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들려줄 이야기 (Stories We Tell, 2012)
다큐멘터리 | 캐나다 | 108분 | 2014-03-20 ( 개봉일 )
감독: 사라 폴리
알기쉽게 그냥 ‘어웨이 푸롬 허’ 의외다 싶었던
젊은 여자감독겸 배우사라 폴리출생의 비밀과
가족사를 직접 만들고 출연한 다큐멘터리다
오늘 BGM:Helmut Walcha
아카데미 수상작 아메리칸 허슬,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도 봤지만
상영관도 많고 리뷰어도 많을 것 같아
상영관 단 한 곳 ( 광화문 스폰지하우스)뿐인 이번 영화
부디 많은이들이 보고 입소문 냈으면 해서다…
“매혹적이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경이롭다”
“이 영화는 모든 면에서 특별하다!-가족의 숨겨진 비밀을 찾아가는 용기있는 여정
“천재적이다-결코 잊지못할 이야기!
이런 찬사들 영화보기 전엔 식상했지만
영화본 이후엔 감탄사 서너개 더 보태고싶다
어제 이웃 블로그에서 읽은 이우환, 파리<–
영화에도 ‘파리’ 얘기가 두 번이나 나와
우연치고는 참~~하기도…
밑줄 그을 부분 많은 소설같은 영화
명장면 명대사들도 많아 정신바짝 차리고 봐야된다.
네루다의 시 한 구절도 높치지마시고
엔딩 크레딧오른 후 의외의 반전 있으니 미리 나가지마시고 . . .
아직 미개봉이어서풍월당 시사회로 본 영화다
꼭 보고싶어 아들 부부 좀 일찍 퇴근하라 부탁한 후
오랜만에 풍월당 카페에 들러귀한 책들도 보고
매장 곳곳 여유롭게 살펴 봤다.
나는 스포일러 없는 리뷰 잘 쓸 자신없어서
잘 모르는 어느 미술평론가의 별 다섯 리뷰로 대신한다
경고: 꼭 보실 분들은이제 나가야 할 시간~~;;
다큐멘터리 장르인줄 모른 채 시사회에 참석했다. 사실의 나열과 고발처럼 다큐멘터리 하면 흔히 떠오르는 밑그림 때문에 여러 수상 내역이 적힌 보도자료를 보고도 큰 감흥 없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만족스러웠다. 한 가족의 삶에서 벌어진 드라마성과 절제된 감정 조절에 탄복했고 무수한 영상자료를 보유한 서구(이 영화는 캐나다 영화다)의 문화에도 감탄했다.
한국은 영상 자료 기록에 대체로 무심한 사회이다보니 더더구나. 세상을 일찍 뜬 어머니에 관한 회상이 이야기의 큰 틀인데, 딸인 감독이 찍은 가족 구성원들의 회고담 인터뷰 영상과 인터뷰이들의 젊은 시절 모습이 담긴 과거 영상들을 하나로 패키지 해서 구성한 다큐다. 생전 젊은 시절 영상들을 이렇게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는 내내 놀랍다. 무려 1970년대 후반과 80년대였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화질은 보장할 수 없지만 부분부분 단속적으로 촬영한 영상물이 무척 많았다. 영화의 이야기 전개는 전적으로 과거 영상과 현재 촬영된 영상들의 편집에 의존한다. 모든 자료를 보유하고 있으니, 이야기의 극전 전환을 위한 실제 돌발 상황과 갑작스런 고백들이 언제나 구비되어 있는 거다.
감독인 딸이 자신의 어머니를 회상하기 위해 가족 구성원의 인터뷰를 따서 만든 가족 다큐멘터리일 뿐이지만 독특한 면모가 있다. 먼저 원점인 어머니와 연결되어 등장하는 여러 가족 구성원들이 한지붕 한가족이 아니다. 왜냐하면 어머니는 살아오면서 2번의 결혼과 1번의 비밀 연애를 해서 여러 씨가 다른 자식들을 낳았다. 그 중 일부는 그동안 비밀이었다.
그 가족사의 비밀이 다큐멘터리를 극영화처럼 느끼게 만든다.
