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들건들 동네 한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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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자작나무 아래에 누워

프로그램 따라 물리치료 받으며

중앙일보 아침에 읽는 시를 먼저 펼칩니다

해설 필진이 김광규에서 성석제로 바뀌었대요

처서 지난 서울 하늘 맑고 푸르러

약속 하날 깨고 동네에서 브런치를 했어요

울집 남자 아침도 안먹고 일찍나가야 한다 해서

오늘 조간 김정운씨 매기 이야기읽을 때

혼자 꾸민 음모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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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있는 카페 젊은 사장은 이제 절 보면 활짝 웃어줍니다

아직 바깥에서 먹긴 더운데

이뿐 처자 혼자 데크에서 커피 마시고 있었고

2층 카페엔 한 테이블만 손님이 있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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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내려 서빙된 아메리카노…

잔이 크고 넉넉하여 참 좋았어요

– 오늘 제 모닝커피 참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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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티드 아이언 인 덤보 (Rusted Iron in DUMBO) – 성수동 오시면 들러보셔요

http://www.rusted-iron.com/location<– 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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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도 싱싱하고 …드레싱도 맛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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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 세트: 월~금 11시~2시까지 (주말 제외)

6,500~7,500

전 닭은 안먹어서 치스 스테이크 치아바타– 제가 먹은 건 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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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브런치 하는 동안 또다른 젊은이 둘이 다녀가고

전 서울 숲 교회가 내려다 보이는 테이블에 앉아

아주 편안하게 한 쳅터 다 읽고 있는 동안 다른 두 팀이 들어와

저는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지난 번 불친절해서 불쾌했던 카페에 다시 가서

8월 29일 오늘 날짜로 로스팅 한 케냐 AA 100 그램 사와봤습니다

– 오늘은 친절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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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 아직 먹던 원두 남았지만

맛과 향이 궁금하야 한 잔 내려봤습니다

음…괜찮더군요…

인정할 건 화끈하게 인정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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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안보는 분들을 위하여~~

갈수록, 일월(日月)이여,
내 마음 더 여리어져
가는 8월을 견딜 수 없네.
9월도 시월도
견딜 수 없네.
흘러가는 것들을
견딜 수 없네.

(중략)

모든 흔적은 상흔(傷痕)이니
흐르고 변하는 것들이여
아프고 아픈 것들이여.

-정현종(1939~ ) ‘견딜 수 없네’

정현종 시인은 나라는 전(前) 시인을 문학의 길로 인도한 분이고 사적으로는 내게 평생의 스승이다. 그렇지만 사제지간이라는 명분 때문에 그분이 시인임을 잊고 있었던 때가 더러 있었다. 그러다가 날벼락처럼 이 시를 만났다. 이십대 초반에 스승을 만난 지 이십 년이 다 되어서였다.

 전 시인인 나 역시 ‘여름의 자매들’이라는, 7·8·9월에 관한 미완성 시고를 몇 년 동안이나 붙들고 있다가 천상의 운무 같은 시에서 소설이라는 인간세의 저잣거리로 ‘아래로 아래로 날아’(‘고통의 축제 2’) 올랐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시처럼 절실하고 완전무결하게, 그야말로 ‘고통의 축제’의 밤하늘에 불타오르는 황홀한 불덩어리처럼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시에도 소설에도 없었다. 존재의 무력감과 슬픔에 흠뻑 젖게 하면서도 나 또한 너와 함께하고 있노라고 따뜻하게 껴안고 위안을 주는 대비(大悲)의 시였다.

 ‘모든 흔적은 상흔 ’이라는 구절이 요즘처럼 가슴을 아프게 때릴 때가 있을까. 이 작품은 앞으로도 누추한 시대(흐르고 변하는 것)와 오욕된 현실(아프고 아픈 것들)에 의해 거듭 날이 시퍼렇게 벼려지고 호출되며 내내 유전할 것이다. 성석제 소설가

중략 부분 궁금하야 찾아봤습니다

견딜 수 없네
정현종

갈수록, 일월(日月)이여,
내 마음 더 여리어져
가는 8월을 견딜 수 없네.
9월도 시월도
견딜 수 없네.
흘러가는 것들을
견딜 수 없네.
(사람의 일들
변화와 아픔들을
견딜 수 없네.
있다가 없는 것
보이다 안 보이는 것
견딜 수 없네.
시간을 견딜 수 없네.
시간의 모든 흔적들
그림자들
견딜 수 없네. )
모든 흔적은 상흔(傷痕)이니
흐르고 변하는 것들이여
아프고 아픈 것들이여.


Keira Knightley – Lost Stars (Begin Again Soundtrack)

12 Comments

  1. 아카시아향

    29/08/2014 at 07:19

    어제 저도 이 영화 봤어요.^^
    마음에 걸리는 노래가 없어서 아쉬웠어요.
    Once를 두 번 기대?;;
    Adam Levine의 목소리가 Maroon Vocal하고 너무나 닮았다 했더니
    그 사람이 그 사람이더만요…ㅎㅎ;;

    오랫만에 정현종 시인의 시, 다시 접해요.
    한 귀퉁이가 슬그머니 흔들리는 건 여전하네요…!
       

