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다시 비를 그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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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다. 비를 긋다.

서촌 가면 꼭 긋는 곳들이 있다

딱 한 번 들어가 팥빙수 먹은 기억 뿐이지만

언제나 긋고 지나가는데…

예전에 담았던, 다신 볼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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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미술관을 나와류가헌 가는 길이다

진화랑 지날 때전시 간판 붙이는 사람들

금요일엔 계획에 없는 곳이라 눈 딱 감고 지나쳤다.

엔디 워홀과 친구들,

근데 웬 엡솔루트- 보드카? 조만간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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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무렵’골목을 꺾어 지나니 다시 새로 오픈한 카페…

정말이지 대한민국 카페들이 왜이리 많이 생기는지

들어가지도 않으면서 사진 찰칵…

미안해서 가벼운 눈인사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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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시끌한 대림 미술관 그친 후여서

나 외엔 아무도 없는 정적 속으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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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남편 뒷모습들…

야한 작품도 하나 있더라

아무리 뒷모습이지만

남편 누드를 찍을 용기가 나에겐?

김영태시인껜 눈 한 번 건낼 시간도 없이

다음 행선지 가기 바빠 아쉽게 나오다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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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로드 보고 나오는데 또다른 심슨 애비로드

이 카페 언제 한 번 꼭 들어가봐야지…

입간판 하나만 봐도 웬지 센스있는 집 같은 예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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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트사이드는 ‘전시준비중’- 오히려 반가워 그대로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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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꽃잎이 뿌려진 예쁜 가게

이곳도 한가한 날 언제 한 번 가봐야지…

4.

혼자 밥먹기 좋은… 매화가 그려진쬐꼬만 집은

빈 자리가 딱 하나…그것도 스탠드 석

비집고 들어가 앉은 용기도 기다릴 시간도 없어… 보아하니

좀 특별한 드르륵 소리나는 미닫이 문(아마 좁은 공간 때문인지?)닫고

뭘 먹나…계획없이 걸었다.

한 집 건너 곧바로 김이 폴폴 나는 북촌만두집

-볼 때마다 왜 서촌에서 북촌을 붙였을까

젊은이들로 한가득- 역시 못들어가겠고. . .

좀 지나니여기는서촌이 맞다는 듯서촌국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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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미닫이 문 열고 들어가니 아무도 없다… 빈 테이블들만

와우~~빨리 나오겠네…우선 창가 자리에 앉는다

칼만두 시켜 먹는 중 바로 옆 테이블에서

직원들도 늦은 점심을 먹느라 주섬주섬 상을 차린다

슬쩍 곁눈질 하며 욕심나는 반찬 하나 청해도 될 듯한 분위기

"중국김치가 아니네요…궁물도 맛납니다"

-그럼요 …제가 직접 담습니다… 사골 오래오래 끓였고요-주인인 듯한 아주머니

만두 3개 따로 양념장은 없는 듯 하야 고추 장아찌 항개만 청했다

고추 끝부분 조심조심 깨무니 간장 국물이 나온다

옳다구나 그 간장 국물로 남은 만두 찍어먹으니 왜그리 맛난지…^^

맛나다 칭찬하니 다른 반찬도 드릴 수 있다고

괜찮다 하며 고추장아찌만 항 개 더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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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중 손님도 들어오고…

아니나 다를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상하게 조용한 집들도 나만 들어가면 사람들이 몰릴 때가 많다

"요담에 또 들러요 반찬도 더 달라 그러시고 ~~"

"네에~~고마웠어요~~ "

인사 주고 받고 명함 하나 얻고.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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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환기 미술관

이번 전시회는 기간이 넉넉하여 미뤘는데…

만약 초다디미에 갔으면?

놀래자빠질 헤프닝이 생겼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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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보다는 전시장을 더 좋아해서들리는미술관이다.

청매 필 때도 꼭 . . .

이젠 좀 낡아 더 정이가는 이재효 조각이 있는 정원…

그리고

오래 눈길 주는 窓이 있는 회랑

전시장 바깥 아는 분의 친구 박충흠 작가의조각

담쟁이 넝굴의 돌벽과 난간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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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지않은 관객들 도슨트랑 움직이지만

난 갈 데가 따로 있다.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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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건너서 여러 번 보는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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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이 끝나고 다른 방에 들어가면

혹 그가 나타나지않을까…

비현실적 상상도 하미 거닐 기 좋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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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전시장 한 곳은 감상자들이 사진을 찍으면

크고 작은 박스에 관객들 얼굴이 그대로 담긴다

그런 상자들을 쌓아놓은 작품이다

참 신기하기도 하지…

도슨트 뒤에사 도촬하느라 흔들려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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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의 얼굴들 살펴본다

혹시 그의 얼굴도 있을까

당연히 안보이지. .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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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 어두운 전시실 돌아 나오는 계단에서도

