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니는 수족구 때문에 어린이 집에도 못가고 하루종일 나랑 놀아야 했다. 열은 떨어지고 놀기도 잘 하지만 하부지도 오늘은 일찍 출근했고… 집에 안들어오려 해서 한강변으로 나갔다
나들목 끝에 쌍둥이 유모차가 보였다 동지애를 느끼며 눈길 주고 받고. . .
담쟁이가 위에서 붉게 물들며 내려온다 봄꽃은 남쪽에서 올라오고가을꽃은북쪽에서 내려온다는데 마치 설명하는 듯 해서 . . .
시월 첫날이라 동네 성당엘 가보고 싶었다 성당 안엔 오래된 회화나무가 구 그루 있다.
나무 곁 성모상 옆엔 항상 촛불도 있어서?
현지니는 촛불만 보면 ‘후우~~’ 불고 박수까지친다 맞은 편 회화나무 너머로 가림막이 보인다 저 가림막 하기 전까진 항상 뻘건 플레카드가 내걸리곤 하던 장소다 갑과 을의 싸움…모종의 협약이 잘 이뤄졌는지 알길은 없지만. 견고한 가림막과 서울 숲에 서식하는 동물이야기가들어선 이후론 조용하다
늘 버스 안에서만 보다 오늘은 시간도 널럴하여 현지니랑 자세히 보고다녔다. 서울 숲 호수 곁내 친구는 어쩌면 중대백로일까 꺅도요? 후투티…이런 새는 한 번도 못봤는데? 한강에 서식하는 물고기 종류도 주르륵 있다 현지나가 좀만 더 자라면 사방 팔방 데리고 다닐텐데… 아직 아침 전이라오늘은 이곳에서 브런치… ‘아기가 참 잘 웃네요’ – 네에~~ 잘 웃어요… 현지니가 까르르 자꾸 웃길래 보니까 이런 표정을 지었나 보다- 모르는 아주머닌데 기다리는 이 올 때까지이러구 놀더라 현지니랑 세 번째 간 동네 카페,… 얼굴 익혔다고 종이컵 대신 빨대 컵으로 친절하게 바꿔주어서 편안하게 내 아침은 해결
놀이터…그냥 못지나가지…
놀이터엔 동네 개들도 놀러온다 현지니는 ‘강아…강아’ 하며 개만 보이면 다가선다 개들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찬거리랑 현지니 먹을 거 좀 사고 집에 들어오니 켜두고 간 라지오에서 시 한 귀절이 흘렀다 ( . . . . . . . ) 단풍 곁에 서 있다가 나도 따라 붉어져 한강 나들목에서 만난 쌍둥이 유모차- 남매였다 그 할머니 보다는 힘이 덜 들텐데 요즘 먹는 걸 거부해서저녁이면 맥이 탁 풀린다
일 시 : 2014. 10. 1 (수) 오후2시~
출처 : 음악산책 -해군의 영화세상
오늘 시월 첫 수요일… ‘음악산책’가는 날인데… 많이 아쉽다 러지오에서흐르던 시 전문이나 찾아본다
시월- 나희덕
물 위로 흘러내리면
나 여기 다녀간줄 당신은 아실까
잎과 잎처럼 흐르다 만나질 수 있을까
이승이 아니라도 그럴 수는 있을까
영 화 : 필라델피아 스토리/1940년/미국/112분 The Philadelphia Story
내 용 : 상류사회의 결혼을 소재로 하는 로맨틱 코미디
요즘 다시 보아도 신선하고 상큼한 1940년작
1941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각본상 수상작
산에 와 생각합니다
바위가 山門을 여는 여기
언젠가 당신이 왔던 건 아닐까 하고,
머루 한 가지 꺽어
물 위로 무심히 흘려 보내며
붉게 물드는 계곡을 바라보지 않았을까 하고,
잎을 깨치고 내려오는 저 햇살
당신 어깨에도 내렸으리라고,
산기슭에 걸터앉아 피웠을 담배 연기
저 떠도는 구름이 되었으리라고,
새삼 골짜기에 싸여 생각하는 것은
내가 벗하여 살 이름
머루나 다래, 물든 잎사귀와 물,
山門을 열고 제 몸을 여는 바위,
도토리, 청설모, 쑥부쟁이뿐이어서
당신 이름뿐이어서
단풍 곁에 서 있다가 나도 따라 붉어져
물 위로 흘러내리면
나 여기 다녀간 줄 당신은 아실까
잎과 잎처럼 흐르다 만나질 수 있을까
이승이 아니라도 그럴 수는 있을까
shlee
02/10/2014 at 01:17
시월
나희덕 시인의 시가 좋네요~
현지니랑 산책할 수 있는
여유가 부럽습니다.^^
참나무.
