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호기심, 이거 병 아닐까

최보윤 기자가 30도 넘는 날 성수동을 헤맨 후 올린 기사,

장장 두 페이지 …

성수동 주민으로 내가 자주 다니는 곳도 있었지만

전혀 생소한 곳이 더 많아

틈만나면 신문 들고 찾아다닌 지난 주였다.

e마트 갈 때현지니 맘마 맥이고 목욕시킨후

유모차에 태우면 여지없이 자는 시간 맞춰 다니기도 했고

지난 토요일은 수영 후 젊은 회원께 도움 청하여 부러 찾아다니기도 했다.

나…지독한 방향치에다 약도같은 것도 잘 못보는 바보여서

여튼 내가 캄캄 잘 모르던 곳들 조선일보 기자님 덕분에

세 군데 새로운 명소를 발견했을 때는

보물찾기에 성공한기분까지 들었다

동행한 젊은 회원도많이 좋아했다

엉뚱한 곳에서 발견했기 때문에

쓸데없는 호기심, 이거 병 아닌 지 모르겠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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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절에 다닐 때알고 지내던스님은

예불 마치고는 바로 집에가는 게 좋다 하셨는데

우예된 탓인지 주일은 빈 시간 없이 꽉 채우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봐야 말짱 씰데없는 짓거리 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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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일에는 김혜자 모노드라마 –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마지말 날이어서 무슨일이 있어도 봐야 해서 예매를 해뒀다.

5월2일 부터 6월15일 그 긴 시간을

숙현씨 리뷰 읽기 전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런 말 하면 사람들이 믿을까?

매 주일 교회 갈 때마다 지나치는 곳인데 벽창호 기질도 많다

뮤지컬을 잘 안보는 편이어서 그냥 건성으로 지나다녀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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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일은 성공회랑 교환 예배여서 무척 길었다

하필 성찬식까지 있어서…

다른 계획 없었으면 천주교식 예배라 흥미롭게 참석했을텐데

스케줄이 새끼줄처럼 꼬여있어 맘이 급했다.

결국 점심도 못먹고숨이 턱에 닿도록 달려 선채아트센타에 도착했다

1시 5분 시작 영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했지만

아날로그 매표라 가까스로 입장은 했다.

내리 이틀간 우리동네 누비고 다닌데다

11시30분 평소보다 긴 예배 마친 후

안국역 도착한 시간이 10분 전이었으니 얼마나 달렸을까

날씨 더운 줄도 모르고…정말이지 못말리는 짬뽕맞다.

그레이트 뷰티 상영시간만 겨우 확인 한 탓으로

런닝 타임이 그리 긴 줄 까맣게 몰랐다

중간 중간 제법 졸았고 막판엔 연신 시계 보며 맘을 졸였다.

엔딩 크레딧 오를 때 살짝 문 곁의 의자에 앉았는데

아니 무슨 엔딩은 또그리도 긴지…

그래도양심상 그냥 나오는 성껵은 못되어서

다 본 후 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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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쁜 와중에도 능소화피는 자릴 아니까 ..;;

4시 5분 전에는 도착해야 하는데

정확하게 1분 전에 충무아트홀 블랙 중극장에 도착했다

빈센트 반 고흐 보던 극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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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pin Nocturne Op. 9 No. 2 / Maurizio Pollini

내 곁의 할머닌 코까지 골며 주무시고

흑흑 우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도 물론

내 오른쪽 어떤 남자는 정말 큰 소리로 흐느끼더라

무슨 사연이 있는 듯?

쇼팡으로 시작했고 쇼팡으로 끝나더라

중간에 ‘장밋빛 인생’ 원어로 부르시기도 했다

썩 잘부르는 편은 아니어도 분위기 맞춰 열심히…

내 뒷좌석 관객 두어 명이 노랠 따라하길래

나도 허밍이 낭중지추로 흐르는 걸 어쩌겠는지- 한마디로 주책이지

그래도 코 골고 주무시는 할머니 보다는 좀 나을까

그 할머닌 당신 코고는 소리에 한 번 깨시더니

중간에 또 조시더라

잠결에 내 자리가 빈 줄 알았다며

팔걸이에 올려논 내 손까지 더듬으시고…^^

나도 영화보면서 자주 졸기 때문에 다 이해는 하는데

코까지 고는 건 좀 심하다 싶었다

어제 충무아트홀중극장 관객들은 아마 다 들었을것이다

증인 한 분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다행이 손전화를 한 번도 안터졌다

객석이 별로 넓질않아도우미들이 단속을 여러 번 한 탓일까?