비현실적 상상, 다시 하며

클럽 에스프레소도 눈으로 스친 후

일부러 윤동주 전시장이 보이는 Bus-stop에서 집으로…

계획했던 금요일 스케줄 다 수행…

3시 반 현지니 데리러 가는 데 무리 없었다

서촌골목 골목 동선까지 계산하고

지름길로 빨리 빨리움직인 덕분이다

주말 잘 보내라며 현지니가 만든 풍선을 건내주는 선생님

내가 본 어느 작품 보다 참한 내강아지 작품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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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니 없는 토요일 저녁은 한가하다

친하게 지내는 후배의 부음을 들은 하부지

기분이 바닥이라며 술 한 잔 하고싶다고

우리 동네 골목 참숯불구이집으로 가잔다

벽에 걸린 액자 두 개

가훈: 술 한 잔 더 더 마신다고 안죽는다

오늘 마실 술 내일로 미루지 말자

그 보단 Memory cinama와

A4용지 사이즈의 영화 포스터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

밑반찬도 맛없고 고기 시키면 언제나 남기지만

슬맆퍼 끌고 갈 수 있고 주인장이 친절한 이유로 가끔 가는 곳

" 벽에 영화 포스터 좀 봐요…이 집 사장님 영화를 많이 좋아하나봐요

가훈 두 개 읽다 포스터들 비잉~~ 처음 보는 듯

-그러게 (이 남자 예전에 영화감독이 꿈이던 남자 맞나?)

-영화 포스터 붙여놓으니 재밌지않나요 (주인장이 서빙하며 들었나보다)

"영화 좋아하시나 봐요"

– 미칠 정도지요 (제까닥 나온 답변)

술도 안마시고 식욕도 별로 없어 심심하던 차 …

"모감보’도 반갑네요"

-아 그레이스 켈리

"저는 에바 가드너를 더좋아했어요(‘밀밭사이로…’ 노래부르는 장면 떠올리며…)

-요즘 그레이스 켈리 관련 영화 하던데요

"어디서요" (찾아보고 당장 봐야지. . .)

집에 와서 찾아봤지만 지난 영화였다

니콜 키드만 싱크로률 100%란 카피도 보이고…

올래로 본 걸 착각했나?

그나저나 니콜 키드만 대단하여라

배역 맡으면 무조건 주인공 자체로 변하는 모습.

아 무서워 최근에 본 ‘내가 잠들기 전에’

콜린 퍼스..악역이라 많이 놀랐던…

( 도대체 이 칸이 어디였나…나원참

그리고 토요일엔 금요일 그냥 스친 곳들 ‘기어이’ 역방향으로 훑었다.

나 이리 살아도 되나 몰라…)

아참 서영님께- 매화가 그려진 작은 집

경복궁 박광일 스시카페 ( 02- 732-3135 )

주의: 경복궁 3번 출구 근차 경복궁 박광일 스시

큰 집이랑착각하지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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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카페는 토요일 갔는데

질문을 하셔서 할 수 없이 일정이 뒤바뀌게됩니다

9,900 원 점심특선

스시랑 겨자씨 드레싱을 끼얹은 샐러드, 미소국도 나오는

가격대비 깔끔한 집이라 서촌 갈때 가끔 갑니다

( 흡입기로 은행잎을 날려서 그거 담길 자알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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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ekun Jang & Javier Somoza : A. Vivaldi -Concerto for Two Guitars, Mov.2

12 Comments

  1. 푸나무

    24/11/2014 at 05:54

    서촌국시
    그리고 고추속에 담겨잇는 장…만두….
    기억해서 먹어야지…ㅎ   

  2. 선화

    24/11/2014 at 11:01

    계단 끝나고 다른방에 가면
    혹 그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고
    비 현실적 상상을 하고 거닐기 좋은곳…

    박스안의 얼굴도 쳐다본다
    혹시 그안에 있을까’당연히 안 보이지….

    지금 제주엔 세찬 바람과 밤비가 쏟아 붓는데
    괜히 뭉클~~~~~ 눈물이 왈칵~~~

    왜그러셔요~~~저요? ㅎㅎㅎㅎ 참나무니임~~ㅎㅎㅎ

    늘 정성 가득한 포스팅 덕분에 서울 못가는 저는
    요기서 대리만족 하며 지나갑니다!!!   