02/10/2014 at 07:22
10월…숫자로도 두자리 수에 접어드니 본격적이 가을이네요
아침 조간엔 황금 연휴 어디어디로 떠나라는 여행정보들이 많이도 보이데요
전 기껏 우리동네 한 바퀴나 도는데…^^그래도 저녁에 나갈 데가 한 군데 있어서
현지니 재운 후 저녁반찬 다 해놓고 식구들 기다리는 중입니다
해논 밥에 반찬에 차려먹는 건 어렵지않겠지요 뭐…^^
선화
02/10/2014 at 07:52
10월…나희덕 시는 보니
문득 해연님 생각이 났어요~ㅎ
외출후 문을 열고 들어와서니 너무도 낯설어
가방만 바꿔들고( 왜요? ~ㅎ) 다시 나가 셨다는데…
봐도 봐도 구여운 현지니..
힘들면서도 힘들지 않으시죠? 현지니 하무니? ~ㅎㅎㅎ
그래도 늘 음악과 시와 영화를 놓지 않으시는 참님의
감성에 박수를 보냅니다!!!
참나무.
02/10/2014 at 08:16
울 현지니 요즘 아프다고 리듬이 좀 깨져서 힘들게 하지만
낮잠을 꼭 두세시간 자 주니 예쁘네요…이리 답글도 달 수 있게…^^
오늘 저녁은 내 하고싶은 짓 하라고 하부지가 일찍 퇴근해준답니다~~
전화 왔길래 현지니 떼쓰며 울 때마다 "하부 하부" 한다 했더니
무슨 벼슬 한 것마냥 좋아하데요…ㅎㅎ
빗줄기가 더 쎄고 바랍까지 부는데도허락받고 갈 데가 있으니 행복하네요…^^
다녀와서 괴발개발 하겠지요~~
늘 고맙습니다 바지런 하시고 착한 선화니임~~^^*
산성
04/10/2014 at 07:35
예당 담벼락 담쟁이들도 점점 물들어 가고 있더군요.
멈춰서서 찍을 순 없고
신호 대기에 걸려 늘 눈도장만…
현진이는 아파도 저렇게 웃고 노는군요.
함무니 덕분에 아가쩍부터 카페나들이
시월 하고도 며칠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흐르는 구름처럼
나 여기 다녀간 것 아시라고…^^
참나무.
04/10/2014 at 13:23
그러네요 벌써 4일…
텔레파시가 통했나봅니다
산성님 생각나는 시 …바로 위에 올렸는데요
불량이웃이라 늘 죄송해요~~
푸나무
05/10/2014 at 15:35
봄산은 봄빛은 올라가고
가을산은 가을빛은 내려오지요.
가만 언젠가 누군가
나희덕시인과 사귄다는 이야길 들은것 같은데
혹시 저시….도
ㅋㅋ
정진원
15/10/2014 at 14:24
좋은 글 읽고 그냥 돌아 서려다
미안코 아쉬워 고맙다는 눈 인사라도
드리고 갑니다.
참나무.
15/10/2014 at 22:52
…블로그 아니하시는 분이시네요
감사를 전할 방법이 없어 저도 아쉽습니다
잡글들인데…고맙습니다
참나무.
15/10/2014 at 22:56
푸님은 여행 잘 다녀오셨나요
얼마나 많이 보고 느끼고 오셨을까나…
우선 여독 푸시고…
저는 그저께 참 별난 일을 경험했답니다
조만간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