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는 교회는 연로하신 분들이 유난히 많다.
항상 입원 발인소식이 없을 때가 없다
오늘도 급사하신 장로님 소식이 있었다.
…와중에도 건강한 아기 태어난 감사함으로
오늘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교우도 있었다.
이렇게 생은 계속 흐르나보다.
예배 끝난 후 촐랑거리며 다른데 들릴 때가 더 많은
편이지만 집 나설 때는 그냥 집으로 올 예정이었다.
ㅡ아직 체력이 완전 회생한 건 아니어서…
그런데 서울 숲 근처 지날 때 변종곤플레카드
휘날리는 걸 본 순간 나도 모르게 급히
버스에서 내리고 말았다.
주일이어선지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지하 내려가서야 그 인파들은 전시장 근처
예식장 가는 사람들이란 걸 알게된다.
제일 먼저 확인한 ‘굿모닝 아메리카’는 내 눈으로 봐도 사진이 아니고 유화였다- 교아님께
전시장은 내가 들어갈 때는 한산 했다
작품에 코박고더러는 다시 담다 보니 어느 사이
유모차 끌고 다니는 젊은 부부, 연세 지긋한 아주머님 중절모를 쓴 아저씨…
대학생 같은 처자들도 작품 곁에 서서 서로 사진들 찍으며 다니는 게 보였다.
특히 주일날 다른 데 안가고 전시장 찾는 젊은이들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혼자 싱글거리며 그들을 바라보게되더라.
Culture-2 1993 Oil on canvas 40 x 28 in (101.6 x 71 cm)
중간 중간 공간에 이브 클레인 블루배경과 단색조각들이
방점처럼 자주 눈에 띄이는 것도 이번 전시회 특징이었다.
전시장이 생기로 넘쳐나는 듯.
오프닝 때 급히 눌러댄 작품들은 빼고 예습도 한 후여서
나름 골라가며 열심히 담고 있는데
"웅승웅승"인기척이 들려 눈길을 돌리니
세상에나 만상에나~ 변종곤 작가가 활기찬 모습으로
지인들께 당신 작품 설명을 하며 내 곁을 지나갔다.
나도 뭘 좀 건지려고 조용히 뒤따라 가봤다.
맨 안쪽 브루클린 당신 스튜디오 모습을 담은 방에서
나에게도 들릴 정도로 일행들께 설명하는 게 들렸다
“ 이 갤러리 관계자들 참 대단하지?
( 한 손으로 공간에 매달려 있는 이브 클레인 블루 비행기 조각 먼저 가리킨 후 )
맞은 편 벽에 생긴 비행기 그림자를 다시 가리켰다.
"저 그림자 만들려고…"
조명 위치을 바꾸더라는 것이다!
페이지 갤러리 전시기획한 사람 누굴까
만세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비행기 그림자 아래 낮은 탁자엔 마릴린 먼로가 들어간 선풍기가 놓여져 있었다.
병에 그려진 미인도랑 학 한마리 그림자…
비행기 그림자를본 후여서다시 좀 잘 담으려고
이리저리방향을 잡고 있는데작가가 내 곁에 오더니
"아이패드 보셨나요…"
– ….??
미인도 손과 이어폰을 손으로 가리키는 거디었다.
– 오모나 세상에!!!
자세히 보니 귀와 손에 이어폰 줄까지 보였다!
그런 후 빠른 걸음으로 바로 건너편 벽에 있는
모나리자 그림 아래 타이프라이터 같은 걸 건드리니
오르골처럼 연주소리까지 들린다.
일행을 위시하여 모두 놀라고 만다.
이왕 말 섞은 김에 나도 용기를 내어봤다.
-전시장 중간 중간’인터네셔널 클레인 블루’ 단색 조각들이 참 많네요…혹시..?
"네에~~ 이브 클레인을 많이 많이 좋아합니다."
내 질문 채 끝나기도 전에 시원시원한 답을 하는 거다.
작가는 피부도생기 있고 목소리도 활기가 넘치는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페셔니스트였다.
