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나는 언제나 손수건이나 휴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얼굴이 빨개지기 시작하면 나는 재채기를 핑계삼아 코를 힘차게 풉니다. 그러면 그 다음에 내 얼굴이 완전히 빨개진 것을 보고도 사람들은 놀라지 않습니다. 난 차라리 만성적으로 감기에 걸린 사람으로 여겨지는 편이 낫습니다! 58~5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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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에 올리뷰 추천 도서 당첨이 되어 이 책을 읽으면서

만약 제 청소년 기에 이런 비슷한 책이 나왔었더라면

저에게 참 유익했겠다 싶었어요

푸른 인용부분 저도 경험자여서. . .

책 내용 중엔 나폴레옹 스탕달 싸르트르 기욤 아폴리네르 루소 등등

수많은 예술가들 정치가들도 사회불안증 회피성 인격장애 에 시달렸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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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을 쓴 정신과 의사 두 분이유명인들 외에도

병원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례를

아주 자세하게 설명한 후 대처법까지 나와 있었거든요. . .

모 소설가는 (지금 이르이 안생각나서) 책 한 권 집필하려면

백권 이상의 독서를 한다했는데 이 책은 책 말미 각주에 작은 글씨로

책 제목과 페이지까지 기재한 책들이 무려 29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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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그래프랑 설문까지 있어서

책을 읽다가 설문에 응하는 재미도 있었고요

얼굴 붉어지는 증상도 두 가지 종류가 있는 줄책읽기전에는 몰랐네요

안면 홍조증(erythrose)과 적면공포증(ereuttophobie)

구별법도 상세히 나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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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예전에(지금도 가끔) 말을 더듬고

자주 얼굴 빨개지는 버릇이 있어서

제 두 아이들도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스럽게 절 닮진 않았습니다

지금은 늙은 핑계대고 ‘아무나’ 에게 말도 잘 걸곤 하지만

기본적인 습관은 변치않아 사람들 앞에 나서기는 여전히 겁이납니다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미꾸라지 용된 격이지요

어릴 땐 부끄러움 때문에 어른들께 제대로 인사도 잘 못하여

가끔은 버릇없는 아이로 오해받기도 했을 정도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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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보고 있는 제 손자는 부디 사회불안증 비사교적 비현실적인 아이로

자라지않길 원하는데 ‘아직은’ 아무에게나 잘 가고

외식이라도 하러가면 식당 아주머니들께도 잘 안겨서

가끔편하게 먹기도하거든요…

우리동네경비아저씨나 청소 도우미아주머님들께도

‘인사 잘 하는 아이’ ‘악수 잘 하는 아이’로 불리우기도합니다

아이들은 12번 변한다는데 벌써이런 자랑질 하는 건

‘아주’웃기는 일이지만 아무쪼록

두루두루 잘 섞이고 원만한 아이로 자라도록

제 아들부부께도 이 책을 전할까 하고요…

#

말더듬이에다 얼굴도 자주 붉어지던시절 일화:

엄마랑 같은 학교에 다니던 국민학교 2학년 때

어느 날 담임선생님이 복도에서 부터 우당탕 스립퍼 소릴 내며 교무실에 들어와

‘"이선생님 오늘 옥이가 국어책을 읽었어요"

고함을 지르더래요 …그 당시엔 물자가 귀한 시절이어서

제 담임인 남자선생님은 낡은 군용워카를 잘라 스립퍼를 만들어 신고다녔다는데

나무로 된 복도에서 급히 달리면 울리기까지 했으니 얼마나 시끄러웠겠는지요

엄마는 좋아서 하교 후에 맛난 걸 많이 사 준 거 지금도 기억하거든요

평소에 얼마나 말을 잘 안했으면 …

국어책 한 번 읽은 게 아주 큰 사건이었던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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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 금각사(金閣寺- 교토 킨카쿠지)를 참 좋아했습니다

가장 큰이유 중엔 주인공이 저처럼 말더듬이였고

말을 더듬는 이유가 ‘내계와외계가 잘 연결되지않을 때’

그 표현이 절실하게 와 닿아 한 때는온전히 느끼고싶어

종로 고려당 2층 일본어 강좌를 신청하여 다닌 적도 있습니다.

