리던가. 그 그리움의, 겸허의 시간 속에서는 모든 사물들이 친족이다. 지금 집에 없는 사람의 밥 먹는 소리를 떠올려 본다. 장석남 시인- 가슴으로 읽는 시

배운성- 가족도(1930~1935).

비로소 알게된다, 김창완씨 글이 와 닿은 확실한 이유를…

울 현지니 요즘 장난감 마다하고 내가 있는 부엌으로 달려와

싱크대 문 지맘대로 열고 냄비등속 꺼내어

주걱이나 숫가락으로 마구 두드리고 노는 걸 제일 좋아한다

울 현지니도 부엌 그릇들이 내는 소릴듣나보다

Menuhin & Kempff Beethoven sonata’s for violin and piano

oak8.jpg

조병덕 -저녁준비(1942) 고대박물관 소장

4.

하창수 : 마음의 고통을 겪으면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는 게 낫습니까,아니면 명상가를 찾아가는 게 낫습니까?

이외수 : 가장 좋은 건 아기나 꽃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하창수 : 아기와 꽃에서 무엇을 찾을 수 있습니까?

이외수 : 나 이전의 것, 지금의 내가 되기 이전의 것이 그 안에 다 들어 있다.

– 이외수 지음, 하창수 엮음, <마음에서 마음으로>, 김영사

P.S:

내가 아는 어머니 Une Mère Que Je Connais N.2,1962, 캔버스에 유채, 130x195cm

오작교 Ojak-kio, 1965, 캔버스에 유채, 146x114cm

6 Comments

  1. summer moon

    28/11/2013 at 04:45

    김창완씨 리뷰 저도 아주 마음에 드네요,
    어디서 누군가가 진작에 한 말이나 쓴 글의 반복이 아니라
    자기 눈과 가슴으로 본 것을 ‘마음 가는대로’ 꾸밈없이 쓴 글이어서 좋아요.

    저는 밤 늦도록 깨어있을 때가 많아서 낮에는 듣지 못하는 많은 소리들을 듣는데
    제법 익숙해져 있어요, 밤에만 움직이는 것들이 있다고 믿기까지 하고…^^

    저도 머뭇거리지 않고 꽃이나 아기를 들여다 보겠다고 대답하겠습니다!^^

    현지니 참나무님 닮아서 벌써 부터 음악에 심취하고 있는거 아닌지요?!^^
    작곡을 시작한것 같고 말이지요. :))    

  2. 참나무.

    28/11/2013 at 06:07

    배운성,안상철,김기창 오지호…김창완씨 리뷰 속 그림들 다 찾아올렸어요
    -조병덕’저녁준비’는 제가 좋아하는 그림이라 그냥

    한 밤 중 혼자 있을 때 들리는 소리들 인정하고말고요!.
    시인들이란 참…저도 혀를 찼답니다.

    격외옹 요즘 또 시달리시는데…이런 진면목을 못 본 사람들이 꼭 시끄럽게 떠들더라구요
    12월 1일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사인회 하신다는데 …
    찾아뵙고 인사라도 드리고싶은데 시간을 좀 내봐야겠어요

    울 현지니 음악 좋아하는 건 확실하다고 우깁니다- 제법 반응을 하거든요…;;
    현지니 하부지도 심심하면 ‘천재하나 났다’고 난리…ㅋㅋ
    이 세상 모든 함무니 하부지들 모두 거짓말쟁이거든요..ㅎㅎ
    P.S
    그리고 요즘 서울 미술계는 전두환씨 집에 있던 압수한 예술품들로 화젯거리랍니다
    경매하여 추징금으로 넘어간대나봐요.
    전두환 리스트에 작품이 오른 작가도 안오른 작가도 모두 씁쓸해한다지요…;;
       

  3. 도토리

    28/11/2013 at 08:21

    배운성 화백의 가족도를 보면서
    한복의 옷깃이 남녀가 다르지않은 것에 궁금증이 듭니다…
    에효…^^*   

  4. 푸나무

    28/11/2013 at 09:56

    아침에[ 신문도 보지 못하고 외출햇다가
    참나무님 글읽다가
    김창완 검색해서 읽었습니다.
    동화를 쓴다고 하더니…
    맑은 사람이에요.
    적어도 글에서 만큼은 …..
    올리브님도 리뷰 올리셨던데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

    김장하시다가 영화….
    멋쟁이…셔요. ㅎ   

  5. 참나무.

    28/11/2013 at 21:25

    요즘 바느질에 빠져지내느라…
    돌아다니는 곳이 몇 군데 안되는데도…오죽하면 푸 님 방도 못들렀을까요…;;

    김장하면서 딴짓 하는 거 오래되었어요…;;

       

  6. 참나무.

    28/11/2013 at 21:58

    푸 님 긴 글… 다 읽고왔어요…
    제 컴 시계가 실시간보다 좀 빠른가봐요
    얼른 고쳐야지…바로크..이제사 끝이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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