앞으로도 새로운 작품들이 많이 태어날 것같았다.
호불호가 극명한 작가인 듯 …
좋아하는 예술가를 한 눈에 알겠고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 지도 조금만 주의 깊게 살피면 보일 것이다.
GIORGIO DE CHIRICO 2009 Oil on ciolin with mixed media (78.8×53.3x12cm)
키리코. 반 고흐. 요셉 보이스. 마르셀 뒤샹, 모짜르트. 바흐 등등…
이번 전시회엔 없지만 백남준을 가장 존경한단다.
부서진 바이올린을 끌고 뉴욕 거리를 끌고다니는 백남준을
바이올린 케이스에 담은 작품도 다른 갤러리 소개로 봐서 2편에 올려뒀다
VINCENT VAN GOGH 2009 Mixed media on violin with case (77.5×58.5×11.4cm)
MARCEL DUCHAMP 2009 Violin with violin case + mixed media (77 x 54 x 10.2 cm)
각양각색의 모나리자도 참많았다.
DAYDREAM 2009 Oil on cello + mixed media119.6×39.5×25.3cm
활 아래 바탕 그린 자세히 보면 신윤복 그림이다- 김홍도 그림인가??
교회에서 점심은 먹었지만 차 한 잔도 않고 집으로 오는 길
차창으로 우산 쓴 사람들이 보였다.
우산없이 나와 집으로 바로 갈까 했는데
오늘은 운수대통한 날…
변종곤작가를직접 만나게된 것이다
2월 15일까지니까 나는 몇 번 더 갈 것 같다.
JOSEPH BEUYS 2009 Oil on violin + mixed media (79.4 x 53.3 x 11.5 cm)
요다음 또
변작가를 만날 행운이 따르면
꼭 물어봐야지…
혹시 작품 배치할 때 그
림자까지 신경을 쓰느냐고
조셉 보이스와 미인도
병 위의 학 한마리를
코너에 배치한 이유도
그림자 때문인지를. . .
급히 담을 때는 안보였는데 달라 뭉치도 보여서. . .
요즘 왜 이 작가에게 포옥 빠지게 되었는지
왼쪽 전시장 벽에 씌어져 있는 짧은 글로 그 이유를 알게된다
"어떤 물건을 일상적인 용도에서 벗어나게 하면 보는이로 하여금 잠재된 욕망이나 환상을
불러일으키게 하고 이는 진부한 것들에 대한 새로움의시작이다." – 작가의 말
드보르작 아메리칸. . .오늘 배경음악 결정
The Columns Gallery<–必히 참조
Chong-Gon-Byun 개인전 <–더 페이지 갤러리
MoMA 에서상영된 다큐가 쉬임없이 오픈 모니터에 돌고 있다
프랑스 출신 영화감독 마리 로지에가 그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찍어서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상영했단다.
"모마에서 동양 작가의 다큐가 상영된 건 처음이라 일대 사건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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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아줌마
25/01/2015 at 19:15
데쌍 소묘력도 대단한 화가네요.^^
참나무.
25/01/2015 at 23:53
열정이 넘쳐나는 밝은 분이었어요.
어제 작가 만난 거 교아님 덕분이라 생각해요
교아님 숙제 빨리하려고 제 발길이 아마도…^^
dolce
26/01/2015 at 01:44
오늘도 좋은 작가 작품 음악 선물로 받습니다.
끊임없는 열정에 창조력도 대단합니다.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재능 또한 감동적입니다.
저는 제목 보기까지 한국 곡인 줄 알았습니다.**^^
참나무.
26/01/2015 at 01:55
제가 외골수라 하나에 꽂히면 파해쳐야 직성이 풀린답니다
다 쓰잘데기없는 짓거리지요…
이 작가 오래 기억하고싶어 포스팅을 세개나 해서 죄송한 마음입니다 오히려…;;
선화
26/01/2015 at 08:53
아마도 그림자에도 산경을 쓰지 않았을까….생각이 듭니다
참님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보니요~ㅎㅎ
암튼.. 그 열정 조금씩 조금씩 나눠 쓰시길요~ㅋ~~~
참나무.