중간에 다른 일로 포기하고 말았지만 -끈기도 없을뿐더러…

제가 가진 교재들로 동생은 끝까지 물고늘어져

같이 여행이라도 갈라치면 일본 원서들고 와서 저는 기가팍 죽습니다

-동생은 저랑 정 반대 성격,

언어체질이라 일어 뿐 아니고 중국어도제법하여

같이 여행다니면 편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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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미시마 유키오의 하리키리 사건을 알게되고

가면의 고백과 진중권 미학에세이에서도 거론되어

소싯적에 금각사에 심취하던 때가 있어서

이번 책을 읽으며 잠시 회한에 젖었음을 고백합니다

리뷰가 시원찮아 민음사 자사라는 출판사 민음인에 소개된 글을 드르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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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당당한 나를 위한 관계의 심리학

원제 LA PEUR DES AUTRES (TRAC, TIMITE ET PHOBIE SOCIALE)

크리스토프 앙드레, 파트릭 레제롱 | 옮김 유정애

출판사 : 민음인| 328쪽 | 가격 15,000원

■ 책 속에서

공감 백 퍼센트 실제 상담 사례를 통해 우리 모두의 불안을 이야기하다

대중 앞에서 발언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의 비율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자신의 상태를 아무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관계에 대한 불안은 누구에게도 터놓고 말하기 어려운 주제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생생한 상담 사례를 통해 그간 말로 표현되지 않았던 감정을 마주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시선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이 혼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느끼게 될 것이다.

#. 사례1. 발표

“그의 차례가 다가오고 있었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게 느껴졌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선명했던 생각들이 지금은 불분명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 몸을 떨고 말을 더듬으며 발표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목이 메고 입이 말라 왔다.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기침했을 때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몇몇 사람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태연한 척하려 애썼다. “당신 차례입니다, 뒤보아 씨.” 하고 총책임자가 그에게 말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두 다리가 후들거리며 힘이 빠졌다. 뭔가 큰일이 일어날 것 같다.”(8p)

#. 사례2. 데이트

“수업이 끝나면 남자애들은 종종 여자애들과 단둘이 한 잔 마시러 간다. 나는 그들이 자신감에 차서 여자애들의 마음을 얻으려고 애쓰는 것을 지켜만 본다. 여자아이가 나에게 말을 걸 때 수업과 관련된 질문이라면 별문제가 없다. 그런데 영화나 음악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 몹시 당황한다. 나 자신이 아이처럼 서툴게 느껴져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

나의 서투름을 눈치 채기 전에 달아나야 한다는 것이다.”(17p)

#. 사례3. 학교에서

“교실에서 도난 사고가 발생한 날이었다. 선생님은 자수해야 하는 죄인이 자신은 아닌지 생각해 보라고 호소했다. 난 이 사건과 관계가 없었다. 곤욕스러운 침묵이 몇 분 동안 흘렀고, 선생님은 차가운 시선으로 학생들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나는 얼굴이 점점 빨개지는 것을 느꼈고, 이것이 유죄의 고백으로 해석되지나 않을까 두려웠다. 이날부터 나는 애들로부터 ‘도둑년’으로 불리게 됐다. 지금은 이 증상이 악화해서 이유도 없이 얼굴이 빨개진다.”(57p)

#. 사례4.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바꿔 달라고 하면, 종업원이 기분 나빠하겠지. 그리고 큰 소리로 말해 손님들이 모두 날 쳐다볼 거야. 어떤 이는 웃을 테고 또 어떤 이는 수군거리겠지. 종업원은 내 스테이크를 바꿔주지도 않을뿐더러 마지막까지 서비스를 엉망으로 할 거야. 오래 기다리게 하고 식은 음식을 갖다 주겠지. 우스운 꼴만 되고 공연히 나쁜 서비스를 받는 거지.”(91p)

문학 작품과 사상에 담긴 관계에 대한 고찰

크리스토프 앙드레는 문학 작품과 철학서에 담긴 내용을 위트 있게 인용하며 관계 불안의 현상과 원인, 해결책을 명쾌하게 정리해 준다.

“자연스럽게 보이려는 욕구만큼 자연스럽게 있으려는 것을 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라 로슈푸코(‘보편적인 불안, 무대 공포증’, 106p)

“타인의 눈으로 자신을 보게 된다면 우리는 즉시 사라질 것이다.”

