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라 ‘건너편’

언젯적부터 스파게티 타령을 했다

집에서 둘이 먹자고 복잡하게 하긴 그렇고
맛난집 한 번 찾아보고 가보기로 했지만

시간이 맞질 않아 기회가 없었다.

어제3.1절 빨간 날 수영도 쉬는데 마침 쉰다해서.

우리집 근처에서 스파게티 먹고 영화 하나보면 되겠다 싶어

오랜만에 단 둘이만 외출을 했다.
마침 전번 소개된 레스토랑 사이트가 있길래 살짝 지도도 보고…

알기쉽게 롯데백화점 보이기 시작할 때전화를 했다

롯데 건너편 건대 전철역 5번 출구 근처 골목으로 들어와…"

어쩌구 저쩌구…건너편을 강조하여 두리번거렸지만

마침 5번 출구가 안보여서 일단 백화점 건너편

초록 신호등이라 둘이는 헐레벌떡 건너가봤다

KU 씨네마 택 가는 길로 막연한 느낌이 있어 올라가니 그 곳은 4번 출구
지나가는 여학생에게 물었더니

"…이 쪽은 4번 출구고, 근처엔 전철역이 없는데요 …"

조 윗쪽은 2번 출구인데…글쎄요…하여 다시 왔던 곳으로

조금 더 걸어가서 다른사람들께 물었더니 우리가 건너왔던 건너편이다

4거리에서 맞은편 건너편은 길맹에다 방향치인나에겐 참 어렵다
한 번만 건너면 되는데 무려 횡단보도 3개를 건넌셈이다
울집 남자는 건대 근처는 나보다 더 잘 몰라 나 따라 졸졸이고

다시 물어물어 갔더니 내가 전에 한 번 가 본적 있는

Out of Africa 갤러리 커피점이 보이는 거디었다.
레스토랑은 2층이고 창쪽으로 마침 자리가 있어서 앉고 보니

제목도 좋은 Out Of Africa가 곧바로 보인다

001.JPG

적당한 거 두 개 시키니 본 요리 나오기 전에

소쿠리에 담긴 빵이 먼저 나오고 이후에도 피자 두쪽씩 두 번이나 서빙된다

그제서야 테이블 한 쪽, 초록색과 빨간색 프라스틱 곁에

뭐라뭐라 써있어서 살펴봤더니 파스타 주무나면 피자 무한 리필

그만 먹고싶으면 빨간색이 위로 올라오게 돌려놔란 설명이 있다.

003.JPG

별로 맛없는 피자조각 다 못먹을 거 같아

이거 집에 가져갈까냐고 물었더니 눈을 흘긴다
‘레스토랑 망할 일 있냐…포장은 금할 것’이라 했다

주문한 음식에 커피도 속해있냐물었더니

평일 낮시간만 가능하단다 어제는 토요일이니 안되고…

그래도 미련이 있어서 남은 피자조각 가리키며

‘이거 다 못먹겠는데 포장도 되냐’물었더니

손님…죄송한데 포장은 아니되옵니다~~란 말을 한다

남편은 그것 보라며 괜한 짓 한다는 표정이다

빨간색 돌리는 걸 몰라피자 두조각씩 세 번이나 나왔으니…

무슨 수로 그걸 다 먹겠는지 사람 먹는 게 한계가 있는데 …

근처 젊은이들을 겨냥한 레스토랑같다.

스파게티 맛도 별로였고 점심 후 극장가기 좋아서 택했는데…

요담엔 다시 갈 일은 없을 것같다

찜찜한 기분으로 계단을 내려오며 ‘노예 12년’ 재밌을 거 같다고

연막 작전 피우며 롯데시네마 건너가자 했더니

‘내가 요즘 영화보더냐 혼자 보고온나’…이런다

영화 시작 시간 1시 10분인데 광고 안보면 커피 한 잔 할 시간은 될 것같아

Out of Africa 에서 커피 한 잔하고 헤어지자 했더니
"뭐할라꼬 비싼 커피는… 집 커피가 더 좋은데, 얼른 가서 잠이나 잘란다 고마…"
이러며 페내끼 가버린다…

( ㅁㄷ ㅇㄱㅌㄱ~~~ 혼자 보라면 못볼까봐? 언제는 뭐 혼자 안다녔냐?)

