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 한 그릇 먹고. . .

설산 가는 길 2

식당에도 여관에도 장마당에도
인간의 상품보다는
하늘나라 물건이 흔하더군

세숫물도 목욕물도
신과 짐승과 사람이 함께 쓰더군

물건 참 오래 쓰고 곱게 쓰더군
만년(萬年) 묵은 눈이
아직도
새것이더군

―윤제림(1960~ )

 /유재일
/유재일

눈 덮인 이국(異國)의 준봉(峻峰)을 오르는 행렬이 있다.

고도가 높아 하늘에 일층 가깝다.

문명과 이익을 짜게 재는 시장과는 일층 더 멀어졌다.

자고 먹고 사고파는 물품이 모두 천산물이다.

눈 녹은, 맑은 찬물로 신(神)도 짐승도 사람도 목을 축이고 몸을 씻는다.

한 바가지의 물도 공공의 물건이자 대자연의 선물.

여인들은 밥을 짓고 빨래를 처덕이겠지.

물뿐이겠는가.

우주가 하나의 큰 꽃인 것을.

설산 마을에서는 내키는 대로 엄벙덤벙 마구 쓰지 않으니 오래되어도 너절하거나 헐지 않았다 ‘만년(萬年) 묵은 눈’이 ‘새것’처럼 여전히 깨끗하고 빛나는 순백의 숫눈이다.

엄동에 설산처럼 인류가 흰 이마 위에 이고 지녀야 할 고고(孤高)하고 신성한 정신을 생각해보노라니 오늘 이 아침이 문득 새롭고 산뜻하다.문태준 시인 [가슴으로 읽는 시] 전체기사 보기

1.

국화차 한 잔 마시며 신춘문예를 펼쳤는데 집중이 아니됩니다

그 중 서도호 집에 관한 미술 평론이 눈길를 끌어 찾아봤지만

본문은 조선닷컴에 있다해서 다시 컴 열었네요

해마다 신년이면 작품들 보다는 당선 소감을 먼저 읽는 버릇이 있거든요

2.

경주 토함산, 여수 향일암 일출…

아니면 우리 동네 가차운 응봉산 일출이라도 보러다녔는데

언제부터인가 모두가 시들해지데요

3.

작년에는 메가박스에서 실시간 빈필 신년음악회도 보러다녔고

그도저도 다 시들해서 지금은 유정우씨 방송이나 듣고있답니다

아주 상세히 설명을 해주네요

새 해 오케스트라에 관한 특집 내리 사흘 계속된답니다

방송 좀 듣고 나중에 읽으려고 우선 링크만 해 둡니다

올 해 신춘문예 미술평론 부분만

[당선소감] "밥 뜸 들이는 시간의 의미, 잊지 않을 것" [심사평] 서도호가 재현한 집… 시의성 돋보여

도 5. 서도호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2013. 한진해운 박스 프로젝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도호 <집 속의 집> 2013. 한진해운 박스 프로젝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출처-조선닷컴)

123.jpg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면 곧바로 보이는 서도호 ‘집속의 집’

16 Comments

  1. 아카시아향

    01/01/2014 at 06:22

    시인들의 눈은
    항상
    옛 세상에서 새 세상을 보아내는 듯 합니다.
    눈이 씻겨지는 경험들을 합니다…^^
    그 분들에게 부여 된 독특한 특권이자 사명이리라… 생각되요.

    신년,
    새 노래로 그득 채워지는 한 해가 되시기를요~!    

  2. 초록정원

    01/01/2014 at 09:44

    아침에 급하게 신춘문예만 떼어서 두고 잊었네요.
    별로 와닿지 않는 시만 슬쩍 훑었었는데,
    점핑이 대세라시던 말씀 떠놀라서 웃었어요~ ㅋ~

    새해엔 신문을 볼까말까 망설이네요.
    점점 펴지도 않는 날이 늘어서요.

    새해에는 온 가족 평안하게, 그리고 건강하시기만 빕니다.
       

  3. 참나무.

    01/01/2014 at 12:59

    그러게요..시인들…특이한 그물을 가진 사람들이지요

    향 님도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없는 영화 리뷰랑 여행 음악…
    또 그곳 귀한 전시회 소식 가끔이라도 부탁드려요…^^    

  4. 참나무.

