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달 12월 첫날,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사로잡던
크리스마스 장식들…멋지다…정말로…
예배 도중에도 자주 눈이갔다.
이상하게 다른 주일 보다 예배드리는 분들이 많아
지각한 나는 맨 뒤 스페어 의자에 앉아야 할 정도였다
– 오히려 편했다 살짝 사진까지 찍을 수 있어서…^^
주보를 보니 찬송하면서 대림절 첫 촛불이 점화된모냥이다- 아쉬워라…
장로님 3분 임명식에다 교회 68회 생일이었던 날
교회가 나보다 나이가 더 많다니…
성찬식까지있어서 예수님의 몸과 피 마시고…
파이프 오르간 후주가 흐를 때 뜬금없이
영화 ‘진닝의 13소녀’가 부르는성가는 왜 또 떠올랐을까
장예모 감독 영화들 내 취향 아니고
또 전쟁영화도 싫어해서 안보려했는데
토요일, 현지니 없을 때 한가롭게 영화 한 편 건지고싶어. . .
아…그런데 오프닝에서아주 살짝스쳐 지나가는단어…조슈아 벨!
이후 부터 두 귀를 활짝열고 보다
가슴까지몇 번이나 무너져내렸는지….
포화 속에서 들리는 남루한 단발머리 소녀 13인이 부르던 찬트라니!!!
– 지금 영화이야기 하면 진도안나갈 것이다. . .
예배 후엔 교보문고 강남점에 가기로 작정한 날.
전철 안 내 옆자리…
수더분하게 생긴 분이가방을 뒤적뒤적이더니ㅡ나처럼…^^
12월호 서울 아트가이드를 꺼낸다
ㅡ아이구 왜그리 반가운지
12월 초하릇날 어딘지 모르지만 전시장엘 다녀 오는 아주머님
무조건 호의적인 눈길을 보내며 슬쩍슬쩍 곁눈질로 훔쳐보니
그녀도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를 나에게 보낸다
나 비슷한 연배일 것같다
어라그런데 ㅂㅇㅅ 전시 소식 칸에 눈길이 멈췄다
연꽃…달빛…바람소리를 그릇에 담는 도예가?-그녀랑 안어울리는데?
인사동 노른자위에 떠억허니 갤러리가 있는. . .
근데 왜 다른 전시장일까?
마구 궁금해지는 찰나페이질 금방 넘기려하신다 …
"잠시만요~~"
결례를 무릅쓰고…아주 조그마한 소리로…
고맙게도내 쪽으로 잠깐 내밀어주신다
세상에나~~ 이건 모방이어도 좀 많이 지나치다
모든 예술의 시작이 모방이라 말은 하지만
처억 봐도 보원요 김기철선생 작품이란 거 금방 알겠는데
이 전시회 반드시 가보고 실물 확인하기로 했다
몇 권되는 도록들 지난 번정리할 때 같이 버렸는데 살짝 후회도 하며
이번 달 서울아트 가이드 빨리 봐야겠네
연말이라곁눈질로 슬쩍 해도굵직굵직한 전시회들 많았다
. . .
그리고 넘 미안해서 나는 눈을 감았다- 강남역까지 제법 먼 거리여서
이어 폰 볼륨 높히고…
얼마간 시간이 지나고 부시럭 소리에 눈을 떠보니
"이 책 드릴까요?"
– 어머나 고맙지요 그러시면…
근데 참 이상하게도 그녀는 나에게 이 책을 건내줄 것같은 예감이 들었다
확실하다 나에게 신끼 있는 거- 김기철선생이 나에게 그랬거든…;;
이후 난 재밌는 장난감 만지는 아해처럼 이리저리 넘기며
가 볼 전시회들 표시해가미-ㅅㅅ님은 도대체… 또 마음아프기 하는 중?
"전시회 자주다니시나 봐요"
누가 먼저인지 질문을 했고…그 아주머닌 스스로 무명작가라했다
대학로 동성고교 근처 갤러리에서 곧 단체전이 있다고
짧은 시간이지만 초대까지 받는 사이가 되어버렸거든
아…대~한민국 아줌마들 대~단혀요…좌우지간…^^
(다행히 집에와서 다시 살펴보니 내가 오독을 했다
도예가 박영숙이 아니고 박명숙- 그래도 꼭 가보리라 결심. . .)
교보문고 강남점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외수 하창수 사인회
지하1층 내려가자마자 somewhere over the rainbow가 흘렀고
척 들어도 알겠네 한충은 씨 대금 연주…
다시 몇 곡 더연주 후 본격 사인회가 시작되었다.
생각한대로 예전처럼 붓으로 ‘XXX 혜존’…시원스런사인은 아니었지만
세련된 달필과 붉은 낙관은 ‘외수’사인 먼저 받고
바로 곁의 하창수 작가 사인까지 받았다
얼마만인가 줄서서 사인회 다녀온 지가
. . . . . . .