  2. 조르바

    29/08/2014 at 10:15

    가방때문에 사진부터 휘리릭~~~아래로아래로
    전체모양은 와 안보여주시는 검미깡~~
    보여주소소~~~
    견딜수없어요~~~ㅎㅎ

    정현종시인 시 정말 좋네요…성석제씨 해설도요
    중앙일보 구독하고 싶어지도록…ㅋ
    잘 봤습니다.   

  3. 참나무.

    29/08/2014 at 10:27

    비긴 어게인…전 왠지 영국이 생각나는 키에라 나이들리…
    이만큼 노래하는 것도 놀라워서요…

    사실은 첫장면의 노래 가삿말이 주인공 제작자의 실의체 찬 마음을
    고대로 찝어주어 공감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버스커로 출영한 폴 포츠 주인공도 재밌었고.

    향님은 독어 더빙으로 보신거지요- 막 부러워서…^^

    아깐 급해서 사진도 제대로 다 못올리고…몇 개 더 추가했어요
    도대체 우리 동네만 해도 카페는 왜이리 많은지..
    오늘도 새로운 카페를 두군데나 발견했답니다
       

  4. 참나무.

    29/08/2014 at 10:29

    정현종 시인의 시가 쏙쏙 와닿는 아침이었어요

    조선일보는 동시, 시조, 한시…섞어 연재되는데
    이상하게 시에만 집중을 하게되더라구요- 이도 편식에 해당되겠지요…

    아 이 가방이 관심사였군요
    호주머니가 많아 자주 들고다니는데…
    언제 제대로 찍어올리는 거 문제도 아니지요

    요즘 서핑을 자주 못한답니다- 게으름병이 도져서…
    9월 부터는 새마음으로 잘 해볼게요~~^^
       

  5. enjel02

    29/08/2014 at 22:14

    종은글 잘 보았어요 배롱나무 꽃도

    우리 이웃에 있는 커피점도~
    이아침 저 커피 한 잔이 간절해집니다   

  6. 참나무.

    29/08/2014 at 22:39

    카페가 3층 건물이랍니다.
    젊은 사장님도 친절하고…

    링크해 둔 사이트 클릭하셔서 이곳 저곳 둘러보셨으면 더 좋겠네요

    아프리카 물부족 국가 어린이들께 기부도 하는 카페여서
    우리도 참여한다…그런 마음이 들더라구요

    요담엔 시금치 많이 올라간 핏짜나 와플도 맛보고 싶고…
    앞으로 선선해지면 바깥에 앉아 즐기면 더 좋겠지요
    가까운 동네 골목에 이런 카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요

    꼭 들러보셔요~~
       

  7. dolce

    29/08/2014 at 23:22

    오늘 우연히 인터넷 중앙일보에서 내마음을 흔드는 한 줄의 시 라는 제목이 있어서 클릭했더니 이 시가 있더군요. 중략부분까지 찾아서 올려주시니 감사감사….

    흐르고 변하는 것들이여
    아프고 아픈 것들이여……   

  8. 참나무.

    30/08/2014 at 01:52

    얄궂은 잡글 하나 오릴는 동안 다녀가셨네요…

    요즘 어쩌다 매일 아침 중앙일보를 만나는데 새롭더군요
    신문 사이즈도 맘에 들고…매일 시도 올라오고말이지요…

    스크랩 많이 하셨더군요…차차 읽어보겠습니다
    지금 ‘T.V책을 읽다’…예약해둔 프로 시작했네요
    하필 성석제씨 목소리 들리는데요
       

  9. enjel02

    30/08/2014 at 03:16

    내부도 예쁘네요 지나다가보면 밖에까지
    젊은 손님들이 많아서 기웃해 보지도 못했었네요
    기회 되면 한 번 가 봐야겠어요

    요즘 비슷한 찻집이 몇 집 더 있지만 ~~~   

  10. 참나무.

    30/08/2014 at 11:31

    네…갈 때마다 젊은이들이 많았지만
    전 개의치않는답니다
    요담엔 꼭 들어가보셔요- 지하까지

    평일 가시면 주말 보다 훨 착한 가격이데요…^^
    근데 한 손으로도 두 손 멀쩡한 저보다 오타없이 잘 올리시네요
    병원다니다보니 다리는 멀쩡해야겠다 싶더군요…^^
       

  11. 도토리

    10/09/2014 at 09:01

    사진들이 많이 배꼽입니다…^^*   

  12. 참나무.

    13/09/2014 at 15:33

    So you find
    yourself at the subway
    With your world
    in a bag by your side
    And all at once
    it seemed like a good way
    You realized
    it’s the end of your life
    For what it’s worth

    Here comes the train
    upon the track
    And there goes the pain
    it cuts to black
    Are you ready for the last act?
    To take a step
    you can’t take back

    Take in all
    the punches you could take
    Took ’em all
    right on your chest
    Now the countless back
    is breaking
    Again,
    again
    For what it’s worth

    Here comes the train
    upon the track
    And there goes the pain
    it cuts to black
    Are you ready for the last act?
    To take a step
    you can’t take back

    Did she love you?
    Did she take you down?
    Was she on her knees
    when she kissed your crown?
    Tell me what you found

    Here comes the rain,
    so hold your hat
    And don’t pray to God,
    cause He won’t talk back
    Are you ready for the last act?
    To take a step
    you can’t take back
    Back, back, back
    You can’t take back
    Back, back, back

    So you find
    yourself at the subway
    With your world
    in a bag by your 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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