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원의 디자인 노트입력 : 2013.11.27 05:37
[64] 작지만 지혜롭게 디자인된 건물
건물의 크기와 디자인 가치는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크기만 컸지 평범한 것이 있는가 하면, 작지만 가치 있는 건물이 있다는 말이다. 요즘 여러 가지 이유로 화제가 되고 있는 ‘공간(空間)’ 사옥은 작지만 디자인 가치가 높은 건물이다.
우리나라 현대건축의 대가인 김수근(1931~1986)이 디자인한 공간 사옥은 원래 대지 139㎡(39.3평)에 연면적이 불과 360㎡(109평)의 작은 건물이다. 웬만한 저택보다 작은 규모였지만, 그 당시 건축가로서는 큰 투자였다. 그나마 1977년에 증축되어 대지 면적 661㎡(200평), 연면적 1322㎡(400평)로 커졌다.
공간 사옥. 좁고 긴 부지의 특성을 살려 디자인된 구관(왼쪽).
소재는 달라도 구관과 어우러지는 신관.
좁고 긴 건축 부지의 특성상, 건물의 외관은 높고 기다란 육면체로 디자인되었으며, 한옥의 기와 빛깔 같은 검정 벽돌로 마감되었다. 지상 5층, 지하 2층 높이의 건물 내부는 미로처럼 복잡한 구조인데, 계단을 통해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내부는 높이가 각기 다른 10개 층으로 이루어져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기에 좋도록 배려되었다.
전반적으로 층고가 낮아 아늑한 느낌이 들며, 복도와 계단 등 공용 공간에도 전시와 수납 시설들을 두었다. 좁은 부지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디자인 지혜의 산물인데, 조잡하거나 유치하지 않다는 데 묘미가 있다.
1997년에는 인근 부지에 연면적 496㎡(150평) 규모의 신관이 들어섰다. 김수근의 문하생 장세양(1947~1996)에 이어 오섬훈이 디자인한 신관은 긴 육면체 구조에 노출 콘크리트와 유리를 소재로 지어졌으며, 치장을 철저히 배제하는 등 구관과 조화를 도모했다. 개인적으로 구관 외벽의 담쟁이 덩굴 때문에 검정 벽돌의 원래 느낌이 가려지는 것은 좀 아쉽다. 얼마 전 찾았을 때 살펴보니 주변 경관이나 표지판은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었다. 건물이 갖는 가치만큼 유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건축 이후 3세대에 걸쳐 증축된 공간 사옥의 지하 소극장은 문화 공간이 부족하던 시절에 김덕수의 사물놀이, 공옥진의 병신춤 등 전통문화가 대중의 주목을 받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 건물을 보면, 건축 디자인의 가치는 규모가 아니라 담겨 있는 ‘지혜’의 크기에 달렸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P.S:
건축잡지 ‘공간’ 500호 기념 ‘장소의 기록, 기억의 재현’전(展)에서. . .2009/07/23 04:15
P.S: 2
예술은 삶을 예술보다 더 흥미롭게 하는 것? 2007/08/02 22:29
# 서울 시내에서 제가 제일 좋아했던(?)건물 1위
. . . . . . .
자~~~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空間 (공간 SPACE)구(舊)사옥
비까지 맞아 더 푸르른 담쟁이 넝쿨로 뒤덮힌빌딩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많은 전시 공연 …지하 소극장에선
공옥진 병신춤이 제일 처음 무대에 오르고시낭송회도 몇 번 간 기억이..
복도에서 아래로
이 작품을 볼 때만 해도 전시를 기대했는데 (이상하게 아무 표시가 없긴 했지만)
카운터 직원에게 아무 전시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거라는 말을 듣게됩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음식배달이 와서 더 오래, 자세히 물을 수도 없어
오랜만에 들러 몰랐노라고 죄송하단 말만하고나왔습니다
공간 사옥 Space에서 작지만 알차던 전시도 공연도 이젠 못보나요..
.(누구 아시는 분???)아쉬워서 들어올 때 보던 배롱나무 한 번 더 찍어봤습니다.
맘 먹고 들여놓았을 이런 작품들도…
돌 확에도 그 흔한 금붕어 한 마리도 없고…
ARRAU – DEBUSSY POUR LE PIANO 1 OF 2
참나무.
27/11/2013 at 02:16
왠지 공간 사옥 건물도 곧 사라지지않을까…하는 예감 때문에
오래 전의 포스팅 중 일부 사진들만 보관해 두려구요…;;
도토리
28/11/2013 at 08:25
네… 사진이어도 이리 보기 좋고 아름다운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