  3. 서영

    24/11/2014 at 11:38

    아 …참나무님 이런 묘한인연이 …
    경복궁역에서 내리면 올리바를 지나 좀 올라가면 박광일 참치 좀더가면 박광일 스시까페
    저는 박광일 참치집 2층에 룸이있는 곳을 갔던기억때문에 혹시나 그집인가해서요 ㅎㅎ
    스시 까페와 참치집 같은 사장님이시고 분위기 비슷한듯해요

    아픈 기억있네요 예전 큰아이 좋아했던 직업은 따로있어면서 쳴로하는 아이
    그아이가 사위가 되었으면하는 바램으로 참좋은 인연이 되길바랬는데
    그냥 둘이 헤어졌어요 2년도 더지난 기억이지만
    경복궁역까지 배웅하던 그청년이 생각나는군요
    둘이 헤어진 이유를 나는 알자못하고..그이후로 서촌동네 안갔어요
    아직그아이도 우리딸도 결혼안한상태라 가끔 미련이 있네요    

  4. 서영

    24/11/2014 at 11:44

    늦가을도 지나고 한해가 가고있는데
    참나무님 글보니 불현듯 그집 분위기 음식맛 모든기억이 생각납니다
    살면서 반추하는 아름다운 기억때문에상념에젖고
    때마침 ebs음악기행에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베르디 특집 잔잔히 내마음을 파고듭니다
    환절기 건강한현진이 보살피고 늘 강건하시길요…   

  5. 참나무.

    24/11/2014 at 12:14

    간장 고추장아찌 먹기 조심스러워
    얌전히 먹다 순간적으로 생각해낸 아이디어 괜찮지요 푸님
    직접 빚은 만두도 괜찮았어요

    또 얼마나 많은 책들 독파하셨을까요
    지금 보는 책 알랭드 보통 영혼의 미술관 아주 두껍고 큰 화집같은 책
    리차드 세라(페르난두 페소아) 보며 푸님 생각했는데 텔레파시가 통한 듯…    

  6. 참나무.

    24/11/2014 at 12:23

    바람많은 제주…잠시 기당미술관 생각도 납니다
    무슨일로 요래 센시티브해지셨을까나…
    유원지 살면 손님들 참 많이 맞게되지요
    부산 해운대 살 때 저도 에지간히 손님맞았는데

    제주…아직 갈 데 많지요
    가슴시린 ‘백 할아버지 한 무덤’ 얘기 혹시 아시나요
    승효상씨 책에 나와서…
       

  7. 참나무.

    24/11/2014 at 12:36

    서영님…토요일 올리바 앞 크리스마스 트리도 디카로 담았는데요

    첼로 연주하는 그 남자 왠지 배려지심 넘치는 젠틀한 남자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둘 다 아직 싱글이면 이 해 가기 전에 다시 인연이 이어졌으면~~바래봅니다만

    요즘도 판교 카페 봉사 하시는지요- 한 번 간다하면서도 아직이네요
    아무쪼록 편히 지내시길…

    체부동엔 한옥을 개조한 박광일 갤러리 카페도 있고
    ‘비를 긋다’ 그 집은 또 ‘박광일 도시락’이란 간판을 달고있더군요
    이 모든 것도 모두 인연인갑다…하고 있답니다.

    조재혁시 음악기행 저도 본 적있어요
    베르디 특집은 아직인데 찾아봐야겠네요
       

  8. 말그미

    24/11/2014 at 15:53

    그냥 지나칠만한 골목, 카페가 여기 오면
    더욱 정겨워집니다.

    게으름으로 생각도 못하던 곳들이 확~
    가까이 가고 싶은 곳으로 다가옵니다.

    현지니 군, 우리 손자 생각나서 반가웠습니다. ^^   

  9. 참나무.

    25/11/2014 at 00:15

    말그미님, 도토리님 죄송합니다
    지금 나가야할 시간이라 나중에 다시 올게요…;;
       

  10. 참나무.

    25/11/2014 at 06:11

    귀한 걸음 하셨는데 답글이 많이 늦었지요
    블로그 뉴스에 자주 글이 올라와서 로긴도 않고
    좋은 포스팅 여러 편 봤으면서 먼저 인사드리지 못했네요

    저도 현지니 또래 아기들 보면 그냥 못지나가지요

    불량블로거라는 거 들켰습니다…
    먼저 인사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을이 저만치 가고있지요
       

  11. 산성

    25/11/2014 at 08:53

    지난 주말, 차에서 대기하던 곳이
    마침 서촌국시 근처였어요.
    아마도 등산 모임후 식사 자리였는지
    남자분들이 대거 나오시더군요.
    나와서도 작별 인사들 하시느라 분주하던…

    돌아오는 길에 ‘비를 긋다’ 사라진 것을 봤지요.
    그집 간판 하나는 정말 이뻤는데
    누가 떼어 갔을까 그런 생각도…
    그대로 있었으면 좋았을 집 하나
    또 사라졌구나! 했지요.
    새글 많아 주춤대는 사이 또 새로운 글이!
    와~ 합니다^^

       

  12. 참나무.

    25/11/2014 at 14:57

    와~~하실 일은 아니지욥
    갈고 닦고 수정에 수정 거듭한 포스팅도 아니고
    대강 대강 쳐서 그냥 ‘팍’ 올린 후
    보이는 대로 오타 수정 추가.더러는 줄이는 정도의 잡글들이라 …;;

    아까 로긴않고 선암사 행…부러워만 하다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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