곧 화천 산천어 축제도 열린다는데 -갈 수 없다 나는. . .
바로 곁엔 ‘열혈독자들’이 마련한 선물까지 받아야 공식 사인이 끝나나보다
세상에나~~ 단풍 북마크, 쿠키, 작은 상자는 어쩌다 두 개나 받게된다
줄 서 있을 때 받았는데 나올 때 또 주길래
낯익은 목저체 ‘세상’이 맘에들어 덥썩 받아버렸다
세상 안엔 뭐가 들었는지…
사인회에 무슨 선물이 이리도 많은지…
강남에만 가면 나는 곧잘 길을 잃는다
– 갈 때는 한참 헤매었다
올 때는 전철역과 곧바로 연결된 걸 알아
신나게 무빙 워커에 올랐지만
나는 무빙 워커 타는 걸 참 좋아라 한다
거기에만 오르면 늘 – 아나스타샤를 상상하기 때문
이 편에서 꽤 긴 저 편 다 건너는 그 시간까지지만. . .
9호선 6호선 환승역엔 대부분(?)
내가 가끔 가는 김포공항 고속터미널…
또신당역에서 6호선 갈아탈 때도
긴 무빙 워커가 있다
– 리움에 가고싶어라 조만간!
Ingrid Bergman in Anastasia (1956)
절약된 시간 뚝섬유원지 다른 출구로 나와
집까지 걸어왔다
거기 자작나무 있는곳도 알거든
내 걸음으로 디카질 하면서 와도 많은 시간 안걸린다
아 ..우리 동네 자랑 요담에 또 한 번 더해야겄네
주일 역시 긴 긴 하루였다.
. . . . . . .
조르바
02/12/2013 at 04:05
우왕~ 사인받은 책 예쁘요~~ 이름도 단풍갈피도 글씨체도
소중해보입니다.. ^
아카시아향
02/12/2013 at 07:21
날이 추운가 봐요. 물 빛이 서늘해 보여요.
대림절을 밝히는 초가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잉그리드 버그만, 다시 봐도 예뻐요.^^
참나무.
02/12/2013 at 12:56
예전엔 굵은 붓글씨였는데……
단풍을 북마크로 주는 귀한 사인회였지요 예쁜 마음들이 전해지던…
참나무.
02/12/2013 at 13:02
그래도 어젠 많이 풀린 날씨였답니다.
한강 근처 살아서 제가 독을 많이봅니다.
아나스타샤 …재개봉 되면 꼭 보고싶은 영화지요
율 브리너 목소리도 듣고싶고…^^
방금 크리스마스 컵 꺼내어 촛불도 켜보고…그랬네요
summer moon
02/12/2013 at 19:00
길었지만 아주 행복한 하루를 보내신거 같네요.^^
사인회에서 독자들이 선물을 마련해서 나눠준다는 이야기를
이곳(-미국)에서는 들어본 적이 한번도 없어요.ㅎ
한강을 담은 사진들 정말 아름다습니다!!!!!!
참나무님 동네 자랑- 매일 해 주셔도 불평 절대로 하지 않겠습니다!^^
참나무.
02/12/2013 at 22:18
대~~한민국 어느 사인회도 이러진 않을거예요
11월 광화문 교보에서는 독자들이 무지개떡도 해왔다는 소문 들었어요…^^
한강..매일 나가지만 매일 그리운…
일요일엔 덜컹덜컹 다리 위에서만 보다 내려와 걸었지요 바람 잔잔한 늦은 오후여서
정말 멋진…부르르 차 타고 집에 왔으면 절대 느끼지못했을…
혹시 시간되면 ‘진링의 13소녀( The Flowers of War, 2011)’ DVD로 한 번 찾아보셔요
거기 일본장교가 부르는 고향에 관한 노래 엄마에게 배운 노랜데..
요즘 찾고있는 중이랍니다…;;
초록정원
06/12/2013 at 03:04
여여님 뵙고싶어서 얼마 전에 통화하고
홈페이지 통해 싸인회 일정은 챙기고 있었는데,
그날 김장 했어요.
갱이는 늘 이외수씨 보다는 여여님이 먼저네요. ^^
마음에서 마음으로..
채널링에 대한 이야기가 분명히 있을 것 같아 기대하긴 했었는데,
이미 흘려 들었음에도 그저 신비로움으로만 다가왔어요..
우주를 논하려면 첫째 말랑한 사고가 우선이겠지요?? ^^
참나무.
07/12/2013 at 05:29
같이 뵈었으면 좋았을텐데…
저도 참 오랜만에 뵈었어요 …여저낳시데요…^^
요즘은 또 화천 산청어 축제로 많이 바쁘시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