퀼트Quilt
오늘 조간 읽은 후 떠오른 단어다
1.
젤 먼저 정진규 시인의 짧은시 ‘햇빛냄새’ 때문
떠오르던 그림들까지 상상의 나래는 훨훨
2.
진주귀고리의 소녀을 쓴 작가 슈발리에의 신작 소설이 나왔단다
(큰일났다 볼 책이 밀려서-조선일보 올리뷰 당첨도서까지 어제 왔으니.;;)
우연인지 필연인지 어제 1F.M진행자가 대형 실수를 했다
베르메르를 베르나르로 발음해서 나도 깜짝 놀랐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 애청자가 찔렀다
그래도 진행자는 태연하게
“제가 베르메르를 베르나르로 발음했나요”
하고 넘어가더라만
잘은 몰라도 난리가 났을 거다
요즘은 기자들도 페르메이르 가급적 원어발음 그래로 올리더라
흉잡히지않으려면 잡글 나부랑이어도 원어 스펠링 그대로 올려야하나?
그나저나 슈발리에 참대단한 여자다
소설 주인공 때문에 퀼트까지 배웠다니…
3.
제각각 천조각이… 한국 문화 전도사로 2014. 4. 11 (금)…독특한 무늬를 만드는 ‘조각보’에선 현대적인 섬유…등받이와 앉는 부분을 조각보로 만든 학생도 있고, 조각보만으로 2인용 피크닉 깔개를…
4.한현우 기자의 이소라에 관한 새음반 소식
이 거친 추상화에서 탄생했다, 로커(rocker) 이소라 2014. 4. 11 (금)
요것까지 올리면 연극 ‘레드’까지 늘어질까봐
로스코 작품들은 생략…
오늘 아침엔 또 아주 기분 좋은 일이 하나 더 있다
분덜리히 연주를두 번이나 들었다
새아침의 클레식과 장일범 시간에
내 생각인데 …
선곡도 귀찮아 미리 찾아놓은 거 다시 트는 건 아닐까
-잡혀갈 지모르겠지만서도…ㅎㅎ
두 번 아니라 10번을 들어도 싫증나지않는곡이다
호불호 취향이 칼…이것도 좋은 습관아닌 줄 안다
나이들면 두리뭉실~~해져야하는데
나에게 새 날은 죽을 때까지 오지않을 수도 있겠다
이것이 문제다 – 특히 사람들과의 관계가. . .
폼포니오와 자라테…
포레 무언가 듀오가 참으로 느려서 좋았다
이리 저리 찾아봐도 대부분 음원이 죽어있다
백건우씨 포레 연주도 썩 좋은데
요담에 제일 느린 연주 찾아지면 바꾸기로 하고…
포레 레퀴엠도 거창하지않고 편안해서 좋은데
이 사람은 성격이 무난한 예술가는 아니었을까
자주 이런 연주라도 들어서 뽀족함을 좀 무디어지게 해야겠어서. . .;;
1.
햇빛 냄새
시골집 뒷마당에서 빨래를 거둬 안고 들어오며 서울 며느리, 아까워라 햇빛 냄새! 빨랫줄 허공에 혼자 남아 있겠네 빨래 아름에 얼굴 깊게 묻었다
향기로운 탄내, 햇빛 냄새!
-정진규(1939~ )
JEFFREY T. LARSON 그림들
서랍 같은 가슴 속에서 어떤 감탄이 순간 확 쏟아져 나온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가. 경이(驚異)가 샘솟는다는 것은 얼마나 훌륭한가. 바스러질 듯 보송보송하게 잘 마른 빨래를 거둬 안고 들어오며 툭 던진 서울 며느리의 말이 일품이다. “아까워라 햇빛 냄새!”라니. 마치 햇빛을 퍼내거나 덜어 내 쓴다는 듯이 아깝다니! 햇빛 한복판에 서서 뱉은 탄복의 말이 속기(俗氣) 없이 썩 풋풋하다.
