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e September(1961)

어제 예배 후 그냥 집으로 오기로 합니다

이젠 많이 짙어진 담쟁이들로

둘러쌓인교회 건물 보며

김수근씨 생각과 공간 사옥…

조만간 공개될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하면서…

집 나설 때는 리움에서 달의 뒷편이나?

했는데 그냥 만사가 귀찮아 지더군요…

그래도 곧바로 집으로 오긴 싫어서

충무아트 홀까지 천천히 걸으며

이젠 흔적도 없는 괴화 대신

초로롱 매달린 열매들을

고개 아프도록 올려봤습니다…

한~참동한. . .

.. .. .. .

다시 맘이 바뀌어 신당동까지 걸어

뚜레주르에서 빵 좀 사고…

동네 골목 어귀 또 새로운 카페가 생겨

괜히 들어가봅니다

신장개업 기념 커피를 글쎄

단돈 천원에 판다니

그보단 단팥죽 맛이 궁금하야 …

카페 안엔 소복히 담긴 보성팥이

진열장 아래 보이고…

집에 빨리 오고싶어

테이크 아웃도 된다 해서

울집 남자 오면 같이먹으려고…

텀블러까지 내미니천 원짜리

아메리카노 한가득 담아주더군요

식탁엔 차 키가 있어서 현지니 보고싶어 죽었고요

머슴애라고 차를 어찌나 좋아하는지

-오른쪽 아래 하부지가 일부러 맹글어 준 차 키 주면

집 앞 주차해 둔 차에다 다 끼워본답니다

단팥죽 웃기가 찹쌀떡이 아니고 가래떡 조각이라다소 실망했지만

솔솔 시나몬 향과 달지않은 팥맛이 그대로 살아있어 괜찮았어요

팥빙수도 6천원이던데 마지막 여름 보내며 한 번 맛보기로 했고

식지말라고 싸 준 포장지도 재활용할 수 있겠어서 모아뒀고요…

어제 일 안밝힌 거 하나 더:

우리 아파트 문앞에서 얼른 들오지 못했어요

습관적으로 대각선 비밀번호를 찍는데 자꾸 에러가 나는겁니다

조로록 대각선 찍고 #샵 인지* 별인지헷갈려서?

세 번이나 에러가 나니 바짝 긴장이 되더군요

다시 다른 방향의 대각선을 찍어도 아니되고

그래도 심호흡 한 후 어찌어찌 들왔습니다

경비실까지 전화 하지않아얼마나 다행인지

아들집 비번도 못외웠는데 숫자 조합 설명 후엔 안잊습니다

해질 녘 울 현지니 지 엄마 생각나는지현관 가리키며 ‘엄마 엄마’ 할 때

유모차 태워 바깥으로 나가 흰 차만 보이면

다시 엄마 엄마 해싸서 어려운 차 번호 겨우 외웠는데

정작 쉬운 울 아파트 동 비번을 깜빡하다니요…^^

어젠 또 푸나무님 모습이 보여 반가워 답글 달면서

11월 내한 예정인 얀손스를 사이먼 레틀 경과 착각

주저리 주저리 한 걸 뒤에 알고 결국 지웠고요…;;

말 난김에 하나 더 고백:

그저께는 새로 만든 장조림 용기를 열어보니

잔잔한 기름이 둥둥 떠다녀서 건져내려고 체에다 걸렀지요

체에 걸러진 기름덩이 꼼꼼하게 건져내고

고기 덩어리는 다시용기에 담은 후 보니까

간장물이 하낫도 없는겁니다…@_@

싱크대 하수구로 다 흘려 보냈더란 말입니다 …;;

이 정도면 중증도넘나요?

태우다 태우다 결국 버린 냄비는 몇 개며…

행주 삶다 태우는 일은 다반사라 레파토리에 끼우지도 않습니다

-사실은 이런 거가 제일 위험한 일이지만

. . .

