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가는 길

1. 돋보기

참 오랜만에 바늘을 들었습니다.

한가한 시간이 저녁뿐이어선지 바느질이 삐뚤뻬뚤

여엉 맘에 차질 않더라구요

호되게 아픈 후여서 더한지…

드디어 저도 돋보기를 쓰야겠다 결심을 했고요

돋보기 맞추고 제대로 하려면 일주일은 또 기다려야해서…

맘에 안차는 바느질이지만 그냥 보내기로 하고 우체국으로 갔지요

그런데 메모한 걸 두고간 겁니다

은행 계좌번호도 주소도 같이 적혔는데…

계좌번호는 은행에서 간단하게 전화 걸어 해결했지만

안게 비글 주소는 난감하더군요

우체국 직원들께 잠깐 컴 할 수 있냐 물었더니

절대 불가…외부인 금지

다시 집에 가는 길은 제법 멀고 그 날은 바람도 좀 심하게 불어서

궁여지책으로 ‘근처에 은행 있나’ 물었더니 하나 있다 해서

우체국을 나와 찾는데 맘이 급해서인지 잘 안보입디다?

그래도 헤매던 중주민센타가 보여 혹시? 하고 올라가봤더니 컴이 세대나 있더군요

신나게 제 블로그 열어 주소 적어 보낸 후

집으로 오는 길 안경점에 들어가 돋보기 하날 맞추기로 했습니다.

안경집 사장님은 이왕이면 다촛점 렌즈 어쩌구 저쩌구

한참 약을 팔아서 귀가 얇아 시키는대로 꼬박꼬박 했더니

생각지도 못한 지출이 있었네요

그동안 신문, 책,바느질 돋보기 안쓰고 편리했는데

항상 안경을 쓰고다니라 신신당부을 하데요…

이젠 누워서 책도 잘 못읽겠고…불편하기 짝이 없겠습니다

여튼 아홉수 넘기기 힘든 거 제 몸 도처에서제대로 반응을 하네요

그나저나 퀴즈 상품 받으시는 분 죄송합니다아

제맘에 안드는얄궂은 걸보내드려서…;;

그러나 우체국 가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보내는 일

아날로그적이잖아요…^^

2. 오묘한 조화

잘 모르는 누군가에게 내용은 부실해도

마을을 보낸 그 다음날 아침, 또 얼굴도 모르는 이가

경비실에 뭘 맡겨두고 간다는 전화를 받습니다

제 블로그에소개한 적 있는 *어떤 이가

*영국과 일본 여행 중내 생각나는 걸 발견하고

선물하고 싶다 해서 주소를 보내준 적 있었거든요.

( . . . . . . . )

경비실에 맡겨둔 거 굼굼해하며 풀어보고…

아! 했습니다

시기가 오묘하지 않습니까

제가 우체국 다녀온 다음 날

생각지도 않았던 선물을 다른이에게 받게된 일…

A 가 B에게 마음을 보내면

B 가 A에게 보내는 일보다 B는 C에게 보내면

사랑이 멀리멀리 퍼진다는 지론 맞고말고요…^^

오페라 토스카 중 오묘한 조화…

지금 허밍으로 흥얼거리며 콕콕…

선물 내용 궁금하신 분들을 위하여…

부끄럽지만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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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sushika Hokusai 1760-1849 The Great Wave off Kanagawa

오늘 배경음악 벌써 정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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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 분은 제 블로그를 오래전부터 보고있었던 분이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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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osed by Tamezo Narita – Arranged by Evgeny Kissin
Hamabe no Uta (浜辺の歌) / Song of the Seashore / Played by Markus Staab

6 Comments

  1. cecilia

    02/02/2015 at 06:48

    참나무님, 저도 얼굴도 모르는 분으로부터 선물 받았어요.ㅎㅎ   

  2. 참나무.

    02/02/2015 at 08:39

    그런 일들 만나는 순간들 때문에 인생은 살만하지요…^^
       

  3. 선화

    02/02/2015 at 08:40

    우와~~ 좋으시겠어요!!

    근데 저도 주신다고 했는데…제가 우체국 가는거
    힘들까봐~~( 다리 아프다셔서..ㅎ) 사양했더만
    가실줄 알았음…내주소 알켜드리는건데~ㅎㅎㅎ
    ( 언젠가는 주시겠죠? ㅋ~~)

    근데 저거는 뭐예요? 팥 앙금 같기도하구요

    일본에서 온것 같으네요!! 암튼 열심히 하시니 이렇게
    좋은일이 있으신겁니다

    저도 블로그해서 받은거 있는데….ㅎ

    건강하세요!!!   

  4. 참나무.

    02/02/2015 at 08:44

    넵 블로그 하는 재미가 이런거지요…
    우체국 가는 길은 늘 즐겁답니다
    별것아니지만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는 일이잖아요…

    깃털처럼 많은 세월…선화님과 연담님께도 언젠가는 선물할 기회 있으리라 믿고…
    제차 조르지는 않았어요 혹 부담드리는 일일까 싶어서- 연담님도…^^*

       

  5. 교포아줌마

    02/02/2015 at 15:23

    참나무님 돋보기를 이제야 쓰시네요.
    바느질 하신 것을 고려하면 아주 눈이 잘 견뎌준 거네요.
    저는 한참 되었어요. 그리고 게을러서 잘 안쓰고 뭘보느라 양미간 사이에 깊은 할머니 주름.

    돌고 도는 좋은 기운.
    저도 더러 경험합니다.   

  6. 참나무.

    02/02/2015 at 21:33

    저도 근시라 안경을 몇 개 맞췄지만 습관이 아니되어 평소엔 그냥 지냈고
    – 영화볼 때는 꼭 착용합니다만…^^

    얼굴,피부는 뭘 바르고 신경쓰는데 눈은 안경으로 보호할 수 밖에 없다고
    안경점에서 신신당부를 하더라구요 눈 뜬 이후 잘 때까지 안경을 벗지말라고…
    녹내장 백내장 검사도 했지만 -아직 이상은 없어도 미리 예방해야한다고…

    그래서 이번에 맞춘 다촛점 렌즈 안경은 쓰고다니기로 하는데
    정말이지 습관이 아니되어 걱정이랍니다.
    교아님도 꼭 쓰세요 그 고운 얼국 주름 더 생기지않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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