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에게 (‘용서 비스름한 거’ 해버리자)

연아야

이 함무니는 간이 작아 다른 스포츠 중계는 못보는데

유일하게 보는 게 스케이트란다.

그런데 하필 왜 피아졸라 아디오스…그 음악을 택했니

어제 함무니는 연아처럼 정상에 선 어떤 분 만나러가느라

피아졸라 음악 이야기 하려다 다 날려버리고

배경음악만 불쑥 올려두고 나가버렸는데

지금 생각하니 이도 우연이 아닌 것같구나

070.jpg

세상일이 대부분 우연이 아니고 필연이란 거 새삼 느낀 어제 하루지만

오늘 아침 역시 그 말을 해주고싶네…

어제도 정말 우연히 들어간 갤러리에서

내가 많이 좋아하는 이혜민 작가의 ‘그리움’ 이란 작품을 만났단다

청담동 靑화랑…그냥 지나치려다 어쩐지 들어가고파 올라갔는데

이 그림은 아니지만 비슷하게 그림 상단에 진달래가 활짝 핀

작품 앞에 오래 서서 아는 척을 했지..화랑 주인과 단 둘이서 …

예전에 같은 전시장에서 김영자 화백 오프닝에 참석한 적 있다고

지하여서 좀 더 넓었는데 2층으로 옮기면서 많이 협소해졌더구나

-갤러리 운영하기어렵지요…뭐 그런 안해도 될 말도 나누며…

Astor Piazzolla.jpg
자신의 반도네온과 함께한 피아쏠라. 1971년.

연아도 이번에 택한 음악이 많이 어려웠다 고백했지만

이번무대는(경기보다는…;;) 누가봐도 완벽했는데

영국 BBC도 2연패의 비트도 모두 오심을 토로했으니

우리 그냥 ‘용서 비스름한 거 ‘ 하면 안되겠니?

사실 나도 어제 어떤 분을 만나지않았다면

다른 분들처럼 거품물고 억울해 했을지 모르지만…

반도네온

‘아디오스 노니노’ 잘 알겠지만

피아졸라가 그의 아버지를 눈물로추모하는 곡이란다.

정확한 이름은 ‘아스토르 판탈레온 피아졸라’

그는아르헨티나에서태어나고 그 곳에서 죽었지만 뉴욕에서 살았지.

탱고 음악 작곡가이자 반도네온 연주자

그의 고향에서 그는 "El Gran Ástor" 란 칭호를 듣는다네

그의 풀 네임 찾느나고…위키백과<–

Piazzolla는 그의 아버지 아니었으면마피아 깡패로어둡게 살았을지도 모르는데

일찌감치 음악적 재능을알아차린 가난한아버지 덕분에

탱고를 클래시컬로 접목한 카를로스 가르델의 눈에 띄어

탱고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되었지…

피아졸라는 여행 중에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당장은 비행기 여비가 없어 돌아오지못하고…ㅠ.ㅜ

. . . . . . .

이후 뉴욕에 돌아와 아버지를 추모하며 울면서 만든곡이란다

연아가 택한’아디오스 노니노’ 직역하면 ‘잘가세요, 할아버지’란 뜻이지

아디오스는 스페인어 노니노는 이태리어

피아졸라 아버님은 이태리 사람.

4살때 뉴욕으로 이민갔는데 10대시절 깡패생활 하던 아들에게

가난한 아버지가 반도네온을 사주며 탱고에 몰입하게 만들었단다.

‘노니노’피아졸라 아버지의 Middle Name이자

그의 아이들이 애칭으로 부르던 이름

Don’t Cry for Me Argentina

은매달의 비애라는 게 있다지

동매달이면 ‘아차 그만하기 다행이다 까딱했으면 매달 권에 들지못했겠네…후유~~’

이러며 행복해 하는 반면 은매달은

‘ 아~~조금만 잘했더라면 대망의 금인데…원통하다…’ 대부분 이런다지

허나 이번 경우는 흔한 말로 금메달같은 은메달이고

세계의 눈들이 다 봤고 무엇보다 하늘이 알고있으니

까짓거 ‘용서 비스름한 거’ 하자꾸나

이 말은 어제 내가 만난 정상에 오른 분이 한 말씀이란다

정상에 오를 때까지 당신이 만난 나쁜 사람들

처음엔 많이 억울해 했지만 꿋꿋하게 당신 할 일에 전념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해결해 줄 때가 더 많았다며

정확하게는 ‘용서 비스므레한 거’ 하기로 했다는 그 분 말씀이

내게 콕 다가왔단다

‘용서’가 아니고 ‘용서 비스므레한 거’…

만약 ‘용서하기로 했다’ 무자르듯 이런 표현이라면 오늘 같은 이런 잡글도 안올렸을텐데

용서 ‘비스므레한 거’에 내가 그냥 무너져버렸단다

불량 주부 불량 함머니인 나도

‘살림비스므레한 거 하는 날’ 이란 말을 가끔 했거든…^^

밤잠 설치며 응원한 분들껜 죄송한 잡글이지만

어제 못 올린 것 또한 필연인 것같아…

연아에게 바치는 노래로 . . .이만 총총

14 Comments

  1. 푸나무

    21/02/2014 at 01:21

    오, 멋진 편지입니다.
    우리의 연아가..읽었으면
    읽으면 아이고 이 할머니 대단하시다…..
    피아졸라가
    그렇구나…고개를 끄덕이며
    알앗어요 할머니…
    까짓 용서
    비스므리한것 해버리죠 머……할거예요.    