26/01/2015 at 12:49
제가 평소에도 그림자에 관심이 좀 많았었거든요
첫경험은 평창동 가나아트 갤러리에서 였어요
최종태 선생의 측면이 훨씬 넓은 사람 얼굴 조각이 만든 그림자 보고
성스럽게 느낀 적 있어서- 어디 포스팅도 있을겁니다만…
이번 전시 기획한 관계자랑 작가에게
동류의식 비스므레한 걸 느껴 괜히 떠들었네요…;;
참나무.
26/01/2015 at 13:03
Icons of Art 예술 속의 대가들:
전시 일정: 2009년 5월 1일(금) ~ 6월 10일(수)
장소: 청담동 더 컬럼스 갤러리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회화와 오브제를 결합시킨 앙상블라지(ensemblage)라는 독특한 표현 기법으로 외길을 걸어온 작가 변종곤의 신작을 더 컬럼스 갤러리에서 선보입니다.
버려진 창틀, 녹슨 열쇠, 낡은 전구 등, 소용가치가 다 하여 폐기된 물건들을 평면 작업과 함께 병치하여 소멸되어가던 잠재적 가치에 다시 한 번 불을 당겨주던 그의 치밀한 구성 능력과 섬세한 붓 터치가 이번에는 바이올린과 첼로라는 현악기를 주 소재로 하여 보다 더 정교하고 아름답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시각적 즐거움을 만들어냈습니다.
‘Icons of Art (예술 속의 대가들)’라는 주제의 이번 전시에는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만 레이(Man Ray), 요셉 보이스(Joseph Beuys), 백남준, 모짜르트 등, 예술사의 한 장을 장식했던 작가들의 이미지를 오래된 현악기 위에 그려 넣어 그들의 창조 정신에 대한 오마쥬를 표현하는 16점의 작품이 전시 됩니다.
여성스러운 형태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얻게 된다는 작가는 그러한 이유로 바이올린과 첼로, 콘트라 베이스가 갖고 있는 긴장감 있는 곡선과 부드러운 표면 위에 그만의 판타지를 풀어 놓았습니다. 조그마한 나무 상자 속에 온갖 종류의 오브제를 배열해 넣어 꿈 같은 기억을 보존해 놓았던 앗상블라쥬(assemblage)의 대가 조세프 코넬(Joseph Cornell) 과는 사뭇 다른 쟝르의 이야기이지만 어느 누구의 삶 안에 거처했었을지 모를 물건들을 통해 자신만의 우주를 담아낸다는 점에 있어서는 같은 울림을 만들어 내고 있는 듯 합니다.
흔히 그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는 데에 있어 다다이즘이나 초현실주의 등 익숙한 미술 사조를 빌려오기도 합니다만 오브제 원래의 형태와 의미간의 연결고리를 차단했던 뒤샹이나 일상적 오브제의 비현실적 병치를 즐겼던 마그리트의 언어만으로는 온전히 음미할 수 없는 변종곤 특유의 독특한 코드가 있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감성과 이성을 사로잡아 버리는 오브제를 발견하는 순간, 엄청난 집중력과 해상력으로 그 오브제가 지니고 있는, 아니 지니고 싶어 했을 것만 같은 의미와 가치, 더 나아가서는 꿈을 캐냅니다. 마치 수천 년 동안 묻혀 있던 고대 왕국의 보물을 발굴하는 것처럼 사람들의 무관심과 사회의 냉담이 덧입혀 놓은 두꺼운 더께를 한 겹 한 겹 벗겨내고 보란 듯이 새하얀 속살을 드러내 줍니다.
실존이 욕구에 가려져 보이지 않게 되는 우리 수 많은 현대인들의 비현실적 현실을 잠시 바쁜 걸음 멈추고 조용히 생각해 보도록 손 내밀어 주는 이번 그의 전시에서 여러분 각자의 낭만과 꿈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 더 컬럼스 갤러리 대표 장 동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