정진규 시인은 한 시에서 빨랫줄에는 “구름도 탁탁 물기 털어 제 몸 내다 말리는구나”라고 썼는데, 우리네 고향집 널따란 마당 한쪽에 너무 팽팽하지 않게 살짝 아래로 처지게 늘어뜨려 매어 단 빨랫줄 하나가 오늘은 보고 싶다. 빈 하늘에 긴 빨랫줄 하나, 그 게으른 외줄이 보고 싶다. 젖은 빨래처럼 나도 빨랫줄에 널려 볕도 쬐고 바람도 좀 쐬면서 한나절을 살았으면 좋겠다. 문태준 | 시인
해 연
11/04/2014 at 03:58
참나무님.
참 대단하세요.
만물 박사 같아요.
나는 절대로
참나무님 뒷굼치도 못 따라가요.^^
Anne
11/04/2014 at 05:40
"향기로운 탄내!"
어릴 때
이불 호청 삶아 빨아
빨랫줄에 널어 놓고 시간 지나 팽팽하게 마르면
그 사이로 들어가서
저 그림 같은 빛 속에서
내 발등을 내려다 볼 때
느끼던 딱 그 마른 빨래 냄새!
milky way
11/04/2014 at 07:41
참나무님 안녕하세요?
다녀가신 반가운 발자국 보고 참으로 오랜만에 방문합니다.
올리신 게시물에 나온 여러 가지들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태그에 쓰신 모든 건 제가 모두 좋아 하는 것들이라 친근감이 더욱 많이 들고요.
하다못해 빨랫줄에 빨래 너는 그림까지요. ^^
킐트 작품들은 정말 예뻐요. 그쵸?
제가 얼마 전에, 여행 중에 우연히 킐트 워크샵 하는 숍에 들릴 기회가 있었답니다.
친정오빠 만나러 가는 길에요.
두리번거리다 입만 벌리고 주인 프랑스 아주머니랑 이야기 하다 나왔는데
나중에 친정 오빠를 통해 네 동생 갖다 주라며 퀼트 천을 선물로 받게 됐어요.
그걸 가지고 며칠 전 재봉틀로 드르륵 박아 티 테이블보를 만들면서
주인 잘못 만나 ‘천이 울겠구나…’ 했습니다.
그리곤, 참나무님 생각이 나던걸요! 우연일까요 ㅎㅎ
오랜만에 반가워서 많은 이야기 쓰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shlee
11/04/2014 at 11:29
저도 오늘 아침 햇빛 냄새라는 시에 꽂혔었는데….
향기로운 탄내~~~
이걸 맡고 왔습니다.
이 시처럼~~~
북한산에서….
빨래 그림 너무 좋네요.
summer moon
12/04/2014 at 00:09
신문 읽지 않는 제겐 너무나 고마운 포슽! :))
그런데 저는 이번 슈발리에 신작은 읽지 못할거 같아요
읽어야 할(= 꼭 읽고 싶은) 책들이 쌓여있어서…ㅠ
‘빨래’는 사진이나 그림으로는 좋아하는데
직접 하는건 여엉….
세탁기 건조기에게 엄청 고마움을 느끼면서 살거든요.ㅋ
참나무.
12/04/2014 at 09:58
저는 가슴 탁 치는 해연 님 필력이 부러운데요
*
앤 님도 시인들의 ‘할’ 같은 단어 하나에 딱 넘어가셧군요
우리세대엔 어린 시절 이불호청에 얼굴묻던 추억이나
시침질 할 때 마구 딩굴던 추억들이 모두 있나봐요
참나무.
12/04/2014 at 10:04
milky way 님 퀼트 이야기 반갑네요
퀼트 천을 선물받으시고 바느질까지 하셨다니요
더구나 절 떠올리셨다니..
긴 답글 읽으며 참 다정다감하신 분이시네 했고요
자두 건너가보겠습니다 저도…^^
*
쉬리님 빨래 그린 분은 남자랍니다
항상 밝은 빛을 가득 담은 그림들을 자주 그리데요
이름으로 더 많은 작품들 찾아보셔요
참나무.
12/04/2014 at 10:07
저도 지금 쌓여있는 책과 바느질 때문에 행복한 고민 중이랍니다
슈발리에 신간도 Quilter이야기라니 안읽을 수가 없어서 더럭 사놓고…
다 읽고 얘기해볼게요
..아마 한참 시간 좀 걸리지 싶습니다
숙제 다 해놓고 읽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