    01/01/2014 at 13:01

    올해 신춘문예 제목도 특이하고…점핑이 나와서 저도 웃었어요

    저도 신문만 제 방에 두고있는데 아직 안읽어지네요
    마이란 문 열었던데요…^^
       

  5. 01/01/2014 at 13:09

    토요일 세시 KBS1 빈필 신년음악회 편성잡혀있어요.
    베를린필 신년음악회도 어디서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극장에서는 하더라고요 거금 삼만원씩이나 받으면서~! 켁~
    지금은 채널A 에서 탈북소년 신혁이 다큐 보고 있습니다. 흑.. 슬퍼요…    

  6. 참나무.

    01/01/2014 at 13:13

    아고 역시 밥님 최고…메모해둘게요~~^^*
    맞아요 작년에도 3만원이었는데

    소공녀처럼 ‘셈치고’ 즐기긴 했어요
    체널 A 얼른 돌려볼게요~~허러럭~~~
       

  7. 바위

    01/01/2014 at 15:51

    새해 처음 뵙습니다.
    헨델의 음악은 환영인사로 간주하고요.

    저도 젊은 시절 신춘문예에 관심 많았습니다.
    응모는 못 했지만 마음으로는 수십 번 응모했지요.

    참나무님의 글 읽으니 옛날 생각 납니다.^^
    감사합니다.    

  8. 다프네

    01/01/2014 at 18:19

    저도 매년 신춘문예 읽는 걸로 첫날의 아침을 열곤 하는데 오늘은 아직 안읽었어요.
    이유는?…ㅋㅋㅋ; 그냥 올해만큼은 작년과 다르게 살아보자는 생각이었거든요.^^;
    그렇게 다르게(?) 살았는데도 하루가 어찌나 빨리 지나가버리던지 그냥 머릿속을 휘돌고 간 바람만 좇았던 거 같네요. 아, 열심히 먹었어요.ㅎㅎㅎ;   

  9. 산성

    01/01/2014 at 23:11

    초하루 신문 볼 사이도 없이 바빴네요.
    오후에 천천히…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10. 잎사귀

    02/01/2014 at 04:43

    참나무님이 시들해지면 안되는데요 ^^
    저야 진즉부터 뭐든 시들해져버려서 안간힘으로 버티고 있지만요 ㅜㅜ
    올해도 발로뛰는전시회 부탁디립니다.
    아기 사진도요 ^^   

  11. 참나무.

    02/01/2014 at 05:25

    바위님도 혹 시간나시면 ‘토요일 세시 KBS1 빈필 신년음악회’ 보시길바랍니다

    레파토리까지 올려뒀는데 복잡해서 지워버렸어요
    우리 모두 문학 소년 소녀 시절이 있었는가봅니다
    그 당시는 문단에 입단하는 유일한 창구였으니…

    근데 신춘문예 당선자들은 이후 기를 못핀다는 징크스가 있다지요…^^
       

  12. 참나무.

    02/01/2014 at 05:27

    디프네 님 이젠 이름 안바뀌는건지요?

    검증되신 분이니 올 한 해 왕성한 활동바랍니다
    문재 뛰어나신 어머님 이야기도 자주 올려주시고요..^^*

       

  13. 참나무.

    02/01/2014 at 05:29

    산성님 그 작은 체구로 집안 ‘대들보’ 역활하시느라 올매나 수고가 많으시는지요
    예전같으면 저도 꼼짝도 못했을 초하루도 요즘은 시들시들 지나가버리데요
    지금에 가장 ‘좋은 시절’ 쯤으로 생각하시길~~

    블로그를 하니까 복을 참 많이받아 좋긴하네요…ㅎㅎ
    반사 드립니다 산성님께도…^^*
       

  14. 참나무.

    02/01/2014 at 05:32

    잎사귀 님 아프리카 가신단 소문 들었어요
    혹 조하네스버그 근처 가실 일 있으면 제게 연락주셔요
    누가 압니까…어떤 계기가 되실 수도 있는 일이 일어날지요

    나이에 어울리지않게 호기심 많은 것도 썩 좋은 일은 아니라고봅니다만
    그래도 흔적들 남겨놓으니 더러 기억하기 좋을 때는 있더라구요…^^

    올 한 해 공사다망하시길 바랍니다…^^
       

  15. 04/01/2014 at 03:41

    오늘 3시에 KBS1 에서 해준다던 신년음악회가 빈필 신년음악회가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한 신년음악회라는데요 ㅠㅠ 확실한건 방송 봐야 알겠지만.. 급우울해집니다 ㅋ   

  16. 참나무.

    04/01/2014 at 06:03

    유정아 나와서 실망했는데…
    좀 있으면 나윤선도 나오고 임선애도 나온다네요

    저도 오늘 신년음악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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