  2. 참나무.

    21/02/2014 at 06:59

    그간 요상했던 푸친의 소치로 약간 불안했더랬지요
    아디오스 노니노…배경음악 미리 들을 때부터
    왜 그런 슬픈 음악을 택했을까…노파심 피력하진 않았지만…;;

    삼청동 북촌…한 바퀴 하고 오느라고…이제사 약간 수정했습니다
    박종호 샘 ‘땅고 인 브에노스 아이레스’…읽은 기억으로 끄적거렸는데…;;

    아까는 왜 카를로스 가르델 대신 까를로스 클라이버가 나왔는지..ㅎㅎ
       

  3. 국민연합

    21/02/2014 at 09:24

    애효~ 안현수가 북극곰에게 금메달맛을 뵈주니까 여왕폐하의 왕관마저 도둑질했구먼유.   

  4. 좋은날

    21/02/2014 at 09:49

    음악의 깊이로 한참을 들어가
    눈가를 매만져 보는 저녁입니다.

    아름슬픈 음악
    감사히 들었습니다.

    김연아는 분명 금메달과 은메달을 한꺼번에 목에 걸었습니다.

       

  5. 산성

    21/02/2014 at 09:53

    연아는 이미 훌훌 털었는데 기다리던 국민들이 안되는거지요.
    용서 비스무리한 것은 우리들이 해야할 덕목 같습니다.
    내용이 점점,많이 추가되었네요?

       

  6. 참나무.

    21/02/2014 at 11:52

    많은 문제들을 많이 야기시킬 조짐이지요…
    전 별로 아는 게 없어서…답글 감사합니다 국민연합님…^^   

  7. 참나무.

    21/02/2014 at 11:53

    금이면 어떻고 은이면 어떻겠는지요

    오늘 아침 방송으로 이 노래를 잠깐 들었는데
    괜히 울컥해서 순간적으로 연아에게 보내는 음악으로…참 철없는 짓이조뭐…

    호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날님.

       

  8. 참나무.

    21/02/2014 at 12:04

    연아의 우는 모습이 미국 기자들에게 잡혀서…아깐 그것가지고 한참…
    육니오 난리는 난리도 아니더만요…^^

    대강대강 엔터지고 몇 번이나 수정하고…한참 있다 음악 깔고 오래전 부터…
    제 버릇 아시잖아요- 산성님도 뭐 만만찮으시더만…^^

    아까도 말했지만 머리는 카를로스 가르델…손가락은 카를로스 클라이버…
    이런 사람이 뭔 블로그질인지…;;
    링크 스크랩 아니었으면 무슨 망신이었을까요

    현지니 일당들 밥 멕이고 챙겨보내느라…
    이제사 불금 보내겠네요..ㅎㅎ
    주말 두 청년들과 행복하시길~~~
       

  9. 김진아

    21/02/2014 at 14:30

    밤을 새워서 방송을 보던 큰 아이가 아침에 일어난 저에게 울분을 토하더군요.
    그게 세상임을…알지만서두 속 터진다는 녀석의 말에..

    그럼 연아는…그랬죠.

    아~! 이내 알아 들었습니다. 큰 아이가…

    그까이꺼..참나무님 말씀처럼 용서 비스무리 해버리죠.

       

  10. 천둥번개

    21/02/2014 at 15:02

    비슷한 시간에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이 있다는 데 깜짝 놀랬습니다. ㅎㅎ

    그렇죠… 이 곡은 좀 슬픈 곡이긴 합니다.
    여튼 김연아는 이제 좀 후련할겁니다. 무거운 짐 다 벗은 느낌일테니.

    벤쿠버에서 피규 역사를 다시 쓴 것 만 해도 대한민국 스포츠계가 100년 안에도 이루지 못할 일인데.. ㅎㅎ

    저도 포스트 올리며 이제 김연아가 무거운 짐을 내리고
    자신의 일생과 꿈을 위한 일에 몰두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쿨한 연아니 잘 하겠죠. 하하   

  11. 참나무.

    21/02/2014 at 15:37

    맞아요 얼마나 흥분했겠는지요
    그래도 용합니다…
    진아씨가 직방으로 적절한 질문을 하셨군요…^^
       

  12. 참나무.

    21/02/2014 at 15:50

    번개 님 2010년(?) 포스팅까지 다 읽고 …
    제가 모르던 부분까지 많이 알게되었어요
    급조한 제 포스팅 부끄러워어쩌지요…^^

    사실은 누에보 땅고, 이 슬픈 음악을 택했을 때부터 불안했었답니다
    정말로 슬픈 일이 일어날 것같은 예감이어서…;;

    이제 다 내려두고 김밥도 떡볶이도 편히 먹으며
    또다른 할일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13. decimare

    21/02/2014 at 22:30

    평창에서는…비슷한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되겠지요.

       

  14. 참나무.

    21/02/2014 at 23:13

    그럼요…결론은…이번 일을 계기로 멋지게 치뤄내야지요

    ( 사진은 그대로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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