– 에밀 시오랑(‘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들’, 167p)

“정말 자유로운 인간은 핑계를 대지 않고 저녁 초대를 거절할 줄 아는 사람이다.”

– 쥘 르나르(‘제대로 말하라: 자기주장의 기술’, 224p)

“사실 일단 일을 저지르면 그것이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쉽다는 것을 알게 된다.

중요한 것은 용기를 내어 그것을 감행하는 것이다.”

– 세네카(‘일단 저지르면 쉽다: 노출 기법’, 220p)

“인간을 불안에 빠트리는 것은 사물이 아니라 인간이 사물에게 갖는 의견들이다.”

– 에픽테토스(‘생각 전환법’, 235p)

두려움 없는 관계를 위한 실용적인 지침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을 때 우리는 불안해진다. 저자들은 이 현상이 논리적인 오류에 있다고설명한다. 자신을 과소평가하고 상대방을 과대평가하는 경향, 세상을 이분법으로 해석하는 사고, 모든 사건의 책임을 자기 탓으로 보는 생각 등이 그 원인이라는 것. 이러한 사고를 교정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효과적인 치유 방법이 있다. 간단하면서도 실용적인 이 방법을 터득함으로써 독자는 자신의 두려움을 더 잘 통제하게 될 것이다.

• 노출 기법 : 두려운 상황을 피할수록 두려움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두려움에 직면하면 불안이 결국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먼저 두려워하는 상황을 목록으로 작성하고 순위를 매겨라. 각 상황에서 할 수 있는 행동 지침을 만든 이후 순차적으로 자신을 그 상황에 노출하라. 계획적으로 노출을 연습하다 보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다. (212~215p)

• 자기주장 : 사람들을 고려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분명하고 직접적으로 주장하는 기술을 배우라. 화를 내거나 침묵하는 것에 비해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식이다. 사람들 앞에서 작아지는 상황과 그 순간에 드는 생각을 기록하고 재검토하라. 노출 기법과 마찬가지로 체계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226~229p)

• 생각 전환법 : 이 작업은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불안한 상황에서 활성화되는 생각들은 왜곡된 인지를 검토하고 완화시키는 훈련이다. (237~239p)

• 구체화하기 : 변화하기로 결심했다면 그것을 구체화하라.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고 가까운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하고, 이웃이나 상인에게 두세 마디 건네려고 노력하고, 시선을 피하기보다는 고개를 꼿꼿하게 들고 걸어라. 바로 이런 일상의 작은 싸움들이 모여서 두려움을 퇴치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용기를 내라! (315p)

P.S:

얼마 전에’킹스 스피치’ 한 밤중에 T.V로 본 적 있습니다

주인공 헨리 6세 말을 심하게 더듬더군요

그럴 때마다 담배를 꺼내어 피우는 장면 유심히 보다

애연가들은 손수건 꺼낼필요는 없겠구나…했고요

저는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손에 땀을 쥐고 봤습니다

때로는 완벽하고 세련된 웅변보다 진심이 담기면

눌변이지만 얼마나 사람들을 감동시키는지

개인적으로Vermeer역의 배우여서 더더욱.. .

삽입곡들도 좋아하는 곡들이 많아 한밤중에 전율하며

개봉관에서 보지못한 점 안타까웠습니다

앞으로도 상영관에서 재개봉 소식 들리면 참 좋겠습니다

아니면 ‘음악산책’ 이나 ‘풍월당’ 같은 곳이면 금상첨화겠지만

3 Comments

  1. 25/04/2014 at 16:03

    잘난 사람들 너무 많고, 두려움 없이 설치고 나대는 사람들도 너무 많은 세상이다보니..
    사람들 앞에서 작아지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빨개진 얼굴로 코푸는 척 하면서… 더듬 더듬.. 저는 그냥 그렇게 살려구요..    

  2. 참나무.

    25/04/2014 at 23:36

    손 한 번 슬쩍 잡습니다…   

  3. 참나무.

    25/04/2014 at 23:49

    그리고오~~밥님댁 답글창이 여엉 열리질 않네요
    왜그럴까…그것이 궁금하외다아
    가끔 제 포스팅도그렇습디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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