마지막 날이라 빈자리가 하낫도 없었다.

리뷰는 숙현씨가 워낙 잘 올려주셔서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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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미 이모가 사정이 생겨 금요일,월요일 결근을 했다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예약된 정기검진 날이 걸렸다

할 수없이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길을 나섰다.

난생처음 전철을 탄 것이다.

호기심으로 두리번 두리번 어찌나 주위를 살피는지

다행이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별 무리없이 잘 다녀왔다.

색색의 나리꽃도 어찌나 많이 피었는지.

더운 시간 피하려고 아침 일찍 나섰다

검사 때문에 금식도 했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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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오면서 잠시 시원한데서 쉬고싶어 브런치도 했고

장거리 까지 보고 왔는데도 11시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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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현진이 놀이터 세 번 다녀왔다

지네 아파트는 하필 미끄럼틀 수리 중이어서테이프가 감겨있고

우리 아파트는 놀이기구 종류가 많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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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가 좋아하는 곳은 따로 있다.

그 곳은 오후에 가면 형아들이 놀아주기도 해서

날도 덥고 가까운데 가면 안가겠다고 떼를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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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가고싶은 데 안간다고 데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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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못해도 지 하고싶은 건 다 표현한다

10월 24일이 두돌이니 6월 24일이면 20개월이다

오늘 놀이터에서 만난 28개월형아가 현지니보다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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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천하으 백수이번 주 과로사 할 뻔했다.

디카 들고다녔으니 사진까지 올릴껄…

주여~~ 남관셈~~~

9 Comments

  1. 八月花

    16/06/2014 at 15:06

    ㅎㅎ
    이런저런 모습이 어렵잖게 그려져서
    저절로 실실 웃음이 나왔습니다.

    저도 궁금증하면 남못지 않은데..
    아마 참나무님보다는 덜할 걸로 사료됩니당..ㅎㅎ   

  2. 참나무.

    17/06/2014 at 00:09

    세계 도처 카페들 자주 올려주셔서 잘 보고 있어요

    이번주는 서점까지

       

  3. 산성

    17/06/2014 at 01:52

    데모꾼 현지니..고걸 찍으내시는 막강 함머니.
    벽화 앞 현지니,다시 세워두고 (얼굴 나오게)
    한 작품 만드시지요?
    색색으로 이쁜 꽃나리,어딘가요?

       

  4. 벤조

    17/06/2014 at 02:11

    ’28개월 형아가 현지니보다 작았다’
    요 한마디가 제일 재미있습니다.ㅎㅎ
       

  5. trio

    17/06/2014 at 03:27

    정말 대단한 열정이세요.
    서울에 나가면 참나무님처럼 다닐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 보네요.
    그렇게 하고 싶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어림도 없을 것같아요.
    현진이 많이 컷네요. 잘 생기고…
    그동안 하머니 수고 많으셨지요. 크면 알랑가 몰라! ㅎㅎ   

  6. 참나무.

    17/06/2014 at 13:49

    산성님 요즘 울 현지니 유아 사춘기랍니다
    울 애들 키울 땐 그런 거 몰랐는데…

    눈 째려보는 거 큰 장긴줄 아는 지 …인증삿 올립니다
    부탁하신 대로 얼굴크게 나온걸루다
    어제 여러 장 찍은 거 올리는 거야 문제도 아니지요

    색색 꽃나리 성동구청 정원이랍니다
    이른 아침인데 연못 청소들 하고 있데요

    오늘도 성수동 명소 찾가 대박 한 건 했습니다
    가슴 벌렁거릴 정도로..   

  7. 참나무.

    17/06/2014 at 13:54

    벤조님 자랑한 거 들켰네요..ㅎㅎ
    형아는 표준 보다 약간 작고 현지니는 표준보다 약간 큰가봐요…^^
       

  8. 참나무.

    17/06/2014 at 14:05

    트리오님처럼 계획적인 포스팅도 아니고
    글 자주 올리기도 미안해서
    한꺼번 몰아 올렸더니 많이 산만하지요…

    독일과 파리 여행 리뷰 많이 남겨주세요
    열심히 읽고 배우겠습니다
    다른 분들께도 얼마나 유익한
    시간 많이 지나면 새록새록 그립겠지요

       

  9. 참나무.

    20/01/2016 at 15:25

    울 현지니 데모하는 인증샷 재밌어서…
    좀 있다 어린이집에서 오면 이거 보여줘야겠다.

    지금은 훌쩍 자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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