노예 12…꽤 긴 영화10에 7은중간에 자버렸을지도 모를 일

참 전생에 웬수가 틀림없다

부부란 살殺을 섞은 사이…그 말이 또 생각난다…ㅎㅎㅎ

아고 오늘 주일인데 아니할 말을…

12 Years a Slave 2013 Roll Jordan Roll

소망 교회 답사 삼아 한 번 갔을 때 들은 목사님 설교 한 말씀…

. . . . . . .

울집 남자처럼 교회는 절대로 안가는 남편에게

사정사정해서 교회 한 번만 다녀오라한 다음 날

남편의 태도가 달려지더란다

부엌에서 식사준비하고 있는데

뒤에서 껴안아 주는 등 안하던 짓까지 하며…

이 남자 왜이래 목사님 설교가 멕혀들었나?

곧바로 목사님께 그 날 어떤 설교하셨냐 물었더니

‘원수를 사랑하라’ 란 내용이었다고…;;

우야겐노 그러니…

요단강 건너갈 때꺼정 한 집에 살아야하니

그냥 저냥 살아낼 밖에…;;

12 Years a Slave – Soundtrack Official Full

12 Comments

  1. 선화

    02/03/2014 at 02:03

    부부- 제 댓글에 달린말들임)

    1. 살을 섞은 사이
    2. 평생 웬수
    3. 식상한 (싫증난) 인생의 동반자

    저는 다 합친게 부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ㅎㅎㅎ

    어쩜 울집 남자랑 글케 같은지요 그래도 그쪽은 갱상도남자라 그렇다치지만…
    울집은 서울남자가 더 무뚝뚜기지요
    언젠가는 근사한 커피집을 보고는 커피한잔 마시고 가자했더니
    비사고 시간낭비고 집에 가면 더 맛난 커피가 있는데..라며
    코방귀~~ㅎㅎ 연애할땐 앞장서서 가자고 졸라대던 인간이!!! ㅎㅎ

    영화도..제주에 와서는 딱한번 갔는데 가자고 하면 대꾸도 않고
    딴소리 합니다 저는 혼자는 아직 안 가봤어요….ㅎ

    그래도..그 "히틀러’같았던 남자가 요즘은 측은해 보이더이다
    젊어서는 눈이삐었는지 그게 매력으로 보였다는~~ㅎㅎㅎ
       

  2. 바위

    02/03/2014 at 06:00

    남편분과 ‘즐거운’ 외출이셨네요.
    우리집도 그림이 비슷합니다.
    식성도 맞질 않고 생각도 천양지차니까요.

    가끔 농담삼아(언중유골이랬지요) 전생에 당신은 포졸, 나는 도둑놈이라고 하지요.
    이생에서 이렇게 꼼짝달싹 못 하게 사람을 ‘끼고’ 사니까 말이지요.ㅎㅎㅎ
    그래도 우리 역시 요단 강 건널 때까지는 한 이불덮고 살아야 될 팔잡니다.

    마할리아 잭슨의 노래소린가 싶어 반가운 김에 봤더니
    영화의 OST가 나옵니다.
    오랜만에 듣는 흑인영가가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3. 02/03/2014 at 09:19

    푸하하하.. 원수를 사랑하라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부모님께 전화해서 알려드려야겠어요 ㅋㅋㅋ

    맛있는 파스타 드시고 싶으시면,
    대치동 ‘그란구스또’ 한번 가보세요.
    우리나라에서 파스타 제일 잘하는 집 같아요. ㅎㅎ
       

  4. 참나무.