식상된 이야기 같지만,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는 실제 한 사람의 생애와 연결된 여러 사람들의 사연과 고백들이 그 흔한 극영화의 작위적인 드라마성을 훨씬 능가하는 점을 입증하는 것 같기도 하다.보는 내내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할 만큼 화면 전개가 빠른 편집으로 구성되었고, 돌발 상황들로 인해 관람의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흥미진진하다. 한 사람의 인생에 매달리는 무한개의 스토리를 섬세하게 주목한다면 괜찮은 예술적 서사를 만들 수 있겠더라. 아이디어 고갈로 지친 예술가가 자기 삶에서 포함된 비밀을 직시하고 거기서 서술의 욕망을 느끼게 된다.
어머니의 비밀 연애의 진상을 공개하는 문제와 관련해서 다큐멘터리의 자기지시적 고민, 메타 비평적 번민이 이 영화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감독인 딸, 비밀연애남, 딸의 법적인 아버지. 이 세 사람의 입장 차이가 드러나는 영화 후반부가 그렇다. 어머니의 사생활 보호, 비밀 공개로 상처받을 수 있는 아버지에 대한 감독인 딸의 심려와 딜레마, 이에 반해 연애의 과거사를 출판물로 내놓으려는 비밀연애남의 서술의 욕망.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자기시지적 메타 비평이 개입되는 순간이다.
자기 아내의 비밀 연애를 알고나서도 딸과의 관계에 변화가 있을 수 없다고 말하는 아버지의 진술에서, 한국 사회에선 체험하기 힘든, 인간 관계를 대하는 성숙한 시각도 느꼈다. 또 두 사람 사이의 공개적인 연애가 ‘증인’을 개입시켜서 연애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거라는 내레이션를 듣고 느낀 바가 컸다. (자막 일부가 올라가고?) 마지막에 삽입된 인터뷰 영상에서 또 한번의 유쾌한 반전이 기다린다.
[출처] 0304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 Stories we tell ★★★★★|작성자 반이정
어린시절의 사라 폴리(오른쪽) 감독과 그의 어머니. /영화사 조제 제공
[영화 리뷰] 시작은 “넌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 2014. 3. 14 (금)
summer moon
08/03/2014 at 02:33
Sarah Polley를 생각하면 영화 ‘My life without me’가 가장 먼저 떠올라요.
연기도 잘하고 감독도 잘 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여자 !
저는 아직 못본 영화인데 기억했다가 꼭 찾아서 볼께요.^^
참나무.
08/03/2014 at 04:31
맞아요…나없는 내인생…그 영화도 특이한 소재였지요
씨네큐브에서서는 죽기 전에 해야할 일 목록 적는 엽서까지 비치해놔서
영화본 후 가져오고 그랬는데- 리뷰 올린 기억도 있네요
이 영화 꼭 보셔요!
멋진 사람들의 멋진 대사들 집중해서 보면 ‘아주 많이’ 드라마틱하기도 하답니다
풍월당에선 영화 상영 전에 짤막한 영회 소개가 있는데 고향이 부산이라는 제작사 직원이 어린 시절 영도다리 밑에서 줏어온 아이인 줄 알았다며 …캐나다에서도 그 비숫한 농담이 진담으로 된 가족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란 설명이 재밌었어요
이후 다시 뭉쳐지는 가족간의 끈끈한 정이 흠씬 묻어나는 독특한 방식의 다큐였어요
현지니 없는 날이어서 천천히 강물따라 걸어와서 방금 점심먹고…
오후엔 코엑스 나들이나해 볼까 하고있네요…^^
벤조
08/03/2014 at 04:46
좋겠다! 이런 영화 마구 볼 수 있어서…
참나무.
08/03/2014 at 04:58
그렇지요 정말로…더구나 저처럼 영어 잘 모르는 사람들껜
한국말로 해석까지 해서 보여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겠지요…
돈되는 영화 수입하는데 급급한 영화사들 이런 귀한 영화도
자주 수입할 수 있도록 소문 좀 많이 내어달라해서 또 이렇게…;;
푸나무
08/03/2014 at 13:22
강추시군요. …
봐야겠다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과
르느와르는 연짱으로 필름포럼에서 봤어요.
.
노바
09/03/2014 at 20:09
가끔 정신줄 놓고 보는 영화가 있답니다.
그런 영화를 보고 난 후에 가슴으로 전해지는
작은 진동이 오래 가지요.
가방 속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는 기분…
아시나요?
참나무.