아서라 말어라 이따위 푸념들

바람이 불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방금바람만 불면언제나 가을이라는 최영미 시인의 시가 흐르네요

더구나 월요일인데 서翁도 늙은 타령 하지 말랬는데

-톨스토이는 토翁…세익스피어는 서옹이라 말하던 어르신 한 분이 생각나서

사진 파일, 9를 달고있네요

9월입니다

9월 초하루 월요일입니다

가볍게 9월 창 열어봅니다

빌리 본 입니다… 벤쳐스는 템포가 넘 빨라 지우고…

내 속의 가을– 최영미

바람이 불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높고 푸른 하늘이 없어도
뒹구는 낙옆이 없어도
지하철 플랫폼에 앉으면
시속 100킬로로 달려드는 시멘트 바람에
기억의 초상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흩어지는

창가에 서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따뜻한 커피가 없어도
녹아드는 선율이 없어도
바람이 불면
오월의 풍성한 잎들 사이로 수많은 내가 보이고
거쳐온 방마다 구석구석 반짝이는 먼지도 보이고
어쩌다 네가 비치면 그림자 밟아가며, 가을이다
담배연기도 뻣뻣한 그리움 지우지 못해
알미늄 샷시에 잘려진 풍경 한 컷,
우수수

네가 없으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팔짱을 끼고
가-을

8 Comments

  1. 도토리

    01/09/2014 at 05:13

    구월 첫날 인사..!
    반갑습니다.
    여전하신듯 하여서
    고맙습니다.ㅎㅎ.*^.^*   

  2. 아카시아향

    01/09/2014 at 06:53

    구월이네요!
    ‘벌써’ 라는 말 안하고 싶지만… 저절로 나와요.
    팥빙수 보담은 단팥죽에 시선이 더 오래 머무네요.^^
    담쟁이는 아직도 한여름색인데도요;;

       

  3. 참나무.

    01/09/2014 at 07:32

    공간 사랑 다녀왔어요
    담쟁이 실컷 보고 오밀조밀 내부에서 한참 놀다 왔어요
    도촬도 많이 했는데 정리하자면 시간 좀 걸리겠지요

    아직 구월입니다
    그래도 빙수보단 단팥죽이 더 그리워지는…^^

       

  4. 참나무.

    01/09/2014 at 07:32

    왜그리 바쁘신지요 토리샘은…^^
    제주도 숙제는 언제?
    스트레스 좀 드려야겠습니다    

  5. 푸나무

    01/09/2014 at 07:50

    그래서 지우셧구나….
    다음달에 같이 나부코 봐요.
    ㅋㅋ워낙 스케줄이 많으셔서 시간이 될지 모르지만
    실황만큼은 못해도 우리가 어떻게
    그런 실황을 볼수 있겠냐구요.

    바람이 불면 언제나 나는 가을이다.,
    저두요.

       

  6. 01/09/2014 at 13:40

    아.. 워째요 ㅎㅎㅎㅎ
    아까워라 장조림간장이요~!!!
    라디오 사연 보내셔야겠어요 ㅎㅎㅎㅎㅎ   

  7. 참나무.

    01/09/2014 at 14:25

    푸 님은 조블 결석중의 밀린 이야기들 올리실라면 좀 마이 바쁘시겠지요^^
    독서…여행…영화…그 외 문화 현장 누리신 여담들 다 올리시자면..ㅎㅎ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게요오~~
       

  8. 참나무.

    01/09/2014 at 14:26

    아~~역시 밥님~~~
    아제사 고백인데 오늘 포스팅 주제는 장졸임 간장이었어요!!!
    조블 운영자(와플인가?) 도 그 많은 블로그 글을 다 읽나보다 ~~했고요
    살짝 숨겼는데도…와플클럽에 실린 제목이 ‘건망증 에피소드 몇가지’ 더라구요…

    시원찮은 잡글 왜이리 조회수가 많나?
    어디 실렸나 보다…이카미 확인해봤더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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