    02/03/2014 at 15:04

    부부의 정의… 종합판같습니다^^
    선화님이 제주에 사는 이유 충분하더군요
    구죄면에 첫사랑이 살던곳이라 고백하려다 참았어요
    선화님 댁 많은 손님들께 차잎달할 뻔…;;
    많고 많은 섬 중에서 아마도..그래도…가 제일이지요…^^*
       

  5. 참나무.

    02/03/2014 at 15:13

    사모님과 영화한 편 보시지요…우리집과는 반대신가요?

    억울하게 노예로 붙잡혔지만 자유를 찾은
    몇 안되는 주인공의 자서전을 영화로 만든 영화랍니다
    흐르는 동영상 장면은 억울하게 죽은 동요 노예의 장례식 장면…

    음악 때문이라도 바위님은 보셨으으면 좋겠는데요

       

  6. 참나무.

    02/03/2014 at 15:20

    대치동 ‘그란구스또’ 누구 말씀이라고…꼭 한 번가볼게요
    영화 ‘따뜻한 색 블루’ 보고난 이후 감자기 저도 파스타가 먹고싶어
    우리동네 두어군데 다녔지만 죄다 실패해서…

    오늘 세결녀 깜빡 잊고 11시 5분일 때 퍼떡 생각나 거실에 나가 보니
    채린이가 운명을 미친 듯 치고있데요..보셨나요?

    요즘은 뭐가 재밌나요? 별그대 마지막 두 편을 오며가며 봤는데
       

  7. 산성

    02/03/2014 at 15:30

    대치동 그란구스또는 현진이 할아버님 모시고 가면 안됩니다.
    정갈하고 친절하고 맛나긴 한데 순서대로 나오니
    제법 기다려야하고,성질 급하시면 그만 가자! 하실지도 모릅니다.
    밥님 미안^^그냥 밥님 불러서 함 가시지요?
    저 위에 ㅁㄴ..혹시 ㅁㄷ 아닙니까?문디?^^
    아니시면…?

       

  8. 바위

    02/03/2014 at 15:36

    참나무님, 댁의 그림과 똑 같습니다.
    늘 저는 아내의 제안에 ‘역행’하는 걸로 가부장 행세를 하니까요.^^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참나무님의 방에 오면 웬지 푸근함을 느낍니다.
    미술 이야기 빼고는요.^^
    사실은 저도 그림 좀 그렸는데, (옛날 봉래국민학교 교지에 저와 배윤식[지금은 강철수]이 그린 만화가 있었지요) 세상 살이에 꿈도 저버렸지요.

    그래도 여기서 고향까마귀를 만날 수 있다는데
    저는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혹시 얼마 전 제가 올린 ‘오래된 사진 한 장’ 보셨나요.
    그 사진 속에 아는 사람이 있을 듯도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좋은 꿈 꾸십시오.    

  9. 참나무.

    02/03/2014 at 15:39

    아고…오타낸 줄도 몰랐네요…
    현지니하부지 성격을 이젠 먼저 알아보시고…^^

    근데 밥님이랑…정말 그러고싶은데
    제 프로포즈를 받아주시면 얼마나 고마울까요
    협조부탁 디립니다 산성님…^^

    ost 풀 버젼 하나 더 올리느라…
    이젠 코 잘랍니다…멋진 꿈 꾸셔요~~^^*
       

  10. 참나무.

    03/03/2014 at 05:12

    노예 12년이 86회아카데미 작품상 받았네요
    여우 주연은 케이트 윈슬렛

    오타가 많아 답글은 지웠어요…보신 걸로 믿고…;;
       

  11. 초록정원

    04/03/2014 at 08:23

    ㅁㄷ 이거 몬땐인가요?? 아하~ 문디~~ ㅎㅎㅎ    

  12. 참나무.

    04/03/2014 at 08:47

    옴마야 지금보니 케이트 윈슬렛 이거 대단한 오타군요
    머리는 블란쳇 …손가락이 왜…쯧…;;

    문디…그다음은 알겠지요 영감탕구…ㅎㅎ
    자주 써먹을거니까 외워두셔요…ㅋㅋ

    우리 지금 함께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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