10/03/2014 at 02:42
노바님 푸나무님
답글 나중에 드릴게요 죄송합니다…;;
참나무.
10/03/2014 at 07:55
행복한 사전은 보셨나요… 푸님…^^
이 영화도 보셔야겠던데요…::
참나무.
10/03/2014 at 07:57
노바 님 오랜만의 흔적이신데…아깐 급해서…;;
저에게 비현실적인 놀이가 두 개 있어요
영화보기와전시장에서 놀기…
근데 아래 질문은 좀 어렵네요?
혹 3,6,9,12이면 생각나는 말씀이신지도?
노바 님 댁은 살그머니 다닌답니다
– 카레넣은 호떡 맛도 궁금하고요
참나무.
14/03/2014 at 06:19
시작은 "넌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 – 변희원 기자의 3월 14일 기사
***
캐나다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사라 폴리(36)는 열 살 때 어머니를 암으로 잃었다. 두 오빠와 두 언니는 "넌 아빠랑 안 닮았다"며 막냇동생 사라를 놀렸고, 아버지마저 "이번 주엔 누가 네 아빠니?"라는 농담을 자주 했다. 한국에서 어린 애한테 하는 "넌 다리에서 주워왔다" 수준의 얘기였을 것이다. 어른이 된 폴리 감독은 어머니가 외도를 한 적이 있단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가 생부가 아니라고 의심한다.
2007년 자신이 어머니의 외도로 낳은 자식이라는 것을 알게 된 폴리 감독은 다큐멘터리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원제 ‘Stories we tell’)를 기획한다. 그는 직계 가족과 어머니 친구들, 생부(生父)의 이야기를 통해 어머니의 과거를 되살리려고 했다. 어머니에 관련된 과거의 이야기는 8㎜수퍼카메라로 재연됐다.
폴리 감독의 생부는 어머니의 주변인들이 다큐멘터리에 구술자로 참여하는 것을 반대한다. "중심인물에게 이야기를 들은 주변 인물은 이야기를 들려준 이와의 관계에 따라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폴리 감독은 중심인물과 주변 인물에게 비슷한 비중을 두고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나가며 생부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 다큐의 초점은 이야기의 불일치예요. 전 개개인이 인생을 전하는 방식과 과거의 덧없고 미묘한 진실에 관심이 많답니다."
폴리 감독이 원한 것은 진실이나 어머니의 실체가 아니라 바로 이야기의 본질, 그 자체이다. 어머니를 두고 어떤 이는 "쾌활하고 숨기는 게 없는 인물"이라고 하지만, 다른 이는 "쾌활하기 때문에 비밀을 숨길 수 있는 인물"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어머니와 그의 삶에 대해 각자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주관적인 이야기를 하고, 이것이 모여 결국은 ‘어머니’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영화 제목이 ‘어머니’와 무관한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은 아버지가 담당했고, 녹음 과정도 다큐멘터리의 일부로 삽입됐다. 연극배우 출신이라 안정적인 중저음과 발성을 가진 그는 할머니가 옛날이야기를 들려 주듯이 문장에 리듬을 싣는다. 배우로 왕성한 활동을 하며 ‘어웨이 프롬 허’와 ‘우리도 사랑일까’로 감독의 재능까지 인정받은 폴리 감독의 예술적 기질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짐작할 만하다. 그의 아버지는 영화 말미에 이렇게 읊는다. "내 행운의 순간 중 하나는 아내를 사랑해준 해리(생부) 덕분에 생겼지. 세상에 유일한 존재인 사라는 아내와 해리의 사랑으로 태어났으니까. 내가 친부였다면 다른 녀석이 나왔겠지만, 지금과 같은 사라의 모습은 절대 아니었겠지."
13일 개봉. 15세 관람가.
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3/13/2014031304592.html
해군
16/03/2014 at 15:40
<어웨이 프롬 허>를 보고나서 젊은 여감독
사라 폴리 때문에 놀랐던 기억…
배우로, 맹렬한 사회운동가로도 유명하더군요
이 영화는 몰랐었는데 공부꺼리가 늘었네요 ㅎ
참나무.
16/03/2014 at 22:10
그 때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더 젊었을때니…모두 놀랐지요
사라 폴리…사회운동가인 줄은 몰랐어요….역시~~
근데 3월 중순도 지났는데 아직 영화이야기 한 편도 안올리셨네요
많이 바쁘신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